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수각류의 집단 사냥 가능성

에드몬토사우루스 한 마리가 거대한 알베르토사우루스에게 공격 당합니다. 에드몬토사우루스는 강력한 알베르토사우루스의 이빨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지만, 죽을 힘을 다해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겨우 도망가려는 순간... 2-3마리의 작은 알베르토사우루스가 무리를 지어 다시 공격, 결국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초창기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는 거대한 수각류는 단독 생활을 하며, 사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짝짓기 철이 되면 암수가 만날 것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티렉스를 비롯해 알로사우루스 등은 단독 생활을 하며 사냥하는 포식자로 인식되었답니다. 반면에 작은 수각류는 집단 사냥을 통해 자신보다 큰 먹이를 공격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수각류의 발자국 화석으로부터 거대한 수각류가 집단 생활을 하거나 집단 사냥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발자국은 용각류의 이동 경로와 일치했고, 이는 거대한 수각류가 지속적으로 용각류 무리를 뒤쫓으면서 약한 상대를 골라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마치 늑대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바이슨을 공격할 때 새끼나 무리에서 약한 상대를 골라 공격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1910년 미국자연사박물관의 Barnum Brown은 캐나다의 Alberta에 있는 Red Deer River 근처에서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덩치가 작고 호리호리한 티라노사우리드를 발견했고, 이는 알베르토사우루스였습니다. 브라운은 근처에서 화석을 모았고, 이는 9개체의 알베르토사우루스의 것이었습니다. 이후 캐나다 로열티렐박물관의 Philip Currie 박사팀이 그 장소를 다시 조사했고, 알베르토사우루스의 무리가 같은 시간에 죽음을 맞이 했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는 9개체의 알베르토사우루스 무리가 단독 생활이 아닌 집단 생활을 통해 사냥을 했을 증거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무리에는 거대한 알베르토사우루스부터 크기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알베르토사우루스까지 다양했다고 합니다.

1997년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에서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큰 기가노토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발견된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무리는 7개체로 판명되었고, 이 역시 기가노토사우루스가 같은 시대를 살던 거대한 용각류인 아르헨티노사우루스를 집단으로 사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2006년 이 공룡은 기가노토사우루스와 근연 관계의 Mapusaurus roseae로 명명되었습니다.

▶ 7마리의 마푸사우루스
(출처 :
http://www.newscientist.com/data/images/ns/cms/dn9007/dn9007-2_800.jpg)

당시 수각류가 거대하기는 했지만 용각류에 비하면 작은 덩치였기에 기가노토사우루스나 마푸사우루스 등도 성체의 용각류를 단독으로 공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사자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코끼리를 공격하지 못하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현생 사자의 평균 체중을 대략 200kg이라 했을 때 사자가 공격할 수 있는 최대의 덩치는 대략 1톤 남짓한 수준이며, 결론적으로 사실상 사자는 기린, 코뿔소, 하마, 코끼리 등을 공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체중이 사자의 5 ~ 6배 정도라 생각한다면 7~8톤의 기가노토사우루스 역시 40 ~ 50톤 이상의 용각류를 쉽게 공격할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먹이가 필요하고 충분한 무리가 있다면 다소 덩치가 작거나 새끼 등을 무리지어 공격했을 가능성은 커보입니다.

집단 사냥을 했을 지 단독 사냥을 했을 지는 공룡만이 알겠지만, 거대한 수각류의 집단 사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집단 사냥이 타당하다면 티라노사우루스의 청소부 논쟁 역시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티렉스가 근연관계의 알베르토사우루스처럼 집단으로 사냥한다면 거대하고 느린 리더가 먹이를 몰고, 질풍노도의 시기에 해당하는 청소년기 티렉스 - 1톤 정도 - 가 이들을 집단으로 공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테니까요. Holtz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 무리 중 가장 무서운 것은 1톤 정도의 것이라 말합니다. 이들은 다른 코일루로사우리아처럼 빠르기도 하며, 거대한 티렉스처럼 강력한 턱힘을 자랑했을 테니까요. 이런 녀석들이 지금도 있다면 그야말로 공포 아니겠습니까?

