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의 학설이란 무엇일까?

약 3주 전쯤 '과학에서의 학설이란?'이란 제목으로 이글루스 QnA 블로그에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몇 분께서 답변을 주셨습니다. 사실 이와 더불어 과학교육과 관련한 책을 쓰신 교수님 두 분 - 교원대 권재술 교수님, 강원대 조희형 교수님 - 께 같은 질문을 올렸습니다. 제 질문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과학에서의 사실, 개념, 가설, 법칙, 원리, 이론 등에 대한 것은 구분이 되고 이해가 되는데, '학설'이란 용어의 명확한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학설이란 개념은 이론에 가까운 것 - 아니면 동의어 - 일까요? 아니면 이론보다 포괄적인 의미일까요?

고등학교 생물2 교과서에 진화론에 대한 내용을 말할 때 '진화설'로 표현되어 있어 진화론이 하나의 가설인 것처럼 잘못 이해되는 경우가 있는 듯합니다. 진화설이란 표현이 진화가설이 아닌 진화학설 정도의 의미인 듯한데...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학설'이란 것의 명확한 뜻이 궁금해졌습니다.

우선 이글루스 QnA 블로그에 답변 주신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12/01 21:19
저도 이론이나 학설의 개념차이가 분명치 않습니다. 한영 사전에는 이론이나 학설을 다 theory로 번역하네요.
학설 [―썰][學說] <명사> 학문에서의 주장이나 이론 체계.
theory noun 1. a series of ideas and general principles which seek to explain some aspect of the world
이론 a theory.
출처: 야후사전
근본적인 질문은 대답하기 어려운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비잔티움 at 2008/12/01 22:27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저는 "이론"이란 "연구 대상에 대한 논리적, 연관적 체계"를 의미하고, "학설"이란 "구체적인 사안에서 그 해결방법을 두고 다투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전자는 거시적이고 후자는 미시적이랄까요...

제가 과학에 문외한이라 예시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성이론", "진화론", "판구조론"과 같은 설명체계가 "이론"에 해당하고, 이러한 이론체계들을 전제로, 구체적으로 "대륙이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티라노 사우루스는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가" 등의 테마에 관한 여러가지 주장들이 "학설"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t_vast™ at 2008/12/01 23:10 학설이란 단어는 제가 보기에는 패러다임과 theory의 중간 정도 개념으로 쓰이는 거 같습니다. 하나의 논리구조보다는 그 논리구조들이 결합된 덩어리. 그러므로 이론보다는 포괄적이고 패러다임보다는 좁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권재술 교수님과 조희형 교수님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내 생각에는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관습의 차이가 아닐까요? (권재술 교수님)

답이 좀 늦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설이란 더 확실한 증명이 필요한 가설 상태의 법칙과 이론을 지칭합니다. 가설은 진술된 출처에 따라 증명을 통해 법칙과 이론이 되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지요?  진화설은 가설 수준의 진화 이론을, 진화론은 충분히 증명된 이론을 지칭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원칙이 법칙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조희형 교수님)

권재술 교수님께서는 큰 차이가 없는 비슷한 개념이란 의견이셨고, 조희형 교수님께서는 학설이 이론보다는 가설에 가까운 상태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조희형 교수님의 생각은 비잔티움님의 답변과 비슷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글 주신 분들의 의견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질문을 했던 것은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나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진화론을 '진화설'로 표기한 것 때문입니다. 이런 '~설'이란 것이 일반적인 학생에게 마치 '가설(hypothesis)'이란 느낌을 주고, 실제 미션 스쿨의 생물 교사들이 진화가설이란 개념 - 창조주의자 역시 진화설이란 표현으로 진화는 가설일 뿐이다라 얘기하곤 하니까요. - 으로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이런 진화설이란 것이 진화론(theory of evolution)과 같은 개념이고, '학설'의 개념으로 진화설이란 표현을 썼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론과 학설이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궁금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by 꼬깔 | 2008/12/29 02:32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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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headadv at 2008/12/29 03:36
한국어 정비가 시급하군요. 정말로.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08
theadadv님// 이게 정말 한국어의 문제인지 실질적인 문제인지를 모르겠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muse at 2008/12/29 03:46
이건 한국어의 문제 같은데요. 'theory'가 '학설'과 '이론'이라고 병행되어 번역된다면요. 키워질...이 아니라 과학적 토론에서는 뉘앙스가 극명하게 갈리는 말들인데 말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09
muse님// 영어 단어로 학설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잘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인문사회나 자연공학의 뉘앙스가 다른 것은 아닌가란 생각도 들고요. ㅠ.ㅠ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2/29 06:24
어감상 '진화설'이라는 말이 있다면(..) "진화론"에 비해서 그 강도가 약해 보입니다.

