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 배열

스테고사우루스는 특이한 골판(bony plates)로 널리 알려진 공룡입니다. 그런데 이 골판의 기능과 배열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는 편입니다. 물론 현재는 어느 정도 의견이 통일된 상태지만요. 오늘은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 배열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초기 복원, 그리고  Stegosaurus란 이름
☞ 1877년 Marsh가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을 발견했을 때, 그는 새로운 해양 파충류를 발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골판이 백악기 말의 원시 해양 거북인 Protostega와 비슷한 기능을 할 것으로 생각해 Stegosaurus armatus란 학명을 부여했습니다. 학명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stego : Gr. stege(στέγη, roof)
saurus : Gr. saura(σαύρα, lizard)
armatus : L. armatus (armed) 

그래서 흔히 '천장 도마뱀(roofed lizard)'이란 표현으로 불리곤 했지요. 물론 Marsh는 이런 자신의 해석을 곧 버리게 됩니다.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학명은 한번 명명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남기에 사실상 모습과 관련이 없는 '스테고사우루스'란 이름이 남은 것입니다.

☆ 1열 배열 (Single median row)
☞ 1880년대에 접어들어 Marsh는 새로운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을 발견하고 예전 자신의 해석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스테고사우루스가 해양 파충류가 아닌 공룡으로 분류하게 되며, 골판이 척추에 수직으로 선 모습으로 복원합니다. 즉, 척추 중앙에 1열로 골판을 배열한 것입니다. 이런 Marsh의 해석은 1966년 Ostrom과 McIntosh와 1987년 Czerkas에 의해 계승되지만, 17개의 골판이 배열될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현재는 적절하지 않은 해석으로 봅니다.

☆ 2열 배열 (Double paired row)
☞ 1910년 Lull에 의해 골판은 같은 크기의 것이 쌍으로 배열하는 소위, 2열 배열의 주장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는 1987년 Paul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한동안 널리 알려진 배열이며, 초창기 킹콩이란 영화에서도 2열 배열로 스테고사우루스를 복원했지요.

