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 - 두산 타선 폭발, 신기록 양산

PO 4차전은 그야말로 치열한 타격전이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삼성 이상목이 시즌 동안 두산에 약했고, 그만큼 두산 타자가 이상목의 공을 잘 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4차전에는 유난히 두산 타자들의 선구안이 좋았다고나 할까요? 발야구라 할 수 있는 두산은 이 경기에서 단 한 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타격을 통해 맹폭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3차전과 마찬가지로 이종욱은 1회 안타로 출루했습니다. 3차전 초구에 도루를 감행하다 실패했지만, 이 날은 도루를 감행하는 대신 1루에서 삼성 배터리를 괴롭히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이상목이 오재원에게 안타, 김현수, 김동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5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만큼 발빠른 주자가 누상에 있는 것이 부담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승부의 분수령은 1회말과 3회말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두 번의 상황에서 한 번만 삼성이 득점에 성공했어도 승부는 미궁 속으로 빠졌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1회말 삼성은 고영민의 실책으로 무사 2루 기회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2번 신명철의 타구가 3-유간을 빠지는 듯했으나, 이대수의 기가 막힌 다이빙 캐치로 신명철이 아웃, 이후 2타자를 잘 막아내며 무사 2루 위기를 넘겼습니다. 첫 타자부터 실책으로 출루시키며 자칫 김선우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을 이대수가 막은 것입니다.

3회말 김선우가 연속 안타로 2실점 했고, 스코어는 7-2였습니다. 그러나 1사 2, 3루의 위기를 맞이했고, 정재훈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정재훈이 전 타석 홈런을 친 박진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현재윤 볼넷, 그리고 김창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빠져나옵니다. 만약 삼성이 적시타를 쳤다면 7-4가 되는 상황이었고, 승부는 오히려 삼성에 유리했을 겁니다.

5점을 실점하고도 꾸준하게 추격하는 삼성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지만, 이미 폭발한 두산의 타선은 1회부터 6회까지 연속 득점하면서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습니다.

또한, PO 4차전은 많은 신기록이 쏟아진 경기였습니다.

- PO 한 팀 최다 득점 : 12점(두산)
- PO 1회 최다 득점 : 5점(두산)
- PO 한 팀 최다 안타 : 21안타(두산)
- PO 한 팀 최다 2루타 : 6개(두산)
- PO 양 팀 합계 최다 안타 : 30개(두산 21, 삼성 9)
- PO 양 팀 합계 최다 득점 : 18득점(두산 12, 삼성 6)

그 밖에 삼성 양준혁이 PO 최다 안타 타이(62개)를 기록했고, 두산이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삼성 양준혁의 PO 최다 안타 신기록은 진행형입니다.

두산은 무엇보다도 중심타선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입니다. 특히, 전날과 초반까지 박진만의 시프트에 맥을 못춘 김현수가 이를 극복하고 2안타를 기록한 것이 5차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합니다. 4경기 동안 단 한 명도 QS를 기록하지 못한 PO에서 과연 QS가 나올 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4차전의 MVP를 뽑으라면 정재훈입니다. 롱릴리프로 정말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마운드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났습니다. 김선우가 정재훈처럼 노련하고 여유있는 운영을 했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by 꼬깔 | 2008/10/21 05:22 | 프로야구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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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10/21 07:58
이번 플레이오프는 정말 대단한 타격전이군요. 포스트시즌은 워낙 선발급 투수들을 몰아서 투입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터지지는 않는데 말이지요. 누가 올라가든 오랫동안 쉬었던 SK의 막강 투수력을 돌파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1
늑대별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정말 SK에 대적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듭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10/21 09:07
정말 SK 좋은 일만 해주는 느낌이네요. 아무래도 빗자루질....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2
어부님// 그렇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아슈 at 2008/10/21 09:53
김선우 투수 구질이 밋밋한거와 약간은 느껴지는 '나(도)메(이저리거)' 의식 문제만 해결된다면 나쁘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믿을만한 선발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게 너무나 아프네요.
(그래서 똥줄야구이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2
아슈님// 공 자체가 너무 뜹니다. 정재훈의 제구와 비교할 때 확연히 드러나더라고요. 정재훈은 낮게 제구되는 모습이었지만 말입니다. 어제 김선우가 좋았던 딱 하나는 박석민 삼진 잡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Hadrianius at 2008/10/21 10:19
한국에는 압도적인 스터프를 자랑하는 선수가 거의 없고, 최소한 포스트시즌에서는
김광현 정도밖에 보이지 않네요. 그러니까 낮은 걸 하나도 안잡아주면 공들이 뜨게 되니
(공 1개 올리는 칼제구면 가능하지만 그런 정도면 우리나라에 있질 않겠죠 ㅡ.ㅡ)
타자들이 좋은 집중력으로 잘 때려내는 거 같습니다.

정재훈은 오히려 구속을 줄인게 효과를 봅니다. 구속이 줄은 대신 위력을 실어 던지더군요.
마무리할때는 구속만 빠르지 새털이라 별로였는데 확실히 어떻게 던지는지를 깨달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감겨들어가는 슬라이더는 밀어치기를 주로 노리는 삼성 우타자들에게
크게 효과를 보고 있네요(특히 신명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4
Hadrianius님// 그러게요. 확실한 김광현이 있고, 똘똘한 채병용이 있는 SK를 당하기엔 역부족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네요. 그리고 정재훈은 이제 확연히 노련함으로 고난을 헤쳐가는 모습입니다. 오승환과 마무리 지존을 다툴 때의 모습과는 다른 쪽으로 변신한 듯합니다. 말씀처럼 신명철은 정재훈에게는 쥐약이더군요.
Commented by 올비 at 2008/10/21 10:39
앞일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경기 자체에만 집중해서 봤다면 정말 재미있고 멋진 경기였겠군요 ㅇㅂㅇ 개인적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두산을 응원하고 있는데 꼭 한국시리즈 나갔음 좋겠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4
올비님// :)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10/21 11:09
우려했던 투수진 붕괴가 결국..인제는 딱히 남은 투수도 없는데..힘에서도 밀리고..ㅜㅜ
내일 경기마저 잡히면 혹시나 했던 마음은 접는게 좋을듯 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4
Lee님// 5차전 재밌겠습니다. :)
Commented by 레인 at 2008/10/21 11:39
한치 앞을 모르는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강건너 불구경으론 딱 좋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4
레인님// 아하하 :)
Commented by 쿠레하 at 2008/10/21 12:00
전날과 초반까지 박진만의 시프트에 맥을 못춘 김현수가 이를 극복하고 2안타를 기록한 것

이 말은 좀 뭐한게... 김현수가 친 2안타는 모두 유격수가 박진만에서 다른 유격수로 교체된 뒤에 나왔지 않았나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5
쿠레하님// 제가 생각한 부분은 코스였습니다. 물론 박진만이 있을 때였으면 좋겠지만요. 코스가 박진만의 시프트 코스를 무너뜨릴 땅볼 한 개와 완전 외야로 크게 넘어가 타구였으니까요. 영리한 타자이기에 지속적인 시프트로 한 번쯤은 박진만이 큰 코를 다칠 가능성도 없지 않을 듯합니다.
Commented by 호앵 at 2008/10/21 12:56
이대수 선수 그 수비... 너무 아쉬웠다는 ㅠ_ㅠ 좋은 분위기 만들 수 있었는데...
그리고 정재훈 선수... 어려운 상황에서 참 잘해주더군요. 아쉽지만 오늘 5차전을 기대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21 13:36
호앵님// 정말 1회 이대수의 수비가 엄청났죠. 신명철이 때리는 순간 식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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