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진화론은 근거가 불충분한가?

(출처 : http://www.durangobill.com/CreationismPics/CreationismProof.jpg)

요즘 과학밸리가 진화밸리가 된 느낌이 있어 관련글을 자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쉽게 '진화론이 근거가 불충분한 학문'이라는 말을 하고 '진화론을 반박하는 전문과학자의 서적' 운운하는 것을 보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진화론이 기존 학자들의 주장을 '진리'라 믿은 다음 이를 위한 증거를 찾는 걸까요? 과학에서의 이론이란 여러 가지의 개념과 법칙, 원리 등이 종합된 지식의 체계입니다. 그리고 이론은 여러 과학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고요. 또한, 과학 이론이 불변의 진리라 주장한다면 이는 이미 과학이 아닌 겁니다. 과학 이론은 언제든지 수정, 보완되며, 올바르지 않은 이론은 사라집니다.

창조설화와 비교하는 것도 우습거니와 유사과학이라 할 수 있는 창조과학처럼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둥의 주장은 진화론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는 용감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희한하게 창조과학 반경의 사람들은 '화석' 기록에 연연합니다. 그러나 진화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서로 다른 학문으로부터 나오고 있으며, 결과가 수렴하고 있습니다.

증거로만 본다면 성경만큼이나 까마득하다는 것은 스스로가 그 증거를 믿지 않기 때문이며, 고생물 전반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삼엽충이 어디에서 뭘 하던 녀석인지 추정하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고, 결론이 난 것이 아닙니다. 삼엽충은 여러 학자들의 노력으로 현 절지동물의 계통 속에 포함되었으며, 여전히 많은 학자는 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직접 보는 것만이 증거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과연 어떤 과학이 진정한 과학이며, 어떤 것이 진정한 증거일까요? 물리학의 소립자를 직접 볼 수 있습니까? 블랙홀을 직접 볼 수 있나요? 밤하늘의 어떤 별을 현 시점에서 직접 관측하고 조사할 수 있습니까?

과학자들이 스스로의 이론으로 '진리'라 생각하고 출발하는 것이 이미 '신앙'이라 얘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궤변의 극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과학자도 특정 이론이 '진리'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모든 과학 이론은 탁월한 설명 체계이자 지식 체계이며, 충분히 가감과 수정, 보완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진화론을 반박하는 전문과학자에 의한 전문 서적 중 관련 전공자에 의한 것이 얼마나 될까요? 또한, 창조과학이란 이름으로 학계에 발표한 논문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야구 선수가 축구 선수에게 잘못된 자세를 지적하고, 프리킥은 그렇게 차는 것이 아니라 단정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박지성 선수가 박찬호 선수에게 투심은 그렇게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과학자라 뭉뚱그려 얘기한다면 진화론에 반박하는 책을 쓴 사람이 있겠지만, 생물학 정도로만 범위를 좁혔을 때 몇 권이나 나올까요?

창조를 교회에서 마음의 안식을 얻고 삶의 의욕을 고취하고자 신앙의 테두리에서 주장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과학의 테두리로 끌어 들이고, 종교의 관점에서 과학적 이론의 오류운운 하는 것은 오버센스일 뿐입니다. 창조과학자 역시 진화론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면 과학적 방법을 통해 창조의 증거를 보이고, 진화론의 오류를 지적하면 됩니다.

도대체 진화론이 근거가 불충분한 이론이라면 어떤 것이 근거가 충분한 이론일까요?

by 꼬깔 | 2009/02/08 13:29 | creatio problematica | 트랙백(1) | 덧글(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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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he race tha.. at 2009/02/09 15:43

제목 : 정서 공유의 문제 - tacit knowledge
꼬깔님의 "과연 진화론은 근거가 불충분한가?" 글과 함께 합니다. 저 역시 논의라고 할 수도 없는 이 싸움에 지친 사람이지만 꼬깔님의 포스팅에서 위 그림을 보고 문득 눈이 틔게 된 것은 진화론과 창조설 문제는 결국 '정서공유'의 문제라는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진화론의 탄탄한 구조와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이미 충분하다. 이 인류의 업적들은 모두 기록되고 정리되어 있다. 창조과학자들 역시 이것들에 접근해서 충분히 숙지할......more

