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y for Brontosaurus

(출처 :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3/3e/Pasta-Brontosaurus.jpg)

얼마 전에 굴드의 에세이 "Bully fo Brontosaurus"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왜 굴드가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이미 예전에 글을 올렸던 것처럼 BrontosaurusApatosaurus의 이명(junior synonym)입니다. 즉, 학술적으로 공식 학명은 Apatosaurus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중적으로는 확실히 브론토사우루스가 더 알려졌지요. 굴드는 그 이유를 특유의 글 솜씨로 풀어 갑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굴드의 글을 읽기가 어렵더라고요. ㅠ.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요,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원서로 읽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ㅠ.ㅠ

린네는 생물명의 보편성과 안정성을 위해 이명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른 학자의 연구 결과가 실린 학술지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같은 동물을 개별적으로 연구하면서 다른 이름을 부여할 가능성이었습니다. 한 동물에 2개의 이름이 부여되는 것은 보편적 이름이란 것에 반하는 내용이었지요. 그래서 린네는 기본적으로 선취권의 원칙(principle of priority)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연구에서 선취권의 원칙이 처음부터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린네 이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다음과 같이 바뀌었습니다.

1) 적합성(Appropriateness)
☞ 초기에 학자들은 적합성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즉, 더욱 상세하고 적합하게 기술된 이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또한, 명명된 이름이라 해도 나중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 쉽게 수정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의 종명이 플로리다에서 발견되고, 분포한다고 해서 floridesis로 지었는데, 새로운 연구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발견되고 분포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americanus로 바뀌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요. 즉, 학명의 안정성이 없다는 겁니다. 또한, 교묘하게 자신의 연구 결과를 후대에 남기고자 조금만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더라도 새로운 이름으로 수정하는 등의 폐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2) 선취권(Priority)
☞ 적합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1842년부터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명명에 대한 것을 성문화했는데, 린네의 기본적인 취지를 받들어 어떤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 선취권 우선의 원칙(principle of priority)을 적용했지요. 그러나 이 역시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답니다. 즉, 무차별적인 선취권을 위해 상세한 설명이나 스케치 등을 생략하고 출판하고 명명한 이름이 난무했던 겁니다.

3) 전권(Plenary Powers)
☞ 이런 무차별적 선취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1913년부터 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전권을 통해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선취권이 있더라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거나, 더 적절하게 설명된 것, 그리고 합리적인 이름을 선택하게 되지요. 물론 기본적으로는 선취권을 우선으로 하지만 협의를 통해 적합하고 안정적인 이름을 정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브론토사우루스는 어떨까요? 사실 Marsh는 Cope의 경쟁으로 말미암아 지나치게 많은 학명을 부여했고, 같은 동물에 부여한 것도 다수였다고 합니다. 실제 Apatosaurus를 기술한 내용은 "Notice of New Dinosaurian Reptile from the Jurassic Formation"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2년 뒤(1879년) Brontosaurus를 발견했을 때는 "Notice of New Jurassic Reptile"로 표현했고요. 또한, 뼈 일부만으로 명명한 것도 다수였다고 합니다. Cope가 명명했던 무려 60미터 이상으로 추정했던 Amphicoelias란 용각류 역시 척추 한점으로 바탕으로 명명하고 추정한 것이니까요. ㅠ.ㅠ

1903년 Riggs가 아파토사우루스와 브론토사우루스가 같은 종이란 연구 결과는 내놓으면서 선취권이 인정되어 결국 Apatosaurus가 학술명으로 인정되고, 브론토사우루스는 이명으로 전락했답니다. 1903년에는 예외없는 선취권이 적용된 시기였기에 Riggs의 선택은 당연했지요. 그러나 이후에도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학자들은 아파토사우루스를 받아들였지만 대중은 더 잘 알려진 브론토사우루스에 열광했고, 이런 인기는 1980년대까지도 지속하였습니다.

문제가 생긴 것은 1989년이었습니다. (제가 브론토사우루스로 알고 있던 것이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D) U.S. Post Office에서 4점의 공룡 우표를 발행했고, 이는 Tyrannosaurus, Stegosaurus, Pteradon(Pteranodon을 잘못 표기), Brontosaurus였던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New York Times에 이런 논평이 나오면서 불거졌지요.

Brontosaurus는 공식적 학술명으로는 Apatosaurus이므로 전량 리콜해야 하며, Brontosaurus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대중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이에 U.S. Post Office는 이를 거부하고 이런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학술적으로는Apatosaurus가 올바르겠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Brontosaurus를 사용했다.

