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치는 플랑크톤??

예전부터 쓴다고 하면서 미뤘던 글입니다. 미루다 보니 2주가 지났네요. :) 개복치 관련해서 올린 글(웬사이비 왈 개복치는 140kg)에 박코스님의 이런 덧글이 있었습니다.

표준 체형의 물고기라도 4미터면 140킬로가 말이 안 되디요.
당장 사람이라도 4미터라면...
근데 본문에 '초대형 플랑크톤의 한 분류'는 또 무엇? 

개복치와 관련한 웬사이비 배째사전에 보면 - 위에 캡처한 그림을 보세요. -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기동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대형 플랑크톤의 한 분류로 보기도 한다."

플랑크톤이란 표현이 좀 문제인 듯합니다. 여기서 플랑크톤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작은 플랑크톤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래 생태학 용어입니다. 바다에 사는 생물의 생활양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1) 저서형 생물(benthos - Gr. βενθος, depth)
☞ 말 그대로 바닥 쪽에 사는 부류입니다. 진흙과 같은 표면에 살면 표서형(epibenthos), 모래와 같은 바닥에서 파고들어 살면 내서형(endobenthos)이라 합니다. 게와 같은 갑각류나 일부 연체동물, 산호류, 완족류, 해조류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2) 부유형 생물(plankton - Gr. πλαγκτον, wandering)
☞ 말 그대로 해수면 위를 떠다니는 부류입니다. 스스로 운동성보다는 해류를 타고 다니는 녀석들이지요. 대부분은 아주 작은 생물로 우리는 흔히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이란 말에 익숙하죠. 그러나 몇 가지 부류로 나누는데 일반적으로 크기에 따라 나누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방산충류, 규조류, 유공충 등이 속하며, 해파리는 아주 거대한 플랑크톤에 해당합니다.

3) 유영형 생물(nekton - Gr.νηκτος, swimming)
☞ 어류 대부분처럼 물 속을 헤엄쳐다니는 부류를 말합니다. 당연히 해양 포유류와 해양 파충류 그리고 어류 등의 척추동물과 오징어 등의 연체류의 일부가 여기에 속합니다.

위 배째사전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개복치가 운동성이 떨어지므로 초대형 플랑크톤(부유형 생물)에 포함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복치가 sunfish라 불리는 것처럼 가끔 물 위로 올라와 눕는 모습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으로 햇빛을 받아 체온을 올리기 위한 행동이라 생각되며 개복치는 당연히 유영성 어류라 부르는 것이 옳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물론, 개복치의 꼬리지느러미는 사실상 퇴화되었고, 덩치에 비해 작은 가슴지느러미(pectoral fins)에 의해 유영합니다.

결국, 배째사전에서 초대형 플랑크톤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물고기의 먹이인 그 작은 플랑크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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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8/01/21 10:55 | RES PROBLEMATICA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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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Stella et Fossi.. at 2008/01/22 11:08

...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2008/01/21 계란, 그리고 1억[12]2008/01/21 피식... 보이스 피싱[19]2008/01/21 개복치는 플랑크톤??[10]그리고 21일의 방문 페이지별 순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위의 3개 글 중에서 가장 공들여 쓴 것은 "개복치는 플랑크톤??"이란 것이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방문 ... more

Commented by leygo at 2008/01/21 11:26
아무래도 고래가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 것 때문에 플랑크톤=작은생물 이라는 공식이 성립한 듯 합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1/21 12:19
leygo님// 그런 것 같습니다. 게다가 먹이 연쇄를 설명할 때도 동물성, 식물성 플랑크톤이란 표현을 많이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Frey at 2008/01/21 13:43
기본적으로 플랑크톤과 넥톤의 차이는 물의 흐름을 거슬러 움직일 수 있는가로 결정하지요. 일반적으로 플랑크톤이라 말하는 미생물들의 경우 자신의 몸 크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종도 있습니다만, 이들이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자신의 몸 크기가 작기 때문에 물살을 거슬러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뭐, 그런 관점에서라면야 개복치도 플랑크톤이겠지만... 아무래도 몸 크기가 몸 크기이기 때문에 분당 자신의 몸 크기의 1/10만큼만 움직일 수 있어도 충분히 넥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메모선장 at 2008/01/21 15:13
해파리도 플랑크톤이었군요.. 좋은 것 배우고 갑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1/21 15:37
Frey님// 깔끔한 설명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네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냥을 하는 개복치의 생활상을 생각하면 - 해파리와는 다른 방식 - 넥톤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1/21 15:38
메모선장님// 반갑습니다. :)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와 조금 다른 것 같더라고요.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1/21 16:46
아, 기거이 기리쿠만요.
기런데 베껴사전이라면 그 '플랑크톤'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부연설명,
혹은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토를 달아야갔디요.
해양 전문가덜이 들여다보는 전문서적이 아니니 말이디요.
아무래도 기냥 베껴오는 습관 때문에 기런 데는 신경 쓰지 못한 듯합네다.
전에 말했듯이 메뚜기 그림을 '귀뚜라미'라고 한 것처럼 말이디요.
참고로 귀뚜라미는 가이튜러미가 정확한 발음입네다.
Commented by SilverRuin at 2008/01/21 17:12
밸리에서 왔습니다.
저도 플랑크톤을 '작은 녀석'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학술용어와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의 차이 ─ 물리에서 '속도'와 '속력' ─ 일까요, 단순한 와전일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1/21 18:16
SilverRuin님// 반갑습니다. :)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요. 또한, 국어사전 상의 의미는 SilverRuin님께서 생각하시는 것과 같고요. 학술적으로는 생태학적 용어인데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생물 분류명처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인 듯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1/21 18:17
박코스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말씀처럼 가이튜러미란 것이 있었군요. :)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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