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포유류와 가깝다??

과학 기술 시대에서 보는 진화론의 실체

어디선가 "공룡의 DNA 분석 결과, 공룡이 조류보다 포유류와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란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출처가 궁금했는데, 역시 창조과학회로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현재까지 공룡의 DNA는 발견된 적이 없고, 1994년에 미생물학자 Scott R. Woodward가 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말미암아 이런 내용이 퍼진 것 같습니다.

1994년 Woodward는 Utah에서 DNA 추출이 가능한 뼛조각을 발견했습니다. 뼛조각이 발견된 지층은 8,000만 년 전의 지층이었고, Woodward는 이것이 공룡의 뼈일 것이라 확신했고, 이로부터 DNA를 추출한 후 증폭시켜 4팀으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조류보다는 포유류의 것과 더 가까웠고, 4개 팀 중에서 3개 팀의 결과는 그 어떤 동물보다도 "인간"과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논문이 발표되자 1995년 5월 Science지에 Woodward의 발표에 비판적인 글 - technical comments - 이 4편 게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글들은 인간의 DNA와 비슷하게 나온 결과가 기술적인 문제로 인간에 의한 오염 때문일 것이다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Horner박사와 Schweizer박사와 함께 일하는 Hedges는 이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 Hedges의 팀도 "공룡의 DNA"일 것이라 확신하는 샘플로 결과를 얻고 Nature지에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후 같은 실험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발표 직전에 철회했던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Woodward는 절대로 인간에 의한 오염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또한, 아직 공룡의 DNA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공룡과 새의 DNA가 가까우리라 생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공룡의 DNA를 발견해서 입증하겠다고 했지요. 10년이 넘었지만 특별한 징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된 것은 "인간에 의한 오염 여부"였지만, 사실 미생물학자인 Woodward가 전문가도 판단하기 어려운 작은 뼛조각을 "공룡의 것"으로 단정하고 연구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 아닐까란 생각입니다. 그런데 창조과학회에서 - 사실 ICR의 것을 베꼈겠지만 -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필요한 것만 쏙 빼내서 유포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링크한 글에서 마지막 부분을 보면 이렇습니다.

Henikoff팀과 Allard팀이 독립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Woodward의 결과를 입증해주는 것처럼 써놓았더군요. 제가 이들의 논문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Henikoff팀과 Allard팀도 Hedges팀과 마찬가지로 Woodward의 논문에 비판을 가했던 4개 팀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결국, 창조론자들은 공룡과 새의 진화 관계를 부인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만을 빼내 편집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인간에 의한 오염이 아니었다면 중생대의 원시 포유류의 뼛조각에서 추출한 DNA는 아니었을까요?

by 꼬깔 | 2008/02/28 15:56 | creatio problematica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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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8/02/28 16:13
견강부회.


이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군요...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2/28 16:28
DNA라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돌같이 딱딱한게 아닌 말랑말랑한 세포 속에 들어 있는 것인데, 몇천만년이나 지나면 응당 사라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7:15
DOSKHARAAS님// 말씀처럼 견강부회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듯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7:16
제갈교님// 말씀처럼 대개의 DNA는 사라지지만 아주 이상적인 조건에서 최소한의 양만 발견한다면 증폭 기술을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Woodward의 발견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공룡의 뼈가 맞느냐는 것이지요. ㅠ.ㅠ
Commented by Lee at 2008/02/28 17:51
DNA의 경우는 십만 년 정도가 보존의 한계라고 하지만..말씀처럼 극소량이라도 있으면 PCR이라는 방법으로 손쉽게 증폭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의 맹점이 아주 약간의 오염만 되어도 그 오염까지 증폭되어 버리기 때문에 저런 이상한 결과도 나올 수 있는 걸로 압니다. 아마 잘못해서 침 한방울만 튀어도 저렇게 초기량이 극히 작다면 결과값은 거의 믿을 수 없게 되겠죠.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2/28 18:00
다른 건 차치하고, 공룡의 유전자가 조류보다 포유류에 가깝다고 했을 때의 문제점을 알 수 없습니다. 포유류가 조류를 거쳐 진화해왔다고 주장하는 자도 없고 말이죠.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2/28 18:08
네안데르탈인의 DNA도 각고의 노력을 거쳐 복원시킨 지 몇 년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8천만년은 좀 많이 넘어갔네요. -_-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2/28 18:19
아니 다른 공룡 뼈랑 대조군 만들어서 분석한것도 아닌데 어떻게 믿으라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9:47
Lee님// 그러게요. 기본적으로 아주 적은 양이 추출된 것 같고요. 말씀처럼 PCR이란 방법으로 증폭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공룡 뼈가 맞느냐의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9:47
Dataman님// 휴... 그러게요. 일단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해놓고 보자는 식인 것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9:47
BigTrian님// 그렇지요. 기본적으로 발견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있다고는 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8 19:48
제절초님// ㅠ.ㅠ 그러게나 말입니다.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02/28 23:46
그러고보니...
공룡이 파중류인 근거는 무엇인지요?
막상 그 점을 고민 안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9 00:37
좌파논객님// 기본적으로 공룡을 파충류로 분류하는 가장 큰 것은 두개골의 구조입니다. 두개골의 구조를 바탕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Commented by 별빛수정 at 2008/02/29 01:41
고고학자들이 PCR할 때 방을 은박지로 도배하고 시도때도 없이 자외선으로 다른 DNA를 파괴하더군요. 그래도 간혹 다른 게 섞여들어가서 신라시대 사람=진드기-_- 같은 이상한 결과도 많이 나온다더군요OTL 하물며 저렇게 오래된 DNA는 분석하기가 엄청 어려울 텐데...;;; 정말 놀라운 편집 기술-_-이네요;;;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02/29 08:17
꼬깔/
아하,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9 14:07
별빛수정님// 그렇군요. :) 어휴... 그러니 사실 저런 DNA 분석은 정말 오차 범위가 장난이 아니겠네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2/29 14:07
좌파논객님// 별 말씀을요.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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