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각류는 왜 거대해졌을까?


용각류(Sauropods)는 지구 역사상 최대의 육상 동물이었습니다. 현생 최대의 육상 동물인 아프리카코끼리와 비교했을 때, 체중 면에서 10배가 넘는 녀석이 존재했다고 하니까요. 아프리카코끼리보다 작은 약 6미터 길이에 2톤 정도의 Vulcanodon부터 30미터 이상의 길이에 100톤에 육박하는 체중을 지닌 Argentinosaurus까지... (요즘은 Futalognkosaurus를 비롯해 사실상 이 녀석을 뛰어 넘을 거인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용각류는 왜 이렇게 커졌을까요? 이와 관련한 몇 가지의 설명이 있습니다.

☆ 방어를 위한 선택
☞ 용각류가 번성하던 시절에는 포식자도 거대했습니다. 즉, 포식자가 거대해짐에 따라 뚜렷한 방어 수단이 없는 용각류 역시 거대해지는 공진화가 일어났다는 주장입니다. 포유동물의 섬왜소화(Insular dwarfisim)와 관련지어 생각한다면 그럴 듯한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 설명의 문제는 포식자의 거대화보다 용각류의 거대화가 훨씬 이전에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자연선택은 아직 거대해지지 않은 포식자에 맞서고자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없기에 적절한 설명이라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물론 덩치가 커진 것이 방어 수단이 된 것은 맞겠지만요.

★ 체온 조절을 위한 선택
☞ 체온을 유지하고자 덩치를 키웠다는 주장입니다. 즉, 덩치가 크면 열용량이 커져 체온 변화폭이 줄어들게 되어 밤에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흔히 열관성(thermal inertia)이라 합니다. 거대한 갈라파고스 거북이 이런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 소화를 위한 선택
☞ 용각류는 다른 초식공룡과 달리 긴 목과 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목긴공룡'이라고 하지요. 이런 긴 목은 다른 초식동물과 생태환경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이점이 있었고, 초기 용각류 무리 중 일부는 높은 곳에 있는 잎을 먹이로 했고, 잎은 쉽게 소화시키기 어려운 먹이였습니다. 그래서 소화를 돕고자 위석(gastrolith)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거친 먹이는 쉽게 소화되지 않았고, 물질대사 속도는 그만큼 느렸을 겁니다. 결국 이런 먹이를 선택한 집단은 대사 속도를 늦추고자 덩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작은 용각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있는 다양한 먹이를 먹었고, 이런 것들은 영양분도 상대적으로 많았고 쉽게 소화시킬 수 있었기에 덩치를 키울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세 가지의 설명 중 현재 많은 학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설명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한 가지 원인으로 말미암아 거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기후와 관련한 부분이나 여러 가지의 요인이 복합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지 않을까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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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8/08/27 10:38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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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각류는 왜 거대해졌을까? 꼬깔님 블로그에서 용각류 공룡이 커진 이유에 대한 가설을 논의하던중 그당시 먹이가 풍부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서 식물이 빨리자랐다'라는 가 ... more

Commented by 르-미르 at 2008/08/27 10:43
첫번째 방어를 위한 선택에서, 반대로 공격을 위해 포식자가 거대해졌다 생각할 수도 있는건가요??
그런데 그림이 용각류의 웅장함이 제대로 표현되어있어 멋지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1
르-미르님//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먹이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포식자도 덩치가 커져야 할테니까요. 실제 용각류의 크기는 백악기로 가면서 중기정도까지는 커졌고, 포식자인 수각류도 쥐라기이후 백악기로 가면서 덩치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으니까요.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8/27 11:05
3. 용각류는 기린처럼 목이 긴데 높은 나무의 잎을 먹으려고 목 길어졌다는 이야기네요. 얼마나 높은 이파리를 따먹을려고....

1. 진화에서 덩치가 커지는 것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든가하는 종내경쟁 때문인 예가 많습니다. 싸음에서는 아무래도 체급이 높은쪽이 유리하니까요. 종간 경쟁은 커지는 선택과 작아지는 선택이 다양한데 작아지는 선택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종내 경쟁은 커지는 경향이 우세합니다.

