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의 세(世), 어떻게 표기할까?

Great American Interchange by 추유호님

Great American Interchange와 관련한 추유호님의 글을 보다가 예전부터 써봐야지라고 생각했던 주제가 생각났습니다. 이는 지질시대의 용어입니다. 고생대와 중생대의 기(period, 期) 명칭은 일반적으로 통일된 듯합니다. 그런데 신생대의 세(epoch, 世) 명칭은 두 가지 형태가 혼용되는 듯합니다. 즉,

Paleocene - 팔레오세 / 효신세
Eocene - 에오세 / 시신세
Oligocen - 올리고세 / 점신세
Miocene - 마이오세 / 중신세
Pliocene - 플라이오세 / 선신세
Pleistocene - 플라이스토세 / 홍적세, 갱신세
Holocene - 홀로세 / 충적세, 완신세

비슷한 맥락으로 고생대의 페름기를 간혹 이첩기로 쓰며,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를 삽첩기라 부릅니다. 지금은 이첩기란 표현보다는 페름기를 쓰는 듯합니다. 그러나 삽첩기란 표현은 아직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생대의 표기는 지질학을 전공한 저도 익숙치 않습니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이나 대학 시절에도 팔레오세 - 에오세 - 올리고세 - 마이오세 - 플라이오세 - 플라이스토세 - 홀로세 등으로 배운 듯합니다. 그나마 듣던 표현은 홍적세와 충적세 정도인 듯합니다. 그래서 지질학 사전을 뒤적여봤는데, 두 가지 표기가 모두 나오긴 하지만 팔레오세나 에오세 등의 표기가 대표 표기로 나옵니다. 그리고 효신세나 시신세는 동의어 정도로 나오네요.

이는 지질학 자체가 일본으로부터 들어왔고, 일본식 용어가 유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사실상 어쩔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 위키를 찾아보니 역시 효신세-시신세-점신세-중신세-선신세-갱신세-완신세 등으로 나옵니다. 현재 한글 위키에는 팔레오세-에오세-...-홀로세 등의 표기를 쓰네요. 논점을 벗어난 얘기지만, 아직 신생대 4기(Quaternery) 지위 문제를 놓고 ICS(International Commitee of Stratography)에서 갑론을박하며 투표를 할 모양이더라고요. 이 부분은 차후에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어쨌든, 이 포스트를 보는 대부분이 지구과학 시간에 '팔-에-올-마-플-플-홀'로 배우셨으리라 생각하기에 기왕이면 이런 표기를 쓰는 것이 어떨까란 생각입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지질학을 공부하는 분들 역시 '팔-에-올-마-플-플-홀'로 배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팔레오신-에오신-올리고신...-홀로신 등으로 배우셨을 것 같습니다.) 요즘도 번역서에는 심심치 않게 효신세, 시신대 등의 용어가 등장합니다. 기왕이면 고교 시절 배웠던 표기로 통일하면 어떨까란 생각입니다. 솔직히 저도 점신세라고 얘기하면 '언제를 말하지?'란 생각으로 뒤적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표기가 익숙하십니까?

예전에 써놓은 지질시대 관련 포스트를 참고하시면, 신생대 각 세가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으실 겁니다.

Geologic Time Scale - 신생대 구분표
Geologic Time Scale - 지질 시대 구분표
신생대의 새로운 분류 - GTS2004

by 꼬깔 | 2009/04/20 01:39 | SCIENTIA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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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ollen at 2009/04/20 01:54
저는 의외로 홍적세/충적세가 익숙합니다.
87년도 싸이언스지가 그 표기를 썼었거든요(.....)

