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무선의 추억 - 인사말

외국어를 한다는 것. by 기불이님

20개국어를 한다는 분의 기사를 보고 저도 기불이님과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20개국어를 한다는 것이 무얼까?'란 것이지요. 얼만큼 하면 20개국어를 한다고 할까? 예전에 우스개로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지요.

꼬깔 - 우리도 대개 몇 개국어 쓸 수 있지 않니?
아이들 - ??
꼬깔 - 한국어, 한자를 쓰니까 중국어(이런 억지하고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니까 아랍어(그거 인도 숫자잖아), 로마숫자를 쓰니까 라틴어, 영어, 그리고 수학 시간에 알파, 시그마 이런 거 배웠으니까 그리스어... 최소한 6개국어는 하는군.
아이들 - ...

물론 이런 것이 외국어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요. ㅠ.ㅠ 아무튼, 20개국어를 한다는 분의 열정 하나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얘기가 좀 샜습니다. 대학시절 아마추어 무선이란 것을 하면서 귀동냥으로 그 나라의 인사말을 배워서 따라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개 헤어질 때의 인사말이었습니다. 기억나는 것이 이탈리아, 러시아, 인도네시아,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이네요.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지만 들리는대로 따라서 화답해주면 상대방이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교신을 하면 제일 먼저 그 나라 인사말을 물었던 기억도 나고요. :)

아직도 기억나는 가장 재밌는 인사말은 인도네시아어였습니다. 교신상 들었던 것은 '삼뻬이 줌빨라기'였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사람과 교신하고 헤어질 때면 항상 '삼뻬이 줌빨라기'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찾아보니 'Sampai Jumpa lagi'네요. 뭐 '삼파이 줌팔 라기'를 그렇게 들었던 것 같아요. :) 또한, 당시 교신이 어려웠던 구소련과의 교신이 허용된 후 러시아 사람과 교신할 때 인사말도 배워서 많이 써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듣고 말했던 것은 '다시비다냐'였는데, 찾아보니 До свидания (Do svidanija)로군요.

대학생활에 있어 HAM(아마추어 무선)은 사실상 전부였기에 여전히 아마추어 무선과 관련한 추억은 아련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20개국어를 하는 분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생각나서 몇 자 끼적였습니다.

by 꼬깔 | 2008/07/25 10:18 | HAM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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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IFE in Mary.. at 2008/07/25 23:12

제목 : 다국어를 할 줄 아는 아르헨티나 포닥
꼬깔님의 글 아마추어 무선의 추억 - 인사말 의 댓글들을 읽다가 생각난 바가 있어서 트랙백 합니다. 제가 있는 실험실에 아르헨티나에서 포닥이 한 명 왔습니다. 아르헨타나에선 스페인어를 쓰죠. 그 애는 자신은 포르투칼어를 배운 적이 없는데 어려서부터 포르투칼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포르투칼어로 글을 쓰거나 하는 건 힘들지만요. 고등학교 때에는 이탈리아어를 배웠는데, 쉽게 배울 수 있었고 일상 대화는 무난하게 할 ......more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7/25 10:25
그정도까지 하면 라틴계 언어군이나 색슨계 언어군에서는 문법 엄청 헷갈릴거 같습니다...ㅡㅡ;;;
영어 하다가 독일어가 섞이면서 이디쉬어가 돼버린다든가...;;;;;

예전에 가전제품의 포장박스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
수출품은 제품설명이 21~24개 국어로 들어가는게 있었지요...ㅡㅡ;;;
그걸 직접 쳐가면서 편집을 했는데 스페인, 포르투갈은 정말 점 하나차이로 똑같고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쪽도 같은단어 돌려먹기를 워낙 많이 하다 보니 걸핏하면 오타가 났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5 11:57
가고일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 정말 비슷비슷한 것이 도움도 되지만 엄청 혼동되지 않던가요? ㅠ.ㅠ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야 사실상 형제어 아닌가요? ㅠ.ㅠ 게르만어족도 그렇고요...
Commented by 회색하늘 at 2008/07/25 12:42
예전 교황 후보 중 한분이 17개 국어를 할 수 있으셨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5 13:32
회색하늘님// 와~ 그런 분이 계셨습니까? 정말 엄청나네요. :)
Commented by 어부 at 2008/07/25 14:16
서양엔 그런 사람 많습니다. 샹폴리옹이나 M.벤트리스는 당연하고, 파이스토스 원반을 해독했다(고 주장하)는 S.피셔도 아마 그정도 될 겁니다.

과학에 재능을 가진 것처럼 언어에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게 마련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25 18:54
어부님//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는 서양의 언어의 관련성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고요. 아무튼, 세상은 넓고 대단한 분들은 널렸습니다. :)
Commented by 주천향 at 2008/07/30 21:35
김수환 추기경도 상당히 많은 언어를 구사하신다 들었습니다.
예전 유럽에서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 하실 때, 각 나라 언어로 인터뷰에 응하셨다는 전설이 있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7/30 22:58
주천향님// 그러실 수 있을 듯합니다. 아마도 가톨릭의 라틴어인 불가타 라틴어를 하실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 영어도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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