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25일
KBS는 캥거루, MBC는 늑대
열흘 전 '환상의 짝꿍'이란 프로그램(MBC)에서 '이리와 늑대'관련 글 - 늑대, 이리,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 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정답이 늑대였고, 어린이는 이리로 대답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답처리 했었지요.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항의가 40건 정도 올라왔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혹시 정정 방송을 하지는 않을까?'란 기대를 가졌지만 없었습니다.
MBC와 KBS 일정 부분 의혹과 관련한 방송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나름대로 폭로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런 것은 단순한 장식에 불과합니다. 스스로 답변이 가능한 것만 관리자 답변이 붙고 나머지는 무시됩니다. 이번의 환상의 짝꿍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2년 전에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KBS의 스타골든벨이란 프로그램이었지요. 짤막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2006년 3월 25일 방송 (KBS)
문제 : 캥거루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보다 높이 뛴다. (거짓, 참)
정답 : 참
캥거루가 무려 13미터까지 뛸 수 있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던 문제입니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쳤지만 2년이 넘도록 사과나 정정은 없었습니다. 또한, 여전히 그 프로그램은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 노현정이 설명한 내용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러분 캥거루 동물원에서 보신 적 있으십니까? 캥거루는 야생 동물원에만 있습니다. 아프리카 같은. 캥거루는 절대 동물원에 가둬놓고 사육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캥거루가 제일 높이 뛸 수 있는 미터는 13미터에 달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캥거루가 동물원에 없나요? 그건 노현정이가 보지 못한 것이겠지요. 또한, 캥거루가 야생 동물원에만 있다고 하면서 예를 든 것이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닌 '아프리카'였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에 있는 야생 동물원과 같은 형태에서 기를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실제 반대 편의 김제동 씨는 '여러분 캥거루 동물원에서 못보셨습니까?'란 얘기까지 했던 상황인데...
수직 점프 8m를 하는 '시드니 왕캥거루'
시드니 왕캥거루 - Gigakingurarhosei conodonti
이런 오류는 멀리뛰기를 멍청하게 높이뛰기로 생각해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PD를 비롯한 방송국 관계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MBC는 좀 낫겠지라 생각했지만, 이번에 환상의 짝꿍을 보면서 '그렇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08년 6월 15일 방송 (MBC)
이것은 개와 비슷하게 생긴 포유류 동물입니다.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고 살며, 10마리 정도가 떼를 지어 함께 살아가는데요. 동화 '양치기 소년'에서 이 동물이 나타났다고 소년이 거짓말을 하기도 했던 이 동물은 무엇일까요?
예원 어린이 : 정답은 이리입니다.
..... 이리?..... 늑대? .....
오상민 아나운서 : 이리, 아닙니다. 정답은 늑대입니다.
김장훈 : 이리는 익산으로 바뀌었지...
마지막의 김장훈 씨야 장난삼아 말장난을 했다고 칩시다. TV 자막에 '늑대?... 이리?'란 것이 나오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던 것을 보면 애당초 이리를 정답으로 인정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진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이리와 늑대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늑대와 완전히 다른 승냥이조차 늑대나 이리와 구분하기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예전 글에도 썼던 것처럼 사전적인 의미로 늑대와 이리는 같은 종(Canis lupus)이며, 늑대는 이보다 좀 더 좁은 개념인 아종(Canis lupus coreanus - 이 표현도 잘못되었습니다. Canis lupus laniger라 공식적인 학명이니까요.) 역시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쇄도했습니다.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과 관련해 '늑대'란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러나 늑대로 나온 책이 많지만 '이리'로 나온 책도 제법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을 찾아보니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엄밀하게 따진다면 Aesop이 본 것은 이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어사전에 한정해서 본다면 늑대 - Canis lupus laniger - 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티벳 등지에 서식한 갯과 동물입니다. 따라서 그리스 사람으로 알려진 이솝이 본 것은 유럽 쪽에 서식하는 회색이리(회색늑대)였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따라서 양치기 소년으로 늑대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올바르지 못합니다. 오늘 게시판에는 늑대를 두둔하는 사람의 글이 올라왔던데 내용이 이랬습니다.
