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dator-X의 무는 힘과 T. rex의 무는 힘

3월 17일 쓰려고 동결했던 글을 이제서야 먼지을 툴툴 털어 꺼냅니다. 당시 나우뉴스에서 '지구 최고 프레데터 바다공룡 화석 발견'이란 우스꽝스런 제목의 기사를 내놓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기사를 뒤적이니 한겨레와 조선일보에서도 나오더군요.

존재가 확인된 쥐라기 해양파충류 (한겨레)
티라노보다 강력~ 쥐라기 시대 최강의 해양 파충류 '포식자 X' (조선일보)
지구 최고 프레데터 ‘바다공룡’ 화석 발견 (물건너온 나우뉴스)

세 가지 기사 모두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Plesiosauria 중 Liopleurodon이나 Kronosaurus처럼 목이 짧은 장경룡인 pliosauroid인 가칭 Predator-X가 발견되었는데, 이 녀석은 15m에 50톤에 이르며, 무는 힘은 티렉스의 '11배'인 15톤에 이른다는 얘기였습니다.

플리오사우르는 1억5천만년 전 쥐라기시대의 바다를 지배했던 해양파충류로 최소 길이 15미터, 무게 45톤에 달한다. 평방인치당 15톤가량의 무는 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11배나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겨레)

최소 길이 15미터 무게 45톤의 해양 파충류는 제곱 인치당 15톤가량의 무는 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11배나 강한 것. (조선일보)

연구진에 따르면 이 공룡의 무는 힘은 육상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려 11배나 강했으며 이는 백상아리를 포함해 어떠한 현생동물도 견줄 수 없다. (나우뉴스)

여지 없이 티렉스의 11배가 나옵니다. 그래서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 여러 외신을 뒤적였습니다. 그랬더니, 제법 나오더군요. :)

Fossil sea monster's bite makes T-Rex look feeble (Reuter UK)
From Arctic Soil, Fossils of a Goliath That Ruled the Jurassic Seas (New York Times)
Meet Predator X who had a bite 10 times stronger than any creature alive (Mirror.co.uk News)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세 기사는 공통적으로 '현생 동물보다 10배이상 티렉스보다 2~4배 정도 무는 힘이 강했다.'란 표현을 쓰더군요. 한번 볼까요?

Predator X's bite was more than 10 times more powerful than any modern animal and four times the bite of a T-Rex (Reuter UK)

much larger Predator X had a bite force of about 33,000 pounds — more than 10 times that of any animal alive today and 2 to 4 times the bite force of T. rex.(New York Times)

That's four times the force of a Tyrannosaurus rex and 10 times that of any animal alive today, including the great white shark. (Mirror.co.uk News)

궁금해서 위키로 검색하니 Predator-X가 나오고 공식사이트(Official site)도 있더라고요.  NGC인줄 알았는데, 히스토리 채널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실망... 확인하니 여기에 11배 얘기가 나오더군요.

A human being is estimated to have a bite force of 170 lbs. The maximum bite force of an African lion is 940 lbs. An American alligator ups the ante to 2,125 lbs, while the T-Rex came in at an impressive 3,011 lbs. All of these are mere nibbles, however, when compared to the bite force of the Predator X--an estimated 33,000 lbs. This means Predator X could easily crush a 26-foot moving truck in one bite.


즉, Predator-X가 33,000파운드에 티렉스가 3,011파운드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수치가 낯이 익어 확인해보니 이는 Erickson이 트리케라톱스 골반에 있는 티렉스 이빨 자국을 통해 추정한 수치였습니다. 그랬군요... 무는 힘을 측정하고 보도하는 것에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점입니다. Erickson이 측정한 3,011lb, 즉 13kN(약 1.3톤)은 이빨 하나의 힘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기타 동물의 값은 이와 조금 다릅니다. 그렇기에 티렉스의 무는 힘은 측정한 학자에 따라 조금 다른데, Meer가 현생 포식자의 체중과 무는 힘을 바탕으로 외삽 - 여러 가지 보정을 통해 - 한 것에 의하면 티렉스의 무는 힘 - 양쪽 턱 - 은 약 18.3 ~ 23.5톤이란 값이 나옵니다. 이는 단순히 Erickson이 구한 1개의 이빨을 바탕으로 추정한 값과 크게 달라보이지만, 상악골 24개의 이빨을 모두 감안한다면 비슷한 수치가 나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Erickson의 값인 1.3톤과 Predator-X의 15톤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며, 아마도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의 추정이 2~4배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Predator-X의 두개골 길이가 티렉스의 2배쯤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겠지요.