정작 이과 애들이 어떻게 배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통과학 지학에선 안 나왔던 것 같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0 02:04
Sollen님// 사실 홍적세와 충적세란 용어는 지리 쪽에서 익숙하게 썼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공통과학 지학에서는 지질시대 관련 내용이 없었습니다. 제 기억에도 홀로세나 플라이스토세를 Alluvial Diluvial이라고도 씁니다. 그런데 홍적세란 표현이 노아의 홍수를 연상케 해서 개인적으로는 쓰지 않는 편이고요. ㅠ.ㅠ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4/20 07:51
전 영어로 써 있어야 조금 안심이 된다는..... (근데 시대는 언제인지 몰라서 들으면 GTS2004를 봐야 한다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0 22:53
아브공군님// :) 확실히 그래요. 저 역시 지질연대는 늘 놓고 뒤적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추유호 at 2009/04/20 10:12
저는 배웠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공부해야 겠군요.ㅎㅎ
포스트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0 22:53
추유호님// 하하하 :) 저도 그래요. :)
Commented by The Nerd at 2009/04/20 11:05
저도 원어명이 어감이 좋아서 끌리는데요..홍적세 충적세 빼고는 듣도보도 못한 이름들이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0 22:54
Lee님// 그런데 생각보다 홍적세, 충적세 외에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더라고요.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4/21 17:24
그 분야 전공자인 꼬깔 님조차도 혼용에 헷갈린다니 다른 이덜은 말할 것 없갔디요.
물론 '다른 이'에는 저도 포함해서리.

제가 어릴 때 처음 접한 명칭은 본래의 것(서구식)이었습네다.
기런데 언제부터인지 이런저런 책에 한자식 표기가 보이면서 몹시 뇌가 혼란해져 버렸디요.
일관되게 들어 있다면 차근차근 알아볼 터인데 여기저기 게릴라식(?)으로 나타나니 말이디요.
오래된 기억이라 확실치는 않디만, 좀 '제대로 된' 책에는 분명히 본명으로 나왔디만,
영세한 과학부도 같은 데서 일본식 한자 명칭을 접한 듯합네다.
효신세,점신세,홍적세,충적세 등 이미 다 어린 시절에 접했던 기디요.
기래서 놀랍게도(!) 저는 신생대의 각 기 명칭은 순서를 외지 못했(!)습네다. 아니, 관심 밖!
지금까지도!

하긴 제가 현재까지 개지고 있는 중학교 과학부도를 보면 분명히 일본 것을 '되는 대로'
번역한 것입네다. 어떤 확인이나 검토, 감수 같은 것도 없이 말입네다.
왜냐하면 중생대 해서파충류에 '~조올러스'라는 표기가 들어 있다는 것.
이건 라틴어 발음도 영어식도, 또한 일본식도 아니디요.
어쩌면(아니, 거의 확실히!) 영어 발음을 일본식으로 표기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일 터인데, 말이 좋아 과학부도이지, 그것을 만든 자들은 저거이 그 흔히(!) 듣던
'사우루스'일 것이라고 추정조차 해 보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디요.

이렇게 되는 대로 갖다 썼고, 거의 모든 학생이 기런 책덜을 보고 자랐으니, 뒤죽박죽이
될 수밖에 없디요.
90년대 후반에 종로서적에서 산 어느 대학교 교재라는 척추동물 비교해부학 책을 보면
일본 뉴턴지의 고생물(주로 공룡) 그림들을 잔뜩 갖다가 대충 복사해서 싣기도 했더만요.

아무튼 꼬깔 님조차도 혼란스럽다고 할 정도이니
당시 저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용어들이 무엇인지 무척 헷갈릴 수밖에 없었디요.
요즘이야 인터넷이라도 뒤져 찾아보고 물어볼 수 있디만 말입네다.
(참고로 백악기2에는 돌대가리공룡에 대해 무의식중에 습관적으로 '견두류'라는 분류 명칭을 썼는데,
나듕에 확인을 해 보고는 '후두류'로 바꾸었디요. 견두류는 양서류 쪽에 쓰이더만요.
기러나 예전에 참고했던, 영어판을 번역한 일본어 서적에는 돌대가리공룡덜이 모두
'견두류'로 되어 있었습네다. 이제 더 이상 '박치기공룡'이라는 표현은 쓰디 않기로 했습네다. 크학학!)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1 19:10
박코스님// 사실 용어가 너무 난무해서 통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ㅠ.ㅠ 그리고 후두류와 견두류... 말씀처럼 견두류는 초기 양서류 녀석이 차지한 이름입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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