Commented by hotdol at 2009/02/08 13:43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13:57
hotdol님// :)
Commented by Mizar at 2009/02/08 13:50
차라리 이쯤해서 이글루스에서 종교밸리를 하나 만들어주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군요..OTL
라X리안이니 증X도니 하는 부류도 한꺼번에 보내버리게 말이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13:57
미자르님// 휴... 그러게나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추유호 at 2009/02/08 13:53
저번에 눈을 감고 귀를 닫는 행위를 그린 만화가 생각나네요. 반박 패턴은 항상 같고, 눈을 감고 귀를 닫더라고요. 말이 안 통하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13:57
추유호님// 그러게요. 저도 그 짤방을 생각했었는데, 걍 올렸네요. :) 수정했습니다. :)
Commented by 취월백랑翠月白狼 at 2009/02/08 14:05
도킨스 형의 책을 보고 '사탄이 시켜서 섰다.'라고 말하니 할말 없죠.
아쉽게도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 친구들은 저에게 전도하기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 친구들에게 전도(?)하기를 포기했답니다 ;ㅅ;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7
취월백랑翠月白狼님// 에구... 그런 거군요... ㅠ.ㅠ
Commented by 가일 at 2009/02/08 14:21
어제도 같은 주제로 아는 사람이랑 말 싸움을 했는데, 정말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나도 과학이랑 생물 공부 해봐서 알어'라는 식으로 나오면서도, 정작 본문에서 언급하신 과학지식의 체계에 대해서는 백지인 사람이었죠. 근데 무려 이과생 OTL...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7
가일님// 벽창호... ㅠ.ㅠ 그리고 늘 하는 말이 '공부해봤고, 안다.'는 얘기고요. ㅠ.ㅠ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2/08 14:36
고대로부터 종교란 원래 오류가 없는 유일한 진리입니다. 딴소리 하면 화형시켜버리면 되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8
Charlie님// 흑... 브루노가 생각납니다.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2/08 14:43
스스로 바보를 되고, 남도 바보를 만드는 행위인데 저걸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8
새벽안개님// ㅠ.ㅠ
Commented by 靑山 at 2009/02/08 14:47
올해는 더 심할겁니다. 다윈 200주년이자, 칼빈 500주년이 겹치는 해거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8
靑山님// 그러게요. 게다가 언론이 슬쩍 이런 부분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하는 듯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9/02/08 14:57
올해는 더 심할겁니다(2) 소해를 맞아 좀 더 심한 牛耳讀經이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9
늑대별님// 휴... 그러네요. 게다가 소의 해로군요... ㅠ.ㅠ
Commented by lyn at 2009/02/08 15:23
과학주의도 문제가 있지만, 종교적 잣대로 과학적 오류를 지적한다느니 하는 건 확실히 잘못돼 보이네요. 마치 일본 여행가서 물건사고, 엔화대신 아르헨티나 페소 내미는 격이랄까 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9
lyn님// 에구... 그러게나 말입니다.
Commented by ydhoney at 2009/02/08 15:36
인간으로 태어났으명 인간답게 "사고하는 방법" 을 알아야 할텐데 요즘 학교에서는 그런건 잘 안가르치는 모양입니다. 하긴 학교에서 아무리 가르쳐봐야 학원에서 배운거(외운거?)라며 자기 바빠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9
ydhoney님// 그런 것 같아요. ㅠ.ㅠ
Commented by 밀덕이라는 at 2009/02/08 17:03
후....진화론의 가장 큰 문제는.....뭐니뭐니해도 중간과정을 담아낸 화석이 없다는 것이죠(인간한정)
그것만 제외하면 그럭저럭 맞는 가설인데 말이죠(100% 일치하는 이론 따위 없습니다.)
애초에 '진화'란 무었인가 부터 토론을 해야할거같은 분위기입니다......후....
(그래도 전 진화론을 믿습니다. 다만 이제는 '신'진화론이 나와야 할듯한 느낌이 요즘 자꾸 드네요....)
Commented by 홈워즈 at 2009/02/08 17:12
중간과정을 담아낸 화석 기록은 꾸준히 발견되어 보강되어 있고, 어차피 다윈의 진화론에서 진화한 신 진화론이 현대의 진화론입니다.
Commented by Lee at 2009/02/08 17:17
여보세요. 중간과정을 담은 화석이 얼마나 많은데요. 진화론을 인정한다는 분이 중간과정 화석이 없다고 하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1:59
밀덕이라는님// 중간화석은 엄청 많지만 중간화석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뿐인 겁니다. ㅠ.ㅠ
Commented by 밀덕이라는 at 2009/02/09 21:12
어익후....테클이 장난 아니군요 우선 이상한 글로 혼란을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위의 글은 창조과학회 같은 곳에서도 부정할 수 없을정도로 '확실한' 화석이 없다는게 문제라고 쓴겁니다..
(뭐 확실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인정을 안한 것 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보강된 진화론을 믿습니다. 그러나 어쩐지 2%부족한 느낌입니다...
lee님 말씀처럼 중간과정을 담은 화석은 많다는걸 알지만 그것이 진화론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는 느낌이 없어서요....
(지금 진화론을 보면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생각납니다. 뉴턴의 법칙은 대부분 맞으나 100% 맞는것이 아니고 나중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부족한 부분을 메우죠..저는 그런느낌이 계속 들어서 말입니다.
진화론을 부정하는게 아니라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이걸 뭔가 혁신적인 가설이 모두 정리할듯한 느낌.....제 착각일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9 23:22
밀덕이라는님//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Commented by 몽룡 at 2009/02/12 06:34
창조과학회는 모든 화석이 한편의 완벽한 동영상을 이룰때까지 미싱링크를 주장할걸요-_-; AB사이의 중간화석 C를 발견해도 그렇다면 AC의 중간화석은 어딨냐고 따지는 사람들이니..
Commented by muse at 2009/02/08 18:31
어떻게 저렇게도 독선적일 수가 있을까요. 아 그리고 '창조주의자들은 화석에 집착한다'라는 말,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일면이네요. 그런데 왜 화석에 집착할까요? 다른 분야의 증거들은 반박이 힘들어서? 아니면 어릴 때부터 공룡이나 화석에 대한 아동문고를 너무 많이 봐서 생물학은 화석연구밖에 안 하는 줄 아는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2:00
muse님// 휴... 화석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게 직접적인 증거라 생각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Commented by 코넬리우스 at 2009/02/08 18:47
그들의 막강한 증거는 성경...다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할 뿐.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2:00
코넬리우스님// 에구... 그러게요.
Commented by Fedaykin at 2009/02/08 20:29
a : 세상은 6일만에 창조되었다고 성경에 써 있습니다.
b : 그럼 성경이 진실이라는걸 누가 보장합니까?
a : 성경이 진실이라는건 성경에 써 있습니다.
b : 아 네


