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멸종 - Book Mass Extinction

그러고보니 진정한 리퀘스트...(으악!) by 위장효과님

전 책을 즐겨 사는 편입니다. (산다고 다 읽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 대학시절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아무래도 대학시절에는 비록 해적판이지만 쓸만한 원서를 구하기 쉬웠고, 없는 것은 도서관에서 빌려 제본을 맡기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때는 망원경에 미쳐 Amateur Telescope Making이란 제목의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빌려 예쁘지는 않지만 제본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보니 늘 방은 지저분하고... ㅠ.ㅠ 대학을 졸업한 후 예전에 쓰던 책 중 자주 보지 않는 것은 다락방에 보관했었답니다. 아무래도 방이 작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갑작스레 보고싶은 책이 있으면 다락방을 뒤적여야 했지요. 그렇게 책을 긁어 모았는데... 어찌어찌 결혼 후 분가하게 되었고, 저보다 작은 방을 쓰던 여동생이 제 방을 쓰게 되었지요.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글쎄 벌써 동생이 제 방을 차지했더군요. 그래서 책이 엄청 없는 겁니다. 그나마 책상 위 책꽂이 있던 일부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고물 치우는 할아버지의 수레에 실려 갔습니다. 전 이 사건을 Book Mass Extinction(冊大滅種)이라 부릅니다. ㅠ.ㅠ

이 사건으로 사라진 책은 거의 100권에 육박했고, 살아 남은 것은 10%도 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페름기 대멸종에 버금가는 사건이었음에 틀림 없습니다. 게다가 사라진 책 중에는 절판되거나 정확한 제목을 몰라 다시 구할 수 없는 것이 태반이었답니다. ㅠ.ㅠ 이후 기억을 더듬어 책을 구입했고, 조금씩 모은 것이 지금은 당시보다 다양하고 양적으로도 많으니 책태계(Biblosystem)를 회복했다고 해야할까요? :) 파괴된 책태계를 회복하는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깨달았지요. 흑...

이사를 앞 두고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역시 책일 수밖에 없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머리가 복잡합니다. ㅠ.ㅠ 지금이야 동생을 용서했지만 당시에는 흑... ㅠ.ㅠ 신혼여행 다녀올 때까지만 기다렸어도 이런 비극은 없었을텐데란 아쉬움이 있긴 하지요. :) 다시는 B.E.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늑대별님께서 심심치 않게 옛얘기를 자주 쓰셔서 가끔 트랙백하다 보니 이런 카테고리 하나 필요할 것 같아 '옛이야기'란 진부한 제목의 것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

by 꼬깔 | 2008/12/27 14:36 | 옛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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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언제나 봄이 한창인 때 at 2008/12/29 19:31

제목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자주 가는 꼬깔 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글(책 대멸종 - Book Mass Extinction)을 하나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저는 꼬깔 님과 꼬깔 님 가족분께 아무런 부정적인 감정도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분입니다. ^_^) 어떻게 그 많은 책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처분할 수 있느냐는 거죠. (...) 저희 집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오죽 이해가 안 됐으면, 꼬깔 님이 ......more

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9/02/06 10:54

... 블루백 시리즈는 한자가 없어 편하게 읽었던(야..) 기억이 납니다. :) 그런데 예전에도 포스팅 했던 것처럼 중고등학교 때 구입했던 과학신서와 블루백 시리즈는 책 대멸종 - Book Mass Extinction으로 사라졌습니다. ㅠ.ㅠ 결국 결혼 후 다시 구입하기 시작했고, 그와 더불어 다른 전파과학사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최근 이사하면서 몇 권이 ... more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12/27 14:50
저런.. 하루 빨리 회복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신 冊大滅種이 없기를 기원하며...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16:26
두막루님// 감사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killroo at 2008/12/27 15:53
역시 이런건 전공에 따라 표현법이 달라지는군요.

인문과라면 진시황의 분서갱유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 화재에다 비유했을텐데 말이죠. ㅋ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16:26
killroo님// 뭐 그런 것이겠지요? :) 아하하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2/27 16:01
Book Mass Extinction이겠지요... 그나마 10 %는 살아 남았으니...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16:26
organizer님// 아아~ 그렇게 되겠군요... 10%로부터 회복했지만 특정 책은 여전히 흑...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12/27 16:46
700GB하드디스크가 통째로 박살이 나는 바람에 데이터 대멸종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 아직도 복원이 안 됐다고 하는군요...OTL...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20:02
나인테일님// 헉... 이건 정말 대멸종인걸요? ㅠ.ㅠ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12/27 17:07
하하...그래도 책태계(?)을 복원하셨으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저 때문에 "옛이야기"라는 고리타분한 카테고리를 만드시게 되었다니...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20:03
늑대별님//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ㅠ.ㅠ 그런데 옛이야기도 재밌을 것 같아요. 아하하 :)
Commented by 소시민 at 2008/12/27 17:21
게다가 사라진 책 중에는 절판되거나 정확한 제목을 몰라 다시 구할 수 없는 것이 태반이었답니다.