결국, 이게 이슈가 되면서 사실상 대중에게 아파토사우루스가 알려진 것이랍니다. 굴드는 여기서 뉴욕타임스의 논평보다 Post Office의 주장이 적절하다고 생각했고(굴드도 브론토사우루스를 좋아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 "Bully for Brontosaurus"란 제목의 에세이를 쓰게 된 것이지요. 굴드는 만약 당시에 누군가 위원회에 전권을 통해 Brontosaurus란 이름의 복권을 요구했다면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컸다고 주장합니다. :) 더 멋진 이름(아파토사우루스의 의미는 "속이는 도마뱀")이며,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것이라는 것이지요. :) 또한, 이와 관련해서 원시적인 말인 히라코테리움(Hyracotherium)도 에오히푸스(Eohippus)가 적합하다고 주장합니다. :) 이 역시 에오히푸스가 더 많이 알려졌고, 의미 역시(여명의 말) 멋진 것이었습니다. :) 가끔 굴드의 주장을 보면 과학자보다 이웃집 아저씨 냄새가 난다니까요. :)

그러나 이미 아파토사우루스가 1989년 이후 많이 알려지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비슷한 정보가 검색되는 상황이니 전권에 의해 브론토사우루스란 이름으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한탄합니다. :) 그리고 굴드는 이게 아파토사우루스를 좋아하는 무리(apatophiles)에게 브론토사우루스를 좋아하는 무리(brontophiles)가 패배했고, 이는 apatophiles의 음모라는... 아하하

결국 브론토사우루스와 아파토사우루스가 1989년을 경계로 지명도의 변화가 있으니 자기가 brontophiles면 구세대, apatophiles이 되면 신세대쯤 되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

P.S.) 굴드도 언급하지만 4점의 우표에서 더 문제 되는 것은 프테라노돈입니다. 철자도 잘못되었고, 프테라노돈은 공룡이 아니니까요. :)

P.S.2) 조만간 암피코일리아스에 대한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

P.S.3) Gould의 Bully for Brontosaurus란 책 제목을 "불리 브론토사우루스"란 제목으로 번역하더라고요. 그런데 내용의 정황상 이는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정도의 의미가 아닐까요? 불리 브론토사우루스라고 하니까 왠지 골목대장 브론토사우루스처럼 느껴지거든요. :)

by 꼬깔 | 2008/02/15 13:26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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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2/15 13:32
100% 구세대입니다. 말 경우도 에오히푸스로 배웠지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2/15 14:28
저도 브론토사우루스와 에오히푸스쪽이 친숙한 구세대입니다. 요즘 중, 고생들은 다르려나요...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2/15 16:52
교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먼저 알았던게 아마 브론토사우루스였을 겁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18:21
가고일님// 그러시군요. 저도 그렇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18:22
BigTrain님// 아하하 :) 공룡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이 나오지 않으니 잘 모르겠지만, 공룡에 관심이 있는 중고생이면 아파토사우루스일 겁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18:22
제갈교님// 그렇군요. 1989년 이후 우리나라에 적용되는데 시간이 걸렸을 테니까요.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kabbala at 2008/02/15 19:00
색깔 때문에 글이 잘 안 읽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19:21
kabbala님// 오... 그렇군요. 녹색이 잘 안 들어오나 봅니다. ㅠ.ㅠ 앞으로는 다른 색깔을 이용해 봐야겠네요. 색깔을 일단 수정해 봤습니다. :)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2/15 23:43
전 어릴 적에 저게 '<아파트>사우루스'인 줄 알았습니다(.....) 크잖아요(......)
그런데 1990년대초 SBS가 개국하면서 방영한 어느 애니메이션 덕에 학생들은 '브론토사우르스'란 이름을 매우 친숙하게 여기게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덴버인가 뭔가 그랬는데, 당시에는 지방에 SBS가 안나왔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23:47
스칼렛님// 아하하 :) 정말 아파트사우루스로 알고 계신 분도 많더라고요. 브론토사우루스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확실하고요. :) 디즈니 애니에서도 나왔는데 그 모델이 브론토사우루스였다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2/15 23:48
네...뭐.. 뭐..뭐라구요?
브론토사우르스랑 아파토사우르스가 싸웟는데 브론토사우르스가 이겼다... 뭐 그런건가요.
(농담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15 23:53
새벽안개님// 아하하 :) 브론토사우루스가 골목대장인가 봐요. 아하하~ 좋은 꿈 꾸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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