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빨을 지닌 바다새, pelagornithid

[화제뉴스] 페루서 천만 년 전 바다새 화석 발견
Fossil of 10 million-year-old bird found in Peru

어제 박코스님의 이런 댓글이 있었습니다.

이건 딴 얘긴데...
'바다새' 뉴스 보셨습네까?

페루에서 천만 년 전의 바다새 발견 어쩌구 중얼중얼...
내래 신생대 화석종 새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공조류 외에는 거의 아는 거이 없는데,
어쨌거나 생판 처음 접하는 거라 이상하더만요.
1. 대갈빡(두개골. 크학학!) 화석인데 기다란 게 거의 파충류 수준이다.
2. 이빨까지 달렸는데 신생대에 이런 새가 있었다는 야긴 들어본 적 없고.
3. 맨 처음 그 모양을 봤을 땐 익룡이 아닌가 했는데 천만 년 전이라니 역시 아니고.
또한 화석종 '바다'새라는 말도 처음 듣는구만요.

뭐, 이미 밝혔듯이 제가 그쪽에 대해선 거의 모르디만,
천만 년 전까지 새에 이빨이 남아 있다는 건 아주 말도 안 되는 것 같고,
더욱이 그 주둥아리 모양은 결코 새가 아닌 파충류라서리 의문이 파바박!
역행진화를 해서 새에 다시 이빨이 생겨났을 리는 없고,
기렇다면 바다 쪽에서 별도로 진화한 새란 야긴디.

한 번 살펴보시라요.
인터넷에서 '바다새'를 검색하면 곧 나옵네다.

그래서 생김새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화석이 발견되었는지도 궁금해서 곧바로 뇌입원에서 '바다새'로 검색했더니... 검색 결과는 이렇더군요.
그래서 여러 가지 검색어로 '뉴스 검색'을 했는데, 여전히 원하는 검색은 나오지 않더군요. 결국 믿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네이트 검색을 했는데, 나오는군요. 아무튼, 그렇게 기사를 읽고 구글신께 뉴스를 여쭸더니 나옵니다. :) 그런데 KBS 뉴스만으로 본다면 새로운 녀석의 발견처럼 보였는데, 이미 많이 발견된 Pelagornithidae에 속하는 녀석이더군요. 일단 발견된 녀석의 두개골을 감상하면 이렇습니다.

확실히 박코스님 말씀마따나 마치 익룡의 두개골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pelagorinithid의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빨처럼 보이는 구조인데, 이를 흔히 위치(僞齒, pseudo-teeth)라고 합니다. 사실 이빨이 아니라 부리에 돌출된 구조물입니다. 이는 미끄러운 물고기나 두족류 - 오징어 - 를 쉽게 잡기 위한 적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일반적인 이빨과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복원한 모습 역시 위 사진에 나와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5천만 년 전에 등장해 250만 년 전 급격한 기후 변화로 절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생태는 현생 알바트로스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크기는 날개폭(wing span)이 6미터, 두개골이 40cm정도인 듯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모식속이라 할 수 있는 Pelagornis의 복원 모습은 이렇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pelagorinithid는 펠리컨목(Order Pelicaniformes)에 속하는 녀석으로 현생 펠리컨과 가까운 녀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펠리컨의 두개골 모습과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이 녀석도 펠리컨처럼 부리에 주머니가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pseudo-teeth로 말미암아 기이하게 생긴 녀석임에 틀림 없어 보입니다. 그렇기에 박코스님께서 파충류의 두개골이나 익룡의 두개골로 혼동하셨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효율적으로 미끄러운 먹이를 잡고자 만든 위치야말로 얼마나 생물이 다양하게 환경에 적응했는가를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은 박코스님께서 고민하신 바다새의 이빨은 역행진화를 통해 얻은 이빨이나 퇴화하지 않은 이빨이 아닌 가짜 이빨일 뿐입니다. :)

by 꼬깔 | 2009/03/04 16:39 | 화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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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3/04 16:41
그래도 '쓸모가 있으면 생기게 된다'라는 것은 확실히 보이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4
아브공군님// 그렇습니다.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03/04 16:41
알바트로스라...그럼 쟤네들도 날때는 우아하게 착지할때는 온갖 난리부르스...였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4
위장효과님//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9/03/04 16:56
나.....날개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4
고르헥스님//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3/04 17:02
진짜 이빨은 아니군요. 그래도 부리 크기가 엄청나게 크고 톱니같이 생겨서 포스가 돋보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4
새벽안개님// 그렇습니다. :) 말씀처럼 확실히 포스 있어 보이지요. :)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9/03/04 17:05
한번 물리면 절대로 안 빠지겠군요.
(신생대 동물들이 의외로 굉장히 무섭게 생겼습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4
나인테일님// 크크크
Commented by Nerd at 2009/03/04 18:05
오..멋있네요. 얼핏 보면 틸로사우루스 이쪽 친구들로 착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4 23:13
Lee님// 그럴 수도 있어 보이긴 합니다. :)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03/05 16:22
5천만년전~250만년이라. 굉장히 성공적으로 적응한 조류네요. 빙하기를 못 이겨낸 건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6 01:18
BigTrain님// 그런 셈입니다. :)
Commented by 참깨군 at 2009/03/05 18:14
날개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길것 같군요. 그래서인지 제자리 날개짓도 힘들 것 같구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6 01:18
참깨군님// 좀 그렇긴 하죠?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3/05 23:32
아 저 집단하면 저는 Osteodontornis oari밖에 안 떠오릅니다 ㅎㅎㅎ 날수있는 조류중에서는 Argentavis magnificens의 뒤를 잇는 대형 속 ㅎ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06 01:19
카놀리니님// Osteodontornis도 대표적인 녀석 아닌가요? :)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3/06 16:51
저 사진의 두개골을 보니 확실히 '새'로구만요. 일단 부리가 확실히 구분되어 보이니 말입네다.
제가 뉴스에서 볼 때는 기거이 확인을 못했디요.
다만 언뜻 볼 때는 화석이 깨어진 건가 하는 생각도 했습네다.
익룡에 대해서는 예전에 좀 상세히 들여다보기는 했는데 관심을 가진 기간이 짧아서리
곧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말았디요. 기래서 저 괴상한 형태는 뎡말 혼동을 일으켰습네다.

사실 저 전신골격 사진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익룡으로 착각할 듯합네다. 이빨 때문에.
저도 익룡 골격에 대해선 잘 모르니 그만두더라도, 한 가지 포인트는 학실히 알디요.
조류와 포유류(박쥐)와 익룡의 '날개' 구조 차이 말입네다.

아무튼 그날 뉴스를 보고 궁금해서 뒤져볼까 하다가, 요즘 기럴 뇌력도 아니고,
또한 이런 건 관련 분야인 꼬깔 님께 물어 낚싯거리(아니, 얘깃거리. 크학학!)로
활용하게 하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에 슬쩍 '떠넘겨' 버렸디요.
내래 참~ 잘한 '짓' 아닙네까? 백 점! 크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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