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공룡 오류 (1) - Tarbosaurus

재방으로 한반도의 공룡 시리즈를 모두 봤습니다. 이미 제법 많은 오류를 많은 분께서 지적하신 것 같습니다. (한반도의 공룡에서 보이는 자잘한 오류 - 코아틀님) 전 기본적으로 시대상의 오류나 기타 설정 상의 오류는 넘어가겠습니다. 되도록 공룡 골격 상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저 역시 전문가가 아니니 제 생각을 얘기할 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감수를 해주신 허민 교수님께서는 개략적인 부분을 제작진에게 얘기했고, 제작진이 궁금할 때 물어보고 확인하는 정도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상태에서는 허민 교수님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동의'하는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 공룡의 시대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 3부에서 '동의'했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오니까요.

등장한 공룡을 살피니 이렇습니다.

수각류 -Tarbosaurus bataar, Therizinosaurus cheloniformis, Velociraptor mongoliensis, Microraptor gui
각룡류 -
Protoceratops andrewsi
조각류 -
 Tsintaosaurus spirhinus
용각류 - Pukyongosaurus millenniumi


그리고 여기에 발자국 화석을 바탕으로 복원한 익룡 - 해남이크누스는 단지 생흔화석의 학명일 뿐입니다. - 이 출연했습니다. 그 밖에 잠자리가 새끼 공룡을 죽이는 미끼로 등장하고... :) 각설하고 그럼 타르보사우루스부터 시작합니다.

★ 타르보사우루스의 앞다리 복원 문제
☞ 이 다큐무비를 보면서 '절대로 자문을 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바로 타르보사우루스를 비롯한 공룡의 앞다리 복원일 겁니다. 특히, 주인공인 타르보사우루스의 앞 발가락은 완전히 잘못 복원되었습니다. 우선 영화의 이미지를 보세요.
티라노사우리드의 특징인 두 개 발가락은 잘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두 발가락의 길이입니다. 티라노사우리드의 두 발가락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것입니다. 즉, 우리 손가락으로 친다면 엄지와 검지가 남은 겁니다. 그런데 이미지에서 보이는 모습은 두 번째와 세 번째의 복원처럼 보입니다. 또한, 공룡의 앞발가락은 기본적으로 마주 잡을 수 있는 형태입니다. 즉, 우리의 엄지와 검지 정도는 아니지만 두 앞발가락이 나란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여러분께서 타르보사우루스의 앞발가락을 흉내 내려면 검지와 중지를 이용하면 안 되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두 손가락이 나란하게 표현될 수 있나요?
▶ 티렉스의 오른쪽 앞발
(출처 :
http://www.paleoclones.com/newitems/746.jpg)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첫 번째 발가락은 손바닥뼈(장골)를 제외하면 발톱(claw)을 이루는 뼈까지 포함해 2개 마디입니다. 우리 엄지와 같죠. 그리고 두 번째 발가락은 손바닥뼈를 제외하면 역시 발톱을 이루는 뼈까지 포함해 3개 마디이며, 훨씬 길답니다. 실제 용각류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두 번째 앞발가락이 가장 길다는 것입니다.

또한, 앞다리를 완전히 Z자 모양으로 꺾은 자세로 복원했고, 앞발바닥이 뒤 쪽을 향합니다. 그러나 수각류의 앞다리 구조상 이런 자세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연스런 복원은 손뼉을 치는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아래 그림과 같은 모습입니다.

★ 타르보사우루스의 두개골은 티렉스의 두개골
☞ 한반도의 공룡에 출연한 공룡은 타르보사우루스가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즉, 말만 타르보사우루스일 뿐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룡의 옆모습만을 봅니다. 그래서 정면 모습이 상당히 두터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각류는 주둥이가 상당히 가는 편입니다. 또한, 주둥이 뒤쪽의 후두골도 가는 편이지요. 그러나 유독 티라노사우리드가 두터운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티렉스는 후두골은 엄청나게 두툼합니다. 그래서 쌍안시의 확보가 용이합니다. 그렇다면 타르보사우루스는 어떨까요? 제가 러시아자연사박물관전에 전시된 타르보사우루스의 모습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보세요.
어떻습니까? 주둥이도 가늘고 후두골 쪽 역시 갸름한 모습이죠? 반면 티렉스의 두개골은 이런 모습입니다. 또한, 왼쪽 앞발의 발가락 길이 차이가 보이십니까? 다행히 적절한 이미지를 찾았습니다.

후두골 쪽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공룡에 등장한 타르보사우루스의 정면 모습을 보면 이렇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에 가깝겠습니까? 타르보사우루스에 가깝겠습니까?
전 아무리 봐도 WWD나 쥐라기공원의 티렉스가 떠오릅니다. 만약 타르보사우루스였다면 이 정도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다행히 위키에 적절한 이미지가 있네요.

