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득구 선수에 대한 단상

김득구가 남기고 간 슬픈 이야기

1982년 11월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무명 - 적어도 제게는 - 인 김득구 선수가 당시 최강이라 불리던 미국의 레이 '붐붐' 맨시니와 세계 타이틀 매치를 벌이던 날이었지요. 강타자였던 맨시니와 맞붙은 김득구 선수는 예상과 달리 적극적인 인파이팅으로 오히려 많은 유효타를 날렸고, 맨시니를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적어도 10라운드 정도까지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신력으로 버텼지만 김득구 선수 역시 많은 펀치를 허용했고, 맨시니의 강한 주먹에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14라운드... 맨시니의 강주먹이 김득구 선수의 안면에 작렬했고, 김득구 선수는 크게 넘어졌습니다. 이후 김득구 선수는 로프를 잡으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결국... 아래 사진이 김득구 선수가 쓰러진 후 일어서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저 상황은 이미 뇌출혈이 있던 상황이며, 실질적으로 의식이 없던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본능적으로 일어서려는 모습이지요. ㅠ.ㅠ


당시 TV 중계는 생중계라고 했지만, 사실 2시간 정도 늦은 중계였습니다. 제가 14라운드를 지켜볼 때 이미 김득구 선수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요. 결국, 의식을 잃고 수술을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한의사까지 보내 살려내려 했지만 결국... 당시 의연하신 노모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김득구 선수의 시신은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때 저도 심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더욱 슬픈 것은 이후 김득구 선수의 어머니께서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음독자살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기억으로 말미암아 유오성 주연의 '챔피언'이란 영화를 봤던 기억도 납니다.

왼손잡이(제가 기억하는 한)에 표범 무늬의 트렁크를 입었던 강인한 파이터 김득구 선수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은 김득구 선수의 죽음뿐 아니라 그 어머니의 죽음이란 슬픈 결말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제 가슴 속에 가장 강렬한 파이터로 남은 선수는 바로 김득구 선수입니다.

모쪼록, 최요삼 선수가 쾌차하기만을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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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12/27 15:15 | 날적이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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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7/12/27 15:21
그러고보니 요즘은 권투보다 더 무서운 K-1이라든가 프라이드라는게 뜨고 있고... (교 자신이 흥미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내면 심리라는게 은근히 무서울 때가 있더라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7 15:28
제갈교님// 이종격투기가 나오기 전, 그리고 프로야구가 등장하기 전의 유일한 프로 스포츠가 권투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프로 레슬링 제외하고) 지금은 모든 관심이 이종격투기로 갔지만요. 최요삼 선수가 받은 파이트머니가 고작 300만원이란 기사 -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 를 보면서 허탈했습니다. 예전에 세계 챔피언이면 대략 10만불 안팎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300만원이면 몇 불입니까? ㅠ.ㅠ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7/12/27 15:33
목숨을 내놓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3백만원은...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7 15:57
제갈교님// ㅠ.ㅠ 그게 안타까운 것이지요...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7/12/27 16:06
예전에 이계인씨가 김득구씨 전기영화에 주연으로 나온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만화 내일의 죠 에서도 주인공의 라이벌 리키이시가 김득구씨와 똑같은 식으로 사망합니다.
아마 김득구 씨가 모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물론 태어나지도 않았지만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12/27 16:11
유오성 주연의 '챔피언'을 참 감명깊게 봤습니다. 중간에 유오성이 샤워하다 눈물흘리는 장면은 정말 찡하더군요.

김광선-장정구-문성길-유명우 선수가 활약하던 전성기가 지나고 시나브로 몰락해버린 복싱, 참 아쉽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7 16:51
DOSKHARAAS님// 그렇군요. 그리고 내일의 죠에 그런 장면이 나오나요? 그게 나온 것과 김득구 선수의 경기 시점이 문제 없다면 그럴 수도 있겠고요. ㅠ.ㅠ 정말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7 16:52
BigTrain님// 흠... 저도 감명 깊게 보긴 했습니다. 그런데 김득구 선수의 상징인 표범 무늬 트렁크가 아닌 점이 아쉽긴 했고요. 정말 슬픈 옛 일이네요... ㅠ.ㅠ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7/12/27 18:23
지금 찾아보았는데, 내일의 죠 연재종료는 1973년. 만화 속 리키이시의 죽음은 김득구 선수보다 먼저 있었습니다. 심한 감량으로 시체처럼 말라 버린 리키이시는 죠의 주먹에 다운되면서 후두부를 로프에 부딪혀 숨지고 맙니다. 이것이 현실이 되어버렸으니...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7 20:03
DOSKHARAAS님// 역시 그렇죠? :) 내일의 죠는 어릴 적 '도전자 허리케인'이란 번역된 만화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 그런데 정말 만화가 현실이 된 것이군요... ㅠ.ㅠ
Commented by rumic71 at 2007/12/28 00:19
말씀 나온대로 김득구 선수 사망 직후에 바로 이계인씨 주연으로 영화화가 되었었죠. 제목이 무슨 호랑이였는데 기억이 아물가물하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8 02:53
rumic71님// 그랬군요. 왜 전 몰랐나 모르겠습니다. :) 아무튼,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7/12/28 16:59
이번에 최요삼 선수 소식을 접하고 저도 대뜸 김득구 선수를 떠올렸디요.
다만 김득구 선수 사고 때 저는 계를 직접 볼 여건이 아니라 나듕에 뉴스로만 접해서리
느낌이 덜했습네다.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해서 말이디요.

그리고 위에 댓글을 보니 리키이시라는 만화 인물이 나오는데, 기거이 누구디?
일본 만화의 인물(일본인)은 한국식으로 바꿔 버리기 때문에 몰갔구만요.
저도 <도전자 허리케인> 버전으로 봤는데, 지금도 그 이름덜이래 거의 기억하디요.
주인공 백만리, 친구이자 라이벌 최도천, 공포의 크로스카운터 일인자 파이팅 준치,
근데 주인공의 주먹에 맞아 죽은 인물이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도 리키이시래 친구 최도천으로 보이누만요.
심한 감량을 했다는 점도 기렇고 말이디요.
본래 페더급인데 밴텀급인 주인공과 붙으려고 감량을...
참고로 이 밴텀급은 나듕에(1974년) 홍수환 신화를 낳은 체급이 되었다는 인연도!

한국 연재를 위해 그 만화를 베껴 그린 사람이 이두호 화백(현재 교수)이디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2/28 17:37
박코스님// 저도 도전자 허리케인으로 봤는데, 사실 사람 이름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네다. ㅠ.ㅠ 그리고 밴텀급, 페더급, 플라이급 등등 :) 권투의 체급 이름이래 뎡말 재밌었던 것 같습네다. 전 김득구 선수 경기를 TV로 봤는데 정말 안타깝더라고요. ㅠ.ㅠ 맨시니가 맷집이 조금만 약했거나, 김득구 선수의 펀치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10라운드 내에 KO로 이겼을 겁네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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