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정체와 교통 경찰의 역학 관계는?

오늘 출근 길에 막히지 않던 곳에서 교통 정체가 있더군요. '사고일까? 공사일까?'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공사도, 사고도 아니었습니다. 복잡한 사거리인데, 교통 경찰이 수동으로 신호등을 조절하고 있더군요. 평상시 신호등대로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과연 교통 정체와 교통 경찰의 역학 관계는 어떨까요? 몇 년 전에 경험했던 내용을 적어 봅니다.
제가 사는 곳은 돈암동입니다. 그리고 직장은 중계동에 있지요. 다현맘에게 자동차를 빼앗기지 않으면 차를 이용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대중 교통은 집에서 나온 후 '마을버스 → 지하철 → 버스' 로 환승을 한답니다. 소요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고요. 뭐 그럭저럭 다닐만하지요^^ 그런데... 그런데... 오늘... 제가 늘 이용하는 사거리의 신호등이 고장 난 것입니다. 결국, 한 경찰 아저씨의 수신호로 모든 사람들과 자동차가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양반의 수신호 영 맘에 들지 않더라고요. 본래 신호 체계대로 신호를 줘야 하는데 '자기 맘 내키는 대로'에 '자동차 우선'의 신호만을 주더군요. 아니 자동차 우선이 아니고 자동차 신호만 줬답니다. 보행자는 알아서 건너가야 하는 것이지요. 대략적인 이곳의 신호 시스템은 이렇습니다.(제가 보행자 입장에서 따져본 것입니다.)
 
① 하계역 쪽에서 횡단보도 3쪽과 상계역 쪽에서 횡단보도 4쪽으로 좌회전 신호
☞ 이용 가능한 횡단보도 없음
 
② 상계역 쪽과 하계역 쪽으로 모두 직진 신호
☞ 횡단보도 3과 4 이용 가능
 
③ 횡단보도 3쪽에서 4쪽으로 직좌 동시 신호
☞ 횡단보도 1 이용 가능
 
④ 횡단보도 4쪽에서 3쪽으로 직좌 동시 신호
☞ 횡단보도 2 이용 가능
 
이후 ①번으로 반복...
 
대략 이런 상황입니다. 제가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용하는 경로는 대략 2가지입니다. 그림에서의 경로 1과 2에 해당하는데 일반적으로 1번 경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이곳 신호체계의 좋은 점은 거의 노는 횡단보도가 없이 순환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곳의 신호등에 문제가 생긴 거지요. 아무 생각 없이 가다가 왜 이리 신호가 늦나 확인해보니 경찰 한 분이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고 있더라고요. 이 양반의 수신호는 대략 이렇습니다.
 
① 하계역 쪽에서 상계역 쪽으로 직좌와 상계역 쪽에서 하계역 쪽으로 직좌 신호
☞ 횡단보도 이용 불가능
 
② 횡단보도 3쪽에서 4쪽으로 직좌 동시와 4쪽에서 3쪽으로 직좌 신호
☞ 횡단보도 이용 불가능
 
③ 적당히 한쪽 방향 좌회전을 막아 보행하게 함. 물론 보행을 하라는 신호 절대 주지 않음.
 
이런 반복인데 경찰 입장에서는 아주 편리하지만 이용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정말 불합리합니다. 즉, 제가 1번 경로를 이용할 때는 횡단보도 2를 건넌 후 횡단보도 4를 이용하거나 횡단보도 3을 건넌 후 횡단보도 1을 이용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 횡단보도를 이용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요. 제 경우 1번 경로를 이용했는데 한참을 기다려 횡단보도 2를 건넌 후 횡단보도 3-4 사이의 차량을 하염없이 지켜봤지요. 그리고 횡단보도 3-4쪽의 진행을 막을 때 횡단보도 4를 건넜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제게 호루라기를 불더군요. 알고 봤더니 상계역 쪽에서 횡단보도 4쪽으로의 좌회전이 있었더군요. 그래서 어쨌느냐고요?^^ 그냥 한번 째려봐주고 유유히 건넜지요. 저를 따라 같이 건넌 보행자도 꽤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경찰 양반께 한마디 해주고 싶었습니다.
 
"즐"거우신가요?
 
라고... 왜 차량이 막히는 곳에서는 경찰이 신호등 조절을 하고 있을까요?^^ 임의로 신호 조절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신호를 받고 교행하게 하는 것이 더 빠른 것 같던데... 또한 임의 조작 후 조절도 해놓지 않아서 신호등끼리의 시간 차가 생겨 서울시 교통체증의 원흉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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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11/29 17:06 | 날적이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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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olette at 2007/11/29 18:52
말씀하신 내용은 그 교통경찰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정체된 교차로에는 교통경찰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사거리에서 한쪽 차선이 막힐 때, 신호나왔다고 가지도 못하는데 꼬리를 무는 차량때문에 정체가 다른 차선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교통경찰이 적당히 끊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29 19:16
solette님// 예, 저도 교통 경찰이 꼬리를 끊어주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문제는 꼬리는 방치하고 신호만 조절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입니다. 신호등을 만지는 것이 아닌, 꼬리를 끊어주는 교통 경찰이 필요한 것이지요.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7/11/29 20:50
중국은 학교 밖만 나가면 교통이 조금 복잡하니까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해놓고 몇번 치일 번한...ㅠㅠ)
에, 돈암동 사신다고요? 40년 전 엄마가(엄밀히 말하면 외가) 살던 동네라 이름만 들어도 반가워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29 21:34
제갈교님// 그렇군요... ㅠ.ㅠ 예 돈암동에 삽니다. :) 이사온 지가 5년 되어가네요. :)
Commented at 2007/11/29 22: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30 00:43
비공개님//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희한하게 그렇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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