1덧. 인간도 요즘 종내 경쟁이 치열하니까 덩치가 커질라나....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2
새벽안개님// 일단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말씀처럼 종내 경쟁으로 말미암아 성적이형성이 나타나는 경향도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공룡에게서 성적이형성이 나타났다는 증거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8/27 16:18
성적이형이 아니더라도 성적 경쟁이나 영역다툼, 집단경쟁등의 종내경쟁이 가능하지 않은가요?
근데 성적이형이라면.... 뼈다귀를 보고 암수를 구별해야 할텐데.... 흠.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6:40
새벽안개님// 말씀처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나중에 쓰려고 한 글인 '공룡의 무기와 종내 경쟁'관련 글에서 정리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성적이형을 찾는 것은 사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8/08/27 11:07
코끼리 VS 사자의 구도가 저 시대에도 있었다는 걸 보면 역사는 나선을 그으며 반복된다는
주장이 생각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2
존다리안님// 아하하 :)
Commented by 날거북이 at 2008/08/27 11:21
신생대의 거대 포유류를 생각해본다면 지구의 전반적인 요건이 생명체의 거대화를 부추긴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3
날거북이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기후가 식물상을 바꿔놓으면 이에 종속된 동물은 같이 변할 수밖에 없는 셈이겠지요.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8/27 11:55
.....밥을 먹기 위해 몸집이 커졌다라..... (아..... 점심시간에 밥 이야기 나오니까 배고파지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3
아브공군님// :)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8/27 12:10
2번도 꽤 그럴듯한 설명같은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3
늑대별님// 말씀처럼 2번도 타당성이 높은 설명입니다. 분명히 공룡은 다양한 체온조절 체계를 지녔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게스카이넷 at 2008/08/27 13:33
갑자기 뜬금없이(?)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라는 싯구가 떠오르네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4
게스카이넷님// 헉...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08/27 19:11
최고 슬픈건 그럼 마멘키사우루스겠군요...ㅠ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8/27 14:14
역시 단일 이유보다는 복합적인 영향이라고 생각되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4
풀잎열매님// 어떤 주된 요인이 있고, 이에 따라 부수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Commented by ydhoney at 2008/08/27 14:33
아무래도 3번이 우세할 수 밖에 없지요.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넘어가 갈수록 열대기후가 지속될수록 식물 자체가 훨씬 더 크게 자랄 수 밖에 없으니 작은 동물보다는 큰 동물이 유리할 수 있는 환경이 생성되겠지요. 당장 어디 원시림 이런데 가면 나무 높이 몇십m짜리 이런걸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차라리 기린은 아프리카니까 건조한 비 습지대에서 자란 나무다보니 나무가 조금 덜 자라고 그런 측면에서 조금 목이 덜 자라도 그럭저럭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의 길이까지 진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용각류야 왜 그런지는 몰라도 용각류는 항상 물가에 사는것같은 배경으로 많이 등장을 합니다만, 쥐라기에서 백악기로 갈수록 기후 자체는 지속적으로 더워졌을테고 덕분에 식물 역시 지속적으로 커졌는지, 역시 쥐라기 용각류 대비 백악기 용각류가 훨씬 크기가 큰 것을 볼 수 있지요. - 종종 우리가 지질학자나 고생물학자들에게 낚이고 있는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보긴 합니다만 ^^ 공룡등의 뼈가 있는 친구들의 화석 대비 나무 화석이라던지 고대 식물에 대한 역사 기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보니 그냥 추측을 해 볼 뿐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5:36
ydhoney님// 와~ 이렇게 긴 댓글을~ :) 확실히 3번 설명이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어차피 생태계가 식물상의 영향을 받고, 말씀처럼 최소한 백악기 중기까지는 지속적으로 고온습윤한 기후가 지속되었을테니까요. 또한, 남미 쪽의 용각류는 대체로 쥐라기의 용각류보다 거대한 녀석들이 발견되는 것도 그렇고요. 말씀처럼 명확한 식물상을 알기 어렵기에 추정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조훈 at 2008/08/27 16:28
와우 저렇게 큰 덩치면 어떤 공룡도 노리지 못했던건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16:40
조훈님// 기본적으로 용각류의 어미는 사실상 천적이 없을 겁니다. 이는 아프리카코끼리가 사실상 천적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고요.
Commented by 헤노 at 2008/08/27 18:24
저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했을지가 궁금합니다. 신진대사를 늦게 하기 위해서라고하지만 저건 너무 아닌 것 같은 데…(생존경쟁에서 과연 신진대사를 늦추는 것이 도움이 될까도 의문이듭니다.)
, 저 용각류들에 무식한? 식성 때문에 식물들이 또 소형화를 추진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2번과 1번의 복합적인 요소가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08/27 19:30
실제로 백악기에는 겉씨식물이 몰락하고 상대적으로 키가 낮은 속씨식물이 번성했다는 증거가 있으니 식물의 소형화가 가속되었다는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21:34
헤노님// 생존경쟁에서 신진대사를 늦추는 것이라기보다는 높은 곳의 소화시키기 어려운 먹이를 처리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하는 듯합니다. 덩치가 작으면 그만큼 에너지 요구량이 많아지고, 빠르게 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말씀처럼 분명한 것은 식물들이 전략을 바꿨고, 이런 것이 속씨식물의 번성을 불러왔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21:34
Lee님//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8/27 18:40
이렇게 덩치큰 놈들이 살던 시대는 풍요로운 시대였을 것입니다. 큰놈들의 배를 채울려면...
그나저나 저렇게 덩치큰 놈들이 많이 번식해서 이파리를 뜯으면 나무가 견딜수 없을 텐데
저런 대빵을 잡아먹을 육식 공룡도 별로 없을테고 어떻게 생태적 균형을 이루었는지 궁금해 지네요.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08/27 19:09
현존하는 생물도 보면 처음에 어미가 낳았을 때의 개체의 1 %도 안 되는 비율만이 성공적으로 성체로 자란다고 하는데요. 저는 쥐라기에도 아마 비슷한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기공룡 중에 대다수는 천적에게 잡아 먹히고 극히 소수만이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성체로 자라나서 지구를 활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쥐라기는 겉씨식물의 최전성기라 저런 대형 용각류가 평생 뜯어먹어도 남아 도는 막대한 식물군이 존재했으니..아마 모두들 생존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을 거 같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7 21:40
새벽안개님// 풍요로운 시대가 아니라면 살아갈 수 없었을 겁니다. :) 말씀처럼 저렇게 어마어마한 녀석들의 배를 채우려면 말입니다. :)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8/08/27 23:25
과학 밸리가 목록 위로 옮겨졌네요.. 초큼 헤맸습니다 ㅎ_ㅎ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니 식물의 영양가는 떨어지고, 대식을 할 필요성이 생긴 공룡은 소화기관이 커지고 따라서 전체적인 몸집이 커졌다라는 이야기가 어느 책에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요 ;; 일본 연구가 많이 언급되었던걸로 보아 일본서 번역이었을텐데...

