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스모사우루스의 잘못된 복원과 Cope, Marsh

미국의 Edward Drinker Cope와 Othniel Charles Marsh는 라이벌이었지만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경쟁적으로 화석을 발굴하고, 명명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의 일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엘라스모사우루스의 잘못된 복원'과 관련된 것일 겁니다. 어떤 것이 올바른 복원이라 생각하십니까?
엘라스모사우루스는 목뼈 개수가 70개가 넘는 목이 긴 플레시오사우리아(장경룡)입니다. 그런데 1869년 Cope가 이를 목보다 꼬리가 긴 형태로 복원했습니다. 즉, 꼬리 끝에 두개골을 위치하고, 앞다리와 뒷다리의 위치가 바뀐 것이지요. 그리고 당시에는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Marsh가 이를 보고 '점잖게 지적'했고, Cope는 버럭 오바마 화를 내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를 계기로 둘 사이는 급격하게 벌어졌다란 얘기가 일반적입니다. 이 얘기로만 본다면 Cope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1869년 Cope가 엘라스모사우루스를 복원한 것을 발표했을 때,  Leidy가 이를 점잖게 지적했다고 합니다. 사실 Leidy 역시 오래 전인 1851년 플레시오사우리아인 Cimoliasaurus를 복원할 때, 같은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지적을 Cope가 인정했고, 이후 올바른 복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1890년 Marsh가 20년 전의 실수를 지적했고, 이로 말미암아 Cope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이야기대로라면 Marsh가 좀 치사한 짓을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Cope와 Marsh의 경쟁적인 화석 발굴을 놓고 Bone Wars(1877 ~ 1892)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경쟁적으로 화석을 발굴했고, 엄청난 양의 표본에 명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쟁이 고생물학에 큰 기여를 했다고 알려졌지만, 경쟁적으로 명명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부만 발굴해 표본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자극이 되는 경쟁자가 있으면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어떤 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후자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즉, Marsh가 당시 '잘못된 복원'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고, 나중에 Leidy가 지적한 사항을 바탕으로 경쟁관계에 있던 Cope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자 했던 것이지요. 아무튼, 20년이 지난 아픈 실수를 들춰 비방하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ㅠ.ㅠ

P.S.) 한반도의 공룡 시사회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못갔습니다. ㅠ.ㅠ

by 꼬깔 | 2008/11/22 02:23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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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he Nerd at 2008/11/22 02:32
윗 골격처럼 복원했다는 건 코프 박사가 저걸 플리오사우루스의 일파라고 여겼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어쩌면 플리오사우루스류인데 꼬리가 긴 신종이다 하고 좋아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2:25
Lee님// 제 생각에는 해양파충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일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꼬리긴 공룡을 생각해도 꼬리가 목보다 기니까요.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11/22 03:05
확실히 꼬리보다 목이 더 길다는건 상식적인 형태는 아니긴 하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2:25
나인테일님// 그렇습니다. :) 말씀처럼 꼬리보다 목이 더 길다는 것은 상식적인 형태는 아니지요. :)
Commented by 야채 at 2008/11/22 03:49
후자의 이야기대로라면, 그 Bone Wars 가 끝나기 2년 전에야 비로소 사이가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그럼 한참 발굴을 진행할 때는 사이가 별로 나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2:26
야채님// 일반적으로 1868년~1870년 정도까지는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후 경쟁적으로 발굴하면서 여러 가지 경쟁의식과 오해가 점철되면서 사이가 나빠지고 1890년의 사건이 치명타를 날렸을 가능성이 높네요. 즉, 1890년 Marsh의 발언은 다분히 Cope를 폄훼하고자 한 것이라는... :)
Commented by 炎帝 at 2008/11/22 11:34
전 저렇게 목이 긴 공룡을 볼때마다 뼈가 버텨줄지 의문이더군요.;;
뭐, 물속에 살았으니 부력이 있긴 했겠지만...

근데 저렇게 목이 길게 진화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기린은 높은 나무의 풀을 먹으려고 그랬다고 하지만....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2:28
炎帝님// 아... 플레시오사우리아는 해양파충류이고 공룡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긴 목은 오리와 같은 새가 물고기를 사냥하는 방식으로 머리를 물 속에 넣어 사냥하는 과정에서 유리했을 것이란 것이 일반적 해석입니다.
Commented by 炎帝 at 2008/11/22 12:30
머리를 물속에 넣는다... 그러면 처음부터 돌고래처럼 물속에서 헤엄치면서 잡았던게 아니라는 건가요?
전 그런 것일줄 알았는데..;;

그리고 하늘을 나는 익룡도 공룡과에 속하지 않는다니, 나중에 한번 제대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__)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3:07
炎帝님// 돌고래처럼 완벽하게 유선형 몸매로 진화한 녀석은 어룡입니다. :)
Commented by 炎帝 at 2008/11/22 11:35
아, 그리고 네이버 백과사전으로 검색중 좀 이상한 구절이 나왔습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111458
[이 수장룡의 일종은 확실히 공룡이 아니다.]

저 시대에 살았던 파충류들에도 공룡이냐 아니냐의 기준이 있었던건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2 12:28
炎帝님// 맞습니다. 공룡이 아닙니다. 그 어떤 공룡도 물 속에 살거나 하늘을 나는 녀석은 없으니까요. :) 언제 한번 정리해봐야겠네요. :)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8/11/23 03:54
신도림역에서 문자 받았었어요 ㅎ_ㅎ 잘 다녀왔습니다. 리뷰를 블로그에 올리는걸 계기로 이제 저도 슬슬 잠수를 해제해야겠어요 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3 08:47
보름달님// 아~ 그러셨군요? :) 수원서 이대앞까지 왔다가 다시 가려면 장난 아니었겠는데요? 하기야 전 4년을 안양에서 신도림을 거쳐 신촌까지 댕겼으니까요. 어여 잠수 해제하시고요. 리뷰 잘봤습니다. :)
Commented at 2009/08/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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