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win이 과학자가 아니면 누가 과학자일까?

이런 비밀글 덧글이 있었습니다. (덧글을 다신 분께서 포스팅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하셨기에 공개합니다.)

의문이라 함은. 채팅창에서 대화를 하다가 다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이가 다윈에 대해 말하길. 그의 말에 의하면 다윈은 그저 글쟁이에 이미 있는 생각을 덧입혔을 뿐이고 그것도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이 기반이기 때문에 대단한 업적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다윈은 과학자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전 아는 것이 얇고 교과서에서는 세세한 사항이 써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자 종의기원을 읽어보고 다윈에 대한 전기문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갑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부정하고 싶습니다.)

요약하자면
1.다윈은 과학자에 미달하는가?
2.찰스다윈의 그것은 라마르크의 주장과 이레즈먼즈다윈에 이어 나온 글을 글빨로 다듬어 유명하게 만들었을 뿐인가? 과학자가 할 연구는 미흡했었나?
3.종의기원은 용불용설을 기반으로 삼았는가?

우선 그 어떤이가 누군지 궁금합니다. :) 가장 황당한 부분은 "다윈은 그저 글쟁이에 이미 있는 생각을 덧입혔을 뿐이고"란 부분이었습니다. :) 그렇다면 다윈은 과학자가 아니고 뭘까요? :D 대략적으로 살펴 봅니다.

1. 다윈은 과학자에 미달하는가?
☞ 어떤 면에서 과학자라고 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종의 기원과 다윈의 전기문 - 아마도 자서전을 의미하는 것 같네요. - 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귀납적 방법을 질타한 것 같습니다. 즉, 종의 기원에서는 커다란 파문을 예상해 상당히 방어적인 기술 - 예상된 질문에 대한 꼼꼼한 방어적 기술 - 을 했고, 자서전에는 이런 내용을 적었다고 합니다.

"나는 참된 베이컨적 원칙들(귀납적 방법)에 따라 연구했고, 아무런 이론도 없이 광범위하게 구체적 사례를 수집했다."

사실 다윈의 자서전은 출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교훈을 남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즉, "아무런 이론도 없이"란 부분입니다. 그런데 다윈은 사실상 아주 겸손한 표현을 많이 썼기에 글귀 그대로를 받아들여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연선택설은 자연계의 많은 사실로부터 귀납적으로 얻어낸 것이 아니며, 우연히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고 계발된 잠재 의식으로부터 번개처럼 떠올린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윈은 끊임없이 여러 가지 가설을 생각해낸 다음 그것들을 시험하여 잘못된 가설을 폐기시키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시켰지, 사실들을 이것저것 긁어모으는 일은 절대 없었다고 합니다. 이는 하워드 E. 그루버의 "Darwin on Man"이란 다윈의 전기에서 꼼꼼하게 씌여 있다고 합니다. 혹여 다윈이 철저하게 귀납적으로 접근했다해도 과학자의 자질이 떨어진다고 얘기할 수 없을 겁니다. 저 논리대로라면 Naturalist(자연사학자/박물학자)는 과학자가 아니란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2. 찰스 다윈의 그것은 라마르크의 주장과 에라스무스 다윈에 이어 나온 글을 글빨로 다듬어 유명하게 만들었을 뿐인가? 과학자가 할 연구는 미흡했었나?
☞ 상당 부분이 1번과 중복되는 듯합니다만, 조금 더 적어보겠습니다. 종이 변화한다는 개념은 분명히 찰스 다윈이 최초로 생각해낸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척추고생물학자인 퀴비에, 라마르크, 그리고 다윈의 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 다윈이 이미 종이 변화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고, 라마르크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지요. 그러나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단순히 이들의 생각에 살을 덧붙이는 정도로 폄하될 수는 없습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발표되자 헉슬리는 자신의 머리를 치며 "이런 것을 왜 생각해내지 못했을까?"라면서 탄식했다고 하지요. 종의 기원이 발표되던 당시 다윈은 "단순히 여러 가지 개념을 짝짓기 했을 뿐 대사상가는 아니다."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위 채팅에서 얘기한 사람은 1859년 당시로 돌아갔나 보군요. 다윈은 생각이 많은 과학자였음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완벽주의자였고요. 실제 다윈이 자연선택설의 개념을 완성한 것은 1838년이었다고 알려졌고, 1842년과 1844년에 두 편의 발간되지 않은 초고에서 그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했다고 합니다.(월리스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고 부랴부랴 자연선택설을 월리스와 공동으로 린네학회에 발표한 것이 1844년이었고, 자칫 선취권을 잃을 뻔 합니다.) 이후에도 15년 동안이나 애태우고, 방황하고 기다리고, 심사숙고하면서 자료수집을 지속했으니, 이 얼마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입니까? 그런데 이게 단순히 글빨로 다듬어 유명해진 걸까요?

