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시대와 어느 인터넷 강의

여러분은 고교시절 지질시대의 구분 기준이 되는 연대를 어떻게 배우셨습니까? 제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대략 이런 식으로 변한 듯합니다. 그러나 교과서의 특징상 새롭게 바뀐 내용이 적용되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간단한 예로 1969년 휘태커가 제시한 생물의 5계 체제가 가장 최근 교과과정인 7차 교육과정에서 처음으로 교과과정에 포함되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1) 고생대 시작 - 5억7천만 년 전, 중생대 시작 - 2억2천 500만 년 전, 신생대 시작 - 6천5백만 년 전
2) 고생대 시작 - 5억7천만 년 전, 중생대 시작 - 2억4천  500만 년 전, 신생대 시작 - 6천5백만 년 전
3) 고생대 시작 - 5억4천2백만 년 전, 중생대 시작 - 2억5천100만 년 전, 신생대 시작 - 6천5백 5십만 년 전

여러분께서는 어떤 수치로 배우셨나요? 선택을 하셨다면 각각 언제 제시된 수치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Harland et al., 1964
2) 미국 지질학회, 1983
3) GTS 2004, 2004

7차 교육과정에는 2)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전 교과과정은 아마도 1)로 나왔을 겁니다. 꽤 오랫동안 지구과학 교과과정은 개편되지 않았고, 순서만 바꾼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중 참고서 중에는 3)으로 표기하는 것들이 등장합니다.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같은 지질시대를 가르치고 있지만, 선생님마다 그리고 책마다 제시되는 연대가 다르다는 문제도 있네요.

전 가끔 인터넷강의를 듣곤 합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있는 쪽을 즐겨 듣다 보니 지질시대나 화석과 관련한 부분을 살피는 편입니다. 그럼 역시 어떤 선생님은 1), 어떤 선생님은 2), 그리고 드물게 3) 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며칠 전 모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A란 선생님께서 3) 으로 가르치면서 '올해부터는 이렇게 교과과정이 바뀌었다.'란 표현을 쓰더군요. 또한, 연대뿐 아니라 GTS 2004에서 은생이언을 시생이언과 원생이언으로 표기한 내용 - 물론 출전을 얘기하지는 않았습니다. - 까지 언급하면서 역시 '올해 이렇게 바뀌었다.'라고 하더군요. 즉, '작년까지는 은생대였지만, 올해부터는 시생대와 원생대로 쓴다.'는 그런 표현이었습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제 EBS에서 A선생의 강의를 들으니 같은 논조 강의를 하더군요. 그런데 좀 더 심하게 몰고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시생이언과 원생이언, 작년까지는 작년까지는 은생이언으로 썼지만, 더이상 은생이언이란 말은 쓰지 않아. 만약 여러분이 시중 참고서를 보다가 은생이언이란 표현이 나온 책을 봤다면 그건 개정을 하지 않은 책이야. 즉, 작년 책을 그대로 쓴 거야. 그러니까 올해 수능을 대비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올해부터는 은생이언이란 표현은 수능에 나오지 않아. 만약 나온다면 시생이언과 원생이언으로 나온다 말야. 그러니까 그렇게 성의가 없는 책은 여러분이 공부를 해도 도움이 되지 않아. 또한, 이렇게 교과과정이 바뀐 내용은 그 해 수능에 나올 가능성이 거의 100%야. 그러니까 올해 수능에는 시생이언, 은생이언, 현생이언과 관련한 문제가 1문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한숨이 나옵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저 선생은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맞습니다. 즉, 시생이언과 은생이언을 쓰고, 연대 기준이 바뀐 것도 맞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바뀌었다는 말과 수능에 시생이언과 원생이언이란 말이 나올 것이란 것은 거짓입니다. 왜냐고요? 

새로운 교과과정이 고1 학생에게 적용되는 해는 2011년, 고2는 2012, 그리고 수능을 보는 고3은 2013에 적용됩니다. 만약 정말 교과 내용이 바뀌어 적용된다면 2014년도 수능에 출제될 겁니다. 또한, 일부 참고서에서 새로운 내용을 포함했다고 해도 문제 출제는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모든 교과서를 살피지는 못했지만, 한 교과서를 확인하니 2) 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교과서가 같은 연대 기준을 쓸 것이라 장담하기도 어려울 듯하고요. 그렇다면, 2009년 수능에는 정말 출제가 되었을까요? :) 물론...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지 A란 선생님은 '난 최신 교과과정으로 가르친다.'란 것과 다른 선생님들을 '까고(죄송합니다.)픈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문제는 저 A란 선생님이 꽤 오랜 시간 동안 대중에 알려지고 수능 문제풀이까지 했던 분이란 겁니다. EBS에도 지구과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몇 분 되시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마다 연대의 기준이 다르더라고요. :)

A란 분의 모 인터넷 강의에서는 3기를 고3기와 신3기로 나눈다는 것까지 같은 방식으로 강조하면서 수능에 출제될 것이란 말을 했답니다. 제발 강의할 때는 '있는 사실'만 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by 꼬깔 | 2008/12/04 17:37 | SCIENTIA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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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12/04 17:43
뭐.... 거짓말을 '근현대사'라고 가르치려는 양반들도 있는데요... 저건 약과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4 18:27
아브공군님// ㅠ.ㅠ
Commented by 구이 at 2008/12/04 17:44
1억년전, 날개폭 5미터의 새로운 익룡약 1억1천5백만년 전 지금의 브라질 북부 하늘을 날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익룡'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3일 BBC 등 영국 언론들이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날개 폭 5m, 땅에서 어깨까지의 길이가 약 1m로 추정되는 이 고대 생물은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 새로운 종류의 '익룡'으로 확인되었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익룡 중 가장 큰 종류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새로운 종류의 익룡으로 확인된 화석은 몇 년 전 브라질 북부에서 발견되었으며, 영국 연구팀이 수년 동안 화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가 마크 위튼은 "지금까지 발견된 익룡들은 그 길이가 60cm에 불과하다"면서, 이번에 새롭게 그 존재가 확인된 익룡은 두개골 길이만 60cm에 달한다고 밝혔다.

몸집에 비해 머리가 큰 이 익룡에게는 '라쿠소바소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라쿠소바소스의 의미는 '호수의 방랑자'라고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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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죠.....싸이월드 뉴스에서 본 거긴 한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4 18:28
구이님// 뉴스 좀 찾아 읽어 볼게요. 대략 보니 Azhdarchoidea에 속하는 녀석인 듯합니다.
Commented by hotdol at 2008/12/04 17:49
어느 바닥에서나 성공하려면 적당히 튀어야 하니까요.
단 뒷감당이 되어야 하겠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4 18:29
hotdol님//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진지하게 저런 얘기를 해서... ㅠ.ㅠ
Commented by muse at 2008/12/04 18:06
저는 작년 강의에서 들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펑) 원래 대학생이라는 작자들은 시험범위에서 벗어나는 순간 뇌를 포맷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맞는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04 18:29
muse님// 당연한 겁니다. :) 포맷해야 합니다. 아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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