그런데 3부를 보면서 제작진이 정말 감수자의 조언을 흘려 들었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히 허민 교수께서 이런 이미지를 제작진에게 넘겨주며 설명하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위 이미지는 Hurum et al.의 논문인 "Giant theropod dinosaurs from Asia and North America: Skulls of Tarbosaurus bataar and Tyrannosaurus rex compared"에서 가져온 것으로 A가 타르보사우루스, B가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즉, 두개골의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이미지입니다.

☆ 타르보사우루스의 새끼 문제
☞ 타르보사우루스를 비롯한 티라노사우리드는 성장 단계란 것이 있습니다. 즉, 크면서 모습이 상당히 바뀐다는 겁니다. 성장 역시 대략 15세를 전후한 시점에서 급격한 것으로 압니다. 티라노사우리드의 두개골은 어릴 적에는 오히려 벨로키랍토르처럼 갸름하고 긴 모습으로 추정합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앞다리도 비율상 성체 때보다는 긴 모습일 겁니다. 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한반도의 공룡에 나온 새끼 모습은 어미의 축소판이네요. :) 이 부분은 이미 뽀실이스님이나 보름달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이니 생략합니다.
▶ 타르보사우루스의 새끼 화석
(출처 : http://cache.daylife.com/imageserve/0a6Wdaa0Q34P8/610x.jpg)

그 밖에도 타르보사우루스의 이빨이 지나치게 갸름하게 표현되었고, 마치 킹콩에 나오는 V-rex를 보는 듯 이빨이 들쭉날쭉한 모습이더라고요. 그러나 티렉스와 타르보사우루스의 이빨은 상당히 두텁고 날카롭기보다는 둔탁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다큐무비에서는 아주 뾰족한 모습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타르보사우루스와 관련한 것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P.S.) 보름달님께서 타르보사우루스의 새끼 화석 사진을 알려주셔서 업데이트했습니다. 확실히 어미보다는 두개골이 갸름한 편이네요.

by 꼬깔 | 2008/12/02 11:58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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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12/02 12:04
타르보 사우르스 두개골을 보여줬는데 만든 것은 티렉스라......
...... 허민 교수님 기분이 어떠셨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5:23
아브공군님// ㅠ.ㅠ
Commented by Lee at 2008/12/02 12:24
자문을 듣긴 들었는데 뭔 말인지 이해를 잘 못했을 수도 있을 거 같네요.
감수하신 분과 제작자 간에 의사소통에 좀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5:23
Lee님// 설마..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죠? :)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12/02 13:57
마지막 부분을 보니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에서 본 유형성숙이 생각나네요.

티라노사우리드가 인간처럼 유형성숙을 하는 걸로 지레 짐작을 했나 봅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5:23
BigTrain님// 흠... 포유동물과는 좀 다릅니다. :) 특히, 티라노사우리드는 새끼 때는 상당히 갸름한 편이니까요. :)
Commented by 코아틀 at 2008/12/02 14:26
타르보사우루스의 새끼는 http://www.daylife.com/photo/0a6Wdaa0Q34P8, http://www.daylife.com/photo/09oLaoQ0zbbhU에 사진이 있네요.. 알리오라무스가 타르보사우루스의 아성체라는 주장도 있고해서 훨씬 길고 갸름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가봐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5:22
보름달님// 그렇군요. :) 재밌는데요? 역시 고비는 대단한 곳입니다. ^^ 알리오라무스가 사실 타르보사우루스와 아주 가까운 관계인데, 아성체는 아닌가 보네요. 그럼에도 역시 두개골의 모습은 갸름하네요.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8/12/02 15:08
첫술에 배부를수 없으니 이런식으로 오류를 고쳐가며 노하우를 쌓는 수 밖에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5:22
원래그런놈님// 그럼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답니다. :)
Commented by hotdol at 2008/12/02 16:51
새끼는 좀 더 세모꼴이군요.
전에 비비씨 빅알 다큐를 볼 때 척추연골이 썩으면서 몸이 뒤로 말린다는 걸 봤는데 새끼화석 역시 뒤로 말렸네요. 비비씨에서는 생후 짧은기간만에 독립한다고 본 듯 한데 한반도의 공룡에서는 첫 사냥 성공시까지는 돌봐준다고 나오는 것은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인지도 좀 궁금합니다.
사실 타 파충류를 생각해보면 개구리라도 사냥할 정도가 되면 독립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17:03
hotdol님// 두개골 관련 글은 예전에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내용은 사후수축인 듯하네요.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돌보는가에 관한 것을 알 수 없을 듯합니다. 대략 티렉스를 비롯한 티라노사우리드가 가족 단위로 살았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 착안한 것 같고요.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8/12/02 19:09
저도 방금 3부를 보고 왔습니다. 이거 허민 교수님이 어느 정도의 오류는 매체의 특성상 묵인하신 모양 이더군요. 하기야 최초의 시도가 나쁜 성적을 낸다면 더 힘든 상황이 올 수 도.....

