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의자의 양자택일 오류, 그리고 적반하장

창조주의자의 주장에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오류는 양자택일의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진화론을 게릴라식으로 공격해 '증명해보라.', '증거를 대보라.'는 식으로 접근한 후 대중에게 '진화론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것'처럼 부각시켜 창조주의가 옳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지요. 즉, 창조주의자는 생명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으며, 이를 증명하고자 진화를 부정하려고 합니다.

실제 이런 주장은 창조주의자들의 아주 흔한 논리입니다. 대표적인 창조주의자인 켄트 호빈드가 마이클 셔머와 논쟁에서 한 청중이 "창조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증거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 반대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란 대답을 했다고 하니까요.

실제 창조주의자들은 창조를 증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진화론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이를 무신론으로 몰아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창조의 정당성을 부각하려고 합니다.

실제 제 블로그에도 익명 창조주의자들의 이런 댓글은 흔한 편입니다. 감정에 호소하고, 창조과학회의 링크를 바탕으로 '증거'랍시고 들이대는 경우가 왕왕 있답니다. 또한,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창조과학'이랍시고 주장하는 것들은 대개 이런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진화론을 공격하는 글이 있으면 일단 퍼와서 블로그에 올린다. 그리고 진화론이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공룡이 인간과 살았다는 증거라면서 들이대는 것들이고요.

그런데 웃기는 것은 창조주의자들의 '증명에 대한 부담'입니다. 즉, '증명해봐라.', '증거를 대봐라.'는 식의 주장이지요. 가장 좋아하는 말이 '중간화석을 하나 보여봐라.'라고 한 후, 예를 들면, '그렇다면 이제 2개의 미싱링크가 생겼어.'란 황당한 주장입니다. 다윈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주장했을 때는 증명의 부담은 다윈에게 있었고, 다윈은 충분한 증거를 모으고,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증거는 쌓였고, 150년이 지난 지금은 증명의 부담은 창조주의자에게 있습니다. 즉, '증거를 대봐.', '증명해봐.'란 식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자신들의 몫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런 양자택일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슬그머니 스며드는 주장들이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라엘리언처럼 외계인에 의한 창조이며, 요즘은 좀 잠잠한 것 같은데, 천리교의 창조 주장 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룡과 인간의 관계로만 한정지어 얘기한다면 누차 얘기하지만, '200만 년 전 지층에서 호미니드와 공룡 화석이 동시에 발견'되었다는 증거를 보이면 됩니다. 또한, 찌질하게 아캄바로 토우 등으로 공룡과 인간의 공존을 주장하기보다는 아캄바로 토우가 발견된 멕시코 일대에서 아직까지 공룡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하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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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깔 | 2009/01/18 02:31 | creatio problematica | 트랙백(1) | 핑백(2) | 덧글(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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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숨내쉬기 at 2009/02/04 17:05

제목 : 미국 목사들의 진화론 찬성 서명
미국 기독교 성직자 서신 - 종교와 과학에 관한 공개서한 기독교 신앙인 사회에는 성서를 해석하는 적절한 방법을 포함한 여러 논쟁과 불일치가 존재합니다. 사실상 모든 기독교인은 성경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믿음과 실천의 문제에 있어 권세를 부여합니다만, 대다수는 과학책을 읽는 것처럼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읽지는 않습니다. 창조, 아담과 이브, 노아와 방주 등과 같은 성경의 많은 이야기들은 하나님, 인간, 그리고 창조주와 피조물간의 관계에 대한 무한한......more

Linked at 추유호's encycloped.. at 2009/01/30 16:01

... 는 현실에, 과학적 이성을 가진 지식인이라면 개탄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이글루스에서도 이러한 청동기 판타지에서 우러나오는 미신을 타파하기 위해 Darwinist님, 꼬깔님, 새벽안개님께서 나날이 수고해주시고 계신다. 이 포스트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 싶다. 보통 단편 모음집은 대표 단편의 제목이 책의 제목이 되는 편인데, 이 책 ... more

Linked at ★ Stella et Foss.. at 2009/08/28 20:03

... , 분석한 결과 지구상에서 일치하는 DNA를 찾지 못했다는 그런 얘기 같은데, 지구에 일치하는 DNA를 지닌 동물이 없으니 외계로부터 온 생명체라는 논리인 셈이지요. 이는 창조주의자의 양자택일 오류와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주변에서 '원숭이 새끼'란 얘기가 나오긴 하는가 봅니다. '털 없는 원숭이' 운운 하는 거 보니 말입니다. 이제 저런 작자들로부터 어떤&n ... more

