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8일
망치의 추억


일반적으로 지질학과에서 사용하는 망치는 거의 예외 없이 미제 estwing이란 제품을 사용합니다. 생긴 모양에 따라 2가지로 구분이 되는데요. 암석학 또는 광물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Hard part 망치(끝 부분이 뾰족)와 고생물학이나 퇴적학 쪽 전공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Soft part 망치(끝 부분이 넓적)가 있답니다. 하드 파트용은 끝 부분을 이용해서 그 암석이나 광물의 경도를 거칠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겉보기에 비슷한 석영(quartz)과 방해석(calcite)을 구분하는 데는 정말 그만입니다. 석영은 안 긁히고 방해석은 쉽게 긁히거든요. 반면 소프트 파트 망치는 넓적한 뒤쪽을 이용해서 퇴적층과 층 사이를 깨끗하게 절개할 수 있답니다. 화석을 발견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망치겠지요~^^

▷ 하드 파트용 해머

▷ 소프트 파트용 해머
전 2개의 망치가 있었습니다. 첫 째 망치는 일제였는데 일체형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충격 흡수가 약하며 가격이 쌌지요. 그러나 실습 도중 가장 단단한 변성암 노두 샘플링을 하다가 그만 '모가지'가 부러져 버리는... 그래서 그 이후 좀 더 비싼(15년 전 당시 약 35,000원 상당, 일제 망치는 20,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stwing 망치를 샀습니다. 첫 망치보다 작으면서도 충격흡수가 뛰어난 제품이더군요.^^ 게다가 케이스(가죽)가 있어서 허리에 차고 다닐 수가 있지요.
그런데 96년경 이 망치 때문에 골치 아플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 졸업 후 망치를 자동차 트렁크에 가지고 다녔었는데, 어느 날 저녁 경찰들이 검문하더라고요. 음주 단속이겠거니 했는데 트렁크를 열라고 하는... 그리고 경찰이 망치를 발견한 후 어디에 쓰는 것이냐는 둥 꼬치꼬치 캐묻더라고요. 2명의 의경이었는데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하자, 한 의경이 나서더군요~!!!
의경 A : 이거 돌 깨는 망치죠?
꼬깔 : 예
의경 B : 이게 돌 깨는거야?
의경 A : (신이 나서) 어~ 내 친구가 야외 실습 나갈 때 저런 거 가지고 다니더라고~
의경 B : 저거 완전 흉기 같은데?
의경 A : 아니야 실습용 망치야..
의경 B : (못마땅하다는 듯) 실례했습니다.
꼬깔 : 예 수고하세요~!
이렇게 상황이 종료되었답니다. 실제 그때 시국이 좀 어수선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설명하나?'라고 고민 중이었는데~!!! 키야~! 역시 이럴 때 '나서기씨' 때문에 도움을 받다니~!!^^ 제가 룸미러로 힐끗 바라보니 의경 A는 열심히 의경 B에게 뭔가를 설명해주고 있더군요~!^^ 아무튼, 그 이후부터는 자동차 트렁크에 망치를 가지고 다니지는 않았답니다.
망치의 머리 부분을 찍은 후 갑자기 'Parasaurolophus(파라사우롤로푸스)'라고 하는 공룡 얼굴이 생각이 나서 잠깐 장난 좀 해봤습니다. 역시 형편없는 그림 실력입니다.^^ 


# by | 2007/12/18 22:29 | 날적이 | 트랙백 | 덧글(2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년도마저 동일..
저는 대상이 망원경이었습니다.. 조만간 관련 포스트 하나 올려야겠군요..-_-;
다른과로 가버려서, 실패.
한 5만원대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가격이 그새 올랐겠죠? <- 나서기씨
P.S.:두개골 부러진 디플로카울루스로도 응용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딱 사진을 보는 순간 그 지질학자용 망치라고 알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