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6일
Mononykus의 굴욕, 그리고 공룡의 굴욕

1993년 명명된 Mononykus는 희한한 특징이 있는 공룡입니다. 깃털의 흔적, 새를 닮은 골반과 새를 닮은 가느다란 비골(fibula), 그리고 가슴뼈의 용골 돌기의 특징까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노니쿠스를 포함하는 Alvarezsauridae(알바레즈사우루스과)를 초기에는 시조새와 공통조상을 가지는 "새"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학자가 새의 특징을 가지는 Maniraptora(데이노니쿠스, 벨로키랍토르 등을 포함하는 무리)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모노니쿠스의 이름을 보면 좀 이상합니다. 본래 뜻이 "하나의 발톱"이고, 이를 바탕으로 학명을 분석하면 이렇습니다.
mono - Gr. monos(μονος, single)
nykus - Gr. onyx(ονυξ, claw)
정상적으로 명명하면 Mononychus가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부자연스런 명명을 했을까요? 1923년 화석이 처음 발견되고, 1993년 명명할 때 Perle, Norrel, Chiappe등은 Mononychus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미 Mononychus란 이름을 사용하는 동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한 이름이었고, 그 녀석은 바로...
Mononychus Germar, 1824
였습니다. 1824년, 딱정벌레에게 이미 명명했으니 무려 170년 이상 사용한 이름인 것이지요. 결국 선취권 우선의 원칙(Principle of Priority)에 의해 개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살짝 철자만 바꿔 Mononykus로 개명한 것이라 합니다. 역시 곤충, 특히 딱정벌레에겐 당할 수 없습니다. ㅠ.ㅠ Diceratus와 Microceratus는 벌에게 밀려 이름을 빼앗기고, (개명한 공룡들 - Diceratus, Microceratus) "Ingenia"는 선형동물에게 이름을 빼앗겨 아직 새로운 이름을 찾지 못한 상태랍니다. (Ingenia - 빼앗긴 이름에도 봄은 오는가?)

학명의 명명에 있어 유명세나 덩치는 의미가 없습니다. 오로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먼저 명명하면 권리를 인정하니까요. 그야말로 공룡의 수난이 아니겠습니까? :) 아이러니하게도 모노니쿠스는 곤충을 먹었던 식충공룡으로 생각되니, 천벌일까요? :)
P.S.) 모노니쿠스의 개명과 관련해 먼저 떠오른 대체 학명은 Mononyx였습니다. 그런데...
Mononyx Germar, 1840
흠... 역시 딱정벌레에겐 당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Germar란 사람은 발톱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분이군요. ㅠ.ㅠ
# by | 2008/05/26 10:02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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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곤충들이 2억 년 뒤 자신들의 후손이 학명으로 한을 갚아 줬다는 사실을 알았을지.
아무튼 곤충이 대단하구만요.
하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동물 종도 곤충이라던가?
요즘은 컴퓨터로 검색하면 되니 대조작업이 금세 끝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