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석으로서의 conodont

화석은 고생물학자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할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면 이럴 것 같습니다.

1) 지질시대 결정 - 층서 판단
2) 고환경에 대한 정보
3) 생물의 계통 및 진화 연구
4) 자원 탐사


1)번에 도움이 되는 화석을 흔히 표준화석(시준화석, index fossil), 2)번에 도움이 되는 화석을 시상화석(facies fossil)이라고 합니다. 또한, 화석은 생물의 계통 및 진화 연구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깃털 공룡이 새의 기원을 밝히는데 일조하는 것이 바로 3)의 맥락이라 할 수 있겠고요. 마지막으로 특정 화석이 자원 탐사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conodont 미화석은 어떨까요? 어제 Lee님의 댓글을 보면서 간략하게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onodont 미화석은 작은 크기에, 양적으로 풍부할 - 북미 쪽에서는 1kg의 암석에서 20,000개체 이상 산출된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350개체 이상이 산출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 뿐만 아니라 그 형태에 있어 다양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인산칼슘이라는 단단한 성분으로 퇴적과정에서의 속성작용(diagenesis)나 구조운동에 대한 저항력이 큰 화석이며, 온도에 따라 화석 색깔이 달라져 CAI(Colour Alteration Index)를 통해 잠재적인 석유나 천연가스 함유 여부를 탐지하는데도 널리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conodont 미화석의 장점은 훌륭한 고생대 표준화석이란 것입니다. 다른 화석이 나오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쉽게 발견되기에 층서 결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실루리아 지층인 회동리층을 정의하는데 conodont 미화석이 사용된 것은 유명한 얘기입니다. 사실 시대 결정의 측면으로만 본다면 공룡을 비롯한 척추동물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하며, 대부분 이런 미화석이나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역할을 합니다.

conodont 미화석은 형태에 따라 단순원추형(simple coniform), 분지형(ramiform), 빗살형(칼날형, 판상형, pectiniform) 등으로 분류하며, 각각의 부위 명칭이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a)는 단순원추형, (b) ~ (d)는 분지형, 그리고 (e) ~ (h)는 빗살형 코노돈트인 것 같네요. 그리고 (i)는 발견된 위치를 바탕으로 요소들을 배열한 코노돈트 기구(conodot apparatus)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형태적인 연구는 일반적으로 입체쌍안 현미경을 통해 이뤄지며, 사진 촬영과 세세한 내부 구조 관찰을 위해 전자주사현미경(SEM)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시대별 코노돈트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물과 마찬가지로 이명법에 의한 명명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층의 시대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엄청난 다양성으로 말미암아 실제 코노돈트 미화석을 전공하신 분들마다 특정 시대 전문가가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conodont 미화석의 선구자이자 대표적인 학자셨던 故 이하영 선생님은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 코노돈트의 전문가셨습니다.

Lee님께 답변이 될지 모르겠지만, 코노돈트 미화석은 훌륭한 표준화석으로 시대별 종이 다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층서를 결정하고 시대를 결정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고생대층의 대부분은 故 이하영 선생님의 코노돈트 미화석 연구를 바탕으로 지질시대가 정의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이후 코노돈트 미화석이 원시적인 척추동물의 부속 기관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코노돈트 동물의 계통 연구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딱딱한 얘기가 되었습니다. :)

by 꼬깔 | 2008/06/20 10:43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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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6/20 11:06
(끄덕끄덕)
P.S. 화석엔 무지 약해지므로.... 후라이군(=Frey)의 댓글을 기다리는 수 밖에.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12:04
아브공군님// 아하하 :) 저도 잘 몰라요.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6/20 12:03
꼬깔님, 코노돈트 라는 생물은 어떤 놈인가요?
위키백과사전에는 척추동물이 아니고 뱀장어처럼 생겼다고 하는데....
지금도 살고 있는놈도 있나요. 새삼 궁금해지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12:07
새벽안개님// 본래 코노돈트는 표준화석으로 쓰이는 미화석을 말하고요, 이런 코노돈트를 포함하는 동물이 흔히 뱀장어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이라 할 수 있답니다. 물론 현존하지 않고요, 중국의 청장에서 나온 하이코우익티스나 밀로쿤밍기아 다음으로 오래된 원시적인 척추동물이라 할 수 있답니다. :) 실제 80년대까지만 해도 사실상 코노돈트 미화석은 계통은 모르지만 표준화석으로서의 가치가 있던 녀석이었답니다.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6/21 06:58
오오... 그러니까 코노돈트 화석의 주인공이 알려진게 최근이군요.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6/20 12:31
코노돈트가 여러 생물에서 나온 화석 중의 특정 그룹이었군요;;;; 애매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13:49
풀잎열매님// 현재로선 먹이를 거르는 여과 기구(feeltering apparatus)나 섭식기구(feeding apparatus)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노돈트 동물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명명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
Commented by Lee at 2008/06/20 12:40
감사합니다. 이맛에 질문드립니다.
아 어제 밤에 읽었던 책은 척추고생물학 책 있죠 그겁니다. 추천해주신 거요..^^
초기 어류 장에서 코노돈트 얘기가 나오던데 꽤 흥미있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13:50
Lee님// 오~ 벤턴의 척추고생물학책을 보셨군요? :) 재밌지요? 비교적 작은 크기에 내용도 알찹니다. :)
Commented by almaren at 2008/06/20 14:58
위 설명 그리고 아래 답글 잘봤습니다. 제가 코노돈트에 대해 궁금하던 점이 많이 풀렸습니다. :D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15:20
almaren님// 오~ 다행입니다. :) 제가 설명을 난잡하게 한 듯해서 걱정이 되었거든요. :)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6/20 16:41
이 글을 읽고 보니 꼬깔 님한테 딱 맞는 아이디란 생각이 드누만요.
전공도 전공이디만, 행동 특성, 즉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가는 방식,
또한 거의 쉬지 않고 꾸준히 블로그를 꾸려 나가는 모습도
시준화석으로서 모범화석(크학학!)으로서 딱 어울리는 듯합네다.
꼬깔로그 혹은 꼬깔루스에는 지층에 빈 자리가 없이 꼬박꼬박 잘 쌓이고 있으니 말입네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0 22:05
박코스님// 엥? :) 별말씀을 다하십네다. 아하하 :)
Commented by Frey at 2008/06/21 08:11
코노돈트는 반삭동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던데, 척추동물로 해석하는 논문도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표준화석과 시상화석이라는 말을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어디까지가 표준화석이고 어디까지가 시상화석인지 불분명하니까요. 코노돈트의 경우 생층서에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진화와 풍부한 양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생물들도 그렇긴 하겠지만요. 그리고, 코노돈트는 주로 상대적으로 깊은 바다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륙간의 correlation을 하는데 많이 사용됩니다. 대륙 내부에서의 correlation을 하는데는 삼엽충이나 완족동물이 사용될 때가 많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6/21 09:16
Frey님// 최근에는 먹장어류보다 진보된 척추동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층서 대비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코노돈트에 의한 생층서일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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