2007년 11월 18일
망원경, 그리고 아마추어 천문에 관한 추억 (1)
초록불님 블로그에서 명물 망원경을 보다. by 미자르님
제가 천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학생 백과 사전의 1권(천체 관련)을 무수히 반복해 읽었고,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무한한 동경이 있었지요. 당시에는 저보다 3살 위의 형도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 저금통을 털어 망원경을 샀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시에는 어린이 잡지(제 경우는 소년중앙)의 광고 면을 보면서 여러 가지 망원경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고, 그중에 하나를 골라 샀습니다. 첫 망원경은 '삼각대'도 없고 3단(맞나?)으로 되어 쭉 빼서 보는 조잡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천체 망원경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만, 그것으로 '떨리는 손'(흥분되어 떨리기도 했지만 배율이 30배쯤이라 맨손으로 보기에는 많이 떨렸지요.)을 주체하지 못해 창틀에 고정을 시켜 관측했고, 소위 '크레이터'란 것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그때의 흥분은 지금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그리고 2년쯤이 지나 다시 저금통을 털어 망원경을 샀습니다. 돈이 조금 모자라 당시에 눈독을 들였던 망원경(지금 생각하니 70mm 반사에 탁상용 삼각대가 달린 국산 제품이었네요. 당시 가격이 4만 5,000원쯤 한 것으로 기억됩니다.)을 사지 못하고 역시 탁상용 삼각대를 가진 40mm 굴절식 망원경이었습니다. 일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 30,000원쯤 했던 것 같네요. 당시에 세뱃돈으로 100 ~ 500원을 받았으니 상당히 비쌌던 제품이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조잡하지만, 천정 프리즘도 있고 전용 '선글라스'도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달 이외에 태양을 직시법으로 관측했고, 흑점이란 녀석을 처음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몇 년 후에 있었던 20년 만의 일식이란 것을 볼 때 이 선글라스를 이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비교적 찾기 쉬었던 금성의 위상변화를 관측했었답니다.
그러나 천체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상황인지라 행성은 '금성'을 제외하고는 관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2년여가 지났고, 형은 이런 것에 시들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망원경은 제 소유나 다름없었지요.^^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어머니를 졸라(당시에 성적이 조금 올랐습니다.) 100mm 반사 망원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산 제품이었는데 제원은 대략 이렇습니다.
유효 구경 : 100mm
초점 거리 : 1,030mm
기타 : 주철로 된 경위대식 가대에 나무 삼각대
메이커 : 아폴로 광학
기존의 것과는 비교되지 않는 어마어마한 녀석이었습니다. 당시 가격은 제 기억으로 10만 원이었답니다. 또한, 망원경 시제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문 후 일주일 정도 지나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등포의 지하상가 어디에선가 구매를 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녀석은 덩치에 비해 상당히 조잡한 것이었습니다. 우선 접안부가 그 흔한 래크&피니언식이 아니었고 접안부와 아이피스의 마찰에 의해 손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이피스 배럴은 0.96인치도 아니고 1.25인치짜리도 아니었지요. 또한, 당시에는 이런 지식도 없었고요. 배율은 60배쯤이었던 것 같네요. 그러나 이 녀석으로 달을 보면 시야가 꽉 찼고(당연하죠 실시야가 좁은 람스덴식 아이피스였으니까요...--;) 눈이 부실 정도였습니다. 애지중지하여 태양을 투영법으로 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태양은 기존의 망원경으로 그리고 기타 관측은 이 녀석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으로 처음 본 것은 달을 제외하고 '플레이아데스'였습니다. 당시 맨 눈으로 몇 개의 별이 뭉쳐 있는 녀석이 궁금해 그냥 들이댔지요. 그런데 시야에 펼쳐진 무수히 많은 별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후 하늘의 밝은 별이란 별은 다 들이대면서 행성을 찾았습니다.(아~ 무식하기도 하여라...)
겨울철 어느 날 유난히 밝은 별이 있어(시리우스보다 밝았습니다.) 그냥 들이댔는데 일반적인 별과는 달리 둥그스름한 상이 맺히더군요. 확인하려고 초점을 맞추는 순간... 원반상의 천체와 주변의 작은 별들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으로 목성과 갈릴레이의 위성을 본 것입니다. 이 때가 중3 때였던 것 같네요. 그리고 찬찬히 보니 목성의 줄무늬 2가닥쯤이 보였고, 매일 매일 목성의 위성 위치를 확인하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몇 주가 지나고 다소 어둡지만 눈에 익지 않는 별이 있어 역시 들이댔습니다. 그런데 생김새가 길쭉하더라고요. 초점을 맞추는 순간 숨이 멈출 것 같았습니다. 토성이었습니다. 고리가 선명하게 보이는 토성. 이때의 흥분은 목성을 봤을 때보다 더 컸던 것 같네요. 이렇게 찾은 두 천체를 형에게 보여주고 매일 이 별들의 위치를 확인해두고 잊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에 올 '핼리혜성' 을 맞이할 마음에 들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고2 때 핼리혜성이 왔지만 당시 야간자율학습에 파묻혀 핼리혜성 관측은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당시 광도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에 시간이 되고 위치를 알았어도 관측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결국, 안타까운 시간은 흐르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아마추어 무선동아리를 아마추어 천문동아리로 혼동해서 HAM이란 취미를 가지게 되었지요. :)
미자르님 포스트를 읽으면서 추억이 떠올라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설레네요. :) 또한, 그 100mm 반사망원경을 아직까지 보존하지 못한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고요. ㅠ.ㅠ 이후의 이야기는 시간이 되면 더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추억은 삶의 비타민인 것 같습니다.
미자르님 포스트를 읽으면서 추억이 떠올라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설레네요. :) 또한, 그 100mm 반사망원경을 아직까지 보존하지 못한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고요. ㅠ.ㅠ 이후의 이야기는 시간이 되면 더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추억은 삶의 비타민인 것 같습니다.
# by | 2007/11/18 14:05 | 별의별 이야기 | 트랙백(3)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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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창세기의 글도 트랙백을 보내겠습니다..^^
과를 착각해서 입학하는 학생도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무기재료공학과를 전쟁무기 만드는 과라고 생각해서 입학한 학생이 있다는 전설이......
그러고보니 이제는 국내에서 완제품 망원경을 양산하는 곳이 하나도 남지 않았네요.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