-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완벽한 멸종이었군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20:03
소시민님// 그렇답니다.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8/12/27 17:24
얼마 전에 어느 신문 부록(?) 같은 데서 보니끼니
서재 혹은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다는 야기가 나오더만요.
그 글을 읽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디요.
기런데 그 책의 대멸종... 정말 끔찍하구만요.
저는 책뿐 아니라 손때 묻은 물건을 가능한 한 버리지 않는 편인데 아무래도
군대 등등 객지 초기 시절 5~6년 동안 많이 날아가 버린 편입네다. (완성된 수많은 플라모델들도!)
군대 이후로는 절대로 책을 잃어버리디 않디요. 그뿐 아니라 제가 아끼는 그 무엇도.
다만 군대 이후 만든 많은 모형(훨씬 완성도 높고 작품성 있는)이 일시에 싹 사라진
사건이 있어서 이거이 '대행동'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책과 관련된 '대멸종'을 볼 듈이야!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20:04
박코스님// 저도 이젠 더이상 대멸종을 겪지 않으려고 노력합네다. ㅠ.ㅠ 흑... 워낙 충격이 컸으니까요. 아무튼 감기 조심하시라요~
Commented by 메가랩터 at 2008/12/27 19:22
책중에 하나는 리스트로사우루스급이 되겠군요..(퍽!!)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7 20:04
메가랩터님// 그런셈입니다. :) 그 책 중에는 '고생물학'이란 책도 있지요. :)
Commented at 2008/12/27 20: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8 01:21
비공개님// 그러실 것 같아요. :) 아이가 책보는 것을 좋아한다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 사실 전 거실에 책꽂이를 놓고 싶었지만, 제 뜻대로 되지 못했습니다. 흑...
Commented by Charlie at 2008/12/27 21:29
저는 진짜로 대 멸종을 겪었습니다.
어느날 집에 돌아와보니 집이 활활 타고 있었거든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친필 금장 양장본 (.............................................................)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8 01:21
Charlie님// 허걱... 그런 아픔이 있으셨군요... ㅠ.ㅠ
Commented by Niveus at 2008/12/28 00:40
...정말이지 요새 가면 갈수록 성능좋은 스캐너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냥 버리는건 도저히 못할거같고 하다못해 스캔한 다음 버리려고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8 01:21
Niveus님// 휴... 그러게요. ㅠ.ㅠ
Commented by 비프리박 at 2008/12/28 08:07
book mass extinction...! 크학학.
속 쓰라리셔서 어떠셨습니까.
책태계의 회복은 쉽지 않습니다. 그쵸?

주의할 점 하나 알려드려요?

이사할 때, 누군가 관심거리로 보이는 책을 쓱싹~ 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하셔요. ^^;;;

이사할 때 저의 경우 책꽂이 한칸 분의 책~ 대략 10여권의 책이 없어졌습니다.
이사짐 나르던 그 사람들 중의 한 사람에게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ㅁ-;
이사 당일에는 분명히 그 칸이 차 있었는데,
이사 후에는 그 칸의 책이 없어졌네요.
저희 집사람이 감췄을리도 없고 말이죠.

책대멸종까지는 아니어도, 쓰라리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8 17:02
배불러박님// 아~ 그런 것도 조심해야겠군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되도록 먼저 어디에 가져다 놔야겠군요. 전 이사를 싫어해서요... 흑...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12/28 11:19
그리고 큰 애가 초딩되니까 애들 책은 사주면서 "이제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지 그래?"라는 압박까지 들어옵니다.

여하간 아버지 책중에서 가져오려고 맘먹은 게 한 두가지가 아니건만.
(세익스피어 희곡 전집도 목표)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8 18:28
위장효과님// 그렇군요. 흠... 저도 곧 닥칠 일이 아닐까 두려운... 그래서 전 배송지를 회사로 택한 후 슬그머니 가져갑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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