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란 무엇일까?

며칠 전 炎帝님과 StarLArk님께서 공룡과 익룡, 그리고 장경룡을 혼동하시고 '공룡의 정의'를 정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공룡이란 것의 정의에 대해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정리하기 어려웠던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정의할 수 있는 방식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이고 간단한 정의도 있고, 계통적인 정의도 있거든요. 어쨌든 좀 부족하긴 하겠지만 공룡에 대한 정의를 해볼까 합니다.

쥐라기공원이란 영화의 흥행으로 말미암아 공룡은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고생물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대중의 공룡에 대한 오해 - 오해가 출몰하는 세상이라서요. ㅠ.ㅠ - 나 오개념이 있는 듯합니다. 이융남 박사님의 공룡대탐험이란 책의 첫머리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들에게 공룡의 이미지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특이한 모양의 괴물로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마다 공룡에 대한 생각은 서로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중생대에 살았던 거대한 파충류 전부를 공룡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공룡을 만화에나 존재하는 가상의 동물로 여길 수도 있다.

이융남 박사께서도 공룡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오해나 오개념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셨습니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에서만의 일은 아닙니다. 외국에서도 흔한 일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이런 오해나 오개념은 대중매체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룡은 대개 이런 정도인 듯합니다.

1) 멸종한 모든 파충류
2) 중생대에 살았던 장경룡과 익룡을 포함한 파충류 무리
3) 중생대의 익룡을 포함한 지배파충류(Archosauria)

1)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공룡, 장경룡, 어룡, 익룡은 물론이고 고생대말의 디메트로돈마저도 공룡이라 생각하며, 코모도 드래곤이나 이구아나, 그리고 투아타라도 공룡의 후예나 살아 있는 공룡이라 생각합니다. ㅠ.ㅠ 그리고 살짝 판타지 쪽으로 가면 드래곤이 '공룡'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ㅠ.ㅠ

2)로 생각하는 분들께서는 1)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그러나 흔히, 영화나 만화 등에서 공룡과 같이 등장하는 장경룡이나 익룡을 공룡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네시를 살아 있는 공룡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3)에 해당하는 분들은 장경룡을 비롯한 해양파충류가 공룡이 아니란 것은 압니다. 즉, 육상에 살았던 지배파충류 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개 익룡과 공룡이 아닌 공룡과 외형이 비슷한 지배파충류까지도 공룡의 범주에 넣곤 합니다.

문제는 대개 아이들용으로 나오는 공룡관련책에는 1), 2), 3)번이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겁니다. 또한, 어린이들 장난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애들 장난감에 공룡, 장경룡, 익룡, 그리고 디메트로돈까지도 '공룡 장난감'에 묶어 나오곤 하지요. 그렇기에 어릴적부터 공룡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려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에구 얘기가 살짝 샜습니다.

그렇다면 공룡은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이융남 박사께서는 이런 특징을 가진 녀석들을 공룡이라 부른다고 말씀하십니다.

1. 공룡은 중생대에만 생존한 파충류이다.
2. 공룡은 땅위에서 생존했던 육상동물을 가리킨다.
3. 모든 공룡은 몸 아래로 바로 뻗은 곧은 다리를 가졌다.


대략 이 세 가지 특징이 공룡을 일반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즉, 공룡은 지금으로부터 약 2억 3천만 년 전에 등장해 6,500만 년 전에 홀연히 사라진 육상 생태계를 지배했던 파충류의 무리입니다. 이런 정의로 디메트로돈(고생대)이나 장경룡(해양파충류), 익룡(비행파충류) 등이 공룡의 정의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물론 좀 더 상세한 공룡의 특징이 있지만 이건 좀 어려운 내용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공룡을 학술적으로는 어떻게 정의할까요? 학자마다 다르지만 공룡을 계통학적으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The most recent common ancestor(concestor) of Megalosaurus and Iguanodon, and all of its descendants.

즉, '메갈로사우루스(용반류)와 이구아노돈(조반류)의 가장 최근 공통조상과 모든 후손'으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가 공룡의 후예라는 개념으로 이런 정의를 내리기도 합니다.

The most recent common ancestor(concestor) of Triceratops and Aves, and all its descendants.

즉, '트리케라톱스(조반류)와 조류(수각류)의 가장 최근 공통조상과 모든 후손'을 공룡이라 하며, 이 정의에 따르면 새는 공룡 그 자체가 되는 겁니다.