그래도 오랜만에 정말 한국티비프로에 자부심을 느낀 날이었습니다.

이런 노하우를 쌓고 천문이나, 기술등 더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한다면 아시아의 '디스커버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다른 공중파 에서 이런 시도가 없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하기야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으니..... 그래도 우리 다큐멘터리에 건투를 뷥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23:07
원래그런놈님// 오~ 보셨군요? :) 말씀처럼 허민 교수님께서 어느 정도 묵인한 느낌이 듭니다. :) 그리고 분명히 훌륭한 시도였고, 앞으로 좀 더 깔끔하게 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
Commented by 메가랩터 at 2008/12/02 19:27
저 새끼(욕아닙니다.)는 어떻게해서 죽었을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23:07
메갈랩터님// 그건... 그건... 잠자리를 쫓다가 벨로키랍토르에게 물려 죽은 겁니다. (야...)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12/02 21:58
꼬깔님의 자세한 지적이...!!
앞으로 공룡 그릴 일이 있을 때 유념해야겠다는 생각이...^^;

근데 아무리 제작진이 이해를 못했다 해도 두개골 문제까지 이해 못할 정도였는지는 좀...ㅡㅡ;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2 23:08
두막루님// 그림을 찾아 보면 올바르게 그린 것과 잘못 그린 것이 확연히 구분된답니다. :) 두개골 문제는 뭔가 정면에서 봤을 때 두툼한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티렉스를 롤모델로 하는 과정에서 수정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후자인 듯하지만요.
Commented by 가로세로 at 2008/12/03 11:26
뭐..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겠지..하고 관대하게(응?)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저 daylife 사이트의 설명을 읽어보니.. 4개월 된 타르보 새끼가 아니라, 사진을 4개월 전에 찍었다는 얘기로 읽히는데요? "4 month ago:...July 2008..." 이잖습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3 12:00
가로세로님// 허걱... ㅠ.ㅠ 제가 '오해'했습니다. OTL...
Commented by 가로세로 at 2008/12/03 11:28
아.. 그러고 보니 BBC의 Big Al 에서는 알로 새끼가 무려 잠자리..를 잡아먹는 것으로 나오는데..
Walking with의 마지막에서는 이번 한반도의 공룡처럼 티렉스가 사냥한 고기를 토해 먹이는 걸로
나오잖습니까... 아무래도 알로사우르스가 insect(-_-;;)를 잡아먹고 그렇게 큰다는 것은
심정적으로 잘 공감이 안 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3 12:01
가로세로님// 잠자리를 잡아 먹는 것은 저도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 그냥 잠자리를 쫓는 놀이로 말미암아 근육을 발달시킨다면 모를까... ㅠ.ㅠ 아무래도 BBC WWD를 많이 참조한 것 같아요.
Commented by 가로세로 at 2008/12/03 14:00
에고.. 그 사이에 본문의 사진설명 내용을 수정하셨군요.
정말 블로그 관리에 정성을 기울이시는 것 같습니다.
WWD의 알로사우르스 새끼가 곤충을 잡아먹는 것에 대해 조금 찾아보니..

http://www.bbc.co.uk/sn/prehistoric_life/tv_radio/big_al/big_al2.shtml

"The embryos show that the young were like miniature adults. Although their teeth were only adapted for catching insects and small animals, they would otherwise have lived in the same way as the adults."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이 문장이 전부인데.. 그래도 왠지 어색한 느낌입니다..-_-;;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3 18:12
가로세로님// 잘못 해석했으니 빨리 수정해야지요. :) 저 역시 그리 공감이 가는 설명은 아닌 듯합니다. 흠... 아마도 악어 새끼가 물 속에서 유충이나 작은 곤충을 사냥하다가 나중에 육상동물까지 사냥하는 것에 비유한 느낌 같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메가랩터 at 2008/12/03 15:05
벨로키랍토르에게 물려죽은 점박이의 새끼가 제였나보네요 ㅎㅎ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3 18:12
메가랩터님// 그런 것 같습니다. (야...) :)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3/13 22:54
그런데.. 조류나 혹은 수각류같은 애들은.. 죽을때 고개를 뒤로 젖힙니다..
왜그런가요?
Commented by Venator at 2009/10/21 23:46
허민 교수는 잘못한 것 없습니다!! 하하하하
Commented by 럽윤 at 2011/03/20 22:52
사실 이 게시물을 보면서도 꼭 제 블로그 담아야 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전에 제대로 뭐라 말하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아프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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