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iraptor는 알도둑이었을까?

러시아 자연사박물관전 관련한 글을 쓴 후에 Frey님의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가 지적했던 그림은 오비랍토르가 프로토케라톱스의 알을 훔치는 장면 그림(그랬던 것 같아요.)인데 설명은 벨로키랍토르가 프로토케라톱스와 싸우는 설명이었던 것에 대한 댓글이었습니다.
확실히 Frey님 말씀처럼 요즘은 오비랍토르가 그 이름처럼 '알도둑'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알을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오랜 누명을 벗었다고나 할까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20년대 Andrews가 이끈 몽골 탐사에서 아시아의 각룡인 Protoceratops와 알이 있는 둥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Olsen이 둥지 위에서 프로토케라톱스의 것이 아닌 육식 공룡의 뼈를 발견했지요. Olsen은 육식 공룡이 프로토케라톱스의 둥지에서 알을 훔쳐갔을 것이라 추정했고, Osborn은 이를 바탕으로 공룡의 이름을 Oviraptor philoceratops라 명명했습니다.
(출처 : http://search.eb.com/dinosaurs/dinosaurs/images/odinosu030g4.gif)

Ovi-raptor philo-ceratops
ovi : L. ovum (egg)
raptor : L. raptor (robber)
philo : Gr. philos(φιλος, love)

즉, '각룡(프로토케라톱스)을 사랑하는 알도둑'쯤 될까요? 사실 각룡 자체보다는 '알'을 사랑한다는 뜻이겠지만요. 아무튼, 이후 오비랍토르는 대중적으로 '알도둑'의 이미지가 각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후 1993년 몽골에서 새로운 오비랍토르류 화석 - 나중에 Citipati로 명명됨 - 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공룡이 알을 품는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알은 1920년대 오비랍토르가 훔치려던 것과 같은 것이었지요. 그리고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즉, 보존 상태가 좋은 알 속에는 오비랍토리드(오비랍토르류 공룡)의 배아가 화석화 되었던 겁니다. 즉, 알은 프로토케라톱스의 것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사실 오비랍토르는 사막의 모래 폭풍으로부터 자신의 알을 보호하고자 품었고, 갑작스런 모래 폭풍으로 알과 함께 화석화 된 것입니다.
이런 발견이 있은 후 오비랍토르에 대한 재조명이 있었고, 오비랍토르는 사실 알도둑이 아닌 새끼를 돌보고 알을 품었던 '좋은 엄마'일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Oviraptor가 아닌 "Ovinutrix(egg nurse)" 불러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지요. :)

이처럼 오비랍토르는 오랜 누명을 벗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오래 전부터 각인된 '알도둑'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 여전히 알을 훔치는 공룡으로 표현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인 다이노소어에서의 모습이지요. 그러나 과연 이 장면이 잘못된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오랜 누명을 벗었음에도 오비랍토르가 알을 먹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오비랍토르가 이빨대신 강력한 부리가 있었고, 입천장에 돌출된 뼈 - 치상돌기 - 가 있었는데, 이는 알을 깨기에 적합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알만으로 연명하지는 않았겠지만 하이에나가 죽은 고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처럼 오비랍토르도 쉽게 취할 수 있는 알을 마다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얘기지요.

결국 오비랍토르는 '알도둑'의 누명을 벗었지만, 이는 1920년대의 그 상황에 대한 누명을 벗은 것이며, 결코 알을 먹지 않는다던가 다른 공룡의 알을 훔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가 아닙니다. 즉, 기회가 되면 다른 공룡의 알을 훔쳤을 가능성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꼬깔 | 2008/07/21 10:31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7)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188493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9/07/28 10:51

