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체중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출처 : http://www.enchantedlearning.com/dgifs/Dinosizes2_bw.GIF)

얼마 전 아는 선생님께서 왠 카드를 꺼내며 아들내미 주려고 뽑았다는 둥의 말씀을 하시더군요. 트리케라톱스 몇 점짜리니 하는 말을 하면서... 흠... 아들내미를 둔 아빠는 저런 것도 해줘야 하는가 보다란 생각을 하며 다현이에게 감사를... (야...) 어쨌든, 예나 지금이나 공룡은 아이들 - 특히, 남자 아이들 - 에게 로망입니다. 처음에는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고, 다음에는 공룡의 체중과 길이 등을 외우고 친구들에게 자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면 다른 사람들이 제시한 길이와 체중에 대해 나름대로 반박하곤 하지요.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픈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를 추가로 접하게 되면 '난 우물안 개구리였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사실상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과정은 비단 공룡에 국한 것만은 아닐 겁니다.

얘기가 조금 샜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공룡의 체중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대개 공룡에 제시된 자료는 길이와 체중입니다. 그런데 자료를 뒤져보면 아시겠지만, 길이에 비해 체중 자료는 누락된 것이 많은 편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겁니다. 사실 공룡은 대개 10% 남짓한 단편적인 화석으로 발견됩니다. 척추 몇 점, 앞 다리, 뒷 다리 화석 몇 점, 골반 부분 몇 점, 두개골 일부 등... 그리고 이런 자료로 가장 근연의 공룡 중 발굴률이 높은 녀석과 비교해 길이를 추정합니다. 정보가 잘 알려진 공룡 - 용각류 중 디플로도키드 - 은 비교적 정확한 길이를 추정할 수 있지만, 티타노사우리아처럼 불명확한 녀석들의 추정치는 오차가 큰 편입니다. 그래서 Argentinosaurus 같은 녀석의 오차가 클 수밖에 없지요. 또한, 참고 자료가 많은 녀석이라 해도 복원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면 치명적인 오차가 생깁니다.

그러나 길이 추정은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합니다. 문제는 체중입니다. 아시다시피 체중은 부피에 비례하며, 부피는 몸의 길이 세제곱에 비례합니다. 그렇기에 몸길이가 몇 미터 늘어가 줄면 체중은 그 비율의 세제곱만큼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상 체중을 추정하는 것은 어림 짐작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체중 추정은 복원한 골격을 바탕으로 살아 있을 당시 부피를 추정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부피 추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지방, 어느 정도의 근육이 있었는가를 추정해야 합니다. 이는 현생 동물과 비교해 추정하기도 하지만 마땅히 비교 대상이 없다면 전적으로 상상에 맡겨야 할 겁니다. 그래서 공룡 관련 사이트에 제시된 체중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런 여러 추정치 중 사람들은 대개 '최대치'에 열광하고 최대치를 가장 많이 인용하게 됩니다. :) 큰게 좋은 거죠? :)

만약 추정이 가능하다 해도 문제가 있습니다. 동물마다 개체간의 크기 변화 폭이 큰 녀석도 있고, 암수의 큰 편차를 보이는 녀석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사이트에서 체중이 '***kg, ***ton'이란 식의 표현이 나온다면 절반만 믿으시고,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개 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할 때 역시 추정 체중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간혹, 특정 공룡 무리의 체중이나 길이를 폭넓게 연구해 발표하는 것이 있다고 하지만요.

