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는 조류의 후손인가?


예전에 올린 시조새 관련 포스트 - 시조새는 공룡일까 새일까?- 에 이런 댓글이 붙었더군요. 아무래도 답글을 달기에는 얘기가 길어질 듯하여 포스트로 대신합니다.
이건뭥미님의 질문 중에는 심각한 오개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지동물의 진화가 '파충류 → 조류 → 포유류' 순으로 일어났다는 개념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중학교 때 과학선생님께서 명확하게 개념을 세워주셨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 단순히 '어류 → 양서류 → 파충류 → 조류 → 포유류' 순서로 단순 암기하다 보니 이런 오개념이 정립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맥락으로 창조주의자 중에는 진화론자들이 오리너구리가 조류와 포유류의 중간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착각하는 것이겠지요. 사지동물(tetrapod)의 대략적인 분기도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위 분기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포유류와 조류는 오래전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졌습니다. 즉, 유양막류(Amniote)는 크게 3가지 분기를 했고, 이는 무궁류(anapsid, 현재 다소 이견은 있지만 거북류), 이궁류(diapsid), 그리고 단궁류(synapsid)입니다. 이궁류로부터 공룡과 후손이라 할 수 있는 조류가 분기되었고, 단궁류로부터 포유류형 파충류와 포유류가 분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기는 석탄기인 3억 1천만 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즉, 새와 포유류는 이미 이 때 갈 길을 달리한 것입니다.

이런 맥락으로 현재 합리적인 설명은 공룡을 포함하는 지배파충류 분기군(archosauria clade) 중 이미 기낭 시스템을 지닌 무리가 있었고, 이 무리로부터 공룡과 새가 진화했다는 설명입니다. 즉, 포유류는 횡격막 진화를 통해 폐포를 이용한 호/흡기 방식을 진화시켰고, 새는 기낭 시스템을 통한 효율적 환기 시스템을 진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건뭥미님께서 말씀하신 '왔다갔다하는 진화'를 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공룡 화석 연구로부터 기낭 존재 증거가 발견되었고, 이 것이 수각류 공룡으로부터 새가 진화했음을 뒷받침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온혈 시스템 역시 단궁류인 테랍시드와 이궁류인 지배파충류 일부가 독립적으로 진화시켰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by 꼬깔 | 2009/03/16 01:35 | SCIENTIA | 트랙백 | 덧글(33)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229858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Nerd at 2009/03/16 01:37
척추동물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군요. 지배파충류의 등장.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6
Lee님// 그렇지요. :)
Commented by muse at 2009/03/16 01:40
아니 포유류가 조류의 후손이라니 이 무슨 혼백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소리를...! 하고 들어왔는데 ㅊㅈㅈㅇㅈ들의 주장이 아니라 그냥 실수군요. 저런 건 관련 공부한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데도 공부한 사람들한테는 너무 당연한 소리여서 강조가 잘 되지 않은 것 아닐까요. 오리너구리도 일단 '오리 주둥이'라는 점 때문에 헷갈릴 것 같고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6
muse님// 에구... 그러게나 말입니다. 오리너구리야 창조주의자들이 너무 많이 인용해서... ㅠ.ㅠ
Commented by 반쪽사서-엔세스 at 2009/03/16 01:48
그러고보니 옛날 어린이 만화백과에서 오리 너구리가 포유류와 조류의 중간 진화 형태라고 써있었던 것 같은데.
세상 믿을 것 하나 없군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6
반쪽사서-엔세스님// 아아아... 그게 문제랍니다. ㅠ.ㅠ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3/16 02:19
저분은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파충류에서 조류와 포유류로 나눠지는건데.. 파충류=조류=포유류.

ㄱ-...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7
메가랍토르님// ㅠ.ㅠ
Commented by 회색사과 at 2009/03/16 08:38
음...

