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수능 지구과학Ⅰ 19번 문제

이번에는 2008년 수능 지구과학Ⅰ 19번 문제에 관한 이의신청에 대해 살펴볼까요? 흑점과 관련한 문제였습니다. 배경지식과 주어진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일단 문제를 보시죠.
요점은 태양이 유체이기 때문에 위도별 자전 각속도가 다르다는 것과 흑점이 주기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기본 개념에 관해서는 알려줬습니다. 즉,

태양의 주기는 약 11년이다.
위도 35˚부근에서 흑점이 등장할 때가 주기의 시작이다.
주기가 끝날 무렵에는 흑점은 적도 근처에서 나타난다.

이 밖에도 흑점의 특징으로는 위도 40˚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과 흑점은 만들어진 곳에서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적인 수명은 2주 가량이란 것도 있겠군요. 아무튼, 정답은 ③입니다. 그런데, 3건의 이의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이의신청은 ㄷ보기의 표현상의 문제입니다. 일단 살펴볼까요?

문제에 제시된 설명을 보면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흑점은 '위도 35도 부근의 흑점'입니다. 그런데 '그 흑점'의 평균 겉보기 이동속도가 주기가 끝날 때보다 느릴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시된 자료에 의하면 태양의 위도 35도 지역은 대략 13.5도 정도의 자전 각속도로 '늘 일정'하니깐요. 물론 문제의 의도는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의 흑점(35도 부근)'과 '흑점 수의 주기가 끝날 때의 흑점(적도 부근)'을 비교해서 "35도 부근이 적도 부근보다 자전 주기가 느리다" 라는 걸 아는가 모르는가를 물어보는 것 이었겠지만!(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분명히 수능 시험지에 인쇄된 [ㄷ]보기는 '의미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35도 흑점만 기준으로 본다고 하면  [ㄷ]보기는 분명히 틀린 보기입니다. 즉, 비문이라는 겁니다.

이제 ㄷ 보기가 틀린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해 보겠습니다. ㄷ.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난)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이동 속도는 (주기가 끝날 때)보다 느리다.

1.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흑점은 '분명히 35도 위도'의 흑점입니다.
2. 문제는 <(주기가 끝날 때)보다 느리다.> 에서 의미의 이중성을 지니게 됩니다. 

즉,  [주기가 끝날 때]라는 구절 자체가 [주기가 끝날 때 나타나는 새로운 적도 흑점]과의 비교를 말하는 것일수도 있고,  [주기가 끝날 때(즉, 11년 주기 막바지에 이른 시기)에 위도35도에 존재하는 흑점]과의 비교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ㄷ이 정답이 되기에 부적절하다는 앞선 의견에 동의하며 그 이유에도 동의합니다. 따라서, 이중적인 의미를 감안할 때 양쪽 중 하나로 해석했을 'ㄱ' 과 'ㄱ, ㄷ'모두를 정답으로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능력시험은 '국어'로 출제되는 시험이고, 시험의 기본은 일단 문제가 명확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볼 때 이 이슈는 국문법 등을 참고로 하여 올바른 언어사용의 측면에서 다루어 져야지, 다수가 이렇게 이해했다 등의 이유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출제의도는 '주기가 끝날 무렵 적도 부근에 나타나는 새로운 흑점의 평균 겉보기 이동속도가 주기가 시작될 무렵 35도 부근의 흑점보다 빠르다는 것'을 파악했느냐는 것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ㄷ보기를 출제의도와 같이 해석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문장성분이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ㄷ을 '흑점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난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이동속도는 주기가 끝날 때 나타난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이동속도보다 느리다'라고 명확하게 표현해 출제의도에 맞게 학생들이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이 문장을 해석할 때는 이렇게 했습니다.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난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이동 속도는 주기가 끝날 때 (나타난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이동 속도)보다 느리다.