늑대가 승냥이와 이리의 중간 종이라고요? 늑대는 Canis속에 속하며, 승냥이는 Cuon속에 속합니다. 이는 마치 사자는 호랑이와 표범의 중간 종이라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소설 - 우화겠죠? -에 늑대라 나온 것은 wolf를 늑대로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 번역도 그리스어를 wolf로 번역한 것이겠죠? 위에 얘기한 것처럼 만약 예원 어린이가 '이리'로 표현된 이솝우화를 읽었다면 어쩌겠습니까?
다시보기를 통해 확인하니 '감수자' 명단이 올라오더군요.
((감수))
중앙대학교 생리학교실 방효원 교수, 건국대학교 생리학과 김보경 교수, 서울 수면센터 한진규, 임상병리센터 리젠트 정윤주, 동요발전소 김정철, 아동문학학회 부회장 아동평론가 최지훈, 한국동요음악협회장 오세균, 트리니티 내과 김택수 원장,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재현 교수, 국립국어원
누가 감수한 것일까요? 순서대로 한다면 국립국어원이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이름만 저렇게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에서 검색을 통해 재밌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호랑이의 어원
그런데 위글 말미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늑대란 단어가 등장한 시점이 19세기 말이란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늑대에 준하는 동물은 이리로 썼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실제 狼으로 표현한 동물은 이리이자 늑대일 거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이리(狼)와 승냥이(豺)는 구분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실질적으로 두 가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말하고 있거든요. 승냥이와 이리가 이럴진대 이리와 늑대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대상이 초등학교 2학년이고, 난이도 '하'에 해당하는 문제였습니다. 전 아직도 MBC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MBC와 KBS 일정 부분 의혹과 관련한 방송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나름대로 폭로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을 만들어 놓았지만 이런 것은 단순한 장식에 불과합니다. 스스로 답변이 가능한 것만 관리자 답변이 붙고 나머지는 무시됩니다. 이번의 환상의 짝꿍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2년 전에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KBS의 스타골든벨이란 프로그램이었지요. 짤막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2006년 3월 25일 방송 (KBS)
문제 : 캥거루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보다 높이 뛴다. (거짓, 참)
정답 : 참
캥거루가 무려 13미터까지 뛸 수 있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던 문제입니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쳤지만 2년이 넘도록 사과나 정정은 없었습니다. 또한, 여전히 그 프로그램은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 노현정이 설명한 내용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러분 캥거루 동물원에서 보신 적 있으십니까? 캥거루는 야생 동물원에만 있습니다. 아프리카 같은. 캥거루는 절대 동물원에 가둬놓고 사육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캥거루가 제일 높이 뛸 수 있는 미터는 13미터에 달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캥거루가 동물원에 없나요? 그건 노현정이가 보지 못한 것이겠지요. 또한, 캥거루가 야생 동물원에만 있다고 하면서 예를 든 것이 '오스트레일리아'가 아닌 '아프리카'였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에 있는 야생 동물원과 같은 형태에서 기를 수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실제 반대 편의 김제동 씨는 '여러분 캥거루 동물원에서 못보셨습니까?'란 얘기까지 했던 상황인데...

시드니 왕캥거루 - Gigakingurarhosei conodonti
이런 오류는 멀리뛰기를 멍청하게 높이뛰기로 생각해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PD를 비롯한 방송국 관계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MBC는 좀 낫겠지라 생각했지만, 이번에 환상의 짝꿍을 보면서 '그렇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08년 6월 15일 방송 (MBC)
이것은 개와 비슷하게 생긴 포유류 동물입니다.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고 살며, 10마리 정도가 떼를 지어 함께 살아가는데요. 동화 '양치기 소년'에서 이 동물이 나타났다고 소년이 거짓말을 하기도 했던 이 동물은 무엇일까요?
예원 어린이 : 정답은 이리입니다.
..... 이리?..... 늑대? .....
오상민 아나운서 : 이리, 아닙니다. 정답은 늑대입니다.
김장훈 : 이리는 익산으로 바뀌었지...
마지막의 김장훈 씨야 장난삼아 말장난을 했다고 칩시다. TV 자막에 '늑대?... 이리?'란 것이 나오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던 것을 보면 애당초 이리를 정답으로 인정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진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이리와 늑대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늑대와 완전히 다른 승냥이조차 늑대나 이리와 구분하기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예전 글에도 썼던 것처럼 사전적인 의미로 늑대와 이리는 같은 종(Canis lupus)이며, 늑대는 이보다 좀 더 좁은 개념인 아종(Canis lupus coreanus - 이 표현도 잘못되었습니다. Canis lupus laniger라 공식적인 학명이니까요.) 역시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쇄도했습니다.



