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공원 - 불안한 Brachiosaurus의 자세

사실 예전부터 써볼까 했던 내용입니다. 쥐라기공원이 상영한 지 벌써 15년이나 지났네요. 살아 움직이는 듯한 공룡의 CG는 그야말로 예술이었습니다. 그런데 간혹 어색한 자세를 취하는 녀석도 있었으니 그게 바로 브라키오사우루스입니다. 혹시 아래와 같은 장면을 보신 기억이 나십니까?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앞다리를 든 채 높은 곳의 나뭇잎을 먹는 장면입니다. 사실 용각류가 두 발로 서서 먹이를 먹거나 포식자를 위협했을 것이란 주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했던 학자는 그야말로 이단아로 불리던 Bakker였지요. 특히, 바로사우루스가 '바로' 서서 알로사우루스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모습으로 복원된 장면은 유명한 것이지요.
그래서 바로사우루스 이미지를 보면 대개 저런 자세를 취한 모습입니다. :) 또한, 이씨(미스터리) 신봉자나 창조주의자들의 떡밥인 아캄바로 토우에도 저런 모습이 나오고, 이게 공룡과 인간이 공존한 증거라는 둥의 주장을 하곤 합니다. :)
각설하고 어쨌든, 이런 용각류의 모습을 놓고 학자들은 의견이 분분한 편입니다. 현재는 두 발로 지탱하는 문제보다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말미암아 저런 자세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우세한 편이지요. 그런데... 바로사우루스와 같은 디플로도키드(디플로도쿠스과 공룡)는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길고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골반 근처에 있어 두 발로 일어서는 자세에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쥐라기공원에 나온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포함한 브라키오사우리드(브라키오사우루스과 공룡)는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고, 상대적으로 무게중심도 높고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있을 가능성이 크답니다.
그렇기에 만약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무리하게 두 발로 서는 자세를 취하면 뒤로 자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결국 뇌진탕으로 사망하는... ㅠ.ㅠ 쥐라기공원에 나온 장면을 다시 보시면 자세가 엉거주춤하고 불안정한 편입니다. 또한, 브라키오사우루스처럼 상대적으로 머리를 높게 들어 올리는 녀석이 굳이 저런 불안정한 자세를 취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는 엉거주춤한 자세가 생각나서 몇 자 끼적였습니다.

by 꼬깔 | 2008/10/31 02:31 | 공룡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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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새벽안개 at 2008/10/31 15:14

제목 : 목긴 공룡의 심각한 문제
쥐라기공원 - 불안한 Brachiosaurus의 자세 by 꼬깔 꼬깔님의 블로그에서 목긴 공룡이 저런 자세로 일어서면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빈혈로 쓰러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퍼뜩 스치는 생각인데요. 저렇게 목이 심하게 길면 문제가 많을것 같아요. 첫번째는 호흡에 관한 문제인데요. 코로 들어간 공기가 폐까지 가려면 엄청난 목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폐와 기관에 묵은 공기가 많이 남아 있어서 교환비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more

Commented by 호앵 at 2008/10/31 03:31
그러고 보니 저런 친구들은... 얼굴을 땅쪽에 있다가 갑자기 올리면 빈혈을 꽤 느꼈겠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09:28
호앵님// 그렇습니다. :) 기린의 키가 5미터 가량인데 이 녀석들도 늘 고혈압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서 고개를 일정한 높이로 유지하니까요. 브라키오사우루스는 기린보다 2배 이상 높은 위치에 머리가 있으니... :)
Commented by 사카키코지로 at 2008/10/31 07:56
뭐, 쥐라기 공원은 이미 딜로포사우루스나 티라노사우루스등으로 구라를 친 적이 있어서 믿기가 어렵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09:28
사카키코지로님// :)
Commented by 시릴르 at 2008/10/31 08:27
몸을 들어올리는 순간 넌 이미 쓰러져 있다!(어째서?)
확실히 디플로도쿠스 계통이면 몰라도 브라키오류(무술인냐?)는 이미 머리가 상당히 위에 있기 때문에 굳이 저럴 필요가 없어 보이기도 하네요.
어쨌든 쟤들하고 같은 세상에 살지 않는다는 건 참 다행이예요. 저런 큰것들이 쿵쾅쿵쾅거리면서 지나다니는걸 생각하면 어째 소름이;;;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09:30
시릴르님// 아하하 :) 디플로도쿠스는 머리를 들어 올리기 어렵지만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대개 높은 위치에 머리가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10/31 09:19
저렇게 두발 들고 일어서서 위협자세를 취할수 없다면 꼬리 휘돌리기 만으로 방어를 해야 하는데.... 꼬깔님 생각은 어떠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09:31
새벽안개님// 꼬리가 발달한 디플로도쿠스 계통이라면 꼬리를 이용해 위협을 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브라키오사우루스류라면 꼬리가 상대적을 짧아 그런 위협 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디플로도쿠스의 음속 채찍꼬리라면 뭐... :)
Commented by hotdol at 2008/10/31 09:35
그러고보니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음속 꼬리치기까지 나올 꼬리길이는 아니네요.
코끼리야 사자를 덩치로 제압한다지만 알로사우루스는 만만한 크기가 아님을 생각해 볼 때 상대적으로 꼬리가 짧은 종류는 어떻게 방어를 했을지 궁금하네요.