아무튼, 어떻게 정의하든 공룡에는 익룡과 장경룡, 어룡, 그리고 디메트로돈은 포함되지 않으며, 이구아나, 코모도 드래곤, 그리고 투아타라도 공룡이 아닌 겁니다. 익룡과 장경룡 그리고 어룡의 유연관계를 보여주는 분기도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Current view of diapsid phylogeny (from Benton, 2005)

위 분기도에서 Ichthyosauria(어룡류)와 Plesiosauria(장경룡류)의 위치를 보시면 공룡을 포함하는 Archosauria(지배파충류)와 상당히 먼 관계임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장경룡은 오히려 뱀과 도마뱀, 그리고 투아타라를 포함하는 Lepidosauriformes와 가까운 관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장경룡은 공룡보다 도마뱀에 가까운 겁니다. 그리고 익룡과 공룡의 관계를 나타내는 분기도를 보면 이렇습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출처 :
http://www.geol.umd.edu/~tholtz/G104/figures/104Archosauria.png)

Pterosauria(익룡류)의 위치를 보면 Dinosauria(공룡류)와 비교적 가깝지만, 역시 공룡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어류가 포함되는 Crurotarsi가 아닌 공룡류가 포함된 Ornithodira에 포함되므로 악어보다는 공룡과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소 산만하게 공룡과 관련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이게 제 한계니까요. 그리고 사실 이런 공룡과 관련한 짤막한 정의는 공룡테마를 시작할 때 첫 글 - 
공룡 테마를 시작하면서- 에 언급했습니다. :)

공룡 테마를 시작하면서란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르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알면서도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엮고자 의도적으로 공룡의 정의를 포괄적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네시와 관련된 칼럼 - 공룡은 살아 있다. - 을 썼던 이종호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박사(공학박사였던 것으로 기억)'라는 직함을 무기로 잡식성으로 글을 쓰는데, 대부분의 글이 '~카더라'내지는 '미스터리' 그 자체입니다. 제가 볼 때는 최소한 고생물과 관련해서는(다른 분야는 모르겠습니다.) 창조주의자와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의 글을 쓰는 듯합니다.

StarLArk님, 炎帝님!! 답변이 되었을까요? :)

by 꼬깔 | 2008/11/25 11:17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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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11/25 11:23
전에도 '룡'자가 문제라고 쓴적이 있었지만
어떻게 보면 익룡,장경룡,공룡등의 고대파충류를 한번에 묶는 단어가 없다는 것도 문제인거 같군요.
그러니 가장 익숙한 단어인 공룡을 대표명사로 쓰게 되는 현상이 보이는거 같습니다.
언어에서는 흔히 보이는 현상이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1:35
가고일님// 말씀처럼 '용'이 문제인 듯합니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는 Sauria라 문제가 되는 것이겠고요.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11/25 13:50
지배파충류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5:25
Lee님// 말씀처럼 묶어서 지배파충류가 쓸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장경룡입니다. ㅠ.ㅠ 이 녀석은 지배파충류도 아니니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Frey at 2008/11/25 11:25
이쪽은 저도 공부를 조금 해봐야 알 것 같네요^^; 공룡의 계통분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어서;;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1:36
Frey님// 공부해보시면 재밌으실 겁니다. :) 기본적으로 Frey님은 배경지식이 있으시니 저보다 훨 낫지 않으시겠습니까? :)
Commented by 다크엘 at 2008/11/25 11:25
어..어렵군요(.. )

