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용각류의 목 자세는 새와 같았을까?

다크랩터님께서 링크해주신 재발님 블로그에서 재밌는 뉴스 - Giant dinosaur posture is all wrong - 를 봤습니다. Mike Taylor, Matt Wedel, 그리고 Darren Naish 등이 "Head and neck posture in sauropod dinosaurs inferred from extant animals"란 논문으로 주장한 내용입니다. 요점은 용각류, 특히, 디플로도키드 - 아파토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 - 의 목이 수평 자세가 아닌 현생 기린이나 새와 같이 경추와 배추 경계에서 급격하게 위를 향했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대략 45도에서 극단적으로 90도에 가까운 범위로 꼿꼿하게 선 자세라는... 아래 이미지는 Witton이 이 주장으로 바탕으로 그린 디플로도쿠스입니다.
▶ 용각류는 이렇게 꼿꼿했을까?
(출처 :
http://scienceblogs.com/tetrapodzoology/Mark_Witton-Diplodocus-scene_resized.jpg)

이 주장은 현재 주류인 수평 자세 - 이를 흔히 ONP(Osteologically Neutral Pose)라 합니다. - 에 반하는 겁니다. 이제까지의 주장은 심지어 브라키오사우리드도 수직이 아닌 ONP로 복원됩니다. 특히, 최근 연구에는 목뼈 - 경추 - 의 관절면을 바탕으로 디플로도키드는 긴 목을 상하보다 오히려 수평으로 움직이며, 먹이를 먹는데 이용했을 것이란 주장이 대세였고, 심지어 Carpenter 박사는 이런 긴 목이 숲 속에 머리를 집어 넣어 풀을 뜯는데 유리했을 것이란 주장까지 했답니다.
▶ 디플로도쿠스와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박물관 복원 모습
(출처 : http://svpow.files.wordpress.com/2009/05/humboldt-diplodocus.jpeg)

이 주장의 요점은 단순히 경추 관절면을 바탕으로 복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즉, 현생 동물의 경추를 X-ray로 분석한 결과 실제 관절면보다 위쪽으로 들어 올려진 자세라는 겁니다. 아래 사진은 Cape 토끼 (Lepus capensis)의 사진입니다. 
A를 보면 배추(dorsal vertebrate)와 경추(cervical vertebrate)의 관절이 급격하게 위로 들려 있다는 겁니다. 즉, 관절면만으로 본다면 B와 같은 ONP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A와 같은 자세라는 거지요.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은 양막류가 대부분 목을 곧추 세우는 자세를 취한다고 주장합니다.
결론적으로 현생 동물을 바탕으로 외삽한다면 용각류도 ONP가 아닌 목을 곧추 세운 자세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렇게 복원된 디플로도쿠스의 목은 이런 모양입니다.

또한, Stevens가 복원한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목 움직임과 비교할 때 훨씬 유연하며, 운동 범위도 넓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는 Stevens의 복원이며, B는 Taylor et al.의 주장입니다.

어떤 것이 옳은 주장인지는 모릅니다. 또한, 모든 용각류에 이런 주장이 적용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Talyor et al.의 주장에 회의적인 것은 이런 자세로 복원된다면 대부분의 용각류가 지상으로부터 15미터 이상 높이에 머리를 두게 됩니다. 역시 가장 걸리는 것은 혈압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저렇게 유연한 자세로 갑작스러운 목의 움직임이 있을 때 어떻게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느냐는 문제겠지요. 현생 기린 역시 비슷한 문제가 있으나, 기린은 목 자체가 꼿꼿한 상태로 있으며, 물을 먹을 때 조심스럽게 머리를 낮춘다는 겁니다. 그러나 저렇게 유연하게 목을 움직인다면...

어쨌든, 흥미로운 주장이 나온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카펜터 박사를 비롯한 용각류 전문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또한, Stevens 역시 어떻게 대응할지도 궁금하네요. 좀 더 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수평을 유지하는 디플로도쿠스의 모델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by 꼬깔 | 2009/05/31 01:35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0)

트랙백 주소 : http://conodont.egloos.com/tb/236074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5/31 01:43
역시 혈압 문제가 있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15
Allenait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혈압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구이 at 2009/05/31 02:12
수각류들에겐 적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용각류는....특히 목을 들어올리는 데 적응되었다면
디플로도키드의 앞다리가 저렇게 짧아질 리가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비교한 동물들은 대부분 목이 짧다는 것이고 길다 하더라도 기린처럼 거대하지 않기에,
혈압 걱정이 심각하게 큰 수준이라 생각하진 않는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신경배돌기들과 강력한 척추 인대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16
구이님// 모든 용각류가 같은 형태는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추골의 형태도 상당히 다양하니까요. 최소한 디플로도키드만큼은 수평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5/31 02:34
현생 기린이 가장 강력한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

머리가 지상 15 미터 정도에 있는 상태에서 물을 마신다...?