Commented by 반쪽사서-엔세스 at 2009/01/18 02:43
문제는 그런 분들이 계속 말을 돌리거나 흐려서 논점을 회피해가며 자기 의견만 주장하게 되니까 문제가 되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하는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思惟 at 2009/01/18 02:58
그걸 인정하면 창조론이 '과학적으로' 옳다고 말할 때의 '과학'이 과학이 아니란 걸 인정하게되는거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27
반쪽사서-엔세스님// 그러게요. 사유님 말씀마따나 인정하면 안될 치명적이 이유가 있겠지요... ㅠ.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1/18 02:57
환빠와 똑같은 것 같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27
슈타인호프님// 비슷한 사고의 체계라 생각합니다. 음모론자들과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muse at 2009/01/18 05:24
이 우주의 유일신은 지름신이시고, 그분께서는 그분의 노예들이 진화로 태어났던 창조로 태어났던 계속 질러주기만 하면 별 상관 없다고 하십니다.

(믿으면 당신은 뽀글이)

이제는 창조론자/환빠/기타등등의 주장만 들어도 짜증이 나서 그냥 자기들끼리 생쑈하고 살게 놔두고 싶습니다. 남들한테 옮기지만 않으면 지들이 서로 부채질(...원래 좀더 19금한 표현을 써 버려서 황급히 지웠습니다 orz)하던지 병신들이어서 도태되던 말던...에휴. 정말 멀쩡한 사람 정신까지 팍팍하게 만드네요.

사실 저렇게 목소리 크게 외치는 자들보다 목소리만 크면 다 옮은 줄 아는 팔랑귀의 대중들이 제일 싫어요. 흑흑흑...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28
muse님// 흑... 서로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9/01/18 07:39
창조론을 신봉한다고 해도 하느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을지도 모를텐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28
제갈교님// ㅠ.ㅠ
Commented by 玉蔚亞育護 at 2009/01/18 08:19
저년형이신가보네요. 이글 올리신 시간ㄷㄷㄷ 갑자기 꼬깔님의 수면패턴이 궁금해집니다-_-+++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29
玉蔚亞育護님// 아~ :) 사실 제가 좀 늦게 자는 편이고요. 조금 늦게 일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9시쯤엔 일어납니다. 아침에 일이 있으면 일찍 일어나야 하지요. 내일부터는 다현이 유치원 등원시켜야 해서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Mizar at 2009/01/18 10:37
증거를 내놔야 할 사람들이 되려 큰 소리를 치는 것을 보면 황당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OTL
그나저나 최근에 이글루스에서 유사 과학/역사에 대한 좋은 포스트들이 나오는 것이 아주 바람직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31
미자르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 할 수 있지요.
Commented by SilverRuin at 2009/01/18 12:15
전 하느님이 빅뱅을 일으켰고 그 이후로 세상은 잘 굴러가서 인간이 진화했다고 믿습니다[...]
천주교인으로서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게 옳은 건지 그른 건지 모르지만, 그래도 전 과학도다보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3:32
SilverRuin님// 사실 그런 분도 꽤 많으십니다. 인격신을 믿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러나 그런 신앙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저도 사실 냉담자긴 하나 세례를 받은 천주교인이긴 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9/01/18 14:04
창조론자들에게 있어 증명의 몫은 신에게만 있으므로 자신들은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보는 모양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8:32
존다리안님// 아... 그런 겁니까? ㅠ.ㅠ
Commented by Cranberry at 2009/01/18 14:53
"부재를 증명할 수 없으므로 존재한다"는 것이 종교 과학(?)의 대표적인 논리 체계죠. ㅎㅎ 러셀의 찻주전자라던가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교라던가 모두 그 논리의 패러디로 탄생한 것들이고 말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8:33
Cranberry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부재를 증명할 수 없기에 존재한다. ㅠ.ㅠ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9/01/18 15:14
창조설 관련 논문이 1년에 한편도 채 못나오는건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제 정신 박힌 과학자라면 그 누가 그따위 쓰레기를 peer review에서 통과시켜주려구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8:34
Cuchulainn님// 당연하지요. 그럼에도 '증명해봐'라고 용감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면... ㅠ.ㅠ
Commented by 프라이오 at 2009/01/18 15:56
'만들어진 신'을 보면 이런 대목이 있죠. '선캄브리아대의 토끼 화석이면 돼!' 정확이 이 말이 맞는지는 기억안나지만 대충이런 뉘양스였던듯.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8:34
프라이오님// 그렇습니다. 선캄브리아의 토끼가 발견된다면 저도 믿겠습니다. :)
Commented by DOSKHARAAS at 2009/01/18 16:39
애초에 예수의 설법에 의하면

"인간에 관계없이 신이 알아서 하신다." 인데, 왜 창조론자들은 쓸데없이 난리를 치고 잘보이려 할까요. 인간이 무슨 짓을 하건 말건 신은 신적계획으로 알아서 하신다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인데.

