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의 추억



저도 한 때는 착실하게 납세를 하는 흡연자였습니다. 그런데, 올해가 벌써 담배를 끊은지 10년 째 되는 해로군요. 이젠 담배 생각도 전혀 나지 않고 내가 담배를 피웠던 시절이 있었나란 아련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모쪼록 주말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치졸한 유혹 - 1987년 3월 어느날
☞ 전 고등학교 시절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었습니다. 사실 전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았거든요?^^(헉... 돌멩이가...) 학력고사를 본 후 당구를 처음 배웠고 또한 맥주를 처음 마셔보았지요. 그래도 그 때까지는 담배를 피우지는 않았었고요. 입학을 한 후 3월에 있었던 첫 동문회에서 친구 녀석이 술에 취해서 "내 소원이다 한번 피워봐라'라는 애절한 울부짖음에 그만 그만... '솔'이라 선명하게 씌여 있던 담배를 받아들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맛에 빠져서 대략 10년의 시간을 함께 했었지요.. 정말 치졸한 유혹이었답니다... 멍청하게 그 유혹에 빠진 저는 뭘까요? 흑흑흑

▷ 첫번째 금연 시도 - 1987년 5월 어느날
☞ 당시 동아리(햄, 아마추어무선)에 동기 여자 친구가 "너 일주일만 금연하면 장가 보내줄께'란 파격적인 제의를 했었답니다.^^ 그래서 그날부로 금연에 돌입을 했지만 결국 하루를 남기고 무너졌답니다... 그 때 성공했더라면 벌써 중학교에 다니고 있을 애가 있었을지도 모르지요~(아무래도 다현 엄마한테 돌멩이 맞을꺼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짧은 기간인데도 6일밖에 참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담배의 유혹은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 두번재 금연 시도 - 1992년 10월 어느날
☞ 갑작스런 흉통에 병원엘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X-ray를 찍었지요. 그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 X-ray를 보여주시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일반적으로 의사 선생님을 줄여서 Doctor+Teacher의 합성어인 Doccher라고 하겠습니다. 절대로 닥쳐가 아닙니다.
 
닥처 : 이 왼쪽 폐의 라인이 찌그러진 것 보이십니까?
꼬깔 : (그런거 같기도 해서) 그런거 같네요.
닥처 : 그리고 이쪽에 허연 부분 보이시죠?
꼬깔 : 예
닥처 : 왼쪽 폐에 물이 차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꼬깔 : (놀라서) 헉... 그러면 어떻게 하죠?
닥처 : 안심하세요. 아직은 괜찮습니다. 담배는 피우시나요?
꼬깔 : 예.. 하루에 한갑 정도요..
닥처 : 그렇군요..(아무 말이 없다..)
꼬깔 : 끊어야 하나요?
닥처 : 아니 꼭 끊으시라는 말은 아니고요. 계속 피우시면 폐에 물이 찰 수 있지요.
꼬깔 : 역시 끊어야겠군요...
닥처 : 뭐 꼭 끊으신다기보다는 물이 찬 후 조금 지나면 없어질껍니다.
꼬깔 : (희망에 찬 얼굴로) 그럼 괜찮은건가요?
닥처 : 폐에 찬 물이 늑막쪽으로 스며들거든요..(허걱..)
꼬깔 : ...
닥처 : 그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걱정마세요. 단지 30대 중반쯤에 늑막염으로 누워 지내시면 됩니다.
꼬깔 : (의사 맞아?)
닥처 : 생명에는 지장 없으니까 걱정은 마세요~ 그리고 약 받아 가세요~!
 
아주 무서운 닥처를 만나서 그날부로 약 6개월간 금연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6개월 무렵 술자리에서 다시 그 녀석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 세번째 금연 시도 그리고 성공 - 1997년 1월 31일
☞ 1995년 6월 무렵부터 왼쪽 쇄골쪽에 무언가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거울로 보았을 때도 뭔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었지요. 그런데 손으로 쏙 누르면 사라졌다가 다시 나오더군요. 외롭던 시절인지라 재밌게 가지고 놀면서 그해 가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기특하게도 2개가 되고 3개가 되고... 그리고 6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미 왼쪽 쇄골 위쪽에는 4~5개의 덩어리가 있었지요. 그러나 역시 신경쓰지 않고 재밌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났지요. 더욱 커진 덩어리와 많아진 것들이 슬슬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엘 갔답니다.
 
