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smosaurus는 왜 짧아졌는가?

(출처 :
http://www.hmnh.org/galleries/deadanimalblog/superstretch.jpg)

10개월 전에 세이스모사우루스(Seismosaurus hallorum)가 사실상 디플로도쿠스(Diplodocus hallorum)로 재명명되었다는 얘길 적었습니다.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재명명되는가?) 그런데 생각해보니 '왜 재명명되는가? 그리고 왜 길이가 짧아졌는가?'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은 왜 세이스모사우루스가 사실상 재명명되었고, 길이가 무려 20m 가까이 짧아졌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용각류, 특히 디플로도쿠스과 공룡들은 80개 이상의 꼬리뼈(미추, caudal vertebrae)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추 번호는 골반 쪽에서부터 매겨집니다. 그리고 끝 부분으로 갈수록 꼬리뼈의 크기가 작아집니다. 그렇기에 발견된 화석이 몇 번 꼬리뼈인가는 길이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세이스모사우루스를 명명했던 Gillete는 1991년 당시 최대 170피트, 즉 52미터란 가공의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당시 최장의 공룡이었던 수페르사우루스를 가뿐히 제치고 최장의 공룡 자리를 차지했지요. 또한, Gillete는 이런 추정을 바탕으로 다른 디플로도쿠스과 공룡과 조금 다른 꼬리뼈 비율을 바탕으로 디플로도쿠스가 아닌 세이스모사우루스라는 새로운 속명(genus)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New Mexico Museum of Natural History and Science에 복원하는 과정에서 Lucas et al.은 세이스모사우루스에 대한 재조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추가로 꼬리뼈가 발견되면서 Gillete가 꼬리뼈의 위치를 잘못 해석했음을 밝혔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디플로도쿠스와 구분되는 세이스모사우루스의 특징이 사실상 디플로도쿠스의 특징임이 밝혀지고, 한 가지만 세이스모사우루스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특징 역시 보존상의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되어 사실상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커다란 디플로도쿠스가 되었다고 합니다. 조정된 것들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미추 13번 → 미추 11번
미추 20번 → 미추 13번
미추 24번 → 미추 16번
미추 25번 → 미추 17번
미추 26번 → 미추 18번
미추 27번 → 미추 19번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꼬리뼈가 골반 근처로 이동하면서 꼬리뼈의 비율이 사실상 디플로도쿠스와 다를 바 없고, 크기도 무려 18미터가 줄게 된 것입니다. 이는 마치 부산대의 김항묵 교수가 브라키오사우리드의 상완골을 척골로 해석해 울트라사우루스라는 괴물을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울트라사우루스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해볼게요.) 결과적으로 세이스모사우루스가 디플로도쿠스와 구분되는 특징이 사라져 디플로도쿠스에 편입되어 재명명된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디플로도쿠스의 4개의 종 - Diplodocus longus, D. canegiei, D. hayi, D. hallorum(S. hallorum) - 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답니다. 그 이유는 4개의 종이 사실상 종(species) 수준에서도 구분되는 특징이 없기에 모식종인 Diplodocus longus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런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지고, 실질적으로 같은 종이란 결론이 나온다면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종명마저 빼앗겨 Diplodocus longus가 되는 셈이겠지요. 디플로도쿠스 사회의 최홍만과 이수근의 관계라고나 할까요? :)

아무튼,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아직은 - 조만간 빼앗길 것 같긴 합니다. -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최장의 공룡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우리의 로망으로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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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8/06/19 10:15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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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he_PlayeR at 2008/06/19 10:23
제법 숫컷들에게 꼬리 쳤겠군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1:53
The_PlayeR님// 아하하 :)
Commented by ranigud at 2008/06/19 10:55
울트라사우루스... 왠지 추억의(?) 이름이네요. 어릴 때 한동안 동생이 공룡에 빠져 있어서 공룡관련 책(어린이용)을 사다놓곤 했는데, 거기에 두페이지정도 할애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높이만 30미터랬던가... 당시에도 참 괴악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결국 그것도 그런 이유로 나왔던 거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1:53
ranigud님// 울트라사우루스는 저 역시 대학교 때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얘기고, 우리나라의 공룡이란 생각에 자긍심도 가졌던 녀석입니다. 그러나... ㅠ.ㅠ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6/19 11:02
이런 발전이 빨리 반영이 안되면 본의아니게 어린이 공룡책들이 다 거짓부렁이 되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1:52
풀잎열매님// 그런데 사실 이쪽의 정보는 상당히 빠르게 바뀌기에 모두 따라가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6/19 11:05
.....꼬리가 뭐길래.....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1:52
아브공군님// 꼬리 이게 뭐니?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6/19 15:14
최홍만과 이수근 비유에서 뿜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5:36
새벽안개님// 아하하 :) 뭐 그런 것 아닐까요? :)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6/19 17:31
한동안 공룡 쪽에 관심 끊은 상태에서 근년에는 꼬깔 님 블로그를 통해서나
가끔씩 '무심하게' 접하고는 했는데 금년 들어 다시 이쪽 뇌를 활성화시키는 듕이디요.
그나마 그 동안 꼬깔 님 덕분에 변화하는 정보를 계속 받아들였던 셈입네다.
기리티 않았으면 아예 전혀 모르고 있었을 듯.

어쨌거나 기러다 보니 오랜만에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뇌 정리는 잘 되는 편이더만요.
누구 말처럼 "꼬깔 님이 차려 준 밥상을 내가 먹은" 덕분에. 크학학!

세이스모사우루스의 크나큰 변화도 꼬깔 님을 통해 가끔 접했는데
몇 달 전에 위키사전을 뒤져 보니 정말 다른 쪽으로 '편입'이 되었더만요.
한때는 52미터에 달했던 '로망'의 굴욕이라고 할 만합네다. 크학학!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19:34
박코스님// 아하하 :) 본래 예전부터 아시던 것이 있으니 쉽게 적응하시는 것입네다. :) 크크크 그리고 이미 세이스모사우루스는 사실상 거대한 디플로도쿠스로 취급하는 듯합네다. 아무튼 정말 로망의 절망이라고나 할까요? :)
Commented by 어부 at 2008/06/19 20:14
짧아졌다고 해도 대단하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21:56
어부님// 엄청난 크기지요. :)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8/06/19 21:35
유타에서 130피트짜리로 추정되는 용각류를 비롯해 공룡 화석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라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사가 올랐더라구요. 물론 덥석 믿지는 않습니다만 ㅎ_ㅎ 그렇다고는 해도 1억 5000만 년 전의 미국 지층이니 이 녀석도 디플로도쿠스 계열이겠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19 21:56
보름달님// 디플로도쿠스류일 듯하네요. 수페르사우루스도 있고, 세이스모사우루스도 있고요. 또한, 크기는 보존율이 높지 않다면 신빙성이 크지는 않은 듯합니다. 아무튼, 보름달님의 새로운 정보 수집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니까요.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8/06/20 16:57
일단 디플로도쿠스의 종에서 30m가 넘는녀석이 카네기아이와 할로룸인데 이들이 롱구스라면 참 트리케라톱스의 15개종이 트리케라톱스 호리두스로 밝혀지는것과 마찬가지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22:04
카놀리니님// D. carnegiei는 30미터를 넘지 못할 겁니다. 제가 아는한 디플로도쿠스의 적정 길이는 25미터 정도입니다. 길이면에서는 아파토사우루스보다 다소 길거나 비슷한 수준이겠지요. 30미터를 넘는 공룡은 그닥 많지 않으니까요. 또한, 사실상 D. carnegiei는 longus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징적인 종명이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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