3. 종의기원은 용불용설을 기반으로 삼았는가?
☞ 다윈이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을 기반으로 자신의 진화론을 만들었을까요? 아마도 영감을 주고 힌트를 주긴 했겠지만, 라마르크의 진화론은 다윈의 것과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실제 우리는 라마르크의 진화론을 용불용설이란 단순한 것으로 폄하하지만 라마르크의 진화론은 다윈과 완전히 다른 '철학'이 들어있습니다. 이는 차후에 따로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장황하게 써놓아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네요. ㅠ.ㅠ 과학적 지식과 역량이 떨어지는 단순한 글쟁이에 의한 이론이 현대 생물학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다윈이 그랬다면 다윈의 사상은 몇 번이고 파헤쳐지고 부관참시되었을 겁니다.

아무튼 저도 진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채팅을 했다는 분은 제가 생각하기에 진화의 진자도 모르는 문외한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사실은 종의 기원과 다윈의 자서전을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P.S.)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고, 첨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y 꼬깔 | 2008/02/09 00:44 | Q & A | 트랙백(2)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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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어부 at 2008/02/09 00:47
제가 간단하게 리플 단 것을 훨씬 제대로 설명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00:50
어부님// 에구... 어부님의 설명이 훨씬 간단명료합니다. ㅠ.ㅠ 전 좀 쓰고나니 장황하네요... ㅠ.ㅠ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8/02/09 00:53
예전 학생과학에 나왔던 만화판 다윈 전기에서도 방대한 사료를 분석하며 종의 기원을 준비하다 월리스
의 편지를 받고 부랴부랴 학계에 발표했다고 밝히고 있었습니다. 다윈씨...확실히 완벽주의자는 완벽주
의자더군요.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2/09 01:09
라마르크 이론에 대해서는 중등학교 교과서 수준의 이해밖에 없긴 하지만 다윈의 이론 (및 동시기 경쟁자나 후세 이론 등등) 은 거의 패러다임 시프트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 반동에 해당하는 리센코 파벌이라면 또 모르지만요.

다윈 이론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적자생존'은 수많은 말장난을 포함해 심각하게 몰이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부분도 대략 비슷하지만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2/09 01:17
뉴턴 옆자리에 묻힌 사람이 과학자가 아니면 대체 누가 과학자일지요. ^^;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2/09 02:15
진화론에는 영 젬병이어서 잘 모르겠지만, 진화론계에 큰 업적을 세운 사람이 단순히 '선대의 사람들이 연구한 사실들을 끌어모은'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Commented by 황진 at 2008/02/09 03:58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시골 다녀오느라 인사가 늦었습니다^^;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2/09 07:55
다윈씨는 그냥 너무 소심했던거 뿐 아닌가요.(...) 평생 너무 소심하게 살았...
Commented by byontae at 2008/02/09 08:29
종의 기원 원판을 보고도 그저 글쟁이의 글이라는 말이 나올수 있을까요(.........)
집요한 관찰과 기록과 통계와 분석을 글쟁이의 글이라고 할수 있다는데 경악해버렸습니다.
Commented by Frey at 2008/02/09 09:20
뉴턴을 과학자라고 할 수 없다면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이나 지질학자들은 과학자라고 명함도 꺼낼 수 없겠군요^^;
Commented by stasquav at 2008/02/09 11:17
설사 글쟁이로서 시작했어도 저 정도로 집요하게 연구했다면 결국은 과학자라고 해야 될 것 같네요. ^^;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2/09 12:37
Frey님// 그럼 혹시 저 분은 물리학자? ^^;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다시 읽다보니 물리학자들이 다른 분야의 학자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경향이 조금 있더군요. 고생물학자들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인 것 같고. 리처드 포티는 그런 과학계의 위계도 여유있고 익살스럽게 풀었지만 말이죠. 사회학에서 바라보면 물리학이나 고생물학이나 모두 하드 사이언스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선 또 다른 모양입니다.