( )부분을 생략한 것에 대한 이의신청 같네요. 그렇다면 저 문장의 의미가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난 흑점들과 흑점 수의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난 '동일 위도상의 흑점들'의 속도를 비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말씀 같은데... 이 부분은 확대해석이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즉, '주기가 시작될 때 35˚에서 나타난 흑점과 주기가 끝날 때 35˚에서 나타난 흑점의 주기를 비교'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셨는데, 사실 문제에서 주기가 끝날 때 흑점은 적도 부근에서 나타난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왜 주기가 끝날 때 35˚ 부근에 있는 흑점이겠습니까? 배경 지식적인 면에서 본다면 흑점의 주기가 끝나는 시기 - 극소기 - 에는 적도 부근에서만 흑점이 드물게 나타납니다. 즉, 35˚ 부근에는 흑점이 없거든요.

또한 주기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위도 35˚ 부근의 흑점과 주기가 끝날 때 '그 흑점(이미 나타난 35˚ 부근의 흑점)'의 각속도를 비교한다고 생각한 것도 주관적인 해석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흑점의 수명은 2주 가량입니다. 즉, 흑점이 11년 동안 계속 존재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주로 문장의 성분으로 이의신청을 하셨는데, 배경지식과 문제의 출제 의도를 올바르게 해석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이상한가요? :)

문장의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해주실 분이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18번 문제보다는 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by 꼬깔 | 2007/11/21 09:22 | SCIENTIA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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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ee at 2007/11/21 15:05
이번 거는 무난한 거 같은데요...그냥 주어진 문장 보고 그래프 보고 하니 쉽게 답이 나오네요.

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겠는데..어쩔 수 없어 보이네요.
Commented by st_vast™ at 2007/11/21 15:08
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Image:800px-Sunspot_butterfly_with_graph.gif
이 링크의 그림을 보면 극대기일 때 흑점들의 평균 겉보기 각속도는 극소기일 때보다는 느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극대기일땐 죄다(?) 고위도쪽으로 생성되고 극소기일 땐 적도쪽으로 내려가니까요.

애초에 ㄷ항의 흑점이 35도에서 생성되는 흑점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틀린 것 같습니다. 나머지 의견들은 순 말장난이고...

ps. 문제제기하신 분들의 글은 박스안에 집어 넣으면 읽기 한결 편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21 15:18
Lee님// 사실 전 저 문제를 풀면서 ㄷ 보기가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ㄷ 보기의 중의성을 주장하시더군요. 이제 15번 문제만 올리면 마무리 될 듯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21 15:19
st_vast™님// 그러네요. :) 다음에는 박스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 그리고 일단 '인용'으로 들여놓았습니다. :) 저 역시 ㄷ항의 흑점이 35도라는 설정이 이상한 것 같고요. 그런데 정말 진지하게 주장하는 부분은 'ㄷ의 중의적 해석'이더라고요. :)
Commented by spatialguy at 2007/11/21 23:13
어랏.
제 생각엔 충분히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21 23:29
sptialguy님// 오~ 그런가요? 어떤 의미의 중의적 해석이 가능할까요?
Commented by ileshy at 2007/11/30 10:39
고딩때 지구과학을 선택하지 않아서 흑점에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저로서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문제의 의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만, 흑점의 수명과 주기의 말기에서는 35도부근에서는 절대로? 흑점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제로 부터 파악할 수 없으므로 ㄷ. 문장이 비문이 될 소지가 있죠. 흠.. 배경지식을 배제한 주어진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수능의 취지 인가요 고교수준의 배경지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취지 인가요? 몇년전에는 고교 수준 이상의 배경지식을 이용해서 보기를 유추하면 주어진 내용안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하더니. 이제는 배경지식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면 어디다 기준을 두어야 할지.. 물론 앞서 말한바와 같이 출제자의 의도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만, 출제자의 눈치를 보도록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목표는 아닐텐데요..
Commented by ileshy at 2007/11/30 10:54
문제를 다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흑점 하나가 아닌 "평균" 겉보기 이동속도 라는 말때문에 오류가 없다는 주장이 옳게 생각되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30 14:25
ileshy님//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배경지식의 수준이 어디까지냐이고, 저도 확인해봐야겠지만 본래 교육부에서 내려온 지침이란 것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지침에 맞게 교사가 포괄적으로 수업을 해줘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문제가 있다면 교사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배경지식을 소홀히 했다면요. :) 감기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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