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공룡의 경계가 존재할까?

몇 년 전에 "새와 공룡의 경계가 어딜까요?"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즉, 어디까지가 공룡이고 어디부터가 새라 할 수 있느냐란 질문이었답니다. 어찌 보면 참 어려운 질문이면서도 어찌 보면 대단히 간단한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과연 그런 명확한 경계가 있을까란 의문이 듭니다. 실제 세상은 불연속적이지 않고 연속적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등급을 매기고, 어떤 명료한 경계를 긋고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자연적인 분류에서까지 이런 것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새와 공룡의 문제로 돌아가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시조새가 '공룡과 새의 모자이크 동물'이라 하고, 창조론자는 '완전한 새'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모자이크 동물이 - 실제 시조새는 마니랍토란(maniraptoran)과 새의 특징을 공유합니다. - 우리가 만들어 놓은 분류에 집어넣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새와 공룡의 명확한 경계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경계상에 놓인 부류들이 대개 그렇답니다. '포유류형 파충류(mammal-like reptiles)'라 불리는 단궁류도 어떤 의미에서는 '파충류형 포유류(reptile-like mammals)'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것이 맞을까요? 카우딥테릭스(Caudipteryx)를 날 수 없는 새라 불러야 할까요, 깃털 가진 공룡이라 불러야 할까요? 공룡학자는 "깃털 달린 공룡(feathered dinosaurs)", 조류학자는 "날지 못하는 새"로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명료한 분류를 제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좀 이상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네요.

by 꼬깔 | 2008/03/09 14:31 | 공룡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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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찬.란.한.시.간. at 2008/03/10 12:39

제목 : [D-bate] 황산을 묽히는 것이 화학변화?
다음은 2003년 임용고시에 나왔던 문제의 지문입니다. 교사:물질의 성질에는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이 있단다. 물질이 변할 때, 화학적 성질이 변하지 않으면 물리변화, 화학적 성질이 변하면 화학 변화라고 한다. 학생:화학적 성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교사:예를 들면, 이산화탄소가 석회수를 뿌옇게 흐리는 성질, 산이 푸른색 리트머스 종이를 붉게 변화시키는 성질 등이 있단다. 학생:소금이 물에 녹는 변화는 화학 변화인가요? ......more

Commented by Lee at 2008/03/09 15:36
양자의 세계가 아닌 이상 세상을 연속적으로 판단해서 틀리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되겠죠. 사람의 인지의 편의상 단계를 짓고 과정을 나타내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단계 사이에도 무수히 많은 단계와 과정이 있고 명확한 경계는 말씀대로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구요.
아마 연속적인 사고(미분적 사고)야말로 과학적 사고에 있어서 가장 fundamental한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진화 생물학도 예외는 아닐 거구요.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3/09 17:42
저건 공룡도 새도 아니고, 그저 피닉스의 유체일 뿐입네다.
저거이 성체가 되면 날개가 길어지고 어쩌고저쩌고... 크학학!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3/09 17:53
이미 리처드 도킨스도 말한 바 있죠. '과연 발생중인 배가 자라나서 인간이 되는 시점은 어느 순간인가?' 미분적 사고가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18:15
Lee님// 어찌보면 바람인지도 모릅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18:15
박코스님// 아하하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18:15
제절초님// 그랬지요. :)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8/03/09 18:16
저 새인지 공룡인지 참 때깔 좋게 그렸네요.
그런데 고전적인 "새"의 정의는 "깃털 달린 짐승" 아닌가요. 모든 게 다 새와 같은데 깃털만 없는 공룡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경계가뭐기는 at 2008/03/09 19:09
공룡은 파충류 새는 조류 이게경계지 뭐따로있나 ㅋㅋ
Commented by Fedaykin at 2008/03/09 20:03
새와 공룡의 정의는 뭘까요. 킁.
조류와 파충류의 차이점은? 크흠.
그나마 새들은 다 부리가 있는것 같은디. 얼마전에 보니 부리가 있는 공룡도 있더군요.
새는 비늘이 없냐 치면 어렸을적 키웠던 닭들도 발에는 비늘 같은게 있었고
날개와 깃털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새일까요. 크흥.
Commented by Frey at 2008/03/09 20:09
어디까지를 같은 종으로 보는가도 같은 개념이겠죠. 최근 진화생물학에서는 그런 종류의 도전이 많이 이루어지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20:43
누렁별님// 고전적인 의미로 깃털은 새의 특징었습니다. 그런데 공룡에도 깃털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무의미해졌지요. 새와 완벽하게 같지는 않지만 아주 비슷하면서 깃털의 존재 가능성이 낮은 종류가 있긴 합니다. 몇 년 전에도 유라베나토르라는 녀석이 발견되었는데 깃털의 존재 가능성이 낮다고 했으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20:44
Fedaykin님// 정말 어려운 부분이겠죠. :) 부리가 새의 특징은 아닙니다. 거북이도 부리가 있으니까요. 또한 공룡 중에도 부리가 있는 부류가 많답니다. 대표적인 것이 케라톱시안(각룡)이지요. 트리케라톱스도 부리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현대적인 의미의 새에 대한 정의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09 20:44
Frey님// 그러게요.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네요. 아무튼 어떤 것을 경계로 얘부터는 새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좋은 주말 되세요.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3/10 10:00
"고전적인 의미로 깃털은 새의 특징었습니다. 그런데 공룡에도 깃털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무의미해졌지요."
- 마찬가지로 파충류와 조류가 다른 점을 하나 더 보태면 온혈동물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공룡이 냉혈동물인지 온혈동물인지는 결론이 났다고 들은 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missing link가 어쩌니 하는 것만큼 무식한 소리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생물종이 다 missing link의 파편인 거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10 10:08
Dataman님// 예 말씀처럼 온혈과 냉혈의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요즘은 온혈과 냉혈이란 표현 자체도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즉, 내부 발열이냐 외부 발열이냐의 문제인데요. 많은 지지를 받는 쪽은 최소한 수각류 쪽으로만 본다면 온혈성에 무게가 실렸다 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공룡학자는 온혈성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온혈성과 냉혈성으로 수각류와 새를 구분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고요. 깃털이 있으면서 나는 부분 역시 미크로랍토르 구이가 뒷다리 쪽의 깃털까지 포함해서 비행이 가능한 깃털이 존재했다는 것으로부터 역시 명확한 구분이 어렵고요...
Commented by mybia at 2008/03/10 12:29
밸리타고 들렀슴다.
정말 과학을 가르치다보면 양면성과 극단이 아니라... 늘 '연속적'인 개념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진한 황산을 물에 희석하는 경우가 물리적 변화냐 화학적 변화냐 논쟁하는 것처럼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10 13:57
mybia님// 반갑습니다. :) 그러게나 말입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우는 산 염기의 지시약 색깔 변화 역시 실제와 많이 다르고요...
Commented by Dasein at 2008/03/11 03:57
생각이 많아지는 질문이네요.댓글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11 10:51
Dasein님// 참 어려운 얘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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