그러고보면 알로사우루스는 목 긴 초식동물을 주로 잡는 스페셜리스트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젤잡기에 특화된 치타처럼요.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약한 무는 힘으로 단순히 과출혈로 먹잇감을 죽이기에는 저 용각류의 목만한 타겟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다 용각류가 쥐라기가 저물면서 차츰 쇠락하자 알로사우루스도 같이 밀려나지 않았나 싶네요. 뜬금없이 뻘플이 길어졌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10:22
hotdol님// 저 역시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어떤 방법으로 방어를 했을까란 궁금함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거대한 용각류, 더욱이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디플로도키드보다 거대하고 골격이 육중합니다, 에 있어 최대의 무기는 덩치가 아닐까요? :) 그리고 실제 알로사우루스가 다 큰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목을 공격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알로사우루스의 머리 높이가 기껏해야 5미터 남짓일 것 같은데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목은 이보다 높은 곳에서 시작될 것 같거든요. :)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10/31 11:27
고, 고혈압;;
왠지 병자를 연상시키는 제한이군요. 안정을 취하시고 머리를 너무 급격하게 움직이지 마시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13:16
풀잎열매님// 고혈압... 무서운 것입니다. :)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8/10/31 16:09
아마 그 무게와 키가 방어법이었겠죠.
똑같이 깡패가 자기를 바라볼때,
자기와 비슷한 키로 시선을 마주할때랑,
더 큰 키로 위에서 바라볼때,

어떤게 위압감과 공포가 조성되겠습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8/10/31 16:58
고르헥스님// 말씀처럼 이미 덩치가 최상의 방어법일 것 같아요. :)
Commented by FREEBird at 2008/11/01 10:44
그냥 영화적 장치로 봐야되겠죠..
저걸 극장의 큰 화면에서 본다면, 거의 처음으로 등장한, 그것도 어마어마한 덩치의 공룡이 두발로 일어서서 화면 한가득 채우는 모습은 확실히 압권일 테니까요..
단지 그걸 "영화에서 나왔으니까 사실일거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이런사람들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많더라구요...)문제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01 16:45
FREEBird님// 저도 비슷한 생각이긴 합니다. 사실 쥐라기공원은 호너 박사가 감수한 것으로 알거든요. :)
Commented by shaind at 2008/11/01 19:05
같은 공룡이었어도 디플로도쿠스나 (소설에서 나왔던) 아파토사우루스 같은 것이었으면 이런 문제는 덜했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01 20:29
shaind님// 그렇지요. 그런데 사실 쥐라기공원 1편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에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알려진 것이나 다름 없지요. 이전까지는 역시 '브론토사우루스'가 대세 아니었겠습니까?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8/11/02 14:16
브라키오사우루스건 바로사우루스건 항상 의문이가는것은 일어서는 높이가있는데 일반적인 심장근으로는 오히려 피가 역류하는 불상사가 발생할것이 뻔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그런 불상사로 죽은 화석이 없었는지가 궁금하네요 그런데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두 발로 일어난다면 무게 중심이 앞쪽이라서 앞으로 바로 네발이 닿을듯하네요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1/24 00:02
브라키오사우르스는 분명 '일어서지 않으면서 높은 곳의 먹이를 먹으려고'저련 형태로 진화를 한것 같은데...아직도 더 키가 컷으면 하는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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