... 토르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 모성애의 대명사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지만, 여전히 '오비랍토르는 알도둑이다.'란 정보다 인터넷 바다를 떠돌고 있답니다.★ 참고 포스트 Oviraptor는 알도둑이었을까?5. 티렉스와 티라노사우루스는 다른 공룡이다??☞ 요즘은 이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한 때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티렉스가 다른 공룡이라 생각한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 more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7/21 10:47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먹이가 있는데..... 도둑질하겠죠.
(사자도 남의 먹이를 뺏는 판인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4
아브공군님// 그렇겠지요. :)
Commented by Frey at 2008/07/21 10:58
알이야 예로부터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영양분이 풍부한 먹이로 간주되었으니까요^^; 육식동물이 알을 안먹었다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겠죠. 그래도 프로토케라톱스와 같이 놓은 것은 오비랍토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4
Frey님// 말씀처럼 알은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영양분 많은 먹이라 할 수 있지요. :)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7/21 10:59
화석 발견시 상황을 잘못 파악했음에도, 그 연구가 일정한 성과를 거둔 셈이 되었네요. 알을 먹기 좋은 구조라는 것을 알았으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5
두막루님// 그런 셈입니다.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21 11:29
발견 당시에도 입 구조 때문에 그 알을 훔치던 것으로 생각했던 걸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5
풀잎열매님// 발견 당시 화석은 사실 두개골을 비롯한 부분이 단편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발견 당시 구조를 바탕으로 생각했다고 보기는 조금 어려울 듯합니다.
Commented by Fedaykin at 2008/07/21 11:37
그럼 1920년대 몽골에서 발견된 화석은 어떤상황이었을까요.
알을 품고있는 오비랍토르에게 옆집 사는 새댁 프로토케라톱스가 놀러온걸까요. ㄲㄲ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6
Fedaykin님// 아하하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7/21 13:06
한번 잘못된 이름이 붙으면 명예 회복하기 어렵다능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6
새벽안개님// 말씀처럼 한번 잘못 알려지만 명예 회복은 요원한 듯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Mizar at 2008/07/21 13:56
수천만년 전의 한 오비랍토르 어미의 희생(불운?) 덕분에 모든 오비랍토르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기여한 셈이로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6
미자르님// 아하하 :) 그런 셈입니다.
Commented by Lee at 2008/07/21 17:28
알을 마다할 육식 공룡이 없었지만 유독 알 도둑이라는 학명을 얻은 게 좀 가엾긴 하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7
Lee님// 그러게요. 그런데 현장범처럼 인식되었으니 어쩌겠습니까? ㅠ.ㅠ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7/21 17:56
앤드류라는 양반이 내몽골 탐사에서 공룡뿐만 아니라 신생대 포유류도 많이 발굴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 1인...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8
Ya펭귄님// 말씀처럼 신생대 포유류를 비롯해 여러 가지 화석을 발굴했던 분입니다. 흔히 인디애나 존스의 모델로도 알려졌지요.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8/07/21 20:12
저는 오히려 부리의 구조가 알이 아닌 뼈를 깨기 위한 구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오비랍토르를 공룡계의 하이에나로 인식하고 있죠;; 어쩐지 저런 구조가 단순히 알을 깨기 위한 구조라고 보는건 편견이 아닐까요?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8/07/22 00:25
뼈는 알보다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설령 강력한 턱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적합한 구조가 아닌 이상 뼈를 부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뼈를 부술 수 있는 것도 구조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죠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19
트로오돈님// 말씀처럼 뼈를 깨기 위한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런 구조가 어떤 한 가지 용도로 진화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하고요. 전 기본적으로 보름달님 생각과 비슷합니다. 티렉스의 이빨이 단순히 뼈를 부수기 위한 구조는 아닙니다. 턱의 모양이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들었거든요.
Commented by Asuka_불의넋 at 2008/07/22 00:07
오비랍토르 부리 구조라거나 부리가 있었다는 점은 처음 알았네요. 여전히 유익한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09:20
Asuka_불의넋님// 외형적으로 새를 많이 닮은 녀석이기도 합니다. :)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07/22 13:48
정정보도따윈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로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2 17:02
나인테일님// 그러게요.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8/07/26 13:02
트로오돈//하긴 알의 구조는 탄산칼슘이고 뼈의 구조는 인산칼슘이죠 두 조직(?)언뜻보면 비슷하면서도 구조를 보면 전혀 다른 구조롤 이루어져있죠 실제로 탄산칼슘을 부서지기 쉬운구조이죠 단지 사람의 살짝 악력을 줘도 깨지기때문이죠 알이 만약 뼈와 같은 인산칼슘으로 되어있다면 그안의 배아는 나오지 못하고 죽는것은 당연하겠죠
꼬깔//그런데 저는 오비랍토르가 과연 키티파티로 재명명될까가 더 궁금하네요 위키피디아에서는 오비랍토르의 두개골이 손상이 너무 되어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반면 키티파티는 거의 완전히 보존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오비랍토르는 키티파티로 재명명될지가 더 군금하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1 19:35
카놀리니님// 아... 뭔가 혼동하시는 듯합니다. ㅠ.ㅠ 키티파티와 오비랍토르 관련해서 글 하나 써보지요.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1/24 02:06
공룡알은 무슨 재질로 되어있었나요? 만약 새의 알처럼 탄산칼슘이 아니라 파충류처럼 가죽질이었다면 저런 부리가 아니어도 알따윈 간단하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1 19:35
온한승님// 탄산칼슘, 즉 새와 같은 종류로 알려졌습니다. 파충류나 단공류의 가죽질 알과는 다르고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4/21 01:37
그런데 말입니다.. 예전부터 이해안가는게 있었습니다만..

마이아사우라의 둥지에 30여개의 알이 발견되었다던데.. 오늘날 포유류도 적게 번식하지만.. 강한
모성애로 새끼들이 살아남는것을 보면.. 왜 그리 많은 알을 낳았는지 궁금하네요;;
더욱히 하드로사우루스과라서 초고속 성장을 보였을텐데.. 아니면 악어와 비슷한 이치인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1 19:34
메가랍토르님// 다다익선입니다. 게다가 마이아사우라가 어느정도의 모성애로 새끼를 지켰는지는 알 수 없고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4/21 22:42
전 마이아사우라의 번식수와 모성애 질문을 하는건데..

왜 다다익선 얘기를;; '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1 22:54
메가랍토르님// 마이아사우라의 모성애는 화석 기록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둥지가 발견된 것일 뿐이지요. 그리고 다다익선이란 것은 피식자인 하드로사우로이드 역시 최대한 번식을 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인 겁니다.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많이 번식해야겠지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4/22 00:04
그런데 말입니다.. 좀 의문이 생기네요.. 포유류가 모성애가 강하다 한들..

우제목같은 발굽동물이 1~2마리의 새끼만이 낳는다는데..(돼지같은 녀석들 제외)

그러면 번식하는데 문제가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병이나 굶어서 죽을경우
듀걸딕슨의 1억년후의 지구에서 포유류 멸종이 포유류가 다른 종류에 비해 번식하는 속도나 개체,
종류의 수와 연관되었다고 하신분이 있던데.. 사실인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2 00:39
메가랍토르님// 수명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태반류와 유대류의 번식 방법은 나름대로의 최적화라 생각합니다. 유대류는 초기에 죽을 확률이 높고 태반류는 그렇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 손실이 크지요. 한 배에 1-2마리를 낳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발정하여 수태할 수 있느냐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4/22 00:59
그나저나.. 악어목이 파충류중에서 유일하게 새끼를 돌보는 파충류집단인것인 이유도..

이궁류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2 02:08
메가랍토르님// 이궁류라기보다는 지배파충류란 표현이 맞겠지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