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룡류는 Ceratopsia일까 Ceratopia일까?


유명한 Triceratops가 포함되는 공룡 무리인 각룡류는 Ceratopsia일까요? 아니면 Ceratopia일까요?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알고 계셨습니까? Ceratopsia(Ceratopia)의 어원은 이렇습니다.

cerat-opsia / cerat-opia
cerat : Gr. keras (κερας, horn)
opsia / opia : Gr. ops (ωψ, face)


즉, horned face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Marsh는 1890년 이들을 Ceratopsia라 불렀고, 이후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은 Ceratopsia란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Olshevsky와 Norman 등이 Ceratopsia는 문법적으로 올바른 표현이 아니며, Ceratopia를 잘못 표기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즉, 본래 Ceratopia인데 Marsh가 Ceratopsia로 잘못 표기했고, 거의 100년이 넘도록 잘못 사용했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맞을까요? 문제는 그리스어로 얼굴 또는 눈을 뜻하는 단어인 ops(ωψ)입니다. Ceratopsia는 'ceratops + ia'의 꼴로 분해되며, 어떤 무리를 뜻하는 -ia를 'ceratops-'란 어근에 결합한 형태입니다. 문제는 ops의 어근이 잘못되었다는 점입니다. 본래 라틴어나 그리스어의 어근을 찾으려면 속격(소유격)을 찾아 속격의 어미를 떼어내면 됩니다. 그리고 ops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ωψ, ωπος, η

즉, 속격이 ωπος(opos)이고, 어미인 -os를 떼어내면 어근은 'op-'가 됩니다. 그리고 이 어근을 이용하면, Ceratopia가 됩니다. 즉, 분명히 문법적으로는 Ceratopia가 올바릅니다. 그리고 Ceratopia와 같은 맥락으로 여러 분류 계급명이 바뀌어야 합니다. 즉,

Ceratopsidae - Ceratopidae
Ceratopsinae - Ceratopinae
Protoceratopsidae - Protoceratopidae

그렇다면 앞으로는 Ceratopsia가 아닌 Ceratopia로 써야 하는 걸까요?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이미 100년 넘게 대부분의 논문에 Ceratopsia란 용어를 사용했고, 대부분의 공룡학자가 그렇게 사용하고 있으며, ICZN에서는 과(family)명 이상의 분류 계급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즉, Ceratopsia라 잘못된 표현이라 해도 이를 바로잡을 규정이 없으며, Ceratopsia를 쓰든, Ceratopia를 쓰든 전적으로 학자들의 선택일 뿐이란 것이지요. 이는 여러분께도 해당합니다. 실제 Holz 박사와 같은 학자는 Ceratopia가 올바른 표현이지만 이미 100년이 넘도록 Ceratopsia로 써왔고, ICZN의 강제 규정이 없기에 Ceratopia로 바꿔 쓸 이유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Olshevsky와 같이 라틴어나 그리스어에 능통한 학자는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용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출판되는 대부분의 공룡 관련 서적에는 분명히 Ceratopsia란 표현 - 영어 표현으로는 ceratopsian - 을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문법적으로 올바른 표현인 Ceratopia라 어색하고 잘못된 용어처럼 보입니다. :) 주객이 전도된 셈입니다. 물론 인터넷 상에서 상당히 유명한 dinodata와 같은 사이트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Ceratopia란 용어를 사용하며, 특히, dinodata에서는 '종종 Ceratopia를 Ceratopsia로 잘못 사용한다.'라고 설명해놓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케라톱시아가 되든, 케라토피아가 되든, 이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께 달려 있다는 겁니다. 실제 저 역시 케라토피아란 표기보다 케라톱시아란 표기를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만약 많은 학자가 케라토피아란 용어로 논문으로 내서 케라톱시아란 용어를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사실상 학자들이 케라톱시아를 케라토피아로 바꿔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관심사는 공룡이지 '공룡 명칭'이 아니니까요. :) 또한, 실제 많은 학자가 학명을 명명하면서 오류를 저지르기도 하기에 - 간혹 Olshevsky가 잘못된 학명을 정정해주곤 합니다. - 고쳐질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아 보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용어가 익숙하십니까?

by 꼬깔 | 2009/06/17 02:01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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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he Nerd at 2009/06/17 02:04
이미 케라톱시아가 익어 버렸고..어감도 더 좋은거 같은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2:25
Lee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6/17 02:40
저도 케라톱시아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2:25
Allenait님// 그렇죠? :)
Commented by asianote at 2009/06/17 08:38
트리케라톱스 일족의 이름이 잘못된 것이었군요. 지못미 트리케라톱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2:26
asianote님// 그랬던 겁니다. 그럼에도 사용하는 분류명이 된 겁니다. :)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6/17 09:14
아아.... 이제 와서 고치자고 하면 어떡합니까...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2:26
새벽안개님// 그러게요. :) 이제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Commented by 만슈타인 at 2009/06/17 10:59
케라톱시아가 익혀진 어원이라...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2:26
만슈타인님// ㅠ.ㅠ 케라토피아가 정확한 용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어쩌겠습니까?
Commented by hotdol at 2009/06/17 13:14
저 목록에 곧 korea가 추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바닷가 둑에서 발견된 그 화석이요.
그나저나 애들 꼬리에 갈대가 자라고 있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18:04
hotdol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 그리고 프시타코사우루스류는 꼬리 쪽에서 깃털 비슷한 장식물이 발견되었답니다. :)
Commented by 카놀리니 at 2009/06/17 19:08
역시 Tyrannosaurus가 Manospondylus로 바뀌지 못하는 이유와 같은거군요 이미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니까 바꾸는게 안되나봅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7 20:13
카놀리니님// 그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마소스폰딜루스로 바뀌지 못하는 것은 ICZN에서 규정한 것이지만, 케라톱시아(케라토피아)는 어떤 것을 써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미 사람들이 케라톱시아에 익숙해졌을 뿐입니다. 즉, ICZN은 이에 대한 어떤 구속력도 없다는 겁니다. :)
Commented by 구이 at 2009/06/19 00:40
결론은 이제 와서 딴죽 걸어도....아무 대책이 없다는 얘기죠..?? 안바뀌는 게 더 좋지만요...
마소스폰딜루스....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뭐였드라...ㅡ,.ㅡ;;....고용각류 아니었나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19 00:47
구이님// 저런... 제가 마노스폰딜루스를 마소스폰딜루스로 잘못 표기했습니다. ㅠ.ㅠ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선취권을 갖는 학명입니다. 그러나 티라노사우루스가 보호학명이 되면서 불가능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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