기린도 물 마시다가 그대로 엎어져 죽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저들 키큰 공룡들은 사는게 참으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16
organizer™님// 어찌보면 기린 모델은 브라키오사우리드 설명에 적합할 듯합니다. 문제는 높이가 5미터 정도인 기린과 이에 3배에 해당하는 브라키오사우리드의 혈압 설명 문제가... ㅠ.ㅠ
Commented by 야채 at 2009/05/31 04:40
저는 개인적으로 목을 수직으로 들 수 있다는 주장 쪽이 마음에 듭니다. 긴 목을, 단지 수평으로만 움직이기 위해서 굳이 발달시킬 만한 진화적 잇점이 있었는지 의문이거든요. 긴 목이 달려있으면 일단 들고 있기도 힘들고, 알로사우루스 등의 육식공룡에게도 좋은 표적이 되며, 목을 삐끗한다거나 디스크 등의 사고/질병에 시달리기도 쉽지 않겠습니까? 짝짓기 과정에서 다른 수컷과 싸울 때 치명적인 부상을 입기도 쉽겠고요. 그럴 바에는 그냥 몸을 옆으로 움직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주장은 긴 목을 유지하는 문제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그런 문제가 있는 긴 목을 도대체 왜 발달시키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수평 자세는 목을 유지하는데 가장 많은 힘이 드는 자세입니다. 차라리 머리를 낮출 때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밸브와 같은 정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무리가 덜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Carpenter 박사의, 좌우로 움직이는 긴 목을 숲 속에 들이밀어서 먹이를 먹었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이상해 보입니다. 머리를 숲 속에 들이밀면 어차피 좌우로 움직일 수 없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위아래로는 움직일 수 있겠지요.) 송곳이라도 꽂아넣듯이 몸을 앞으로 움직여서 머리를 나무 사이로 길게 밀어넣었다가 다시 후진해서 머리를 뽑아내는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건 너무 비효율적이고, 머리가 나무 사이에 낀다거나 그 사이 육식공룡에게 공격이라도 당하면 대응하기 어렵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것은 (위아래로 유연하게 움직이건 그 자세 고정이건) 가능했다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1
야채님// 제가 생각하는 것은 모든 용각류가 수평을 유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점입니다. 용각류와 고용각류의 경추 개수도 달랐고, 진화 양상이 달랐습니다. 초기 목을 길게 만든 어떤 요인이 있었고, 이 중 최소한 디플로도키드가 긴 목을 다른 쪽으로 진화시켰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는 겁니다. 게다가 디플로도키드에 발달하는 경추부터 미추까지의 신경배돌기와 이 신경배돌기가 V모양으로 갈라진 형태입니다. 이는 현수교처럼 인대를 통해 꼬리와 머리를 지지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저 역시 숲에 머리를 넣고 먹이를 먹는 부분에는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긴 목이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먹이를 먹는 것에 유리하지 않았을까란 점입니다. 그리고 수각류의 공격은 거대한 용각류가 수평 상태를 유지해도 최소 높이가 4미터이상에 이릅니다. 이는 알로사우루스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 해도 고개를 약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이들의 강력한 채찍 꼬리가 쉽사리 알로사우루스가 접근하기 어렵게 하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양쪽이 모두 일방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저 논문에서 다룬 공룡이 디플로도키드란 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5/31 05:29
수평이론도 그렇고, 뻣뻣한 목이라는게 뭔가 자연스럽지 않네요. 야채님 말씀처럼 기린처럼 높은곳의 잎을 먹기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목이 길어질 요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어째거나 뻣뻣한 목을 가져서 목을 굽히지 못하는 공룡이 불쌍하게 생각됩니다. 여러모로 현재의 이론들이 만족스럽지 않네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2
새벽안개님// 야채님께 답변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용각류와 관련한 여러 가지 내용을 한 번 적어봐야겠습니다. :)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고르헥스 at 2009/05/31 08:06
......목에 뱀을 이식한거같아요;;

긴 목의 발달은 진짜 의문,
.......역시 이거일거같아요,

삼첩기, 삼림이 적음->대형 삼림이 늘어남, 세쿼이야 이거 어떻게먹어 ㅠㅠ->목이 발달->독점적으로 먹이확보 가능
의 루트가 제일 그럴듯합니다만,
정작 요즘 연구가 목을 높이 들수 없다는게 많으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3
고르섹스님// 디플로도키드의 서식지가 삼림보다는 사막에 가까왔다는 점이 키포인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사카키코지로 at 2009/05/31 08:26
수십억년전에 멸종된 동물들의 목이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방법은 쥬라기 공원처럼 실제 공룡을 복윈시키는 거겠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3
사카키코지로님// 하하하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5/31 09:35
하기사 목이 90도라면 피가 뇌까지 올라가기위해서 엄청난 압력이 필요했으니까 오히려 생명에 지장을 주었겠죠 비록 Brachiosauridae의 자세가 교정되어도 진짜 Diplodocidae의 목자세보다는 움직임에 제한이 되었을것같습니다 목이 수평일수록 움직이는게 보다 고각인것보다 자유로울테니까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5
카놀리니님// ㅠ.ㅠ
Commented by 보름달 at 2009/05/31 12:16
Mike Taylor는 사우로포드 무리의 척추에 있어서는 높은 수준에 있는 학자이고, 개인 블로그에 이번 논문에 대한 부연적인 주장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DinoMorph에 대한 반박도 있구요... 주소는 여기http://svpow.wordpress.com/

아마추어라고도 할 수 없는 제 입장에서 뭐라 할 얘긴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논문에 blood, pressure, heart 이 세 단어가 한 마디도 없는걸로 볼때 Taylor가 주장하는 저 자세는 혈압 문제를 제껴두고 단지 뼈가 취할 수 있는 자세에 치중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5/31 12:25
보름달님// 저 역시 해당 사이트의 글을 대충 읽었습니다. 이 논문은 사실상 Stevens의 의견에 대한 반박인 듯싶습니다. 그리고 말씀처럼 혈압과 관련한 어떤 부분도 없더라고요. 마이크 테일러 뿐아니라 매튜 웨들 역시 사우로포드 전문가이자 사우로포드 함기화 전문가입니다. 어쨌든, 디플로도키드에 대한 설명은 회의적입니다. ㅠ.ㅠ 저 역시 아마추어...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5/31 21:37
그나저나 Brachiosaurus,Diplodocus화석이 같이 있는 저곳 혹시 독일의 홈볼트 자연사 박물관인가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01 04:53
카놀리니님// 훔볼트 박물과 맞아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