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자는 탐정이다.

예전에 늑대별님께서 쓰신 의사는 탐정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고생물학자 역시 - 어찌보면 모든 과학자가 그렇겠지만 - 탐정입니다. 과거를 밝혀내는 탐정이라고나 할까요? 공룡학자는 중생대 탐정, 삼엽충을 연구하시는 분은 고생대 탐정, 경북대 이성주 교수님처럼 스트로마톨라이트를 연구하시는 분은 선캄브리아시대 탐정입니다. 고생물학자라고 하는 과거를 밝혀내는 탐정은 주의 깊은 관찰과 기록,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모험심이 필요합니다.

★ 주의 깊은 관찰과 기록
☞ 사실 이는 모든 고생물학자 뿐만 아니라 과학자의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주의 깊에 관찰해야 합니다. 일반인이 야외에서 화석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화석은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보인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 풍부한 상상력
☞ 단편적인 증거로부터 전체를 짜맞추고 그 메커니즘까지 밝혀야 하기에 상당한 상상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상상의 결과가 황당한 주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기서의 상상은 '공상'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는 교육받은 상상입니다. 또한, 고생물학자는 생물 자체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고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고생태와 관련한 지식도 필요하지요. 공룡 이빨 한 개, 단편적인 화석으로부터 공룡의 종과 이들의 크기, 생활양식 등을 상상해야 하니까요. 생각대로 P(Palaeontologist)

★☆ 모험심
☞ 유명한 미국의 고생물학자 Andrews - 인디애나 존스의 모델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 는 모험으로 가득한 삶을 보낸 사람입니다. 만약 그가 현실에 안주하고 자연사박물관에만 있었다면 현재의 몽골 탐사는 더뎠을 수도 있을 겁니다. 고생물학자는 화석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는 모험심이 있어야 합니다. 형사가 단서를 위해 척박하고 위험한 곳을 마다하지 않는 것처럼 고생물학자 역시 그럴 수밖에 없답니다. 고생물학자는 어디든 망치 하나 들고 달려갑니다.


만약 고생물학자가 되고픈 사람이 있다면 이 세 가지 덕목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삶을 지탱해야 하기에 꿈을 잠시 접었지만, 세 가지의 덕목을 마음 속에 담고 있습니다. 로또 당첨되면 봉인되었던 열정을

9월 첫 날부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네요. 모쪼록 행복한 9월 되시기 바랍니다.

by 꼬깔 | 2008/09/01 10:15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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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in at 2008/09/01 10:33
프로그래머도 프로그램의 버그나 시스템의 문제를 추적할 때는 탐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사실 실마리부터 안보인다는 점에서 Orz)
Commented by Prentice at 2008/09/01 12:02
버그를 만나면 http://hongsup.egloos.com/322620 이글을 보시면서 탐정이 되어봅시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2:27
rein님// 그렇네요. :) 그리고 Prentice님 글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9/01 10:47
자원 지질학자도 탐정..... 미량 안정동위원소 가지고 (기본 단위가 퍼밀) 광상 생성 원인을 찾아야 하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2:27
아브공군님// 그렇겠군요. :)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01 11:16
로또는 모든 직장인들의 낭만~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2:27
어부님// 아아아~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9/01 11:33
셜록 홈즈는 사실 탐정이 아닌 고생물학자!?(...)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2:28
제절초님// 아하하 :) 홈스라는 지질학자도 있으니까요. :)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9/01 22:11
의사는 지금 있는 현상을 조사하는 거니까 그렇다쳐도 고생물학자는 그 옛날의 일들을 추리하고 찾아내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9
늑대별님// 그렇겠네요. 그럼에도 전 의사선생님들께서 아픈 곳을 진단하면서 찾아가고 치료하는 과정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
Commented by 아메리칸드림 at 2009/03/20 22:38
이 말 '망치를 든 지질학자'란 책에서 본 것 같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20 22:41
아메리칸드림님// 그렇기도 하고요. 공룡학자 Bakker 역시 중생대 탐정이란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Commented by 얼렁뚱땅 소라게 at 2011/08/14 18:46
임유진씨 저도여자인데 저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군요
Commented by 파랑빛 우주 at 2011/08/14 18:56
ㅋㅋ 그렇군요

Commented by 파랑빛 우주 at 2011/08/14 18:52
위 얼렁뚱땅 소라게 임유진이 누구죠? 설마 여친인가요? 그리고 제꿈은 고고학자 아니면 고생물학자 입니다.
Commented by 얼렁뚱땅 소라게 at 2011/08/14 18:54
저도하고싶었는데 못했죠 아 임유진은 제 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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