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너구리의 진실?

몇 년 전 아는 분이 학교 선생님께 오리너구리가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 단계 동물'이란 설명을 들으셨나 봅니다. 대략 그분께서 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류와 포유류 사이의 동물인가요?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도 이렇게 알려주고 책에도 나와있네요 ㅎㅎ;;
오리너구리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이후 답글을 달았고 또 다른 분들의 답글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분의 글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오리너구리를 선생님한테 가서 제가 '왜 오리너구리가 조류와 포유류 사이의 동물이죠?' 이러니까 선생님이 '포유류와 조류의 사이에서 나왔으니까'라고 하네요 그래서 다시 '오리너구리는 파충류와 포유류 사이의 동물 아닌가요?' 이러니까 '니 맘대로 생각하세요'라고 하네요 ㅡㅡ;; 그리고 친구한테도 이걸 뒤에 문제에 분기도 보면서 말하니까 '조류에서 포유류로 진화할수도 있는 거지 똘츄야' 라고 하네요..;; 참 어이가 없는..
 
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분명 오리너구리(Duckbill, Platypus)는 Ornithorhynchus anatinus 란 학명을 가지는 포유류입니다. 물론 새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수궁목(Order Therapsida - 포유류형 파충류)으로부터 분기된 세 그룹 중 초창기 그룹이라 볼 수 있지요. 수궁목은 '단공류'와 '유대류 + 태반류'로 분기되었고, 이후 유대류와 태반류가 분기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어이없는 주장을 학교 선생님께서 하셨을까요? 아마도 오리와 같은 '부리' 때문이라 생각이 됩니다만, 부리는 조류만의 특징이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오리 주둥이 공룡'이라 불리는 하드로사우루스가 새와 공룡의 중간 단계이며 새의 조상은 수각류가 아닌 조각류가 되겠지요.(이 부분은 이미 포스팅을 했었지요? '클릭') 이런 오류들은 중고등학교 참고서에도 흔히 나타납니다. 비근한 예로 고등학생이 많이 보는 '두* 하*탑 생물2' 참고서에도 이런 설명이 나옵니다.
 
오리너구리 : 온몸이 털로 덮여 있고 젖을 먹여 새끼를 기르는 포유류의 특징과, 알을 낳으며 총배설강을 갖는 조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내용입니다. 알을 낳는 것과 총배설강을 갖는 것은 조류만의 특징이 아닙니다. 이는 조류가 파충류로부터 물려받은 특질이라 할 수 있지요. 오리너구리에 대한 이야기는 조만간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저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일수록 정확한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니 맘대로 생각하세요.'란 식의 답변... 생각할수록 무책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오리너구리 혹은 너구리오리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P.S.) 예전에 올렸던 글인데 오늘 댓글이 하나 달려 있더군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짤막하게 댓글을 달아드렸습니다. 아쉬운 점은 로그인 없이 댓글을 다셨다는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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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7/05/04 00:17 | creatio problematica | 트랙백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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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Stella et Fossi.. at 2007/11/07 00:08

... 하지만, 개념은하에서 몸만 온 부류의 주장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오리주둥이 공룡(하드로사우리아)이 새와 공룡의 중간형이 아니란 증거를 발견했다.- 오리너구리는 새와 포유류의 중간형이 아니다.- 사람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하지 않았다.그 밖에도 불을 뿜던 공룡이 있었다, 진화론에서 얘기하는 오래된 화석이 더 위에서 발견되었다, (지층의 역전 개념이 ... more

Commented by 주니스프리 at 2007/05/04 01:00
뭐 창조론을 옹호하는 모싸이트에서 오리너구리를 조류->포유류의 중간 단계의 화석이라면서 설명이 되었있기도 한데요. 시조새에는 있는 치아가 오리너구리에는 없으니 진화가아니라 퇴화한것 아닌가?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넘의 유대류와 단공류말도 많은 탈도 많군요.
경험에 의하면 오리너구리가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단계라고 설명한 내용은 거의 창조론쪽이었던 같습니다. 한번 다시 조사를 해봐야겠군요. 참 가시두더쥐도 단공류이었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01:07
주니스프리님// 그렇습니다. 말씀처럼 '조류 -> 포유류'의 중간단계 논리는 창조쪽입니다. 그런데 치명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오리너구리의 부리는 사실 예민한 전기 센서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말씀처럼 오리너구리로부터 분기되어 물가에서 벗어난 녀석들이 가시두더쥐입니다. 두가지 속이 있지요.^^
Commented by 뽀실이스 at 2007/05/04 05:05
기능적, 해부학적 고려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오로지 오리너구리란 '이름글자'에 연연하는 것이 창조론이군요. 그러다가는 여우원숭이는 여우하고 원숭이의 중간이고, 돼지감자(뚱딴지)는 돼지하고 감자의 중간이라고 하겠어요.. ^^;; 무지하면 용감...
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07/05/04 06:57
앗;; 제 글이 자동검색결과에 포함?;;;;
아무리 생각해도 "오리"너구리라는 이름(혹은 Duckbill)이 사람들을 혼동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지 싶습니다...
Commented by 해마 at 2007/05/04 09:13
하하하 드디어 '학문적(발음에 조심해야겠죠;;;)' 짤방이 등장하는군요!
Commented by Mizar at 2007/05/04 11:55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단계라니 으하하..;ㅁ;
그럼 박쥐는 새와 포유류의 중간단계인가요?;;;
이름에 낚이다니 왜 저리 순진들하신건지..쩝..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2:37
뽀실이스님// 그러게요. 정말 여우원숭이는 여우하고 원숭이의 중간...^^; 말씀처럼 '무식'하면 '무지'하게 용감한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2:43
타치코마님// 오호~ 정말 그렇네요.^^; 말씀처럼 이름때문이 가장 크기는 한데, 과학책에 저런식의 내용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예전에 Y여고(미션스쿨)에 잠깐 가서 수업을 해준 적이 있는데 칠판에 오리너구리와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 단계라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2:43
해마님// 아하하^^ 그런건가요?
Commented by 화이부동 at 2007/05/04 12:54
오리너구리 하니까 움베르토 에코가 쓴 책이 생각나네요. 이 사람이 사람들이 범주를 적용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칸트를 끌어들이면서 오리너구리에 대한 사례를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집에 가서 함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조금은 다른 면에서의 트랙백도 가능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워낙 정신이 없어서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3:00
미자르님// 그러게요. 그런데 비슷한 얘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요...--; 설마 아니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3:03
화이님// 아~ 그런가요? 개인적으로 화이님의 트랙백이 많이 기대됩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요~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7/05/04 18:57
만약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단계라면 왜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단계 화석은 없는걸까요 ㅋ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된 깃털공룡들과 수형류들은 뭐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7/05/04 19:06
트로오돈님// 사실 일고의 가치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저런 부분을 연관지어 설명하려는 노력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오리부리공룡도 새의 조상이라고 생각한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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