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piter와 Jove, 그리고 Zeus

밸리에서 하나님과 하느님 호칭과 관련한 글이 올라와서 - 하느님과 하나님, 기독교와 개신교(解明님), 하느님인가 하나님인가? 대체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검투사님) - 예전부터 쓰려고 뒀던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임시저장글로 약 반년을 묵힌 듯합니다. 물론 다 써놓지도 않고요. ㅠ.ㅠ) Jupiter는 그리스 신화의 Zeus(Ζευς)에 대응하는 로마 신화의 신 Iuppiter(Juppiter : 유피테르)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목성(木星)을 영어로 Jupiter라고 하지요. 그런데 목성의 위성을 Jupiterian satellites라 하지 않고 Jovian satellites라고 합니다. (영어 단어 중에 Jupiter를 뜻하는 단어로 Jove란 것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PIE 어근과 관련한 듯합니다.

PIE(Proto Indo-European language)의 dyeu-란 어근은 to shine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된 단어는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것을 확인해 보면,

Gr. Zeus (Ζευς, Dyeus > Zeus)
L. Iovis (Iuppiter의 속격과 호격), Iuppiter, deus(god), dies(day)

dyeu-란 어근은 '빛나다'란 뜻으로부터 '창공, 하늘'의 뜻으로 파생된 듯합니다. 그리스 신화의 Zeus는 올림포스 신전을 대표하는 신이고,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Dyeus로부터 Zeus로 파생한 듯하며, Zeus의 속격(소유격)이 Dios(냉장고가 아닙니다.)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제우스는 Zeu Pater(Ζευ Πατηρ, Father Zeus)로 불렀다고 합니다.

로마인에게 역시 제우스에 대응하는 하늘의 신이 있었고, 이는 바로 Iuppiter였습니다. dyeu-란 어근이 라틴어에서 iov-로 변화한 후(초기에는 diov-였고, iov-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Iovis Pater(Father Jupiter)로 불리고, Iovis Pater > Iovipater > Iuppiter로 변화한 듯합니다. 결국 Iuppiter는 제우스와 마찬가지로 하늘 그 자체를 뜻하는 셈입니다.

좀 더 살펴보면, 라틴어에서 신을 뜻하는 deus 역시 같은 공통조상을 가지며, 그리스신화에서 아프로디테의 어머니로 나오는 Dione(Διωνη)도 Zeus의 여성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라틴어에서는 dyeu-로부터 deus외에도 변형된 형태로 divus(그리스어의 dios로부터 파생한 것 같습니다.)란 단어가 역시 신을 뜻하며, 이로부터 여성형으로 여신을 뜻하는 diva와 영어 단어 divine이 나옵니다.

조금 다른 변형으로 라틴어에서 부(rich)를 뜻하는 dives란 단어로부터 지하 세계의 신인 Dis가 나옵니다. 또한, 로마인들은 Dis 역시 Dis Pater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로마인들은 Dis보다는 그리스신화의 신인 하이데스의 별칭으로 '부'를 뜻하는 ploutos(πλουτος)로부터 유래한 Plouton(Πλουτων)을 라틴화한 Pluto를 사용하면서 Dis는 밀려난 꼴이 되었다는군요.

더 확장하면 같은 어근으로부터 하루를 뜻하는 라틴어 dies가 나오고, 이로부터 영어의 diary, dial, diety, diurnal, journey, journal 등이 파생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제우스나 유피테르 역시 지금 우리말로 풀이한다면 결국 '하느님 아버지'가 되는 것 아닐까요? 결국 옛날 사람들이 생각했던 절대자는 자연이었고, 그 중에서도 드넓게 펼쳐진 창공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P.S.)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

by 꼬깔 | 2008/07/11 14:01 | ΕΤΥΜΟΛΟΓΙΑ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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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7/11 14:11
인도에서도 신을 Deva(여신은 Devi)라고 부르죠. 알다시피 인도유럽어족이니까.....
Deva-> Jeva -> Jove로 가던가, Deva -> Dyeu로 가던가.....

