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ocene - 인간세

공룡 멸종과 관련한 글에 새벽안개님께서 이런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 확실히 사람의 생각은 수렴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는 듯합니다. :)
그런데 사실 새벽안개님께서 말씀하신 '인간세'란 개념은 이미 2000년에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Paul Crutzen과 Eugene Stoermer가 제안한 것입니다. 물론 공식적인 지질연대는 아닙니다. 아직 명확한 정의는 없어서 혹자는 18세기부터, 혹자는 인류가 농경생활을 하며 환경에 영향을 주던 약 8000년 전으로 본다는군요.

본래 대략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Holocene(홀로세, 현세)라 부르지만, 이 중 최근을 Anthropocene이라 부르자는 주장인 듯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정말 6번째 대멸종과 연관지을 수 있는 개념이 될 듯합니다. :) 사실 지질연대로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고고학자들 사이에서는 제4기, 즉, Quaternary의 개념에서 최근의 시기를 Quintinary(제5기)로 부른다는 얘기를 제4기를 연구하는 친구가 얘기해주더군요. :) 물론 이 용어 역시 공식적인 지질연대는 아닌 걸로 압니다.

그런데 Quintinary와 달리 Anthropocene은 조어상의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본래 신생대의 세(epoch) 명칭은 화석종과 현생종의 일치율을 바탕으로 명명했습니다. 즉, 현세인 Holocene은 '100% 새로운 종'이란 의미로 명명한 것이지요. 그런데 Anthropocene은 단순히 '사람'을 뜻하는 그리스어 anthropos(ἄνθρωπος)와 new를 뜻하는 kainos(καινος)를 조합한 것 같습니다. 즉, -cene으로 운율을 맞췄지만 의미는 크게 통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건 제가 즐겨하는 말장난 같은 느낌이랄까요? :) (야...) 그냥 번역한다면 이런 거 아닐까요?

인간적으로 새로운 시기

아... 인간적으로 죄송합니다. ㅠ.ㅠ 그렇지만 정말 앞으로는 인간세란 용어를 쓸 날이 오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사실 그런 용어를 쓰지 않았으면 하지만요. ㅠ.ㅠ

아무튼, 인간세란 용어는 비공식적이지만 쓰이고 있답니다. 그러니 새벽안개님 역시 노벨상 수상자인 Paul Crutzen과 생각이 통하신 겁니다. :)

by 꼬깔 | 2009/02/23 17:01 | SCIENTIA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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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안개속의 진실을 찾아서.. at 2009/02/23 20:59

제목 :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지질시대
Anthropocene - 인간세 by 꼬깔 에서 트랙백 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던게 꼬깔님의 처리과정을 거치면 포스팅으로 만들어지고, 결국 다시 트랙백 포스팅을 작성하지 않을수 없는 압박을 느낍니다. 꼬깔님 앞에서는 농담도 마음대로 못하겠습니다. ㅠ ㅠ 의미 일단 제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내용을 정리하고 고생물학자나 지질학자의 의견은 찬찬히 살펴봐야 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인간세는 이름만 '세'자가 붙었지 사실은 신......more

Commented by Frey at 2009/02/23 17:03
홀로세와 크게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원래 홀로세도 인간을 기준으로 제안된 개념이 아니었나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3 17:06
Frey님// 사실 Holocene 역시 역사시대라는 인간 기준이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좁은 의미의 지질시대에 Holocene는 포함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anthropocene이란 용어는 중복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2/23 17:08
Anthropocene가 중복 개념이라고 해도..... '인류가 사는 시대'라는 의미로는 어울리겠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3 23:30
아브공군님// 생각하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고요. :)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2/23 17:26
지질연대의 구분도 계속 변화하는 것이었군요. 인간이 미래에 지층에 남길 흔적을 생각해보면 인간세를 만드는것도 일견 타당해보이는걸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3 23:31
byontae님// 크크 그럴 수도 있겠죠? 다소 인간 중심이긴 하지만요. :)
Commented by ydhoney at 2009/02/23 17:38
근데 만일 우리의 후대 생명체가 지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초기 생명체군, 혹은 과거로 회귀하여 그냥 야생시대가 펼쳐진다면 우리가 인간세라고 하던지 말던지 딱히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3
Commented by ydhoney at 2009/02/23 17:39
생각해보니, 그렇게 기록이라도 어디 돌에다가 세겨두면 외계종족들이 와서 문자 해독하고 나서 "아 이런 지적 생명체가 살았었구나" 하고 우주 행성사에 기록해줄수도 있겠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3 23:31
ydhoney님// 하하하 :) 말씀처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
Commented by 원래그런놈 at 2009/02/23 22:02
이미 '인류세'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까?

아직 공인되지 않았나???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3 23:31
원래그런놈님// 공인된 구분은 아닌 걸로 압니다.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2/25 16:24
인간세란 용어 듣고 순간 듀걸 딕슨의 'Man after man'과 아비사피엔스 그린 화가인 Nemo ramjet씨의 자작소설 'All tomorrows'가 생각났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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