볼프강 파울리는 아내가 화학자와 결혼하자 "차라리 배관공이면 모를까 왜 화학자라고 결혼을!"이라고 놀랐었다지요. -_^
Commented by Graphite at 2008/02/09 15:26
진화론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뺀다 할지라도, 다윈은 다른 업적으로도 꽤 인정받고 있었던 과학자였었노라고 알고 있습니다. 식물의 굴광성이나 따개비에 대한 연구, 산호초의 형성 등에 대한 연구가 유명하지 않습니까. 무명의 백수 신분으로 비글 호 항해를 떠났지만 항해에서 돌아올때는 찰스 라이엘이 마중을 나갈 정도였는데 그런 사람에게 과학자로써 미달이라니 -_-;
Commented by Lee at 2008/02/09 15:54
그때까지 존재했던 성서에 입각한 얄팍하기 짝이 없는 자연사에 대한 인간의 패러다임을 그야말로 뒤흔든 사람이 아닙니까. 저분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다윈이 단지 스킬만 뛰어난 '글쟁이'였다면 진화론의 여파가 그토록 크지는 않았을 거란 말이지요. 이론 하나로 사람들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은 그 이론에 어떤 과학적인 체계나 근거가 없다면 불가능할 겁니다.
Commented by Fedaykin at 2008/02/09 16:10
근데 전 아직도 라마르크랑 다윈의 진화론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겄습네다. 역시 고등학교 생물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나봐요. 끙.
Commented by st_vast™ at 2008/02/09 17:05
별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파울리의 (두번째이자 마지막이었던 결혼과 달리)첫번째 결혼은 무척 불행했죠... 파울리는 첫번째 아내에게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았을겁니다.
Commented by Astral at 2008/02/09 19:42
박물학 류의 과학과 수리/계량적 과학(물리학 부류)을 바라보는 눈을 좀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후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진화론은 검증 가능한 예측결과를 던져주지 못하잖습니까. 현 세대가 다음 세대로 가면서 여러 다양한 변화(변이)를 하고, 그렇게 해서 생성된 '많은 다양한' 후손들 중 환경에 적합한 것들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받아들인다손 쳐도, 가장 사람들이 쉽게 던질 만한 의문인 '과연 어떠한 후손이 살아남는가' 를 알려주지 못하니까요.

조금 더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 세대의 코드가 12345678 라고 치면, 다음 세대에는 12345677, 11345678, 12355678 등등 다양한 것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중 어느 놈이 살아남을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진화론이 말해주는 건, 만약 다음 세대에서 12345677 이 살아남았다고 치면, 그때 가서 "12345677이 제일 적합해서 살아남았다" 는 사후적 설명뿐이니까요. 화석 등의 지질학적 증거와 분자생물학적 증거를 여럿 제시한다 해도 사후적 설명에 불과한 것은 마찬가집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진화론이 틀렸다거나 무가치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진화론이 두꺼운 전공서적의 서문 정도의 의미, 즉 글로벌하지만 매우 간략한 principle 일 뿐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많다는 얘깁니다.

