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개종과 개명하셨던 어머니

내가 서울대병원을 꺼리는 이유
소비자고발 "중풍예방주사의 진실"출연 후 받은 항의전화  by 한정호 선생님

늑대별님 댁에 들렀다가 한정호 선생님의 글을 봤습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대학교수 출신이란 의사분의 권위를 내세운 협박성 전화 내용을 보니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것이 아픈 사람의 약한 마음을 이용해 사기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며칠 전에 포스팅한 것처럼 제 어머니께서는 꽤 오래 전 위암으로 별세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어머니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이와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

본래 어머니께서는 독실한 불교신자셨습니다. 물론, 전 종교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수술을 받으신 후 개종하셨습니다. 인근 교회에서 목사가 와서 기도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어머니께서는 어울리지 않는 십자가를 손에 쥐고 계셨습니다. 사실 어머니의 의지라기보다는 아버지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개종 권유를 하신 겁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기도원까지도 생각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어머니께서는 삶에 대한 의지로 개종까지 하셨던 겁니다. 그리고 성명운이 좋지 않다고 하여 나중에는 개명도 하셨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목사가 어머니께 말씀하신 얘기입니다.

'그동안 마귀때문에 몸이 병든 겁니다. 이제는 괜찮을 겁니다.'

당시에도 울컥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제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께서는 오랜 시간 의지했던 불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하셨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하셨습니다. 이후, 교회에서는 노골적으로 아버지께 '헌금'을 요구했고, 결국 아버지께서는 교회를 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역시 삶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이용한 것에 불과했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적 치료가 불가능한 사람에게 접근하여 사람 마음을 흔드는 사람들... 정말 나쁩니다. 지금도 당신께서 의지하셨던 불교신자로서 눈을 감지 못하신 것에 대한 슬픔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이비 치료와 관련한 내용을 제임스 랜디의 '폭로'란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한정호 선생님께 전화한 그 의사 역시 사이비 치료를 하는 다른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대학교수까지 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잊게 되는군요.

한정호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짝짝짝!!!

by 꼬깔 | 2009/02/24 23:26 | 옛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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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9/02/24 23:31
이런걸 보면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 대한 내가 신이 있다는 걸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묘한 거부감
에도 불구하고 그 책도 나름 일리는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02:05
존다리안님// ㅠ.ㅠ 그러게나 말입니다.
Commented by 思惟 at 2009/02/25 00:04
힘든 현실과 부딛칠 때 믿어왔던 세상이 어떤 도움되지 않을 때
사람은 미신에서 위안을 받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세상이 좀더 부조리하지 않고 좀더 이성적이라면
그래서 사람들의 어깨에 너무 무거운 짐이 지어지지 않는다면
그리된다면 저런 것에서 위안받으려는 심리도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ps.
어떤 미신은 '이성'의 이름으로 나타나
그것이 현실과 달라도 이해못하는 것이라 우기기도 하니
진정 현실과 맞닿는 이성이란 지난한 일인듯 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02:06
思惟님// 흠... 그런 것 같아요. 저 역시 현실과 맞닿는 이성이 지난한 일이라 느낍니다. ㅠ.ㅠ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9/02/25 00:17
죽음이 가까워지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약해지겠지요. 그런 약해진 마음을 비집고 들어가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인간들은 정말 사악한 것 같습니다. 암센터에서 "만병통치약"을 팔아먹는 사기꾼들이나 일부 의료인들도 그러고...무속인들도, 일부 종교인들도 마찬가지구요. 어떤면에서는 장의업체도 사람들의 연민의 감정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기도 하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02:07
늑대별님//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런 인간들이 사악하다는 생각 밖엔 들지 않습니다. 만병통치약에 무속인데 일부 종교인들... 정말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코넬리우스 at 2009/02/25 00:19
한국 기독교(개신교)는 사이비종교 단체지요. 안수기도나 십일조, 심령대부흥회 같은 세계적인 이단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으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02:07
코넬리우스님// ㅠ.ㅠ
Commented by 우기 at 2009/02/25 06:11
저런 비판을 하면 저들은 언제나 '일부'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럼 환자들은 전부다 마귀에 들린거로군요. 의사들은 퇴마사?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1
우기님// 그렇지요... ㅠ.ㅠ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2/25 08:32
21세기에 기원전 치료를 권하고 있어...OTL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1
아브공군님//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2/25 09:09
거짓말하고 겁줘서 사람을 이용하는건 정말 나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ㅠ 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1
새벽안개님// 그렇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2/25 09:32
병원에서 그렇게 해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들의 꼬임에 넘어가도 결과는 별무 신통한데... ;;

절깐에서도 그렇고, 교회에서도 그렇고... 그 종교하는 사람들 중의 일부의 신통력은 부정하지 않지만 대다수는 왜 그리 사는지.

정말 그러고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 주일에 회개만하면 다시 새출발하는 거라서..??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2
organizer님// 에구... 정말 이런 사이비치료는 근절되야 하는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ㅠ.ㅠ
Commented at 2009/02/25 16: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2
비공개님// 휴... 그러게요. 많이 힘드시겠네요. ㅠ.ㅠ 흑...
Commented by 적당새 at 2009/02/25 17:23
판타스틱하네요. 성직자가 '힐'만 쓰면 어떤 외상도 치료되죠.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5 21:30
적당새님// 흑...
Commented by 한정호 at 2009/02/26 19:33
감사합니다.

트랙백을 오늘 보았네요. 죄송.. ^^;

아직 다른 사람에게는 전화는 안오는데...

담당 PD하고 통화를 했는데, 그쪽으로는 킬레이션을 판매하는 회사의 직원에게 항의전화가 왔다고 하네요. 이 사람은 진심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당신들이 짓밟았다며 울더랍니다. PD도 불쌍하기는 하지만 참 어떻게 할 지를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얼마 전에 제 입원환자 중에 담도암 말기 환자인데, 독일에서 수입한 효소치료제라고 하며 고가에 구입을 해서 드시길레 말렸더니... 몇일있다 그 회사의 직원이 찾아왔습니다. 40대 후반의 남자분의 눈에서 불빛이 나더군요. 종교에 열열히 빠진 사람들 특유의 눈빛으로 저에게 일장 연설을 하시는데, 무섭더군요. 대순진리회 포교하시는 분과 대화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그럼 또 들리겠습니다. 꾸벅.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2/26 23:27
한정호님// 반갑습니다. :) 별말씀을요. :) 그나저나 담당 PD도 정말 힘들긴 하겠군요. 에구... 효소치료제라... 정말 갑갑한 현실입니다. ㅠ.ㅠ 모쪼록 힘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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