성경 공부 같은 것은 불교 집안에서 자라 하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저는 불교자(철학적 입장에서 불교를 받아들이는 입장)이니 교회 다닌 적도, 목사님 설교 들은 적도 직접적으로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이건 압니다.

인간의 '무언가의 행위'에 보답해 신이 무언가를 해 준다는 논리는 인간과 신을 대등한 위치에 놓거나 신보다 인간을 우위에 놓는 논리, 그러나 대부분의 원시 종교들은 이런 교리입니다. 모순이죠.

그런데 예수는 인간과는 전혀 관계없이, 신은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자의적으로 행동하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니, 인간이 무엇을 하건 말건 신의 의지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도를 하건 말건, 헌금을 하건 말건, 심지어는 신의 뜻을 거스르는 창조과학을 주장하건 신은 아무 관심도 없는 것이지요. 그래야 모순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창조과학이니 하는 짓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만물은 다 신의 계획으로 세워져있는 것이 기독교의 논리고, 과학이나 진화론조차 모두 신의 계획인데 그걸 인간이 재단하거나 하는 것은 신과 예수를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 기독교 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 짓이 될 텐데 왜 그럴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8 18:36
DOSKHARAAS님// 말씀처럼 지적설계란 것의 맹점이 바로 신을 과학법칙이 존재하는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이건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윙후사르 at 2009/01/18 19:04
창조론자들이랑 환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꼴통 집단으로 느껴지는 건 저뿐인가요?

추신: 근데 요즘들어 이글루스에서 왜 이런 광신적 개신교도가 많이 보이는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13:05
윙후사르님// 요즘 부쩍 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Commented by 적당새 at 2009/01/18 22:20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제 삼촌은 창조빠이신것 같습니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캐나다에서 선교사활동을 하시고 계시고 하니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제가 조카니까(전 빠른89년생).. 신경이 좀 쓰입니다.
제 성향상 삼촌이 저를 교화시키려 하지 않는한은 마찰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 밑에 3명이나 되는 사촌여동생이 어떤 생각을 가질지... 이미 정해진것 같아서 좀 기분이 별로네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에, 가까운 친척이 속한다는게 좀 그렇습니다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13:05
적당새님// 아... 그러시군요. ㅠ.ㅠ
Commented by FrostB at 2009/01/19 10:09
예. 진화론의 근거는 매우 빈약합니다. 이런걸 사람들이 믿고 있다는것이 놀라울 뿐이죠.

그러니까 우리 모두 제우스를 믿으면 됩니다.

…어라?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13:05
FrostB님// 아하하 :)
Commented by ileshy at 2009/01/19 10:39
과학자들이 비-과학에 꼬박 꼬박 답을 해주는것 또한 취향 독특하다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나름 즐기고 있는것은 아닌지.. 우스개 소리중에 곰에게 "너 사냥하러 온거 아닌지" 라는 말을 듣는 꼴이랄까..
어쨌건, 저런 논리를 펴는것이 비과학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중학교 1학년 수학책에 역-이-대우 의 관계를 다시 펴보라고 하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13:05
ileshy님// 사실 과학자들이 비과학에 대해 꼬박꼬박 답해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무시하는 듯한데, 이럴 경우 '답을 회피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9/01/20 08:39
이따위 말 같지 않은 소릴 듣고 답을 해줘야 하다니...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겁니다.

저부터가 그런소리 들으면 "멍멍 해줄까 음메 해줄까?" 하고 물어봅니다만 -ㅅ-;
Commented at 2009/01/19 11: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13:04
비공개님// 엇~ 그렇습니까? 그 참고서는 제가 한번 찾아 확인해보겠습니다. 부정되었다는 표현을 썼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책이지요. 아무튼, 비공개님처럼 저도 다현이가 컸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와 관련한 두려움이 있긴 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1/19 20:08
꼬깔님, 창조과학자들도 주장하는 실체가 있답니다. 답답한 마음에 제가 하나 정리해서 떡밥으로 뭉쳐 올렸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19 23:06
새벽안개님// 흑... 잘 봤습니다. :)
Commented by 홈워즈 at 2009/01/20 15:30
아...라엘리안 저거 보니 생각나는데...
저번에 아버지께 라엘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여쭤봤더니 흥분을 하시며 라엘리안을 욕하시던-_-;
뭔 일이 있었나봐요'ㅅ'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20 23:58
홈워즈님// 아아아~ 그런 일이 있으셨던거로군요. :)
Commented by highseek at 2009/01/20 19:42
"네가 무슨 상관이냐" - 요한복음 21장 22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1/20 23:58
highseek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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