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루키테리움, 인드리코테리움, 그리고 파라케라테리움의 관계

 
예전에 파라케라테리움과 관련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학명과 관련한 얘기를 올리겠노라고 말했는데,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가는군요. 이런 게으른... ㅠ.ㅠ 예전에 저는 발루키테리움과 인드리코테리움 그리고 파라케라테리움을 동일시 했었습니다. 그런데 차후에 더 뒤적이고 살펴본 결과 상당히 성급한 결론을 내리면서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에 좀 더 타당성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 학명과 그 의미
Paraceratherium
- 속명 : Paraceratherium
- 모식종 : 
Paraceratherium bugtiense
- 의미 : Para-cera-therium - para(Gk. 동등한 : παρα) + keras(Gk. 뿔 : κερας) + therion(Gk. 짐승 : θηριον)
☞ 'Bugti의 뿔을 가진 것과 동등한 짐승'이란 의미 정도겠군요~!
 
Indricotherium
- 속명 : Indricotherium
- 모식종 : Indricotherium transouralicum
- 의미 : Indrico-therium - indrik(Ru. 전설의 동물 이름: ИНДРИК) + therion(Gk. 짐승 : θηριον)
☞ '인드리크의 짐승'이란 의미입니다. 아래 그림은 너무나도 다른 '인드리크'의 모습이랍니다.^^ 그리고 종명은 'trans+o+uralicum'정도로 생각한다면 '우랄 산맥을 가로지른 곳에서 온' 정도의 의미가 나올 것 같습니다.
 
Baluchitherium
- 속명 : Baluchitherium
- 모식종 : Baluchitherium grangeri
- 의미 : Baluchi-therium - baluchistan(지명) + therion(Gk. 짐승 : θηριον)
☞ '발루키스탄의 짐승'이란 의미입니다. 종명은 Granger의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Granger의 발루키스탄의 짐승'이란 의미가 되겠네요.
 
▶ 어떤 이름이 정확한 것일까?
☞ 사실 이 거대한 포유동물은 발견 후 세계 1차 대전과 러시아 혁명 등으로 말미암아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현재도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가 적어 명확한 답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렇습니다.
 
Baluchitherium grangeriIndricotherium transouralicum은 동종이며Indricotherium transouralicum이 1년 먼저 명명되었기 때문에 '선취권 우선의 원칙'에 의해 발루키테리움은 junior synonym(동물이명)이 됩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학자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Paraceratherium bugtiense의 경우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하네요. 본래 파라케라테리움의 경우가 다소 가냘픈(gracile) 몸매를 가졌고, 인드리코테리움은 강건한(robust) 몸매를 가졌다고 합니다. 물론 덩치와 체중도 인드리코테리움이 더 크고 많이 나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1989년 Lucas와 Sobus가 논문을 통해 인드리코테리움과 파라케라테리움은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을 가지는 것으로 같은 동물이라 주장을 한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1911년에 명명된(발루키테리움이나 인드리코테리움보다 10년 이상 먼저 명명되었습니다.) Paraceratherium bugtiense로 불려야 하는 것이며 인드리코테리움과 발루키테리움은 동물이명(junior synonym)이 됩니다. 그런데 현재 이런 주장은 논란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드리코테리움과 파라케라테리움은 별개의 동물로 간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임종덕 박사님께 의견을 여쭌 결과 인드리코테리움과 파라케라테리움은 '과'가 다르다고 하시더군요. 편지 일부입니다.
 
신생대 포유동물에 관심이 많으다고 하시나 너무나 반갑습니다.
적은 지식이지만 도움이 되실 수 있다면 좋은 정보 서로 나눴으면 합니다.
무슨 과목을 가르치시는 지 잘 모르지만 유 선생님께서는 참으로 훌륭한 선생님 이신 것 같습니다.
작은 내용이라도 확실히 조사하시고 분석하시려는 습관을 보니, 금방 알 수 있거던요.
어떤 문헌에서 찾으셨는지 잘 모르겠으나,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 의하면
Paraceratherium Indricotherium 은 모두  Superfamily 인 Rhinocerotoidea에 속해 있으나 Family가 서로 달리 속해 있습니다.
 
 즉, 요약하자면,
 
  Superfamily Rhinocerotoidea
 
    Family Hyracodontidae
              Paraceratherium[Aralotherium]
 
    Family Rhinocerotidae
              Indricotherium  [Baluchitherium]
      
 입니다.

즉 두 동물이 다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위의 Baluchitherium은 후에 Indricotherium으로 통합되어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Indricotherium으로 부르는 것이 정확한 명칭이 됩니다.
 
이 부분은 저 역시 확인을 했던 부분인데 박사님께 사실을 여쭸더니 위와 같은 답변이 온 것이랍니다. 임종덕 박사님께서도 워낙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조심스럽게 제 결론을 내린다면 BBC의 Walking With Prehistoric Beasts란 프로그램에서 Sobus와 Lucas의 주장을 올바른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인드리코테리움을 파라케라테리움에 통합시켰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아직은 인드리코테리움과 파라케라테리움의 두 동물은 다른 녀석이며 각각의 이름 역시 올바른 것이 되겠지요. 물론 발루키테리움이란 학명은 아파토사우루스와 브론토사우루스의 관계라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실제 더 알려진 것이 발루키테리움이지만 공식적인 학명은 인드리코테리움이니까요. :)
 
혼동이 있으셨던 분들이 계신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by 꼬깔 | 2008/05/09 10:38 | 신생대 고생물 이야기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168598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5/09 10:51
확실히 사진보고 뭔가 했습니다.
제 기억속의 발루키테리움은 코뿔소 확대해놓은정도의 육중한 몸이었는데
왠 기린같이 마른 놈이 나오니....;;;;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5/09 10:57
어려서 인드리코테리움 보면서 참 신기했던 것이, 저렇게 큰 초식동물이 왜 발이 발굽 구조가 아니고 "개 처럼(어릴 때의 인식이라^^;;) 생겼는가 하는 것이었죠. 사실 그 답은 지금도 모릅니다만^^;
Commented by 몰핀중독 at 2008/05/09 13:52
기린도 아닌게 코뿔소도 아닌게 -_-; 처음봅니다. 그둘의 시조쯤 되나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5/09 14:37
인드리코테리움... 쥐군요! 거대한 쥐예요! 러시아자연사박물관전 잘 다녀왔습니다. 놀라운 것들이 많았는데 그에 비해 컨텐츠는 조금 빈약한 느낌이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09 17:47
가고일님// 아하하 :) 복원의 차이일 수도 있고요, 일반적으로 파라케라테리움이 조금 더 날씬한 듯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09 17:50
슈타인호프님// 오~ 그렇지 않습니다. 인드리코테리움은 기제목입니다. 사실 개와 같은 발톱이 아닌 발굽입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09 17:51
몰핀중독님// 아하하 :) 코뿔소의 먼 조상 쯤 될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09 17:51
제절초님// 헉... 그러고 보니... ㅠ.ㅠ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