이구아노돈이 공룡이 아니라니! 어쩐지 사우르스가 안들어가..(틀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1:36
다크엘님// ㅠ.ㅠ
Commented by leygo at 2008/11/25 11:30
물론 과학적 공룡의 의미는 쓰신 바와 같겠지만,
일반적인 (대중이 이해하는) 의미의 공룡이라는 건 중생대에 생존한 멸종한 파충류 무리... 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과학적 의미로 일반적인 의미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1:41
leygo님// 말씀처럼 대중이 이해하는 의미의 공룡은 '중생대에 생종한 멸종한 파충류 무리'가 우세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공룡이란 용어가 대중적 의미와 학술적 의미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 참 뭐랄까요... ㅠ.ㅠ 그러나 어찌보면 인터넷이란 매체가 이런 의미를 되돌릴 수도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도 해봅니다. 요즘은 공룡에 관심이 있는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익룡과 장경룡을 공룡이 아니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 듯하더라고요. 뭐... 이미 기자들까지도 이런 대중적인 의미로 '공룡'이란 표현을 쓰고 있어 안타깝기는 하지만요. ㅠ.ㅠ
Commented by 炎帝 at 2008/11/25 11:31
멋진 답변이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좀 씁쓸한 면도 있군요.
특히 저런 카더라나 미스터리같은 떡밥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현실이....
저도 그런것에 현혹되어 낚인 적도 있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1:41
炎帝님// 영원한 떡밥일 것 같아요. ㅠ.ㅠ
Commented by 南海雙雄 at 2008/11/25 12:53
아이코~ 브라키오사우루스나 디메트로돈(현재 소장하고 있는 종류...ㅠㅠㅠ)을 공룡이라 가르쳤고 또한 공룡 종류라고 알고 있는 3살 짜리에게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2:57
南海雙雄님// 브라키오사우루스는 공룡이 맞고요. 디메트로돈... 장난감 중 디메트로돈이 은근히 많이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디메트로돈은 오히려 공룡보다도 포유류 쪽과 가까운 사이인데 ㅠ.ㅠ 지금 당장 3살짜리 꼬맹이에게 납득시킬 방법은 없을 것 같고요. 흑... 좀 커서 말귀를 알아 들을 때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만 참 어렵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The Nerd at 2008/11/25 13:49
아..저 지배파충류 분기도는 진짜
볼때마다 가슴이 설렙니다. 어떻게 저렇게 갈라질 수가 있는지 참.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5:25
Lee님// 재밌죠? :) 신기하기도 하고요. :)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1/25 13:49
공룡이라 함은,

아주 오래 전에 살았다가, 지금은 없어졌고(사라졌고..), 어쩌다가 화석으로만 발굴되는, 작지 않은 몸집을 가진 정체 불명의 생명체.... 대개는 푸르딩딩한 색상으로 칠해져 있는...?

이 정도.... <--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야, 이 공룡 저 공룡 따지겠지만..... 공룡에는 문외한..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5:25
organizer님// 아하하 :)
Commented at 2008/11/25 13: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5:24
비공개님// 흑... 오타...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akpil at 2008/11/25 16:09
일반적으로 ...
커다란 파충류는 공룡으로 분류되고, 그중에서 불을 뿜으면 드래곤 .. 입니다...
=3=3=3=3=3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9:00
akpil님// 악~~~ :)
Commented by StarLArk at 2008/11/25 17:57
어이쿠 생각보다 어렵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19:01
StarLArk님// 그러게요... ㅠ.ㅠ 그리 쉬운 정의가 아니라 고민했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11/25 20:18
그러고보면 어린이 공룡책 맨 마지막 페이지쯤 보면 고양이, 코끼리, 원숭이들이 얼음판 위를 뒹굴고 있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5 21:50
나인테일님// 아하하 :) 그거야 뭐... :)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8/11/25 22:12
소설 쥐라기 공원에서 읽은 대사가 떠오르는군요. "공룡은 지금의 그 어떠한 생물과도 다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6 00:48
존다리안님// 오~ 쥐라기 공원 소설에 그런 말이 나오는군요. 에구 정말 중고로라도 쥐라기 공원 소설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야채 at 2008/11/27 00:54
제게는 저 Archosauria 분기도가 충격이군요. 지금까지 유파케리아는 공룡의 직계조상이며 두 발로 뛴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네 발로 기어다니는데다가 지배파충류의 공통조상에서 분기했다는 것도 그렇고, 라우이수키아가 디메트로돈처럼 등에 돛을 달고 있는데다가, 악어 종류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 다리로 달리고 있고... 게다가 전 두 발로 뛰는 종류는 공룡밖에 없는 줄 알았거든요. 어느 사이에 이렇게까지 바뀐 건지 아찔할 정도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1/27 02:59
야채님// 그러시군요. :) 흠... 이건 좀 나눠서 답변도 드리고 포스팅해야할 것 같은데요? :) 본래 악어는 육상동물이었고 호리호리하고 날씬한 녀석이었으며 완전한 직립을 했던 녀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냥 보고는 '이게 악어야?'라고 싶을 정도지요. 오히려 피토사우리아가 악어를 닮았고요. :)
Commented by 여행자 at 2009/08/11 11:57
잘 읽었습니다. 공룡은 그저 과거에 살던 파충류들을 통틀어서 부르는 용어인줄알았는데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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