또한, 가끔 티렉스 무는 힘 1.3톤과 비교해 악어의 무는 힘이 티렉스와 비슷하다는 얘길 하곤 합니다. 그러나 악어의 무는 힘 역시 이빨 한 개에 의한 것은 아니기에 티렉스에 비할 바는 아닌 듯싶습니다. 게다가 가끔 백상아리가 엄청난 무는 힘을 가진 것으로 나오는 기사도 있는데, 다소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백상아리의 이빨은 물기보다는 베는 이빨이니 말입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메갈로돈의 무는 힘이 최강이었다는 기사도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과학> 상어 조상 메갈로돈, 고래도 한 입에
Megalodon's Bite Strongest According To Computer Models - Science ...

그러나 최근에 이런 메갈로돈의 무는 힘은 지나치다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위 기사에서는 티렉스를 3.1톤에 놓고 백상아리를 무려 2톤으로 놓은 후 메갈로돈의 무는 힘을 20톤 정도로 추정했으니까요. 무는 힘을 표현하는 기준이 각각 다르기에 저런 식의 기사는 '낚시성'이 다분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무는 힘과 관련해서는 히스토리 채널 사이트의 수치 역시 의문이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플리오사우로이드의 거대한 두개골로 미루어 티렉스보다 무는 힘이 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수치가 무려 10배가 넘는다는 것은 좀 아는 듯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종류의 기사를 의심하게 되는 이유는 예전 판피어인 Dunkleosteus의 무는 힘과 관련된 기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관련 포스팅을 했었는데, 참고해보시고요.

Dunkleosteus는 과연 최강의 무는힘을 가졌을까?

by 꼬깔 | 2009/04/10 13:18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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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4/10 13:37
한국 언론 설레발이야... 뭐 하루 이틀 일입니까.....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09
아브공군님// 흑...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4/10 13:54
떡밥 분쇄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먼산)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09
새벽안개님// 그렇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4/10 16:32
누구나 어린 시절(혹은 사람에 따라서는 그 뒤로도)에는 거대한 '괴수'에 흥미를 가지는 법이디만,
언론이라고 자처하는 자덜이 책임감도 없이 그 수치들, 그것도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 계산된
수치를 마구 뿌려 떡밥으로 삼는 건 정말 문제가 크디요.
이 게시물과 또한 링크 된 둔클레오스테우스 글에서 보니 언론들 오류가 장난이 아닌 듯.

또 꼬깔 님이래 종종 강조하듯 영국은(또한 일본도) 그 특성상 '뻥'이 심하디요.
재미있게도 유라시아대륙(혹은 아시아대륙-유럽반도. 크학학!) 양 끝에 있는 섬나라 둘은
공통점이 참 많디만서리 동시에 판타지의 강국이라는 겁네다.
어쩌면 고립된 섬나라의 특성이 특유의 문화적 '발효'를 일으켜 기거이 가능하게 하는 건지.
미국이나 독일 같은 대륙국가와 비교할 때 영국의 작품덜이 훨씬 신비롭고 요구르트나 김치처럼
향기와 자극성도 강하디요. (일본도 마찬가지.)
문제는 그러한 발효를 아무 데나 적용한다는 것.
문화예술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학문에 함부로 뻥을 치면 안 되갔디요.

전에도 비교했디만 꼬깔 님과 닮은 영국의 '코캘'(크학학! 나이젤 마븐)이 출연하는 모험 다큐(?)
시리즈는 참 유명하디요. 그 중 바다괴물 편이 사람덜 뇌를 많이 망가뜨린 듯합네다.
'뒤지면 나오는' 인터넷 시대인데 기런 건 전혀 참조하지 않고 그저 텔레비전에서 본 '가상의'
모험담을 실제처럼 받아들인다는 것도 문제이디요.
더욱이 그 시리즈는 픽션이 아니라 실제 있던 시대에 실제 살던 동물을 '학문적 관점'에서
답사하며 관찰 혹은 '확인'하는 것처럼 그려 놔서리 거기 혹한 시청자덜은 그대로 믿는 듯합네다.
말하자면 학습만화와 같은 효과라고 볼 수 있는데 과장된 수치가 난무한다는 기디요.