물론 그렇게 개별 개체 단위에서 어떤 놈들이 유리하니 살아남을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진화론의 목표도 아니고 주된 관심대상도 아니니까 제가 지금 하는 얘기는 조금 핀트를 벗어난 면이 있긴 합니다. 사실 진화론이 그렇게 증거를 갖다대면서 비전공자의 눈으로 보기에 뭔가 애써 변명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개념없는 창조론자 혹은 사이비들이 먼저 시비를 걸고 나오기 때문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보통 '과학' 이라고 할 때 일반이 쉽게 상상하는 의미와 진화론은 (최소한 제가 보기에)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것 같고, 그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라마르크와 다윈의 차이는, 다음 세대로 진행하면서 '가능한 후손의 후보군' 이 만들어질 때 어떤 방향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아닌가요? 그 방향성의 지표가 되는 것이 획득형질이구요. 획득형질과 다음세대생존가능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으면 라마르크, 없으면 다윈, 이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질문입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2/09 21:16
Astral님/ 약간 기술적으로 말해서, 개체의 발생 과정 이후에 일어난 일을 번식 과정에 feedback하면 라마르크주의고, 전혀 feedback하지 않으면 다윈주의입니다. ^^
진화론이야 원래 역사적 과학의 성격이 강하고, 현재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적용'의 주 분야다 보니 물리학이나 화학처럼 실험실 재현이 가능하지가 않죠. 그런데다가 사람이 경험할 수 없는 장구한 시간 스케일을 다루다 보니 사람들을 납득시키기가 더 힘든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1
존다리안님// 확실히 다윈은 완벽주의자였던 것 같습니다. :) 휴일은 잘 보내셨습니까?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2
Dataman님// 확실히 다윈의 이론만큼 왜곡되고 잘못 이해된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3
BigTrain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3
제갈교님// 확실히 그렇습니다. 사실 다윈은 상당히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냈고, 이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정황 증거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4
byontae님// ㅠ.ㅠ 저 역시 그랬답니다. 에휴...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4
Frey님// 아하하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5
stasquav님// :) 어떤 의도로 저런 얘길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6
Graphite님// 맞습니다. 사실 산호초의 생성 과정을 정말 올바르게 기술했던 사람이 다윈입니다. 다윈의 과학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터무니 없는 이야기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7
Lee님// 그렇지요. 말 그대로 엄청난 변혁이었지요. 또한 그 새로운 패러다임이 세상을 뒤흔들었고요. 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7
Fedaykin님// 아래쪽에 Astral님께서 제대로 짚어 주셨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07
st_vast™님// 아~ 그랬나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20
아스트랄님// 라마르크에 대한 부분은 아주 제대로 짚어주셨네요. :) 역시 아스트랄님은 날카롭다니까요. :) 그리고 말씀하신 두 부류의 학문을 흔히 경성과학(물리학)과 연성과학(생물학)의 구도인 것 같습니다. 또한 말씀하셨듯 적자생존은 임의적 변이(방향성이 없는)에서 번식에 유리한 개체가 선택되는 매커니즘입니다. 그렇기에 말씀하신 것처럼 경성과학같은 예측성이 없다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제가 공부했고, 여전히 흥미를 느끼는 고생물학은 그 자체가 지구의 역사이기에 당연히 어떤 예측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이런 관점의 차이로 말미암아 러더퍼드같은 물리학자가 박물학자나 분류학자를 우표수집가로 폄하하기까지 했지요.

또한 진화론이 연성과학의 성격이 강하기에 몰이해된 창조론자들이 빈틈(그들이 생각할 때)을 파고들려는 것도 맞습니다. 사실 초창기 생물학은 물리 화학 류의 경성 과학적 사고가 생물학 발전에 저해가 되었고, 이로부터 독립적인 학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 에른스트 마이어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우연과 선택에 의한 역사적 과정이기에 그 어떤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현대 생물학의 분야 중에서는 경성 과학류의 것도 있지만 여전히 어떤 예측성은 분명히 기존의 경성 과학에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바로 진화생물학과 고생물학의 매력이 아닌가란 생각이 드네요. :)

아무튼... 설은 잘 쇠셨습니까?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09 23:20
어부님// 설은 잘 쇠셨습니까? :)
Commented by 겨울고양이 at 2008/03/05 10:13
잘 정리 해주셨네요.

다만 한가지 좀 의문이 드는것은, 다윈이 긴세월동안 자연선택설을 발표하지 않았던것이 그가 완벽함을 추구하였기때문이다 라는것인데...
예전에 읽은 굴드의 저서 '다윈 그 이후' 에서는 다윈은 그의 진화론에 담긴 유물론적 사상이 당시로선 너무도 이단적이었기때문에 학자로써 매장될까 두려워 발표하지 않았다 라고 설명하던데... 실제로 다윈이1938년에 자연선택설을 완성후에 8년동안 죽창 한일이라곤 삿갓조개의 분류에 관한 4권의 방대한 책 집필뿐이거든요. ^ ^;;
물론 다윈이 완벽주의이긴 합니다만, 단순히 자료수집만을 위해서 그 긴 세월을 지체하진 않았을것 같네요.

아...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베이컨적 원칙' 은.. 프란체스코 수도승 로저 베이컨을 가르키는 말입니까?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스친 기억이 나는데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5 15:35
겨울고양이님// 말씀처럼 제가 어느 한쪽을 강자하다 보니 이단적인 사상에 대한 두려움 부분을 누락한 느낌이네요. :) 그리고 베이컨은 제가 알기로는 프란시스 베이컨을 말하는 것 같은데 갑자기 헷갈리네요. :)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03/08 23:39
보아하니 고생물학을 전공하신 것 같은데
요즘 유행하는 진화심리학이나 사회생물학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더 공부를 해봐야 알겠습니다만
너무 사회현상을 너무 유전자환원론 쪽으로 해석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정작 유전자 차원의 엄밀한 검증보다는 현상의 해석(물론 참신한 해석도 많습니다만)에
치중하는 것 같고 자연과학적인 느낌이라보다
관점만 일관된 사회과학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또한 고생물학자인 제임스 굴드 또한 사회생물학에 비판적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쨋든 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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