닥처 : (다소 놀란 표정으로) 이거 얼마나 되었습니까?
꼬깔 : (혼날까봐) 6개월쯤 되었거든요.
닥처 : (버럭 화를 내면서) 아니 6개월이나 방치해두는 양반이 어딨습니까?
꼬깔 : (투덜 투덜) 그렇게 되었습니다. 심각한가요?
닥처 : 정말한 조직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림프샘(임파선)쪽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꼬깔 : 별일 아니죠?
닥처 : 3가지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쁜 것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꼬깔 : ...
닥처 : 첫번째 가능성은 낮지만 임파선암일 수 있습니다.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지요.
꼬깔 : (쫄아서..) 헉... 가능성이 있나요?
닥처 : 가능성은 아주 희박합니다. 걱정 마세요. 그리고 두번째는 이 보다는 좀 낫고요. 요즘은 치료도 잘 됩니다.
꼬깔 : (희망찬 얼굴로) 무슨 병인데요?
닥처 : 림프성 백혈병일 가능성이 있지요.
꼬깔 : (우쒸) ...
닥처 :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결핵성 임파선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일반 결핵처럼 전염성은 없습니다. 걱정 마세요.
꼬깔 : ...
 
그리고는 부분 마취로 가장 오래된 친구(덩어리)를 하나 떼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결핵성 임파선염이란 판정을 받고는 약 1년 6개월 가량 약을 장복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때부터 자연스럽게 금연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살아야겠다는(웃긴다) 일념으로 금단 현상을 전혀 느끼지 않고 몇달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금연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금연이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것이지요.^^ 키야~ 사실 추운 겨울에 별보면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와 담배는 '죽음'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담배 생각이 전혀 나지 않네요. 5년 이상 금연하면 확실히 담배를 끊은 것이라고들 하더군요. 이제 5년을 넘어 10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87년 시작해서 97년에 금연을 했으니 거의 10년동안 흡연자 생활을 했던 것이네요. 사람마다 흡연이 영향을 주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우리집쪽은 큰 아버지 두분께서 모두 폐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잘한 '짓'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암튼 새해가 오기 전에 금연을 한번 해보시는 것이 어떠시겠습니까?^^ 그러나 결코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런 것을 했으니 당신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없으니까요. 결국 판단은 스스로 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셔야 합니다. 자꾸 귀에 뭔가 메아리가 되어 들립니다.
 
늑막 늑막 늑막..... 물 물 물.... 앉아서 앉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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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04/07 23:40 | 날적이 | 트랙백 | 핑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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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⑦ 만약 여자친구가 사귀는 조건으로 그만두라고 한다면?→ 제가 예전에 포스팅에 밝혔던 것처럼 '결혼시켜준다는 것'을 전제로 6일 간 금연했던 적이 있습니다. (금연의 추억)⑧ 여성의 흡연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남녀의 문제는 아니지만 만약 아이를 낳고 양육을 해야한다면 더욱 치명적이라 생각합니다.⑨ 비흡연자분들에게 하고 싶은말? ... more

Linked at ★Stella et Fossi.. at 2007/09/09 12:00

... nbsp;고등학교 때까지는 뇌입원(Never)☞ 대학교 때까지를 포함한다면... 5. 흠... 이미 예전에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금연의 추억) 6. 흡연자 시절 2/3갑 7. 흡연자 시절 솔과 88☞ 고딩의 로망 100일 酒~☞ ... more

Commented by 가난한귀족 at 2007/04/08 00:38
고생하셨네요.
누군가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잠시 쉬는것 이다" 라고 하더군요.
오래 쉬시길 바랄께요 ^^
건강하시구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8 01:22
가난한귀족님// 아~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정말 오랫동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꿈 꾸세요~
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07/04/08 01:23
위에분 말에 따름면...
되도록 오래 쉬시길 빌께요..

