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 세 쌍둥이 행성

망원경으로 토성을 최초로 관측한 사람은 G. Galilei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토성의 고리를 발견한 사람은 C. Huygens라고 하지요. 실제 갈릴레이는 태양의 흑점, 달의 크레이터, 금성의 위상변화, 목성의 4대 위성 등 다양한 관측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가장 먼 행성인 토성에도 망원경을 겨눴다고 하지요. 그리고 갈릴레이가 스케치한 토성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어릴 적 읽었던 책에는 갈릴레이가 "토성에 귀가 달렸다."고 말했다는 얘기가 있었고, 아시모프의 책에서는 Saturnus(Cronus)를 부축하는 자식으로 표현했고, 고리가 소실되는 시점 크로누스가 또 자식을 잡아 먹었다고 생각해 다시는 토성을 보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작은 구경에 정밀도가 떨어지는 색수차 심한 굴절망원경으로 통해 바라본 토성의 모습은 고리를 명확하게 분해해서 보기 어려웠을 것이고, 이를 3개의 행성이 나란히 있는 모습으로 묘사했던 것 같습니다. (귀가 달렸다는 얘기는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실제 갈릴레이는 케플러와 서신 교환을 할 때 암호를 사용했고, 케플러는 이를 해독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지요. 토성 관측 후에도 이에 대한 암호를 남겼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Smaismrmilmepoetaleumibunenugttaviras.

그리고 이는 라틴어로 "Altissimum planetam tergeminum observavi."라고 쓴 것이라 알려졌습니다. 해석해본다면, "가장 높은 곳에서 3쌍둥이 행성을 관측했다."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tergeminum이란 표현은 'trigeminum'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내용으로 보아 "귀가 달린 행성"이라 표현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이후 Huygens는 자신의 책 "SYSTEMA SATVRNIVM"이란 책에서 여러 관측자가 그린 토성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Huygens 역시 암호로 고리의 존재를 나타냈습니다.

aaaaaaacccccdeeeeeghiiiiiiillllmmnnnnnnnnnooooppqrrstttttuuuuu

Huygens가 암호화한 것은 다음과 같은 라틴어 문장이었습니다.

Annulo cingitur tenui plano, nusquam cohoerente, ad eclipticam inclinato.

그리고 문장의 뜻은 "얇고 편평한 고리로 둘러싸였고, 결코 (토성에) 닿지 않으며, 황도면에 기울어져 있다."라고 합니다. 즉, 갈릴레이가 말한 3쌍둥이 행성을 부정하는 문장을 숨겨 놓았던 겁니다. :) 두 과학자의 센스가 엿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Ⅰ이 바로 갈릴레이가 그렸던 토성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만약 해상도 낮은 망원경이 있고, 이를 통해 토성의 고리를 봤다면 저 역시 저런 상상을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이야 60mm정도의 작은 망원경으로도 쉽게 볼 수 있는 고리지만 당시에는 고리가 있는 행성을 상상할 수 없었으니, 귀가 달렸다던가 3쌍둥이 행성을 상상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 참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by 꼬깔 | 2008/05/22 09:50 | 별의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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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 at 2008/05/22 10:12
오타가 아니라 암호인게 신기해요!
꼬깔님~ 세 쌍둥이 토성 이야기 재밌게 읽었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5
j님// 와~ 오랜만이예요~ :) 저도 저것이 오타가 아닌 암호였다는 것이 신기했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5/22 10:46
토성 귀 얘기는 저도 그렇게 들어온걸 보면 상당히 유명한가 봅니다.
원 출처가 궁금해지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6
가고일님// 그러게요. 전 어릴 적 전파과학사의 문고판에서 처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맞나?)
Commented by 클랴 at 2008/05/22 10:50
토성이 귀가 달려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지도 모르겠군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6
클랴님// 아하하 :)
Commented by 케이디디 at 2008/05/22 12:09
토성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알고 있었는데 저런 희한한 암호를 썼다는 건 흥미롭네요. 특히 호이겐스가 쓴것은 이건 뭐 오타도 아니고 암호도 아니야~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6
케이디디님// 그렇죠? :) 갈릴레이보다 더욱 엄청난 센스인 것 같습니다. 마치 장난처럼... :)
Commented by 불멸의 사학도 at 2008/05/22 12:23
저때랑은 기술이 달랐으니까요... 저때 갈릴레이가 사용하던 망원경보다는 요즘 '어른의 과학'시리즈로 나온 갈릴레이 망원경 장난감이 성능이 더 좋을 것 같아보이는데요...(이것도 실제 관측용으론 무리일듯 싶지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7
불멸이 사학도님// 그럴 겁니다. :) 과연 저 정도의 망원경으로 저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란 생각마저 듭니다.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5/22 12:39
오오, 그때는 그렇게 본 것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2:57
풀잎열매님//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8/05/22 13:32
'암호의 역사'라는 책에서 읽은 바로는, 그 당시 과학자들은 자신이 최초의 발견자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저런 식의 암호(?)를 썼다고 하는군요. 누군가가 자신의 발견을 침해하려고 하면, 저런 식의 출판물을 공개해서 '난 이미 이걸 발견해서 이런식으로 암호로 적어놨었다!'라고 하는 거죠.

그 당시엔 과학 저널도, 빠른 뉴스 전파도, 특허권도 없었던 시대였으니, 저런 식으로라도 해야 되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2 15:36
엘레시엘님// 오~ 그렇군요. :) 재밌네요. 암호의 역사라... 재밌을 것 같은 책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5/22 16:57
12번은 아예 귀가 아니라 눈이 양끝에 달린 것처럼 보이누만요.
아마도 외계인 얼굴 혹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드로이드일지도 몰갔습네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5/23 23:56
박코스님// 크크크 그렇구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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