(학)설이란 학자라면 누구라도 말해 볼 수 있는 것.. 론이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뭔가라는 느낌이... ;;

'진화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다윈의 진화론만 들어서 알고 있었던 사람으로서는 의아할 뿐.]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0
organizer님// 그렇죠? 조희형 교수님의 말씀대로 한다면 학설은 이론에 비해 그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이고, 초창기 다윈의 이론은 학설이었고, 100여년간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확고한 과학이론이 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사실 고교 생물에서 진화론이란 용어는 쓰이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그게 정말 의아하기도 하고요. ㅠ.ㅠ
Commented by 키시야스 at 2008/12/29 08:38
이론의 경우에는 수학적 논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실험적 재현이 뒷받침 되지 않은 것을 뜻하지요. 반면 학설의 경우 통계적인 경향성등 그 자체가 재연된다 할지라도 그것을 과학적 법칙으로 받아들이기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들어보면 입자물리학의 대표주자인 대칭이론은 이미 수학적 계산이 끝나있으며, 이 이론이 실제 밝혀지즈냐 아니냐의 실험 데이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광우병의 경우 프리온이 광우병이 된다는 학설을 가지고 있지요. 매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은 광우병의 경우에는 아무리 프리온을 주입시켜서 실험적 결과가 나온다 할지라도 어찌하여 그리 되는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 문제로 설로써 받아들여지는 것이지요.

반면 각 분야별로 학설과 이론의 경게선이 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리학의 경우 대부분은 이론이 발표됩니다. 왜냐면 실험적 과정만을 남겨두고(현실적인 문제로 인해서) 수학적인 전개와 매커니즘은 이미 예측이 되어있으니까요. 반면 위에서 예를 든 광우병의 경우에는 매커니즘이 나오면 실험 결과는 언제든 얻어낼 수 있는 만큼 생물학에서의 학설은 물리학의 이론만큼 비중이 높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에 그 두 단어를 구별하기 보다는 각 분야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3
키시야스님// 흠... 개인적으로는 수학적인 계산이나 수학적 논리만으로 얘기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우선 과학법칙, 과학원리가 구분되는 언명이고, 과학이론은 이런 언명을 바탕으로한 지식체계라고 하니까요. 저도 분야말 쓰임새가 조금 다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또한, 이를 doctrine과 동일시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이며, ~ism으로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요. 그래서 머릿속에서는 '대략 이런 것이겠군.'이라고 하면서도 정리가 잘 되지 않네요... ㅠ.ㅠ
Commented by 윙후사르 at 2008/12/29 08:41
제가 보기에는 학설은 사실상 이론화된 가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설은 두가지 학설이 공존하는 경우에는 가설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실상 이론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3
윙후사르님// 흠... 결국 어부님의 말씀, 그리고 조희형 교수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12/29 09:13
저 같은 경우는 학설이라면 '가설이지만, 일반적인 가설보다는 약간 더 신뢰도가 높은 정도'로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4
어부님// 흠... 대략 그렇게 정리되는 듯도 하네요. 조희형 교수님의 말씀이 그런 것 같거든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12/29 09:50
저도 학설 이라고 하면 어쩐지 아직 증명이 덜 된 상태의 이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설이 발표되고 그게 엄밀한 검증을 거쳐 이론으로 확립된다... 뭐 그런거요. 가설->학설->이론 같은 순서?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4
제절초님// 그러게요. :) 아무튼, 재밌는데 제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8/12/29 10:15
학설이라고 경쟁적 학설이 있는 아직 검증이 덜 된 이론을 의미하는 어감의 차이가 있네요. 그런데 경쟁이론이 워낙 부실한데도 같은 지위에 올려 놓고 비교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어찌하면 좋을꼬....ㅠ 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0:18
새벽안개님// 문제는 인문사회 쪽에서는 학설이란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고 사실상 과학에서는 학설이란 용어는 크게 통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ㅠ.ㅠ 정말 쉽지 않은 얘깁니다. ㅠ.ㅠ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12/29 12:48
역사에서 학설이라고 하면 좀 여러가지로 해석이 나뉠 때 주로 사용하죠. 예컨대 기록이 하나 있는데, 이것을 실제 그대로 믿는 것, 아니면 무엇의 오기(誤記)로 보는 것 등등 다양합니다. 특히 인문사회는 주관의 영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히 검증되기도 어렵기 때문에, 주류가 되면 '정설' 정도로 표기하는게 일반적이지요.

다만 과학의 경우에는 확실히 검증되면 학설이라고 쓰는게 좀 맞지 않을듯 하고, 예컨대 생물의 다기원론(칼 짐머의 [진화]라는 책에 나온) 같은 경우를 학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욱 맞는 예라면, 알로사우루스가 무리지어 사냥했냐 혼자 사냥했냐 같은 문제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12/29 15:33
두막루님// 저도 개인적으로는 '인문사회과학'에서 학설이란 표현을 자주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 쪽에서는 이론이란 표현보다는 학설이란 표현이 일반적인 것 같고요. 어찌보면 자연과학이 다른 학문과 방법론적으로 다르기에 그런가란 생각도 해봤습니다.

예시를 드신 것을 참고한다면 이는 비잔티움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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