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롱롱자로 끝나는 공룡은?

얼마전 Xiongguanlong baimoensisBeishanlong grandis가 명명되면서, 롱으로 끝나는 중국식 공룡학명이 6개가 되었습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롱은 2004년 딜롱을 시작으로 2006년 구안롱, 인롱, 2009년 티안유롱, 시옹구안롱, 그리고 베이산롱까지 왔습니다. 속명과 종명을 연결해 만든 메이 롱까지 포함하면 7개나 됩니다. 2007, 2008년 잠잠하더니 2009년엔 무려 3개의 롱이 등장했네요.
Dilong paradoxus - 롱자 쓰지 말라고? 니 뽕이다~
(출처 :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04/10)

사실 이런 롱으로 끝나는 학명은 ICZN(International Code of Zoological Nomenclature)의 권고를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이는 너무 심하지요. 학명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종명은 속명을 수식하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반대니까요. 게다가 ICZN의 권고 사항은 이렇습니다.

Recommendation 11A. Use of vernacular names. An unmodified vernacular word should not be used as a scientific name. Appropriate latinization is the preferred means of formation of names from vernacular words.

즉, 그 나라 말을 학명에 넣으려면 기본적으로 라틴화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중국의 롱(long)은 일반적으로 공룡과 파충류에 붙는 어미인 saurus에 해당합니다. 고유명으로 학명을 만들 때도 라틴화하는 것이 원칙인데, 일반 명사를 그냥 학명에 쓰는 셈입니다.

이제까지 발견되어 명명된 '롱'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Dilong paradoxus Xu, Norell, Kuang, Wang X., Qi & Jia, 2004 - 제룡(帝龙)
Mei long Xu & Norell, 2004 - 매룡(寐龙)
Guanlong wuccaii Xu, Clark, Forster, Norell, Erickson, Eberth, Jia & Zhao Q., 2006 - 관룡(冠龙)
Yinlong downsi Xu, Forster, Clark & Mo, 2006 - 은룡(隱龙)
Tianyulong confuciusi Zheng et al., 2009 - 천우룡(天宇龙)
Xiongguanlong baimoensis Li D. et al., 2009 - 웅관룡(雄關龙)
Beishanlong grandis Makovicky et al., 2009 - 북산룡(北山龙)

티라노사우로이드로 시작한 롱이 이제는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Tyrannosauroidea - Dilong, Guanlong, Xiongguanlong
Troodontidae -
Mei long
Ceratopsia -
Yinlong
Heterodontidae -
Tianyulong
Ornithomimosauria -
Beishanlong

명명자를 보면 아시겠지만, long이란 학명은 2004년 Xu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Xu는 누굴까요? 그는 바로 유명한 중국의 고생물학자인 Xu Xing(徐星)입니다. Microraptor를 비롯해, Beipiaosaurus 등을 명명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특히, Microraptor gui의 다리 깃털을 보고한 학자랍니다. 2004년 이전까지는 saurus로 명명했는데, 2004년 처음으로 Dilong에 long을 사용하더니 이후 Mei long, Guanlong, Yinlong까지 롱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학명을 명명한 둥 지밍 박사도 사용하지 않았던 롱을 쉬싱 박사가 퍼뜨렸고, 드디어 Tianyulong에 이르러 Xu Xing이 아닌 다른 학자에 의해 롱이 사용된 겁니다. ㅠ.ㅠ Xu Xing 박사는 작년 Gigantoraptor에는 long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른 중국 학자들이 경쟁적으로 long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ㅠ.ㅠ
▶ Xu Xing 박사 - 롱을 쓰란 말이야!!
(출처 :
http://cache.daylife.com/imageserve/0brD7QnaXc8du/610x.jpg)

2009년 상반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롱으로 명명된 공룡이 3개나 되네요. 롱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깃털 공룡의 고향인 중국 위상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짜증이 나면서도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ㅠ.ㅠ

by 꼬깔 | 2009/04/26 02:12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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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반쪽사서-엔세스 at 2009/04/26 02:27
중국으로서는 자랑스럽겠지만, 국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보니 "쟤네 왜 저래?" 하는 기분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6 12:36
반쪽사서-엔세스님// 흑...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9/04/26 08:17
天子는 tianzi... tianyulong은 天宇龍이라고 나옵니다.
더불어 간체자 혹은 번체자로 통일을... (關의 간체자는 关입니다.)

