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다 져버린 SK

김성근 답지 않았던 퉁이전 투수 운용

SK가 결국 무너졌군요. 4-6으로 뒤진 상황이었고, 8회만 막으면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8회에 대거 4실점했네요. 정말 오늘 경기는 SK 답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SK는 바둑으로 친다면 전성기의 이창호처럼 철저한 계산으로 꼼꼼한 경기를 했는데...

김성근 감독은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를 했던 감독입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김광현의 교체 타이밍을 놓쳐 경기를 졌고, 이후 그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퉁이와의 경기에서는 정말 김성근 감독 답지 않은 투수 운용이었습니다. 4회에 채병용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이었고, 동점에 3점 홈런까지 맞았지만 결국 백투백 홈런을 맞고 정우람으로 교체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성근 감독은 세이부와의 결승전을 생각했고, 최대한 채병용이 버텨줄 것이라 믿고 또한, 그렇게 마운드 운용을 한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이후 돌려막기를 시도했지만 불붙은 퉁이의 방망이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려 4방의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바둑에서 뒷맛을 아끼다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전 바둑은 하수랍니다. ㅠ.ㅠ) 그런데 퉁이와의 경기는 마치 전성기의 이창호가 이창호 답지 않게 뒷맛을 아끼다 무너진 느낌이랄까요? 역시 경기는 방심하면 안되고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가 봅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결국 김성근 감독이 그런 경우가 되었는가 봅니다. 게다가 하필 이승호를 비롯한 투수들이 모두 컨디션이 꽝이었으니... :) 덕분에 세이부는 SK에 복수할 기회를 잃었네요. 그리고 SK는 단 1패로 탈락하는 아픔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승자승에 득실을 따졌다면 올라갔을텐데 말입니다. :) 아무튼 아쉽네요.

by 꼬깔 | 2008/11/16 02:26 | 프로야구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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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cid at 2008/11/16 03:05
이창호 사범 고등학교 시절은 정말 대단했죠. 아니다 싶으면 안 하는. 그러다가 간혹 유창혁 사범에게 말리는 경기도 있었지만... 이 사범을 보면 오승환의 포커페이스는 포커페이스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D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6 12:59
Lucid님// 맞아요. :) 항간에서 조훈현 사범이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 유창혁 사범은 정말 극과 극이었습니다. 유창혁 사범은 날카롭고 화려하고 공격이 무서웠지만 덜컥이 있었던 기억이... 그래서 컨디션이 좋으면 이창호 사범을 잡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개 밀려 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 원조 돌부처가 이창호 사범 아니겠습니까? :) 말씀처럼 오승환 선수의 포커페이스는 포커페이스도 아닐 겁니다. :)

좋은 주말 되세요. :)
Commented by 레인 at 2008/11/16 06:53
우승했으면 방심했을텐데 졌으니 내년 SK가 더 볼만할지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6 12:59
레인님// 그러게요. :)
Commented by 복숭씨 at 2008/11/16 12:13
이글은 차라리 즐겁다! LG는 어쩌란말입니까 -_- 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6 12:59
복숭씨님// 아하하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11/16 12:33
김칫국부터 마셨군요. 결승을 가는게 우선이지 확정도 안 되었는데 결승 로테이션을 걱정하다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6 13:00
Lee님//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퉁이를 너무 쉽게 봤던 것 같습니다. 역시 방심은 금물!!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8/11/16 12:42
하일성 사무총장의 명언 "야구 몰라요!"가 절절히 생각나는 게임이었습니다.
한국에 맨날 지는 일본야구인들의 심정에 이해가 120% 갔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6 13:00
사발대사님// 그렇습니다. :) 방심은 금물이요, 야구는 정말 모르는 것 같습니다. WBC 역시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칠 수 있겠어요. :)
Commented by 風林火山 at 2008/11/16 14:34
김성근 감독은 항상 다음경기를 생각하는 것을 넘어 더 앞을 생각하지요. 그것이 최고의 무서운 점인 동시에 단점도 되지만.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17 01:25
風林火山님// 확실히 김성근 감독은 그런 면이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단점이 이번에 드러난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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