☆ 교차 배열 (Staggered series, Alternating series)
☞ 1914년 Gilmore는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USMN 4934 표본을 바탕으로 같은 크기의 골판이 없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2열로 쌍을 이루는 것이 아닌 교차 배열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이후 Farlow et al. 1976, Bakker 1986, Paul 1992등에 의해 지지를 받게 됩니다. 현재는 가장 유력한 배열로 알려졌고, 박물관 대부분에서 교차 배열을 바탕으로 스테고사우루스를 복원한다고 합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은 배열뿐 아니라 역할의 관점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공룡입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 기능과 관련한 것은 다음에 짬을 내어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꼬깔 | 2008/08/20 16:27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5)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196290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다크엘 at 2008/08/20 16:28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17:18
다크엘님// 별말씀을요~ :)
Commented by byontae at 2008/08/20 17:21
저도 여태까지 2열 배열로 알고 있었습니다. 교차 배열이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인가보군요.
저런 골판이나 두드러진 외형을 가진 공룡을 볼때마다 생각나는건데, 현대 동물들 처럼 외형에 암수에 차이가 많이 있을까요? 수컷은 골판이 있고 암컷은 골판이 없다던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21:42
byontae님// 그러셨군요. :) 사실 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골판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약 수컷의 성선택 기능이라면 수컷은 발달하고 암컷은 없거나 작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 생각합니다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는 듯합니다. 성적 이형성과 관련한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써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8/20 18:30
듣고 보니 더 어려워 지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21:42
새벽안개님// 아하하 :) 그런가요?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8/20 19:26
2열배열부터 본 것 같군요. 1열배열까지의 모습은 꽤나 낮설게 보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21:42
풀잎열매님// 그렇지요? :)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8/20 19:29
재미있네요..... 어릴적에 본 책들에선 어떤 배열이었더라..... 가물가물......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21:43
아브공군님// 대개 어릴 적의 것은 2열로 쌍을 이룬 배열이었을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8/20 20:02
아무래도 초기 복원이 특이해 보이네요.. 저도 2열배열과 교차배열이 눈에 익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0 21:43
두막루님// 초기 복원 모습을 보면 아시겠지만, Thagomizer를 등에 솟은 뿔처럼 복원했지요. :)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08/21 00:03
저도 짬이 안 되니 어려서 가장 먼저 본 배열이 2열 배열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1 15:26
나인테일님// 아하하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8/08/21 00:07
저도 본거는 2열 배열부터지만 초창기 복원도는 여러 웹사이트와 책에서 본 적은 있었죠 그나저나 저 Lull이라는 작자는 1914년에 디케라톱스(지금은 디케라투스)를 명명한 작자 아니었던가요?그런데 마쉬는 여러가지를 분류에 엉뚱한 짓을 많이했네요 1897년 경에는 트리케라톱스를 들소의 한 종으로 분류하려고 했던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스테고사우루스를 거북의 일종으로 보다니 역시 그때당시에는 한계가 있었나보군요 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1 15:27
카놀리니님// 그 분이 맞습니다. 사실 Lull은 유명한 고생물학자랍니다. :) 또한, 명명에 있어서는 누구나 실수를 많이 합니다. 마시 역시 그렇지 않습니까? 단편적인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요. :)
Commented by 위대한행운아 at 2008/08/21 09:18
골판과 관련된 스토리는 왠지 이구아노돈의 앞발가락이 뿔로 간주되었던 사연과 비슷한 것 같군요.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을 볼때마다 디메트로돈의 극상돌기라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공통된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1 15:28
위대한행운아님// 그런 셈이 되는군요. :) 디메트로돈의 극상돌기와는 다소 다른 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따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
Commented by Nairrti at 2008/08/21 10:31
그런데 궁금한(신기한) 것은, 화석에서 저런 형태가 완벽하게 나타나지 않는건가요?
복원을 하면서 이리저리 유추를 한다는게 잘 이해가 안되네요. 같은 종류의 화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그런 것은 아닌가 해서요.
(문외한이라 좀 한심한 질문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08/21 14:09
주제넘는 것 같지만 답변을 짧게나마 좀 해드리자면..
화석이 되는 과정을 보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되는 경우가 정말 드물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뼈가 그야말로 온전하게 보존되려면 공룡이라는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죽은 다음에 썩어서 뼈가 손실되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퇴적물 속에 묻혀서 외부 세계와 격리되어야 하는데, 확률적으로 결코 쉽게 자주 일어나는 기작은 아닙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퇴적물이 암석화되는 과정에서 수억 년 동안 가해지는 압력으로 인해서 공룡 유체는 기본적으로 납작하게 눌리게 되고요, 지각변동으로 인해서 온전하게 남아 있었을 유해도 일부 소실되는 경우도 있게 됩니다.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경우는 완전한 골격이 많이 발견되기는 했으나 골판 부분은 전부 납작하게 눌리거나 뿔뿔이 흩어진 상태로 발견되어서 이게 교차되어 있었는지, 나란히 있었는지, 한줄로 있었는지 애매해진 겁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Sue라는 티라노사우루스가 골격의 8~90 %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견된 것이 괜히 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게 아닙니다. 그만큼 생전 모습을 완전히 간직한 화석을 발견하기가 정말정말저~엉말 어렵다는 걸 알려 주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1 15:29
Lee님//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1 15:30
Nairrti님// Lee님 말씀처럼 사실 화석이 완벽하게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답니다. 대개 단편적으로 발견되며, 드물고 뼈대가 단편화되지 않고 발견되기도 합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복원이 변화한 것은 단편적인 화석으로부터 추정했기 때문입니다. 점차 많은 것이 발견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거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
Commented by Nairrti at 2008/08/22 15:48
아 그렇군요, 저는 화석이 입체적으로 완전한 형태로 남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체가 쓰러져 썩으면서 점차 주저앉고 그게 또 퇴적되고 하는 과정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두 분, 답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joogunking at 2008/08/23 05:10
저는 발견자가 처음 생각한 것 처럼 등껍질 형태로 되는 것이 더 그럴 듯해 보입니다.
바깥쪽으로 솟아 있는 것은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3 16:59
joogunking님// 아하하 그렇기에 Marsh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골판이 붙은 채 발견된 공룡으로 말미암아 초기 복원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졌고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