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06일
수마트라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니다??
시베리아 호랑이(Siberian tiger, Panthera tigris altaica)
벵골 호랑이(Bengal tiger,Panthera tigris tigris)
인도차이나 호랑이(Indochinese tiger, Panthera tigris corbetti)
남중국 호랑이(South Chinese tiger, Panthera tigris amoyensis)
말레이 호랑이(Malayan tiger, Panthera tigris malayensis)
수마트라 호랑이(Sumatran tiger, Panthera tigris sumatrae)
위 순서는 크기 순이며, 현생 6개 아종 중 유일하게 수마트라 호랑이만 섬에 고립된 호랑이입니다. 또한, 가장 작은 호랑이입니다. 멸종한 3개의 아종 - 발리 호랑이, 자바 호랑이, 카스피 호랑이 - 까지 포함한다면 발리 호랑이가 가장 작다고 합니다. 발리 호랑이의 평균 크기는 남미의 재규어보다 작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수마트라 호랑이는 재규어보다 조금 큰 정도입니다. 수마트라 호랑이가 이처럼 덩치가 작은 것은 수마트라 섬의 빽빽한 밀림과 섬왜소화로 말미암은 작은 크기의 먹잇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런데 예로부터 수마트라 호랑이는 가죽 색깔이 밝고, 인접한 섬에 살던 자바 호랑이보다 줄무늬가 빽빽해 다른 호랑이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것이 섬 호랑이와 대륙 호랑이, 그리고 환경에 따른 차이 정도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998년 Joel Cracraft 팀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 Sorting out tigers (Panthera tigris): mitochondrial sequences, nuclear inserts, systematics, and conservation genetics - 으로 종수준에서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즉,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수마트라 호랑이는 다른 대륙 호랑이와 유전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고, Panthera sumatrae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겁니다. 제가 분자 유전학적 지식이 없고, 정확한 내용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차이는 고립된 수마트라 호랑이가 다른 대륙 호랑이와 유전자를 섞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종분리가 되었을 가능성을 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다른 호랑이보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와 교배를 막고 유전자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수마트라 호랑이의 개체수는 약 400 ~ 500마리 수준이며,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수마트라 호랑이가 종분리가 된다면 더이상 호랑이가 아닌 현존하는 5번째 Panthera 속이 되며, 재규어를 밀어내고 Panthera 속의 Big3에 속하게 되겠지요. 만약 주변에서 '수마트라 호랑이는 호랑이가 아니래.'란 얘길 들으신 적이 있다면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현재까지는 분명히 수마트라 호랑이는 '호랑이'입니다.
참고로 수마트라 호랑이의 체중은 가장 큰 시베리아 호랑이의 1/3 수준이며, 길이 또한 3.4m 정도의 시베리아 호랑이에 비해 1미터 정도 짧은 2.4m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크기는 수컷이며, 암컷의 체중은 100kg을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 by | 2008/09/06 14:47 | SCIENTIA | 트랙백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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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간 이런 진화사를 읽다 보면, '이 친구들도 참 열심히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만약에 종분리가 되었을 때는 아종명칭 말고 '실제 명칭'에서 변화가 있나요?
[아. 몸 길이는 꼬리 길이까지 포함인가요?'ㅁ']
물론 실제로 본다면 겁에 질리겠지만 ㅋ
저런 모양새에 사이즈가 한 50cm 정도 되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 형식이 있다면
꼭 키워보고 싶습니다...
차마 호랑이는 엄두를 못...
멋있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응?)
근데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디엔에이등을 이용한 몰리큘라 방법과 그 이외의 방법을 서로 다르게 간주하는 겁니다.
그 예가 위에 수마트라 호랑이의 경우인데요. 유전자 분석으로 이런 결과를 내었는데 기존의 분류법과 다르게 때문에 틀렸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하지만 분류학이라는게 한 가지 특징만으로 분류하는건 말이 안됩니다. 형태적 특징, 지리학적 특징, 유전자적 특징, 생태적 특징 등등 여러가지를 연구하고 찾아서 비교 검토해야 하는거죠.
dna를 통해 종을 분류하는 것은 유전적 격리를 확인하는 겁니다. 생물학적 종 개념 중 하나가 자연상태에서 유전자의 교류가 있느냐 없느냐가 종을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 그걸 dna를 통해서 확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분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dna에만 의존하게 되면 엉터리 결과를 그대로 믿게 될수 있지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분류학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dna도 더불어 확인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가장 좋고 두 데이터가 상충할때 두 방법을 모두 아는 사람이 그걸 밝혀내지요.
그러기에 수마트라 호랑이도 두 가지 연구를 종합해본 결과 아마도 호랑이가 아닌 다른 종으로 분류될 이유가 없기에 아직도 호랑이 아종으로 머물러 있을겁니다.
사실 수마트라 호랑이 말고도 수많은 생물이 기존 분류학적 차이점과 dna 서열간의 불일치로 연구자들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dna를 통한 분류가 분류학의 부차적인 방법의 하나이기에 큰 변동과 혼란이 없이 기존 종의 분류가 유지되고 있는거겠죠.
좋은 주말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