늑대는 승냥이와 이리의 중간 종이고 늑대와 이리는 구분해야 한다고 어디서 봤습니다. 근데 서양인들은 늑대와 이리를 부를때 구분하지 않고 대게 Wolf라고 부르지만 엄연히 다른 종입니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늑대라고 나오는데 굳이 이리라고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늑대가 승냥이와 이리의 중간 종이라고요? 늑대는 Canis속에 속하며, 승냥이는 Cuon속에 속합니다. 이는 마치 사자는 호랑이와 표범의 중간 종이라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소설 - 우화겠죠? -에 늑대라 나온 것은 wolf를 늑대로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 번역도 그리스어를 wolf로 번역한 것이겠죠? 위에 얘기한 것처럼 만약 예원 어린이가 '이리'로 표현된 이솝우화를 읽었다면 어쩌겠습니까?
다시보기를 통해 확인하니 '감수자' 명단이 올라오더군요.
((감수))
중앙대학교 생리학교실 방효원 교수, 건국대학교 생리학과 김보경 교수, 서울 수면센터 한진규, 임상병리센터 리젠트 정윤주, 동요발전소 김정철, 아동문학학회 부회장 아동평론가 최지훈, 한국동요음악협회장 오세균, 트리니티 내과 김택수 원장,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 박재현 교수, 국립국어원
누가 감수한 것일까요? 순서대로 한다면 국립국어원이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이름만 저렇게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에서 검색을 통해 재밌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호랑이의 어원
그런데 위글 말미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이리’와 ‘승냥이’는 오늘날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며, ‘이리’란 단어가 사라지고 ‘늑대’란 단어가 등장하게 되었지만(19세기 말), ‘이리’와 ‘늑대’가 동일한 동물인지 아니면 다른 동물인지 잘 알지 못한다.
늑대란 단어가 등장한 시점이 19세기 말이란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늑대에 준하는 동물은 이리로 썼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실제 狼으로 표현한 동물은 이리이자 늑대일 거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이리(狼)와 승냥이(豺)는 구분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실질적으로 두 가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말하고 있거든요. 승냥이와 이리가 이럴진대 이리와 늑대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대상이 초등학교 2학년이고, 난이도 '하'에 해당하는 문제였습니다. 전 아직도 MBC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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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6/25 10:25 | RES PROBLEMATICA | 트랙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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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늑대, 그리고 사이트 꽃 피우기
KBS는 캥거루, MBC는 늑대를 보고 그럼 우리 선조들은 과연 이들을 제대로 구분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요. 역시 결과는 구분 못함 이었습니다. 낭(狼) : 일반적으로 늑대를 뜻할때 흔히 쓰는 한자. 흔히 '이리 낭'이라고 한다. 시(豺) : '승냥이 시'지만 늑대를 뜻하기도 하는 한자. 알(猰) : 대체 이런 한자도 있었나 싶었는데 겨우 찾아보니 '얼룩개 알'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이 한자가 늑대로 쓰인 용례가조선왕조실록에 한......more
이제는 '이리'라는 단어는 거의 안 쓰이고 늑대로 통일된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어쨌건 자연과학적 지식을 테스트하는 문제에서 저런 식으로 나오는 건 문제네요.
MBC나 KBS나 가릴 것 없이 요즘 방송 스크립트에 문제가 참 많습니다. 이런 알쏭달쏭한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놓고 성차별적인 멘트를 날리지를 않나, 직업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지를 않나, 자막의 맞춤법마저도 틀린 게 수두룩하질 않나, 전공도 안 가리고 방송아카데미 같은 데서 대충 몇 개월 수강한 사람들을 싼 맛에 뽑아 쓰는 표시가 팍팍 납니다.
그때 암시 덕분에 결국 그 존재를 알아낸... 크학학!
이리와 늑대 야기도 뭔가 비꼬는 야기가 등장해야 할 듯합네다.
뇌가 굳은 이덜은 이리케 말하기도 합네다.
"논리적으로 비판하지 못하고 비꼬기만 하는 추태."
논리적으로 말해서 알아 처먹지 못하니까 비꼬는 거 아니갔습네까?
(대표적인 억지가 몇 년 전 그 기독교 회보에 실린 4컷 만화 같은 어거지이디요.)
기리케 따지면 신문 풍자만화는 모두 '추태'를 보이는 거갔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