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품종일까 아종일까?

예전에 모 출판사의 참고서를 살피다가 몇 가지 지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오류 신고를 찾아보니 이렇더군요. (1년 전의 일입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우연히 생물2 참고서를 훑어보다가 정정해야 적절할 부분을 찾아 알려드립니다. 사실 이 부분은 대개의 책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오류입니다.

우선, 쪽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 호랑이의 학명을 3명법으로 명명하면서 Felis tigris coreansis로 적어 놓으셨더군요.

현재 한국호랑이의 학명은 공식적인 학명이 아닙니다. 그래서 시베리아호랑이(아무르호랑이)에 포함되며 학명은 Panthera tigris altaica입니다. 게다가 아종명의 스펠이 잘못되었습니다. 아종명은 coreensis입니다. 라틴어로 한국을 뜻하는 Coree와 'from'이란 의미를 가진 어미 -ensis가 결합된 형태지요. 따라서 굳이 한국호랑이로 3명법을 명명하시려면 아종명을 수정해주시고요. 주석으로 현재 표범속(Panthera)의 시베리아 호랑이로 포함된다고 알려주시면 어떨까요?

두번째입니다. 개의 품종인 세퍼드, 치와와, 진돗개 등은 '아종'이 아니며, 품종입니다. 현재 개의 학명은 Canis lupus familiaris로 되어 있으며 회색늑대와 동일한 종에 속합니다. 따라서 품종의 예로 들어야지 아종의 예로 드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세번재입니다. 215쪽에 중간형태의 생물 예로 오리너구리를 드셨는데, 이는 조류와는 상관이 전혀 없는 녀석입니다. 단공류에 속하는 오리너구리는 '파충류의 형질과 포유류의 형질'을 가지는 녀석입니다. 알을 낳는 특징이나 총배설강을 가지는 특징은 파충류로부터 물려받은 것입니다. 또한 오리너구리의 부리는 새의 부리와 다르며 예민한 감각기관으로 오히려 우리의 입술과 유사한 것입니다.

참고하셔서 수정을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특히 오리너구리에 대한 부분은 하이탑을 비롯 모든 책에 잘못 나와 있을 정도로 왜곡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항상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이 7차교육과정 생물2 교과서인데, 분류 단원의 경우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어 잘못 표기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한국호랑이의 학명에 대해서는 지적해주신 사항이 맞습니다. 아종명을 coreensis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세퍼드와 치와와는 품종이라고 보고 있으나, 진돗개 등은 아직 품종과 아종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리적 고립에 의해서 형성된 종은 품종이라는 개념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리너구리에 대해서도 지적해주신 사항이 맞습니다. 교과서나 다른 참고서 기준으로 볼때 모호하게 표현된 부분이 많아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수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개 예상했던 답변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돗개와 관련해서는 "아종이냐, 품종이냐"의 논란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더라고요. 곰곰 생각해보니 확실히 진돗개란 것이 인위적인 선택에 의한 품종은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아종이라 할 수 있는가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진돗개란 아종이 있다고 들은 바는 없습니다. 만약 진돗개가 다른 개와 구분되는 아종이라면 이에 맞는 학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또한, 린네에 의해 Canis familiaris(야생의 개)와 Canis familiarus domesticus(길들여진 개)로 명명했습니다. 그러나 1993년 스미스소니언 협회와 미국 포유동물 협회에서 Canis lupus familiaris로 재명명했다고 합니다. 즉, 늑대의 아종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현재의 분류를 따른다면 이미 개는 늑대의 아종, 즉 길들여진 늑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진돗개가 아종으로 분류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진돗개는 품종일까요, 아종일까요? 불독이나 치와와 등과는 다르지만 현재 개념으로는 "품종"의 개념에 가깝게 사용하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by 꼬깔 | 2008/06/09 00:54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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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06/09 01:11
품종에 한표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09:57
슈타인호프님//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Fedaykin at 2008/06/09 01:45
흠...진돗개도 지속적인 개량에 의해 나온거라면 품종이라고 해야겠지만...