신앙 하는 사람들은 그냥 냅두는게 속편합니다. 아니면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새로 말씀을 주시던가 해야겠죠.
Commented by 류켄 at 2009/02/08 20:55
아놔..... 뿜었습니다. 이것이 현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8 22:00
Fedaykin님// 아아아~ 그런 겁니다. ㅠ.ㅠ
Commented by 몽룡 at 2009/02/12 06:21
전형적인 순환논증의 오류죠-_-; 결국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2/09 05:58
자기들 몸 속에 이미 진화의 증거가 있는데, 왜 그건 무시하고 화석만 찾으라는 건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9 12:52
아브공군님// 그건 무시하잖습니까? :)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9/02/09 10:47
증거가 충분한 이론 있잖습니까. 창조설이라고.

P.S. 창조설식 대화:

A: 약국이 어디 있어요?
B: 노인정 앞에요.
A: 노인정은 어디 있는데요?
B: 약국 앞에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9 12:52
Cuchulainn님// 아아아... ㅠ.ㅠ 창조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9/02/09 16:06
생각해보면 예수님께서 이미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라고 말함으로써 인지와 신지를 분리하셨는데 말이죠.
교조가 말한걸 쌩까는 너희 무리는 대체 무슨 종교집단이냐?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09 18:13
제절초님// 에휴...
Commented by Lee at 2009/02/12 14:49
의미 있는 기사가 떠서 꼬깔 선생님께도 소개해 드릴려구요.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46&newsid=20090212032804156&p=hankooki

적어도 카톨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제 태도를 좀 바꿀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생각 외로 사고가 열린 분들이 많이 계신거 같아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12 16:22
Lee님// 잘 읽어보겠습니다. :) 사실 가톨릭 쪽에서는 요한바오로2세가 진화론을 인정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거신병 at 2009/02/16 22:25
마르크스나 니체 이후, 뉴튼과 아인슈타인 이후, 얘기거리도 안 되는 이 문제가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는 현실은 아무래도 계몽주의가 과잉붕괴됐기 때문이 아닐까? 죽은 줄 알았던 파시즘도 살아나고 신도 살아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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