심장의 심방, 심실수만 외우던 중학교때가 생각나네요 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7
회색사과님// 흑...
Commented by 煇輪 at 2009/03/16 08:40
음, 아마 중학교 생물 시간에 양서류에서 포유류로 가면서 심방과 심실 수가 번갈아 하나씩 늘어가는 것 때문에 그런 오개념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헌데 중간에 나오는 이건뭥미님의 닉네임 덕에 읽다가 풋, 하고 웃어버렸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7
煇輪님//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Niveus at 2009/03/16 09:17
요새 느끼는거지만 애들 보는책은 더 신경써서 만들어야겠습니다.
집정리하다가 나온 과학만화나 역사만화(한국사) 보다 뿜을뻔했습니다 -_-;;;;
(특히 역사만화는 25권짜리 장편이었는데 총괄이랍시고 내놓은 25권이 완전 환단고기였습...;;;
24권까지는 페이지가 너덜너덜하게 봤지만 25권은 새것인걸 보면 전 어릴때부터 진실을 알고있었... (우웁!?)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7
Niveus님// 맞습니다. 애들용 책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저도 다현이가 즐겨보는 Why? 시리즈를 눈여겨 보고 있답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9/03/16 10:16
음, 저건 모든 생물을 고등과 하등동물이라고 나눠버리다보니 나오는 생각이 아닌가 싶더군요. 사실 모든 생물들은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인데 말이지요. 모든 생물 중에서 인간이 가장 고등하고 그 인간이 속해있는 포유류가 또 다른 생물에 비해 고등하다고 생각하니 조류는 자연스럽게 포유류보다 하등한 -> 진화는 하등한 생물로부터 고등한 생물로 변화하는 것 -> '조류에서 포유류로 진화'라는 식의 도식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8
미자르님// 그렇습니다. 단순히 우리 기준으로 하등과 고등으로 나누니 말입니다. 휴... ㅠ.ㅠ
Commented by 思惟 at 2009/03/16 11:46
조류에서 포유류가 나왔단 얘긴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오리너구리가 중간단계라.....-ㅁ-아...아득해진다...

ㅜㅜ뭐든 비판할 때는 그 대상에 대해서 좀 알고하는게 기본일텐데...
그냥 멍해집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8
思惟님//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3/16 12:27
위쪽 둥근 나무그림은 간략하면서 의미가 뚜렷한 멋진 그림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8
새벽안개님// 그렇죠? :)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3/16 13:30
조류에서 포유류가 나왔다고 믿게 만드는 일이 있다니이!!!!!....OTL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8
아브공군님// 흑...
Commented by Esperos at 2009/03/16 13:48
수형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은근히 많더군요. 지금도 자주 나오는 말이 있잖습니까. 사람이 원숭이에게서 나왔다면, 현재 원숭이에서 사람이 나오는 경우는 왜 없느냐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49
Esperos님// 많답니다. 대표적인 오개념 중 하나가 그거고요...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3/16 17:22
척추동물 서열(?) 혹은 배열 순서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혼란을 주는 것은
그것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시대 때문에 더 기럴 겁네다.
즉 일반적으로 포유류와 조류는 중생대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거나,
혹은 조금 더 알 경우 포유류의 경우 기껏해야 백악기쯤에 쥐새끼 형태로
존재한 정도로 생각할 듯합네다.

당장 저 자신을 돌아봐도 어릴 때부터 가장 장기간 동안 영순위로 관심을 가진 분야가
(쉽게 말해서 박스오피스 최장기간 1위 기록. 크학학!)
고생물이었음에도 포유류 형태의 첫 등장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은
80년대 뉴튼지가 국내개봉 아니 정기간행되면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코노돈트 아닌 키노돈트의 존재를 처음 알고 그 삽화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란 가히
'충격'이라고까지 할 수 있었디요.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3/16 18:33
사실상 포유류는 조류조다 더 먼저 나타났다죠 ㅋ 그것도 최초의 공룡과 함께 말이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50
박코스님// 그렇디요. 사실 중고등학교 과정만을 거친다면 대개 그렇게 아는 듯하더라고요. ㅠ.ㅠ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3/16 18:32
조류가 포유류로 진화했다는 이야기 보고 넘어갔습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50
트로오돈님// :)
Commented by 玉蔚亞育護 at 2009/03/16 22:10
이 포스트를 보니 이건뭥미님께 추천해드리고픈 책이 한권 있네요. 칼 지머의 At the water's edge라는 책인데 자칫 보면 어려운 내용들도 지머의 쉽게 풀어쓰는 능력 덕분에 술술 잘 읽힙니다. 근데 한국에는 지머의 책이 달랑 두권만 번역되어 나왔다는 안습크리가ㅜㅜ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6 22:50
玉蔚亞育護님// 에구... 그런데 읽어 보실까요? :)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3/17 06:56
어쩌면..

파충류=포유류=조류

포유류=파충류=조류
포유류=조류=파충류
조류=포유류=파충류
조류=파충류=포유류

라고 할지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9/03/17 18:17
메가랍토르님//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