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rex의 앞발가락 개수

한 달 전쯤에 검은해님께서 이런 덧글을 달아주셨더라고요. 제가 올렸던 티라노사우로이드 관련글 (Tyrannosauroids의 특징)이 있었는데, 티라노사우로이드와 티라노사우리드의 차이점 중 앞발가락의 개수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지요. 아마 그에 대한 최신 소식을 알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덧글을 보면서 'three fingers on each hand'란 말이 머릿속을 맴돌더군요. '앞발가락이 3개라? 만약 T. rex가 3개라면, 이보다 원시적인 형태인 알베르토사우루스나 고르고사우루스, 그리고 다스플레토사우루스도 3개라는 얘기일 텐데'라는 생각에 며칠 동안 고민을 했었고, 이후 제가 하는 일이 바빠지면서 잠시 잊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주제가 생각나서 책을 뒤적여보고 관련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다가 Dinosauria란 책에서 Holtz박사가 쓴 글을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했던 부분이 있더군요. 우리는 흔히 티렉스의 앞발가락 개수를 2개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보다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functional didactyl이란 표현을 사용하더라고요. 그리고 티라노사우리드의 앞발가락 이야기에 이런 것이 나왔습니다.
▷ A : 고르고사우루스의 오른쪽 앞발, B : 타르보사우루스의 왼쪽 앞발 (Dinosauria에서 발췌)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티라노사우리드의 앞발은 완벽한 didactyl이 아닙니다. 퇴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더욱 원시적인 고르고사우루스나 알베르토사우루스(아래 사진), 그리고 다스플레토사우루스의 앞발은 장골(metacarpal - 손바닥뼈)이 3개입니다. 그런데 3번째 장골이 극도로 축소된 형태지요. 그러나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더욱 진화한 형태의 타르보사우루스는 3개의 장골이 있지만, 3번째 장골이 2번째 장골에 융합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티렉스는 어떨까요?

티렉스의 앞발 역시 그동안 발견된 2번째 장골의 접합 면으로부터 3번재 장골이 존재할 것이란 추정을 했지만, 그동안 단 한 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Dinosauria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습니다.

Metacarpal Ⅲ is present in Tyrannosaurus rex, as attested by the notch in the proximal end of metacarpal Ⅱ for its articulatio, but this element has not yet been found. (Carpenter and Smith 2001)

▶ 알베르토사우루스의 앞발 모습 (Dinosaurs, Spitfires, & Sea dragons에서 발췌)

▶ 알베르토사우루스의 앞발
(출처 :
http://www.skulls-skeletons.com/catalog/images)

또한, 나중에 찾은 관련 기사 - T. rex's 3rd Missing Finger Found (Discovery news) - 에서도 Hell Creek 층에서의 발견이 3번째 장골을 찾은 것이고 하더라고요.

결국 종합해보면, 본래 티렉스도 3개의 앞발가락 -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3개의 장골 - 을 가진다는 추정을 했었고 최근 Hell Creek 층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또한, 이 발견은 티렉스의 앞발이 결코 약하거나 쓸모없는 것이 아닌, 먹이의 몸부림을 억제하고, 먹이를 이동시키는 일, 휴식 상태에서 일어설 때 큰 도움을 줬을 것이라 생각된다는 겁니다.

만약 티렉스가 6,500만 년 전의 아비규환으로부터 살아남았다면, 그 후손의 앞발가락은 3번째 장골을 완전하게 잃어버렸겠지요. 티렉스 역시 진화의 과정에서 사라진 존재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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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11/19 12:29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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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9/01/04 01:18

... (출처 : http://www.badcoe.com/images/baryonyx.jpg)예전에 올린T. rex 앞발가락 개수란 글에 구이님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댓글을 통해 한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즉, '스피노사우루스 - 정확히 얘기하자면 스피노사우리드를 말씀 ... more

Commented by Mizar at 2007/11/19 12:42
3개의 발가락과 2개의 발가락의 차이는 어떤 것일까요? 3개보다 2개가 진화 과정에서 선호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T-Rex가 계속해서 살아남았다면 2개의 앞발가락이 그 진화의 종착점이 되었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19 13:17
미자르님// 그 부분은 예전에 http://conodont.egloos.com/966299를 통해 대략적으로 설명드렸습니다. 물론 정답일 수는 없겠지만, 유력한 가능성은 두개골의 발달과 관련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퇴화가 진행 중이던 3번째 앞발가락은 완전히 퇴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이후의 상황은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 한개의 앞발가락을 가지는 모노니쿠스라는 특이한 녀석도 있으니까요. :)
Commented by Lee at 2007/11/19 18:21
앞발이 거의 쓸모가 없었다는 주장이 많은데, 저 앞발톱의 모양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지 말입니다. 분명히 뭔가 쓸모가 있었으니 남은 두 장골은 크게 발달을 했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19 18:35
Lee님// 사실 앞발이 거의 쓸모 없었다는 주장은 호너 박사의 것이지요. 그런데 호너 박사는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해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머릿속에 이미 '티렉스는 스캐빈저야.'란 생각을 가지고 이에 맞췄다는 느낌도 들고요. 티렉스의 앞발은 사람의 어른 팔저도 크기지만 근육의 부착 흔적 등으로 짐작한다면 200kg은 너끈히 들어 올릴 수 있다고 추정하더라고요. 또한 엄청난 갈고리 발톱은 뭔가 쓸모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
Commented by 구이 at 2009/01/03 18:32
좀 다른 얘기지만 질문좀요...ㅡ,.ㅡ;;
제가 활동하는 공룡 카페에서 스피노사우루스 앞발가락이 '4개'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회원을 봤어요... http://www.skeletaldrawing.com/psgallery/gallery.htm←여기서....수코미무스의
앞발가락을 봤는데 4개처럼 보이더라구요...
티렉스나 알베르토사우루스와 같은 경우 인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03 20:13
구이님// 답변은 포스트로 대신해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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