음, 그냥 2004년 이전이나 해외에서 명명된 것과 같이 ICZN 권고안 대로 라틴어로 짓고 중국 내에서는 룡 돌림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텐데요. 정부의 방침이라도 있던 것일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6 12:35
제갈교님// 감사합니다. :) 字자를 쓴다는 것이 그만... 흑... 그리고 간자체로 关을 쓰려다가 한동안 이글루스에서 간자를 쓰면 글씨가 작아지는 현상 때문에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괜찮은가 보네요. :) 롱자가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Commented by 로보스 at 2009/04/27 11:38
'yu인데 字라니?'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덧글을 읽어봤더니 이미 지적이 있었던 사안이군요.
아마 고치다가 실수하신 듯 싶은데, 字(글자 자)가 아니라 宇(집 우)가 맞는 것 같네요 :)

http://zh.wikipedia.org/wiki/%E5%A4%A9%E5%AE%87%E9%BE%8D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18
로보스님// 아아아... 털썩... ㅠ.ㅠ 그렇습니다. 왜 이러냐... 흑...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4/26 10:33
그 전에 몽골에서 발견된 차간(Tsaagan)이랑 샤낙(Shanag)도 라틴어가 아니고 자기네 말로 붙인 학명인데 짱깨집만 욕을 들어먹을 이유까진 좀;; 라틴어를 안 지킨거는 약간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죠;;(그 전에 다른 국가들 말도 학명으로 쓰인거 보면 뭐라 말 할 처지도 못되고 말이죠;; 특히 게붙이류인 키와 히르수타 같은 경우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6 12:39
트로오돈님// 히르수타는 고유명입니다. 물론 이도 라틴화해야겠지만요. 문제는 중국이 공공연하게 사우루스를 롱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할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보름달 at 2009/04/26 12:52
Tsaagan(흰 괴수의 몽골어)이나 Shanag(불교 축제에서 검은 모자를 쓴 무용수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은 대체할 단어가 없습니다. 차간의 경우 의미 그대로 흰 괴수로 해석해서 라틴어화하는 것은 파라오를 단순히 이집트의 왕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실수인거 같구요..

그런데 -long은 다릅니다. 학자들이 Dilong에다가 중국 전설에 나오는 그런 생물의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니까요. -saurus -> 龍 -> -long... 라틴어를 중국어화해서 학명을 갖다붙이는 격이니 이건 욕을 먹어야죠.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4/26 14:12
대륙의 고생물....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3
메가랍토르님// ㅠ.ㅠ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9/04/26 17:23
이왕이면 아예 알파벳 표기도 하지 말고 기냥 한자로 쓰라고 합세다.
기럴 경우 지덜밖에 못 알아먹갔디요.
더욱이 간자는 주변 한자문화권에서도 못 알아볼 테니끼니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디요.
어설픈 자존심은 오히려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어 망조가 들리디요.
마을시대(?), 이웃마을시대, 군읍시대, 국가시대, 국제화시대, 그리고 세계화시대,
그 변화에 따라 다른 이덜을 의사를 존중하고 전체의 규정에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디요.