용각류의 기낭 구조 덕분에 호흡에 곤란을 겪지않고 저렇게까지 커질 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8/28 07:28
식물의 성장이 빠르고 크게 자랄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도움이 되겠죠.
또 용각류는 목이 길어 콧구멍에서 폐까지 공기를 보내기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낭으로 설명하는 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8 15:49
보름달님// 그런 얘기도 있었군요. 기낭 구조는 사우로스키안의 공통 형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안개님// 쥐라기 이후의 거대한 용각류는 마크로날리아라 불리며 대단히 비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그리고 기낭 구조는 호흡 뿐 아니라 척추 자체의 무게를 줄이고 강도를 유지하는 역할도 했다고 하지요.
Commented by 위대한행운아 at 2008/08/27 23:55
코아틀님이 언급하신 논리를 저도 본적이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들이 상대적으로 웃자라기 때문에 높이 자랄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잎의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꼬깔님의 생각에 저도 동의하는 것이지만 어느 한가지 원인에 의해 거대화가 진행되었다고 보는것보다는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했다고 보는것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당시 식생이나 기후, 생태환경이나 종간의 경쟁관계나 먹이관계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겠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8 15:50
위대한행운아님// 그렇군요? :) 어떤 현상이 늘 한 가지로 말미암지 않았기에 용각류의 거대화 역시 거대화를 부추기는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8/28 00:33
나중에 포유류의 체온 조절과 소화를 위한 선택에 대해 책에서 좀 베껴 보겠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8 15:50
어부님// 와~ 기대해볼게요. :)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8/09/21 16:58
제가 본 모 프로그램에 의하면.
'쥐라기와 비슷한 이산화탄소 농도로 식물 키우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식물이 빨리 자라기는 하였으나, 영양소는 오히려 동 크기대에 비해 떨어지는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용각류는, 그 당시 키가 크고 영양가가 떨어지는 식물을 먹고 소화시키기 위해 커질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여.'
라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영양가가 그다지 좋지 않은 식물을 먹는 용각류일수록 커졌다는건데,
뉴턴에서 나온 '슈퍼사우루스의 화석 발견지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예전에도 사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쪽으로 가면 대량의 석탄층이 있습니다. 즉 우림이었단 거죠, 근데 그쪽은 용각류 화석이 안나옵니다.'
랑도 맞아떨어지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22 01:16
고르헥스님// 그게 소화를 위한 선택과 비슷한 개념인 듯합니다. 영양가가 없어 오랫동안 위에 머물러야 하고 결과적으로 덩치가 커지면 대사율이 낮아져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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