다만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는 이덜은 일단 기런 프로그램에서 흥미가 생기면 여기저기 뒤져서
과장이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내디만 기리티 않은 경우가 문제.
간단히 '검색'만 해도 금세 알 수 있는 하찮은(!) 것조차 무조건 지식 커뮤니티에 질문하는
아햏덜이 우글거리는 세상이니 말입네다. (그 좋은 인터넷 사전조차 활용하지 않는 아햏들은 '뭥미?')
Commented by muse at 2009/04/10 17:03
박코술//그건 '인터넷 사전'의 정의가 '뇌입원 지식즐'인 사람들이 한쿡 인터넷 사용인구의 50%를 상회하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영쿸은 국민성이 뭔가 심하게 부풀리고 그러는 나라가 아닌데 (한...한쿡이 그거 잘한다능) 그래서 반동으로 미디어 매체에서는 뻥이 심한가-_-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4/10 18:04
muse 님.
기거이 기리쿠만요? '인터넷 사전'의 정의부터가... 크학학!

영국의 경우 님의 말씀도 맞고, 다큐의 강국이라고 할 만큼 치밀한 나라이기는 한데,
'검증 가능' 범위를 벗어나면 판타지적 요소도 끼어드는디 몰갔습네다.
일단 역사와 판타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창작물이 생산되는 나라라서 말이디요.
어쩌면 정확한 기록이 있지 않은 이상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거인디도 모르디요.
'임나영국부설'처럼 말입네다. 크학학!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11
박코스님// 에구... 확실히 영쿡 매스컴의 부풀리기도 - 최소한 고생물과 관련해서는 - 엄청나더라고요. 그리고 확실히 muse님 말씀마따나 인터넷 정의야 오픈 사전이란 명목으로 걸러야 하니 더욱 문제디요... 흑...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9/04/10 16:42
처음에 이미지를 보고 "......뭔가 무는 느낌인데 뭐가 뭐지?"

계속 본 결과

"아, 꼬리가 아니라 장경룡 목이군"

뭐 언론 설레발은 자주있으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12
고르헥스님// :)
Commented by muse at 2009/04/10 16:55
흠흠흠 그렇군요...이빨 하나가 참고는 될 수 있지만 그걸로 저런 단정적인 기사는 쓰면 안되죠.
상어는 두개골 구조상 세게 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메갈로돈은 패스 ㅇㅅㅇ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12
muse님// 그렇답니다. 저 역시 상어는 두개골 구조상 세게 물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메갈로돈이나 백상아리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온한승 at 2009/04/10 23:17
사람의 무는힘도 만만치 않습니다...유치원때 친구에게 물려서 혼났다는;; 피났어요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12
온한승님// 사람의 수치도 나온 것이 있는데, 대략 100kg이 좀 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닌가?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4/11 00:35
메갈로돈을 백상아리의 치악력에 10배를 더한결과 어떤곳에서는 최대 9t이라는 보다 나은 수치가 나오기는 하였죠.........,어쨌거나 티라노사우루스는 이런걸따지면 초패왕이 아니라 걍 패왕같기도 합니다 ㄷㄷㄷ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1 13:13
카놀리니님// 백상아리 자체가 부풀려졌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구이 at 2009/04/11 23:55
악력이야 어쨌든 물리면 아프답니다...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있죠...ㅋㅋㅋ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2 02:00
구이님// 하하하
Commented by 애프터스쿨 at 2009/04/17 01:39
그러고보니 '메그'던가요? 심해저에 살던 메갈로돈이 현재까지 살아남아 바다의 무법자가 된다는 내용의 소설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어릴적에 잠깐 보다가 누가 책을 훔쳐가서 초반 부분만 보다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흥미로운 책을 다시 읽을 계기를 마련했네요.ㅎㅎ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17 02:20
애프터스쿨님// 맞습니다. :) 그런 소설이 있었지요. :)
Commented by 김지윤 at 2009/05/02 14:43
샤코파스 무는힘이 평방인치당 20000t에 육박하다던데 샤코파스보다 센 놈이 있을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02 16:29
김지윤님// 샤코파스는 가상 동물일 뿐입니다. 상어의 무는 힘이 그 정도 나올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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