하긴, 개들은 잡종 아니면 다 품종이 있는거 아닌가요? 허헛.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09:58
Fedaykin님// 문제는 진돗개가 사람의 의지로 진도에 머물렀는가 아닌가의 문제인 듯해요. 그렇다고 진돗개가 개의 아종은 아닌 것 같거든요.
Commented by muse at 2008/06/09 02:34
사실 종의 구분 및 기타 분류 체계가 깊게 파고들다 보면 헷갈리고 모호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준도 여러 가지이고...

그런데 진돗개가 지속적인 개량에 의해 나오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나요? (저는 진돗개의 역사에는 지식이 없습니다만, 꼭 근현대적인 의미로써의 품종개량만이 품종을 낳는다는 말에는 조금 갸웃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인류의 가축 개량은 늑대로부터 개를 만들어낸 고대 인간들에게서부터 쭉 지속되어 왔다고 생각해서요.

참고로 백과사전님께 물어보니 품종은 "우수성·균일성·영속성 등이 유전적으로 보존되어 고유의 특성이 다른 종들과 구별되는 재배식물과 사육동물의 집단. 이것은 분류학상으로는 동일한 종에 속하지만 형태·생리·생태적 특성에 따라 다시 세분한 개체군(個體群)이나 계통을 말한다" (출처 - 파란백과사전, 동서문화사에서 자료제공이라고 나와 있네요) 라고 되어 있네요. 이렇다면 저는 약간 모호한 구석이 있긴 해도 진돗개는 품종이라고 하겠습니다.

덧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10:00
muse님// 그런 것 같아요. 긴 덧글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어차피 개가 늑대로부터 개량된 것이고 저 개념대로 한다면 개는 늑대의 품종이 아닌가요? :) 진돗개 품종, 아종 관련 검색을 좀 했더니 품종이 아니란 주장을 한 분도 꽤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6/09 03:53
아종이라면 야생형이 지리적 분포에 의해 교미하는 풀이 다른 것을 말하는데
진돗개는 야생형도 아니고 지역적 분포에 의해 종분화가 일어난 경우가 아니므로
검토 대상이 아니라 사료 됩니다. 걍 품종이 맞지요. 뭐 고민할게 있나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10:01
새벽안개님// 말씀철럼 생각해보니 진돗개 자체가 야생형이 아니니 품종이네요. :) 괜한 고민을 한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Frey at 2008/06/09 08:11
품종이 맞습니다. 아종 단위까지 들어갈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나저나, 개가 늑대의 아종이었다는 건 저도 처음 알았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10:01
Frey님// 저도 늑대의 아종으로 분류된 것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
Commented by ranigud at 2008/06/09 09:48
품종과 아종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근데 개가 왜 늑대의 아종이죠....? 전 오히려 반대로 개목에 늑대가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10:02
ranigud님// 오~ 이 부분은 제가 잠깐 글로 답변해드릴게요. :)
Commented by 해빛☆ at 2008/06/09 10:13
으음..... 직관적으로 아종은 좀 아닌듯 싶은데, 라고 생각이 드는데 왜? 라고 생각하면 정확히 설명을 못하겠네요[먼산]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10:55
해빛☆님// 그렇죠? :)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6/09 19:33
'품'은 물건, 상품 등의 의미가 강하므로 품종에 한 표.
다만 모호한 건 사실입네다.
다른 개 품종덜이래 늑대와는 아주 다르게 생긴 거이,
아무래도 인위적 선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데
그에 비해 진돗개는 비교적 늑대와 많이 닮긴 했디요.
하지만 늑대를 지리적으로 고립시킨다고 그 짧은 기간에
저렇듯 다르게 생긴 아종이 나올 수는 없는 일!
결국은 어찌됐건 '개' 쪽에 기준을 두고 분류해야 할 듯합네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09 23:08
박코스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네다. :) 확실히 진돗개는 일반적인 품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합네다. :) 개인적으로 진돗개를 아주 좋아합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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