분명히 연관은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1 14:29
아브공군님// 충분히 가능한 변화라 할 수 있겠네요. :) 그런데 Jove는 Diovis > Iovis의 변화를 겪은 듯하고요. 아무튼 관련이 있겠습니다. :) dyeu가 어근이라 하니 Deva 역시 dyeu를 어근으로 변화한 형태라 생각하고요.
Commented by Mizar at 2008/07/11 14:17
태그가 묘하게 어우러져보이는군요..
'~님'의 행렬... 아무생각없이 보면 다 같은 레벨로 보일지도 모르는...(쿨럭)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1 14:29
미자르님// 아하하 :) 그렇게 되었네요. 사실 아무 생각없어 쳐 넣은 것인데 말입니다.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11 15:00
언어적으로 보면 그렇게 되는군요... 저 같은 경우 신화를 볼 때 문화적 면이 더 보이더군요. 예를 들자면 얼마전에 본 책에서 나온 것이, 타무즈, 오시리스, 아도니스(각각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지요)가 실질적으로 '식물의 신'으로서 같은 존재가 문화별로 이름은 다르다는 식이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1 15:36
풀잎열매님// 사실 저도 그런 쪽으로의 접근도 좋아합니다. :) 그런데 언어적인 쪽을 조금 더 좋아할 따름이지요. :)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07/11 18:27
1. 하나님
저도 '하나님'이란 호칭에 거부감을 느끼다가,
어느 책인가에서 봤는데 '하느님'이 맞는 거라고 하더만요.
하지만 그 야길 기독교 신자인 측근에게 했더이만 '하나님'이 맞는다고 우깁네다.
기래서 신경 껐습네다.
그 뒤론 내 신도 아닌 수능, 아니 그들의 신이므로 그들 좋다는 대로 해 표기합네다.

2. Jove
90년대 초, 가상현실 장면을 최초로 선보인, 또한 3D 컴퓨터그래픽을 꽤 많이 사용한
초기의 영화 <론머맨>의 주인공 이름이 '조브'('죠브'로 표기됨)였는데
나듕에 세계의 신화를 분석한 책에서 보니끼니 기거이 제우스의 다른 이름이더만요.
그 이유 혹은 변천과정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꼬깔루스에서 배웠습네다.

3.
유피테르가 '빠떼루'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알았습네다. 크학학!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1 22:40
박코스님// 유일신이기에 하나님이라 하더군요. 흠... 본래 의미야 하느님이 맞는 듯하고요. 그리고 Jove란 표현은 생각보다 많이 쓰이는 듯합네다. :)
Commented by 解明 at 2008/07/11 20:03
이 글을 보니 인구어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1 22:41
解明님// 저도 잘 모르지만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7/12 19:48
하느님과 하나님은 원래 같은 말입니다. 하늘님->하느님 이 된건 아실거구요, 국어 발음법칙상 ㅡ 와 ㅏ 는 종종 혼동을 일으켰던 모음입니다. 그래서 하늘->하날->하날님 에서 ㄹ 탈락 현상을 일으켜서 하나님이 된거죠. 한국어 특성상 수사 뒤에 '님' 같은 존대형 어말어미는 올 수 없습니다. 결국 야훼를 하느님으로 번역한건 최초에 인격신 야훼가 자연신 상제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생긴 실수라고 봐야 하는겁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12 20:55
제절초님// 그러게요... 하날에서 하나님이 왔는데 이를 유일신과 결부시켜 하나님이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와 ㅏ의 혼동은 아래아와 관련있는 듯도 하고요.
Commented by Esperos at 2009/03/06 00:43
deva 역시 같은 어근에서 나온 것 맞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신인 tyr 역시 같은 어근에서 나왔다고 보니요. 인도신화에 나오는 아수라, 고대 이란어의 '아후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아사 신족도 같은 어근으로 보이고요. 고대인들은 자연물 이름을 그대로 신명으로도 사용했으니, PIE를 쓰던 사람들 역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PIE에서 유래한 유산으로 단어의 성별 문제도 있는데, 이 문제도 인구어 연구자들에게는 꽤나 골치 아픈 듯하더군요 (___) 그야말로 일관성이 없어서...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논리는 있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6 01:21
Esperos님// 역시 그렇군요. 게다가 tyr도 같은 어근이군요. 아무튼 재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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