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6일
벨로키랍토르가 친타오사우루스를 사냥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포식자는 단독으로 사냥할 때, 자신과 비슷한 체중이나 2배 정도의 먹이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3배가 넘는 먹잇감을 공격하는 일도 있겠지만 이는 드물다고 할 수 있지요. McGowan의 공룡(Dinosaurs, Spitfires, and Sea Dragons)이란 책을 참고하면 이렇습니다.
1) 사자는 평균적으로 110 ~ 180kg의 몸무게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체중보다 2배 정도 나가는 먹이를 단독으로 사냥할 수 있지만, 420 ~ 850kg 나가는 물소를 사냥할 때, 대개 몇 마리가 힘을 합쳐 공격한다. 그러나 사자들이 즐겨 사냥하는 대상은 250kg 정도의 누, 300kg 정도의 얼룩말이며, 경우에 따라 20kg 정도의 톰슨가젤을 사냥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중이 1톤을 넘는 코끼리(약 6톤), 하마(1.8톤), 코뿔소(1.4톤), 기린(1.2톤) 등은 사자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2) 치타는 평균적으로 35 ~ 55kg의 몸무게이다. 이들은 단독으로 사냥하며, 주로 20kg 정도의 톰슨가젤을 사냥한다. 좀 더 큰 먹잇감을 사냥하기도 하지만, 대개 60kg을 넘지 않는다.
3) 표범은 평균적으로 20 ~ 70kg의 몸무게이다. 이들 역시 단독으로 사냥하지만, 치타보다 먹이 제압 능력이 뛰어나 자기보다 3배 정도 몸무게의 사냥감도 제압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관심을 끌었던 악어를 사냥했던 녀석이 바로 표범이었습니다.)
4) 아프리카 들개는 17 ~ 20kg 정도 나가며, 집단으로 사냥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보다 3배 정도인 65kg이 넘는 사냥감을 노리지는 않는다. 간혹 누를 공격하기도 하지만, 이는 새끼에 한정되며, 병이 든 녀석들을 대상으로 한다.
5) 코모도 드래곤은 40kg 안팎의 체중이며, 매복 사냥을 즐긴다. 대개 50kg 정도의 사슴을 노리며, 간혹 600kg에 육박하는 물소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코모도 드래곤 타액에 있는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는 것이며, 일격을 노려 상처를 낸 후 감염으로 죽은 물소를 사냥하는 것이다.
호랑이는 아주 작은 사냥감부터 거대한 사냥감까지 모두 노리는 편이라고 합니다. 악어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아시아코끼리나 코뿔소까지 사냥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아주 드문 경우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수준이라면 호랑이 역시 자신보다 체중이 3배가 넘지 않는 대상을 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종합하면, 현생 포식자는 대개 단독으로는 자신의 체중과 비슷하거나 3배 정도의 먹잇감을 노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을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무리지어 사냥하는 경우에도 대개 자신의 체중보다 5배 이상 나가는 먹잇감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친타오사우루스와 벨로키랍토르는 어떨까요?
벨로키랍토르가 자기보다 10배 무거운 프로토케라톱스를 단독으로 사냥했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마도 급습을 통해 비교적 취약한 복부 쪽을 노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유명한 fighting dinosaurs 화석을 참고하면) 그러나 이는 추격보다는 매복에 가까운 급습인 경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벨로키랍토르는 15 ~ 20kg 정도로 아프리카 들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친타오사우루스는 약 3톤 정도로 코뿔소의 2배 정도입니다. 달랑 4마리의 벨로키랍토르가 무려 자신보다 200배 무거운 친타오사우루스를 공격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까울 듯합니다.
데이노니쿠스의 무리 사냥 역시 그리 만만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데이노니쿠스와 테논토사우루스가 비슷한 장소에서 발견되었고, 비교적 흔한 먹잇감이 테논토사우루스였다고 하지만, 과연 쉬운 상대였을까요?
데이노니쿠스의 평균 체중은 50 ~ 70kg 정도로 표범 수준입니다. 테논토사우루스는 약 2톤 정도로 하마 정도입니다. 데이노니쿠스가 무리지어 공격한다고 해도 30배 정도 무거운 테논토사우루스를 쉽게 공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같은 논리로 2톤 정도의 알로사우루스 역시 10배나 무거운 아파토사우루스를 무리 사냥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6 ~ 7톤의 기가노토사우루스나 마푸사우루스가 10배나 무거운 아르헨티노사우루스를 무리 사냥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듯합니다.
아프리카 사자가 코끼리 새끼를 공격하고, 하마 새끼를 공격하는 것처럼 데이노니쿠스나 알로사우루스, 그리고 기가노토사우루스도 새끼를 노렸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성체를 노렸을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즉, 아파토사우루스나 아르헨티노사우루스 등의 거대 용각류는 쉽게 포식자의 표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거대한 하드로사우리드가 소형 수각류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케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추정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연 많은 종류의 공룡이 무리 사냥이라는 방식을 택했을까란 회의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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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1/16 09:26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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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기간에 붙은 또 하나의 재밌는 댓글입니다. 예전에 쓴 벨로키랍토르가 친타오사우루스를 사냥할 수 있을까? 란 글에 붙은 댓글입니다.아... 이 분께서는 벨로키랍토르와 벨로시랩터가 다른 공룡인줄 아시는가 봅니다. OTL... 그리고  ... more
그저 생각해 보기에,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파충류가 알을 낳아 품으면서 어린 새끼 먹여 살리는 장면을 그다지 흔하지 않은 장면으로 생각해 봅니다.(물론 알도둑 오해를 받았던 -아, 이름이; X-p 오비, 오비라..) 포유류 조차도 호랑이는 새끼도 적게 낳고 대부분 단독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 말입니다.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리사냥이라는 개념이.
여담입니다만, 인간 대 인간의 격투기에서 20킬로그램 차이는 기술의 우열을 상쇄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물론 수퍼헤비급 버터 빈 선수과 훨씬 경량급인 스도 겐키 선수의 승부에서 스도 겐키 선수가 이긴 사례는 있지만, 권투나 이종격투기에서 괜히 체급을 나누지는 않지요.
호랑이 처럼 목 힘 만으로도 왠만한 동물을 제압하면 모를까. 예전 호랑이 사냥꾼들의 증언에는 호랑이는 소를 물고 땅에 끌리지 않게 든 채로 사람 키 만한 담장을 뛰어 넘었다는(약간 과장 섞인)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건 호랑이가 혼자 사냥하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얻은 능력이겠지요 :-)
말씀하신 공룡은 오비랍토르인 듯합니다. :)
오랜만에 들려서 잘 읽고 갑니다^^
하마가 강한 건 메조니키드의 친척이기 때문...^^;
크기로만 보자면 애와 어른의 싸움인데 말도 안될듯...
말씀대로 현대의 동물들이 어떤 생태학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를 대입한다면 의외로 쉽게 결론내릴 수 있는 문제이지만, 전문적인 학자가 아닌 다큐작가라면 어릴때 본 "공룡 백만년 똘이"의 장면이 더 좋은 자료로 작용해 버릴 겁니다.^^;;;
혹은 벨로키 랍토르가 사냥하기 쉬운 동물이 있는 쪽으로 가겠지요.
저정도 체격 차이면 이빨이나 발톱이 아무리 날카롭다고 해도 무리죠.
어쩌면 가능성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보니 에오트리케라톱스가 8t이라는점을 보면.. 얼마나 육중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