by 꼬깔 | 2008/09/01 13:16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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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rey at 2008/09/01 13:38
사자와 호랑이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집단사냥을 하는 사자와 단독행동을 하는 호랑이는 사실 같은 속에 속할 정도로 가까우니까 수각류들의 생활 방식도 다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3:40
Frey님// 말씀처럼 호랑이의 매복 후 습격 형태의 단독생활과 사자의 무리 생활도 있을 듯합니다. 또한, 이는 당시 수각류의 생태 환경에 따라 달랐을 것 같고요. 현재까지 증거로 발견된 녀석이 마푸사우루스와 알베르토사우루스니까요. 확실히 티렉스 역시 이런 집단 화석이 발견된다면 집단 사냥의 가능성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추정일 뿐이고요. 벨로키랍토르도 마찬가지로 데이노니쿠스는 집단 사냥의 흔적이 있으나 벨로키랍토르는 그런 증거가 아직은 없으니까요.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9/01 13:40
.....티라노사우르스 10여마리가 몰려오는 쥬라기 공원의 '빗속 지프 질주 장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3:53
아브공군님//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가 아닐까요?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09/01 14:03
이경우도 역시 먹이동물의 서식밀도가 중요한 열쇠가 될것같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가 집단사냥을 하지 않는것은 먹이의 서식밀도가 낮은이유도 있을것입니다. 거대 육식공룡 10여마리가 집단사냥을 하려면 먹이동물인 초식공룡이 사방에 널려 있어야 하고 이들이 먹어치울 식물또한 풍부해야 합니다. 거대한 놈들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 유지된다는게 쉬운일이 아닐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4:21
새벽안개님// 재밌는 것은 남미 쪽의 티타노사우로이드 공룡은 다른 용각류와 달리 골판이 있었다고 알려졌고, 남미 쪽은 용각류와 수각류 모두 덩치가 컸다는 것. 말씀처럼 이 곳은 상당한 식물과 또한 초식공룡이 번성했던 곳인 듯합니다. 또한, 북미 역시 그런 환경이었기에 집단 사냥이 가능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Commented by akpil at 2008/09/01 14:25
왠지 .. .울트라리스크 ... 가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6:34
akpil님// 울트라리스크가 뭐죠??
Commented by akpil at 2008/09/01 17:12
스타크래프트 저그의 ... 지상 최강 유닛이죠... 이거 떼거지로 몰려오면 .. 대책 없습니다.
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2&dir_id=20201&eid=ImiHX3siJNC/FAiDxhzGvD+EnEol9TFi&qb=v+/GrrbzuK69usWp&pid=f7XBYwoi5UlssalfTAlsss--510734&sid=SLujvziFu0gAAFgSS7c
.... 이런 것도 보이네요.
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08/09/01 15:14
......1톤짜리 티렉스들 생각만 해도 무섭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6:34
다스베읻님// 그 정도면 작은 티렉스... :)
Commented at 2008/09/01 15: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1 16:35
비공개님// 에구... 지금 보니 이상하게 썼네요. ㅠ.ㅠ 즉흥적으로 쓴 후 글을 확인하지 않아서인 듯합니다. 조금 수정했는데,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게스카이넷 at 2008/09/01 17:21
공룡들도 정말이지 종류가 너무나도 다양해요 ;;;

제가 초딩이었을 때 - 어린이용 과학만화 시리즈의 공룡편을 보면 '틀에 박힌' 공룡들만 나왔었기에, 그게 전부였던 걸로 알던 시절이 있었죠.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6
게스카이넷님// 다양하지요.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9/01 17:37
몰려다니면 그야말로 공포겠군요.... 그 덩치들이 울리는 소리만 해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6
풀잎열매님//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Commented by R쟈쟈 at 2008/09/01 19:53
그래도 삥은 뜯었을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6
R쟈쟈님// 아하하 :)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8/09/01 20:16
점점 생태계의 역사와 전통도 유구하다는 게 하나 둘 밝혀지는군요.
저 당시에도 사자 무리나 늑대 떼 같은 것들이 있었다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7
존다리안님// 점점 더 많이 알려지지 않겠습니까? :)
Commented by hotdol at 2008/09/01 21:24
생태계의 기본원리가 똑같으니까, 근본적인 생존방식도 비슷했겠지요.
몰이사냥, 시체갈취, 뭐라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육식룡들끼리 서로 새끼를 죽이고 알을 부쉈을지도 모르지요.
현대 아프리카에서도 포식자들끼리는 서로 제거할 수 있으면 제거하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7
hotdol님// 그랬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어느 한 가지 방식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을 것이고요. 동종섭식의 증거도 있다고 하니까요.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09/01 22:28
이것도 다 동일 과정설에 포함되는 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8
Lee님// 아하하 그렇게 되나요? :)
Commented by 달바다 at 2008/09/02 09:19
인간이든 공룡이든 청소년기가 가장 무섭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02 20:18
달바다님// 질풍노도의 시기지요. :)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8/09/22 16:14
몰려다니면서 사냥을 했다면,
대신 '먹이'라는 문제가 새로 오는군요.
만약 티라노 마리당 한끼 섭취량을 500kg 이라 가정하면,
4마리가 초식공룡 하나를 잡을시에,
2톤씩은 먹는다는건데,
먹이가 작으면 작을수록 문제였겠군요.......
그런데 무리를 짓는다 하니까, 시튼 동물기의 늑대왕 로보가 생각나네요.
혹시 백악기에도 '티라노왕 로보'라는 알라모사우루스만 전문적으로 잡는 티라노와,
그를 따르는 가족들이 있었을지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8/09/22 16:19
고르헥스님// 먹이량 자체는 공룡의 온혈성-냉혈성과도 맞물리는 듯하고요. 그리고 작은 먹이를 무리지어 사냥했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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