이런 어려움으로 Holtz 박사 같은 사람은 현생 동물에 비유해 추정 체중을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즉, Mamenchisaurus 정도면 코끼리 3마리 정도, Triceratops는 코끼리 한 마리 정도란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현생 동물 체중 범위를 표기했지요. 간혹 공룡 관련 사이트에서 '** 공룡의 체중은 **kg'이란 식의 단정적 표현이나, '님아 그 공룡 체중은 **입니다.'란 식의 표현을 보면 깜짝 놀랍니다. :)

재밌는 것은 '사자의 체중은 200kg 정도입니다.'라고 하면서도 'Carnotaurus 체중은 1톤입니다라든지, Tyrannosaurus 체중은 6.5톤입니다'란 단정적 표현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현생 동물의 체중보다 멸종한 녀석들의 체중을 더 콕 찝에 표기한다는 말씀. :) 만약 제게 특정 공룡의 체중이나 길이를 물으신다면 아마도 몇 가지 책이나 참고 사이트 - 공신력이 있는 - 를 뒤적여 최대치와 최소 추정치의 중간 정도 수치를 말씀드릴 겁니다. 그리고 이런 추정치는 물론 상당한 오차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위키페디아 같은 사이트에 체중이 표기되지 않은 공룡이 있다면, 그 공룡은 사실상 체중 추정이 어려울 정도로 단편적인 화석만 발견된 녀석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그런 공룡 체중을 애써 추정하려 하지 않으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답니다. :) 나중에 추가 발견이 있으면 추정치가 나올 수 있을테니까요. :)

여러분께서는 호랑이의 체중이 221kg, 코모도드래곤의 체중이 32kg, 치타의 체중이 48kg이라 표기하십니까? :) 그리고 Homo sapiens의 체중이 65kg이라 표기하시나요? :)