담배를 중간에 끈은 사람이
오래산다는 이야기가 얼핏 있었지만..
요즘은 없는 걸 보니.. 또 기자들의 장난인듯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8 01:44
타치코마님// 감사합니다.^^ 그런 연구결과도 있었답니까?^^; 모쪼록 주말 잘 보내세요~
Commented by laurel at 2007/04/08 03:01
아 이런 엄청난 사연이.. 지금은 어디 아픈덴 없으신거죠? 깜짝 놀랐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8 10:01
로렐님// 지금은 괜찮답니다.^^;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암튼 몸이 아파야 금연을 할 수 있다니깐요~ 휴일 잘 보내세요~
Commented by Mizar at 2007/04/08 10:44
아.. 미쵸.. 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인겁니까.;;;
아니 담배를 피우시게 된 계기도 그렇고.;;; (친구의 소원이라니..) 게다가 첫번째 금연의 유혹.;;;
아니 그렇게 강력한 유혹보다도 담배가 급하셨던겁니까?;;; 저라면 당장에 끊었겠지만,,크하하하

그런데 계속 무서운 닥쳐님들만 만나셨군요..
그나마 그런 무서운 닥쳐님들의 힘으로 금연의 천국에 귀의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전.. 이전에도 앞으로도 흡연의 추억은 전혀없을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매캐한 담배연기와 부산물의 가래침은 영 혐오스러워서.;;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8 10:49
미자르님// 흠... 그 친구는 지금 뭘 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치의학과를 다녔으니 지금쯤은 의사 노릇을 하고 있겠지요. 치과의사가 친구에게 흡연을 권하다니...--; 또한 무서운 닥처님들... 예... 많이 만났고, 그래도 덕분에 금연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여름공주 at 2007/04/09 01:17
제 주변엔 남자분들이 담배를 다 끊어서 다행입니다 :) <-10m 밖에서 담배냄새 맡을 수 있는 인간;;
아버지는 크게 앓다가 끊으신지 벌써 20년이 넘었고 ^-^ <-저처럼 10m 밖에서.... 어쩌고;
다행히도 오빠는 아예 담배를 안 배웠고..
남자친구는 끊은지 4년째가 됩니다. <-뭐, 저 없을때 필지도 모르지만;;

정말이지.. 담배는 좋지 않아요. ;ㅅ; 본인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9 02:08
여름공주님// 다행이네요~ 담배를 끊고 나니 저 역시 상당히 먼 거리에서 냄새를 맡게 되었답니다.^^; 말씀처럼 담배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꿈 꾸세요~
Commented by 후유소요 at 2007/04/09 09:49
아니, 죄송합니다 읽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ㅁ; 특히 닥처와의 대화는 최고... 정말 무섭군요, 강해요. 역시 저정도는 되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었군요 ;ㅁ; 근데 볼록한게 생긴 걸 1년 넘게 가지고 노시다니 ㅠ_ㅠ 꼬깔님도 강하세요. 흑흑.
Commented by 꼬깔 at 2007/04/09 11:05
후유소요님// 예 무서운 닥처셨답니다. 전 당시에 외로웠거든요... 암튼 지금은 지난 일이지만 돌이켜보면 저도 미쳤었나봐요.^^; 좋은 한주 되세요~
Commented by 우리 at 2007/04/17 23:20
트랙백 보고 왔어요. 참 무서운 닥처시군요. 저런 닥처 만나기 전에 알아서 닥치고 담배를 끊어야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7/06/04 23:16
우리님// 헉... 댓글이 늦었습니다.^^ 어여 담배 끊으세요~^^ 좋은 하루 되시고요~
Commented by 우미 at 2007/09/04 02:02
외롬던 시절인지라 즐겁게 가지고 놀...ㅠ.ㅠ
심각한 얘긴데 너무 웃기다고도 말할수없고 재밌다고 말할수없고...암튼 금연하셨다니 참 잘되었고 다행입니다.
잘 읽었습니다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9/04 10:02
우미님// 아하하^^ 사실 굉장히 심각하던 시절이었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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