커다란 땅덩이를 가졌다고 그 안에만 갇혀서 큰소리 치다 보면 슬슬 썩을 수밖에 없는데,
기거이 과거 세계 최강국이었던 청나라의 파멸과도 관련이 있디요.
어째 개혁을 하자마자 곧 다시 우물 안 개구리로 돌아가는 느낌.
大 미국조차도 기런 자기중심적 사고가 파멸로 몰고 간다고 지탄하는 학자덜이 많았거늘.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4
박코스님// ㅠ.ㅠ
Commented by 정직한 at 2009/04/26 18:25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 꼭 욕먹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ICZN 도 Recommendation 이니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유효한 학명이 아니' 게 되는 상황도 아니구요. 라틴어화 할 경우 명사의 성에 따라 형용사격변화 시켜주고 하는 것은 영미권 학자들도 신경쓰지 않으면 자칫 틀리기 쉽고 해서 꼭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속명이 synonymize 되는 과정에서 그 성이 바뀌면 종명의 어미도 바꿔줘야 하는데, 그러면 나중에 찾아보기 쉽지 않아지는 문제도 있고.. 린네가 이명법을 처음 제안했을 때는 아마도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라틴어는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고,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도 많이 참여하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 유연하게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속명을 -long 으로 하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ei long 이런 경우는 좀 곤란하겠지만요. 결국 학명을 라틴어로 하게 된 것이나 ICZN 의 권고사항을 만들게 된 것도 모두 나름대로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이 있는 것인데, 시대가 바뀌고 그 맥락이 바뀌면 그에 따라서 '바뀌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쩔 수 없이 바뀌게 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바뀌는 것이 중국 쪽의 (일종의) 패권주의 내지 안하무인 격인 태도 때문이라면 기분은 안 좋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6
정직한님// 확실히 정직한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 그런데 -saurus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long으로 대체하는 것이 일종의 패권주의 내지는 안하무인 격인 태도라 느껴져서 그런 겁니다. ㅠ.ㅠ 정말 고유명이나 라틴화하기 어려운 것이야 그냥 쓴다고 문제될 것 없다고 봅니다. ICBN보다 덜 보수적이니까요. 정말 ICBN에 비하면 확실히 현대화되었고 자유로운 편이니까요. 그리고 말씀처럼 권고사항이니까요. 그럼에도 의도적으로 -long을 쓴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ㅠ.ㅠ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4/26 20:44
long,long,long자로 끝나는 속은?딜롱(2004),메이 롱(2004),구안롱(2006),인롱(2006),티안유롱(2009),시옹구안롱(2009),베이산롱(2009)에휴 벌써 무려 7속 ㄷㄷㄷㄷ이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6
카놀리니님// ㅠ.ㅠ
Commented by Bloodstone at 2009/04/27 07:35
무...어 라틴어를 모른다 정도로 이해해 주자는 너그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메이롱 같은 경우는 정말 좀 황당하군요. 이게 다 분류학의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교육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대 생물학 교육과정의 문제인겝니다(...라고 저로서는 주장하고 싶습니다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6
Bloodstone님// 메이 롱은 아주 심각한 파괴였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4/27 18:35
다른 것들은 종명만이라도 라틴화를 지켜줬기에(?) 좀 봐줄만 하겠지만 메이의 경우는 진짜 졸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문득;; 개인적이로 슈싱 박사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메이 롱이란 학명 보면 '이 양반 설마 약하면서 학명 명명하는거 아냐;;'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7 22:26
트로오돈님// 의도적으로 그리 만든 것 같아요.
Commented by 티라노지노 at 2009/04/29 20:19
솔직히 우리나라도 라틴어 발음을 주의해야할거 같네요.
우리가 잘 아는 토종공룡인'Pukyongosaurus'알죠?
'부경고사우루스'라고 발음하지만 라틴어로는
'푸키옹고사우루스'라고 발음됩니다.
뭐..'롱'자로 끝나진 않지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29 20:26
티라노지노님// 그건 좀 다른 얘깁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유명은 고유명의 발음을 존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런 논리라면 Xiongguanlong은 크시옹구안롱이 되야하는걸요?
Commented by 정직한 at 2009/04/30 12:55
-long 으로 끝나는 학명 문제를 같이 공부하는 미국 친구들하고 좀 얘기해 봤는데, -saurus 대신 -long 을 쓰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생각이었고,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이라는 걸 알 수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더군요. 라틴어화 문제 역시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구요. 학술적으로 내용이 좋으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지 학명의 권고사항을 따르는지 아닌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얘기해본 친구들은 그랬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사람들도 있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4/30 18:21
정직한님// 아~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군요?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을 인식한다라... 재밌는 생각이네요. :) 확실히 ICZN은 ICBN보다 덜 보수적인 듯해요. 말씀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누가바 at 2009/05/03 13:23
그런데 막상 중국을 벗어나 각 지역권마다, 히스패닉, 폴리네시아,아랍, 일본,베르베르, 아르메니아 제각기 학명을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에서~긍정적으로 보는것"은 서구인들이 아직도 중국을 신비화,타자화하는 방법 중 하나로 밖에 보이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매조익 at 2009/05/09 09:00
앞으로 딜사우루스,메이사우루스,구안사우루스,인사우루스,타안유사우루스,베이산사우루스,시용구안사우루스라고 할까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5/09 11:34
왜 다 사우루스라고 붙이는지..
Commented by 다크랩터 at 2009/05/09 22:45
왠지 이런때는 롱이 더친죽한것 같군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5/10 02:49
그저 공룡만 무성히 발견되는 중국이 부러울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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