비오는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by 꼬깔 | 2009/06/21 07:21 | 공룡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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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INT at 2009/06/21 08:08
그...공룡에 몇점이니 하는 카드는 애니메이션인거 같...
뭔 잡다한 기술을 쓰는 폴리곤덩어리 공룡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TCG애니메이션[...]
제목이 아마 공룡킹어드벤쳐던가요[...]
얼핏 괴악한 느낌에 몇번 보긴 했는데 내용은 산으로 가더구만요
애들한테 저런 걸 보여줘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08:57
HINT님// 그런데 그 카드가 돈으로 거래된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몇 만원씩 된다고 하더군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는가 보던데 말입니다. 정말 공룡으로 어른이 아이들을 망치는 거 아닌가 싶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09:10
HINT님// 검색해보니 공룡왕인가 뭔가 하는 것 같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21 11:18
카드 거래야 유희왕이나 무시킹 때도 있던 거니까 새삼스러울 건 없지요.
Commented by 트로오돈 at 2009/06/21 12:54
아아 공룡킹...저는 개잊적으로 싫어하는 그런 류군요;;(감히 신성한 고생물학을 깎아내리다니!)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5
rumic71님// 개인적으로 참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공룡이란 주제로 저렇게 하다니... ㅠ.ㅠ
트로오돈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9/06/21 08:34
하긴 저의 경우엔 키는 180이면서 몸무게는 60...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08:57
제갈교님// 헉... 키는 저보다 큰데, 몸무게는... ㅠ.ㅠ 몸매가 디플로도쿠스시군요!!!
Commented by RedMoe at 2009/06/21 10:38
톤 단위로 놀다니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5
RedMoe님// ㅋㅋ
Commented by snowall at 2009/06/21 12:21
음...사실 저는 제 체중을 0.07톤이나 70000그램으로 표시하지는 않습니다...-_-;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4
snowall님// 오홋~ 전 0.067톤입니다. 요즘은 0.002톤쯤 줄었지요. ㅠ.ㅠ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1 12:51
그럼 전 호모 사피엔스의 평균을 한참 상회하게 됩니다!!! ㅠ.ㅠ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4
Niveus님// 하하하 :)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6/21 13:56
그냥 추정치를 대충 떄려 맞추는 것 같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4
Allenait님// 뭐 그런 겁니다. :)
Commented by ㅎㅎ at 2009/06/21 16:22
저희 아이도 공룡과 함께 한지 어언 3년이 넘었네요
그간 읽어주었던 책들이 50권 가량.. 그 중 완소책들은 너덜너덜.. ㅠ.ㅠ
원리과학 책에서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몸무게가 코끼리 16마리정도 된다는 걸 보고서
그럼 코끼리 16마리의 몸무게를 더해서 가르쳐 주면 될 것 아니냐! 하고 분개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 였군요.. 오호호
그리고 공룡킹 어드벤처.. 저도 정말 싫어 죽겠는데 울 애는 그걸 원하더라구요.
신기한 건 그 카드에 나오는 공룡에 대한 설명이 어디가 틀렸는지 찾아내는 걸 상당히 즐긴다는 ㅡㅡ;;
어디가 틀렸다고 친구들한테 가르쳐주고.. 뭐 그런 게 꽤 재밌나봐요.
제가 아니라고 하면 책에서 찾아보고 그러네 오호~ 막 이래요 ^^
저희 아들의 장래희망은 공룡발굴가.. 지금 여섯살이예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1 16:33
ㅎㅎ님// 그러시군요? :) 그런데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코끼리 16마리면 아주 심한 표현인 듯싶습니다. ㅠ.ㅠ Holz의 책에는 6마리로 나와 있습니다. 대개 어린이 책은 수치가 뻥튀겨진 것이 많은 편입니다. 아무튼, 아이가 똘똘한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ㅎㅎ at 2009/06/21 16:53
헉! 그런가요? 16마리가 아니었숴.. ㅠ.ㅠ
그 책엔 코끼리 한마리가 약4.5톤.. 그래서 16마리정도.. 뭐 이렇게.. ㅠ.ㅠ
별로 똘똘한건.. 아닌 듯.. 아직 한글도 다 몰라요 ㅋㅋ
다만 공룡에 대한 애정은 아주 깊어서.. 저는 좀 질린다죠 ㅡㅡ;;
공룡에서 파충류.. 에서 양서류.. 에서 곤충.. 에서 조류로
관심이 확대되더라구요.
공룡발굴에 대한 책을 읽어줬는데 빨리 발굴하러 가자길래 (헉!) 안된다구
나중에 공부 많이 하고 박사님되면 가는 거라 했더니 벌써 다 발굴해버렸으면 어떡해 으앙~ ^^;;;
이 블로그가 있는 줄 몰랐는데 가르쳐 주면.. 사진만으로도 참 좋아할 것 같네요 ^^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1 17:35
관심이 진화하는군요!!! (야!?)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2 05:07
ㅎㅎ님// 에구... 대개 어린이용 책에는 그리 뻥튀기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ㅠ.ㅠ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많이 잡아도 50톤이 넘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다크랩터 at 2009/06/21 17:19
근데이거와 관려 없지만 요즘 이비에스에서 선사할 한반도의인류 다큐가 오류가 한반도의인류 보다 적은것 같기도 하네요
<하긴 bbc도 인류의기원 도 위킹윗 다이노소어 보다 오르가 적이니깐요>
Commented by 다크랩터 at 2009/06/21 17:20
근데 한반도에서 호모에렉투스와 호모 사피엔스와 만날수 있는가능성은 얼마인가요?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6/22 04:12
왜 고고학 얘기를 자꾸 여기다 물어보는지..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2 05:07
다크랩터님//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고인류학과 관련해서는 그리 아는 바가 없답니다.
Commented by RAISON at 2009/06/21 21:35
공룡에 대한 아이들의 호감은 거대로봇에 대한 아이들의 열망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 존재했던 공룡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문제겠지만, 완구업체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관심을 끌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2 05:08
뢰종님//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은 거대 로봇과 공룡에 대한 로망이 있을 거고요. :)
Commented by 개미탐험가 at 2009/06/22 00:22
음. 대략적인 평균, 표준편차 정도만 알려줘도 좋을텐데.. 그런 걸 알 수는 없겠지요? ^^;;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2 05:08
개미탐험가님// 흑... 그게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Epik high 메가랍토르 at 2009/06/22 04:13
공룡을 아직도 어린애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원시적인 인간들이 많습니다.. ㄱ-
Commented by 꼬깔 at 2009/06/22 05:08
메가랍토르님// 만화를 어린애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것과 일맥상통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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